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소수의견 2024.6.7.쇠.



꽃이면 꽃이야. 씨앗이면 씨앗이야. 사람이면 사람이야. 꿈이면 꿈이지. 넋이면 넋이고, 마음이면 마음이란다. 언제나 무엇이든 숨결 그대로야. 이 ‘그대로’를 바탕으로 담으면서, 때때로 작거나 크게 가르기도 하는구나. ‘소수의견’이 있으면 ‘다수의견’이 있을 텐데, 왜 ‘작은소리·큰소리’를 굳이 가를까? 이미 ‘소수’라고 앞에 붙일 적에는 “안 받아들이지만, 듣는 시늉은 하겠다”는 셈이야. 벌써 ‘다수’라고 앞에 붙일 적에는 “이대로 갈 테지만, 다른 소리도 듣는 시늉은 하겠다”는 셈이지. 누가 무슨 말·소리·뜻을 펴든 ‘작은(소수)·큰(다수)’으로 가르지 않기를 바라. 그저 말과 소리와 뜻을 듣거나 살피면서 길을 갈 노릇이란다. 지레 잘라 놓으면, 네가 스스로 눈을 감고 마음을 닫고 담을 쌓아서 팽개친다는 굴레로 빠져.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한테서나 ‘말’을 보고 ‘마음’을 담고 ‘소리’를 들으면서 ‘생각’을 하렴. 누가 “나는 소수의견을 존중한다”고 밝힌다면, 이이는 ‘존중하는 척’을 하는 셈이지. 참말로 귀여겨들으려는 사람이라면, “나는 모든 말·소리·뜻을 다 듣겠다”고 밝힌단다. “다수의견으로 결정한다”고 밝히는 사람이 있다면, 그이 스스로 일찌감치 잡아놓은 틀을 ‘다수(큰)’라는 값(숫자)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속내란다. 너희는 ‘민주주의’라는 허울이야. ‘다수의견’으로 한 놈만 뽑잖니? 너희가 ‘참(민주)’이라면, ‘모든 뜻’에 따라서 “모두가 함께하는 길”을 연단다. 겉치레와 허울과 꾸밈질이 판치는 물결을 제대로 읽어내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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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뼛속 2024.6.9.해.



뼈가 단단하려면 무엇을 머금어야 할까? 쇠? 구리? 돌? 그런데 쇠나 구리나 돌은 무엇을 머금기에 단단하지? 가지를 뻗은 나무는 줄기가 굵고 단단하니? 나무줄기는 어떻게 단단할 수 있을까? 쇠는 왜 단단할까? 구리는? 돌과 바위는 무엇을 담은 몸이기에 단단할까? 몸이며 뼈가 단단하거나 든든하거나 탄탄하거나 튼튼하도록 속에 놓는 숨결이 무엇일는지 헤아리렴. 네가 쇠붙이나 나무토막을 씹거나 삼키면 튼튼할까? 쇠나 나무가 튼튼하도록 속을 이루는 밑숨결을 ‘든든’하면서 ‘반갑’게 맞아들이면, 너는 바람을 마시거나 물을 머금으면서도 넉넉히 튼튼할 만해. 벌컥벌컥 마시거나 잔뜩 먹지 마. 느긋이 마시면서 하나씩 먹어. 서둘러서 네 몸에 넣으면 얼른 빠져나간단다. 갑자기 쑥 밀어넣으면 어느새 쏙 새어나가지. 느릿느릿 담으면 그만 굳어버려. 그러니까 ‘빠르게’도 ‘느리게’도 아닌, “너(나) 스스로 무엇을 바라보고 느껴서, 이제부터 어떤 몸을 이루려는 숨결로 빛나려고 하는가” 하는 생각을 마음에 씨앗으로 심고서 가만히 마시거나 머금을 노릇이야. 이를테면 “내 사랑으로 나아가자”나 “내 노래로 피어나자” 같은 꿈씨앗을 말씨로 옮겨서 스스로 느낄 노릇이란다. 뼛속도 바윗속도 나무속도, 곰곰이 보면 모두 ‘물’이란다. 구름을 이루고, 빗방울이 되고, 바다를 이루고, 냇물로 흐르고, 샘으로 솟고, 온누리를 가볍게 가없이 돌고도는 ‘물’을 네가 온넋으로 받아들여서 다스리기에 단단하고 튼튼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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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떠드는 입 2024.6.10.달.



“말하는 입”이라면, “마음을 잇는 길”이야. “떠드는 입”이라면, “떠벌이면서 자랑하는 굴레”이지. “말하는 입”이기에 “듣는 귀”가 있어. “떠드는 입”이기에 “귀를 닫”는단다. 곰곰이 보면, “잇는 길”이어야 할 ‘입’이야. 벌리기는 했어도 안 이을 적에는 ‘입’이라고 여길 수 없어. 쏟아내기만 하는데 무엇을 잇겠어? 쏟고 퍼붓는 곳은 둘레를 어지럽히거나 망가뜨리지. 숨을 마시고 내놓듯, 밥을 먹고서 내보내듯, 귀로 받아들이고 눈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있을 적에 “입으로 말을 들려주면서 드나들고 잇”는단다. 그러니까 “듣는 귀”하고 “보는 눈”이 없이 “떠드는 입”이라고 한다면, “숨을 뱉기만 한다”는 뜻인데, “마신 숨”이 없이 무엇을 내놓을까? “떠드는 입 = 죽은 무더기(무덤) = 죽이는 화살·칼”인 셈이야. “말하는 입 = 살아가는 길 = 살리는 빛·노래”인 셈이고. 요즈음은 ‘소리시늉’을 많이 하던데, ‘말하기’는 ‘소리내기’일 수 없어. 마음이 없이 소리만 낼 적에는 ‘말’이 아닌걸. 마음이 없이 줄줄이 적을 적에는 ‘글’이라고 여길 수 없어. “마음을 담은 빛·노래”인 ‘말’을 담아야 ‘글’이야. 그저 ‘글시늉’을 해본들 그저 ‘시늉’이란다. 겉으로만 보이니 ‘시늉’이고 ‘떠든다’고 하겠지. 알맹이가 없이 허울만 커다랗기에 ‘흉내’이고 ‘시끄럽다’고 느끼지. 네가 몸에 ‘입’이 있다면, “잇는 마음길”로 다스리기를 바라. 혼자 떠들지 마. ‘말’을 들려준 만큼 입을 닫고서 귀와 눈을 열 노릇이야. 눈코귀입을 고르게 펼 적에 ‘몸짓’이요, 살림이고,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길이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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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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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2024.6.13.


헐린 제비집 : 이제 이 나라로 돌아오는 제비가 확 줄었다. 제비가 사라지면 날벌레가 어마어마하게 춤출 수밖에 없다. 제비하고 참새는 마을 곁에서 사람하고 함께 살아가면서 파리모기에 날벌레를 엄청나게 잡으면서 이바지하는데, 갈수록 ‘서울 참새’나 ‘부산 참새’를 보기 어렵다. 예전에는 큰고장에서도 참새를 어렵잖이 만났지만, 이제는 큰고장 참새는 씨가 마른다. 시골도 참새는 씨가 마른다. 서울과 큰고장은 쇳덩이(자동차)에 잿집(아파트) 탓에 참새가 삶터를 빼앗기고서 죽어간다면, 시골에서는 풀죽임물(농약)하고 비닐 탓에 참새가 살림터를 잃고서 죽어간다. 지난날 박정희는 ‘새마을바람’이라는 허울을 앞세우면서 온나라 제비집을 마구잡이로 헐라고 부추겼다. 사람 곁에서 날벌레잡이로 이바지하던 제비가 1960∼80년대에 어마어마하게 죽어나갔다. 그리고 1980∼2000년 사이에는 쇳덩이가 무시무시하게 늘고, 오직 쇳덩이만 씽씽 달리는 까만길(아스팔트 포장도로)을 허벌나게 늘리면서 쇳덩이한테 치여죽는 새가 숱하게 늘었다. 새가 죽고 사라지면 사람도 나란히 죽고 사라지는 줄 모른다면, 종잇조각(대학교 졸업장이나 대학원 졸업장)이 무슨 쓸모가 있을까? 꾀꼬리나 할미새나 동박새나 왜가리 노랫소리를 모른다고 바보는 아니겠으나, 참새하고 제비 노랫소리를 모르거나 손수 그림으로 담을 줄 모른다면 바보라고 느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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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돌보지 않는 2024.5.19.해.



사람이 “숲을 돌본다”고 할 적에는 ‘손보다·손대다’가 아니야. ‘돌아보다’가 ‘돌보다’야. 어른이나 어버이가 “아이를 돌본다”고 할 적에도 같아. 아이한테 손을 대거나 손을 잡아끌 적에는 ‘아이돌봄’일 수 없어. 아이를 “돌아보는 눈빛을 밝히”기에 ‘돌봄(돌아봄)’이라 할 테지. 동무처럼 보고, 도우면서 보고, 동글동글 보고, 도란도란 얘기하며 보고, 두루 헤아리는 마음으로 볼 때라야 ‘돌봄(돌아봄)’이란다. 이끌 적에는 ‘이끌다’이지. 잡아끄니까 ‘잡아끌다’이고, 가르치니까 ‘가르치다’이고, 길들이니까 ‘길들이다’이고, 들볶거나 다그치거나 억누르거나 때리니까 ‘들볶다’에 ‘다그치다’에 ‘억누르다’에 ‘때리다’란다. ‘돌보’지 않으면서 ‘돌봄(육아)’이라는 이름을 허울처럼 붙이는 사람이 아직 많구나. 네가 어릴 적에 네 둘레에서 너를 돌보지 않은 탓에, 너는 네가 어른이나 어버이로 선 오늘 그만 ‘돌봄길’을 모르니? 누가 너를 돌보지 않았으면 넌 이미 죽었어. ‘어른인 사람’만 널 돌보지 않아. 해가 돌본단다. 별이 돌보고, 바람이 돌보고, 비가 돌보고, 땅이 돌보고, 바다가 돌봐. 풀꽃이 돌보고, 나무가 돌보고, 새가 돌보지. 파리모기도 널 돌보고, 개구리와 풀벌레도 돌봐. 쌀과 밀과 달걀도 널 돌봐. 네가 먹을 수 있는 밥이 널 돌보고, 네가 못 먹는 밥도 널 돌봐. 너는 온누리 하늘빛이 돌보는 숨결을 늘 받아들이기에 몸을 이루고 마음을 편단다. 그러니 스스로 생각해 보렴. 넌 이미 ‘돌봄길’이 무엇인지 여태 끝없이 배웠단다. 이제 제대로 눈을 뜨고서 둘레를 다 돌아보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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