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군내버스 026. 마을 할매 마실길



  두 아이하고 마실을 가려고 길을 나서는데, 마을 할매들이 마실을 가시려고 길을 나서려고 하신다. 마을 어귀에서 뵙는다. 마실길에 나서는 할매는 누구나 옷을 곱게 차려입으신다. 여느 때하고 옷차림도 얼굴도 다르니, 때로는 못 알아보기도 한다. 우리는 할매들이 먼저 타신 뒤에 천천히 버스에 오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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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5. 여름 마을 어귀를



  여름날 마을 어귀를 군내버스가 지나간다. 두어 시간에 한 번 지나가는 군내버스인데, 우리 아이들이 이 길을 달리면서 놀 적에 지나간다. 버스도 경운기도 다른 자동차도 거의 없어서 찻길 한복판을 달리던 아이들은 길가에 붙고, 군내버스는 빵빵 하고 울리면서 지나간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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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4. 새봄 유채밭 버스



  새봄이 되어 들판이 유채밭으로 차츰 바뀐다. 곧 샛노랗게 빛나는 유채밭이 되리라. 꽃바람을 타고 군내버스가 천천히 지나간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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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군내버스 023. 억새와 버스



  제주섬처럼 억새가 물결치는 고흥은 아니다. 제주섬에는 오름이 온통 억새물결이지만, 고흥은 어디이든 들이니까, 논둑 언저리에 조금조금 억새가 있다. 흐드러지는 억새는 아니나, 조금 살랑이는 억새 옆을 군내버스가 스치고 지나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버스를 모는 사람과 버스에 탄 사람은 억새물결을 살짝살짝 느낄까. 가을에도 창문을 열고 버스를 달리면 억새내음을 맡을 수 있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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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4-12-01 07:42   좋아요 0 | URL
음..이제 정말 가을은 지나가고 겨울이 오는 느낌이네요. 파란 버스와 억새풀이 매우 잘 어울립니다^^

숲노래 2014-12-01 08:07   좋아요 0 | URL
웬만한 길섶이나 논둑은 마을 할매와 할배가 콩이나 서숙을 심느라 파헤치지만, 꼭 이곳은 아무도 건드리지 않아서 억새가 잘 자라서, 이 앞을 지나갈 때면 으레 버스를 가만히 지켜보곤 해요. 어느새 겨울로 접어든 오늘 하루네요~
 

고흥 군내버스 022. 어느 곳에서



  날마다 길이 막히고 밀리는 데에서 버스를 몰아야 하는 사람이 있고, 길이 막히거나 밀릴 일이 없는 데에서 버스를 모는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은 서로 어떤 마음이 될까. 언제나 자동차물결만 바라보면서 버스를 몰아야 하는 사람이 있고, 철마다 다른 빛을 마주할 뿐 아니라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등이 지고 버스를 모는 사람이 있다. 두 사람은 저마다 어떤 마음이 될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고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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