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2.


《극채의 집 6》

 빗케 글·그림/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24.11.25.



비가 그친다. 아침이 맑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일을 하는 작은아이를 지켜보고 나서 함께 ‘우리집 배움꽃’을 슬며시 연다. 셈쓰기부터 차분히 짚고서, 한글쓰기를 어찌하는지 새삼스레 보여준다. 이러고서 셈꽃(수학)을 가볍게 함께하고, 이윽고 한자 ‘일이삼(一二三)’하고 ‘속담(俗談)’에 얽힌 수수께끼를 들려준다. 배움꽃을 마무르고서 아침빨래를 한다. 낮밥을 끓이고서 글일을 여민다. 이윽고 낮빨래를 하고서 쉰다. 저녁에는 〈와일드 로봇〉을 넷이 함께 보고서 늦도록 밤수다를 한다. 이 보임꽃이 들려주는 대목과 아쉬운 대목과 짚을 대목을 찬찬히 이야기한다. 우리 스스로 들숲메바다를 잊고서 팽개치느라 “살려주셔요!” 하고 외치는 줄거리라고 할 만하다. 《극채의 집 6》을 읽었다. 너무 띄엄띄엄 나오는데, 뒷걸음이 못 나오려나 싶기까지 하다. 일본에서는 이미 열석걸음이 나왔으니까. 머리카락과 그림과 붓끝과 꽃뜰하고 자그맣게 얽히는 이야기꽃인데, 이런 줄거리는 우리나라에서 안 읽히거나 못 읽힐 수 있다. 아이들이 스스로 서면서 스스로 삶을 노래하고 스스로 사랑을 찾아나서면서 스스로 빛나는 하루를 살아간다는 줄거리야말로 찬찬히 짚고 새기면서 주고받을 살림조각 한 자락이지 싶다.


#極彩の家 #びっけ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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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1.


《목화씨》

 조혜란 글·그림, 글로연, 2024.11.9.



가볍게 적시는 빗소리로 하루를 연다. 새벽글을 쓰는 틈틈이 책을 읽는다. 어느덧 날이 밝는다. 〈책과 아이들〉 지기님하고 삶·사람·부산 이야기를 더 잇는다. 책짐을 지고 안으면서 광안바다 곁 〈책방온실〉로 간다. 새로 나온 《결혼식은 준비하지만, 결혼은 준비하지 않았다》를 기리는 조촐한 잔치가 있어서 펴냄터 지기님이 부산마실을 하신단다. 얼굴을 뵈려고 들르고서 사상나루로 건너간다. 15:35 고흥버스는 빈자리가 없다. 다만 고흥 가는 손님은 나 혼자네. 광양·순천으로 가는 젊은이가 빼곡했다. 고흥읍에서 20:00 시골버스를 타고서 집에 닿는다. 씻고 저녁을 먹을 무렵 빗줄기가 굵다. 빗방울은 “네가 집에 올 때까지 기다렸어. 나 어때? 나 어때?” 하고 외친다. “멋지구나. 고마워!” 하고 대꾸한다. 《목화씨》를 읽었다. ‘솜’을 들려주는 그림책이 반갑다. 다만, ‘목화(木花)’라는 한자말에 이미 ‘-꽃’이라는 낱말이 깃든다. 이제는 ‘솜·솜꽃·솜씨’ 같은 우리말을 쓸 수 있기를 빈다. 우리가 우리말을 안 쓰면 누가 쓰겠는가. 어른부터 우리말을 써야 아이들이 물려받는다. 해바람비를 머금은 풀꽃한테서 솜을 얻고 실을 누린다. 흙에 뿌리를 내린 풀과 나무가 사람을 돕고 살리며 북돋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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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20.


《시계탕》

 권정민 글·그림, 웅진주니어, 2025.3.17.



새벽 네 시에 마을 기스락밭으로 간다. 다섯 할매는 곤드레나물을 바지런히 벤다. 나는 곤드레나물을 자루에 담아서 묶는 일을 돕는다. 여섯 시 반까지 돕고서 얼른 씻고서 옆마을로 걸어간다. 고흥읍을 거쳐 부산으로 달린다. 오늘은 저녁에 〈책과 아이들〉에서 ‘서울국제도서전 사유화’를 둘러싼 속내와 말썽거리가 무엇인지 들여다보는 이야기밭을 열기로 했다. 시외버스에서 한참 잔다. 부산에 닿아서 보수동책골목을 살짝 들른다. 낮에 조금 더 쉬고서 저녁부터 새벽 03:30까지 이야기꽃을 피운다. 《시계탕》을 돌아본다. 바쁜 나머지 아이어른이 오히려 집에서 못 만나고 못 노는 굴레를 다룬 줄거리로 볼 수 있되, 자꾸 ‘남’을 탓하는 얼거리로 벗어나려고 한다. 엄마아빠는 왜 아이를 낳고도 바깥으로 떠돌아야 할까? 엄마아빠는 왜 아이곁에서 하루살림을 짓는 길을 등지려고 할까? 우리가 짓고 나눌 그림책이라면 ‘아무리 쪽틈’이라 하더라도 함께 놀고 노래하는 소꿉살림을 줄거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서울에 얽매이느라 죽도록 달려도 그저 죽을 뿐인 굴레이지 않은가? 서울굴레를 스스로 벗어던질 적에 ‘사랑을 짓고 알아보는 눈’을 틔우게 마련이다. ‘사회평론’과 ‘출협’도 똑같다. 돈을 움켜쥐려 하니 스스로 곪는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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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19.


《トットちゃんが出會った子どもたち》

 田沼武能 글·사진, 岩崎書店, 1996.8.15.



어제 〈금나라 물나라(金の國 水の國)〉를 넷이서 함께 보았다. 2017년에 한글판이 나오기는 했으나 영 사랑받지 못 하다가 2023년에 보임꽃(영화)이 나오자 펴냄터에서 값을 슬그머니 2000원 올렸는데, ‘문학동네’가 하는 짓이 다 이렇지 싶더라. 이야기를 알리는 길이 아닌 돈팔이에 눈이 어두우니 말이다. 저잣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나·내’하고 ‘내·내음·냄새’하고 ‘내다·나다·내놓다’하고 ‘내·냇물·내리다’가 얽힌 수수께끼를 새삼스레 풀면서 “나(사람)를 드러내는 숨결이기에 냄새”라는 대목을 왜 눈여겨보아야 하는지 한참 짚어 본다. 《トットちゃんが出會った子どもたち》라는 사진책을 쓰다듬는다. 이웃나라에서 나온 이 책을 누가 알아보고서 장만했을까. 처음 장만하신 분은 기꺼이 내놓아서 헌책집에서 고맙게 만날 수 있었다. 아름다운 책이 몇 자락이나 팔리면서 온누리를 곱게 물들이는지 모를 일이지만, 아름책을 짓는 사람과 엮는 사람과 내놓는 사람과 사고파는 사람이 있으니, 마침내 읽는 사람한테 흘러든다. 이리하여 나는 아름책을 읽고서 이야기를 쓰는 자리에 서고, 내가 일구는 글과 빛꽃이 아름씨앗으로 깃들 수 있기를 바라는 꿈을 심는다. 아이곁에 나란히 서면서 사랑으로 살림을 하려는 마음이면 넉넉하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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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6.18.


여우와 나

 캐서린 레이븐 글/노승영 옮김, 북하우스, 2022.10.6



안개가 자욱한 아침에 두바퀴를 달린다. 영남면 영남초등학교 어린씨하고 노래쓰기 둘쨋날을 편다. 곰곰이 보면, 고흥읍 어린이는 고흥읍만 고흥인 줄 여기고, 도양읍 어린이는 도양읍만 고흥인 줄 여기고, 나로면과 동강면과 도화면과 풍양면과 풍남면과 과역면과 영남면도 매한가지이다. 저희가 있는 읍·면이 ‘다’인 줄 여긴다. 게다가 고흥·도양읍에서는 다른 면소재지를 ‘시골’로 깔본다. 시골아이는 외려 서울아이보다 덜 걷는다. 노란버스로 내내 실어나르니, 이 아이들은 철빛도 마을길도 알 턱이 없다. 《여우와 나》를 읽었으나 여우 이야기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 무슨 일인가? 책이름에 버젓이 ‘여우 + 나’로 밝혔지만, 445쪽에 걸쳐서 내내 혼잣말로 그친다. ‘생물학자’라는 허울을 내려놓고서, 어린날 아버지가 괴롭혔다는 앙금을 치워놓고서, 여우는 여우로 마주할 노릇이다. 구름을 보거나 눈을 보거나 풀잎을 보거나 나무를 보면서 내내 ‘앙금·생채기’만 곱씹을 셈인가? 사랑을 몰랐기에 사랑으로 보금자리를 안 돌본 아버지가 있었다면, 글쓴이도 보금자리를 팽개치고서 구경꾼으로 여우 둘레를 맴돌기만 할 셈인가? 책을 내려놓는다. 이제 두바퀴를 달려 집으로 돌아간다. 햇볕을 듬뿍 머금는 시골길을 가른다.


#FoxandI #AnUncommonFriendship #CatherineRaven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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