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진보·보수 프레임 기득권 : 얼굴은 ‘진보’인 척하지만, 정작 ‘진보’가 아닌 이들이 많다. 겉으로는 ‘보수’로 보이지만, 막상 ‘보수’가 아닌 이들이 수두룩하다. 앞에서는 ‘진보’로 굴지만, 뒤에서는 ‘진보’가 아닌 이들이 넘친다. 말로는 ‘보수’라 외면서, 속으로는 ‘보수’가 아닌 이들이 물결친다. 곰곰이 보면 다들 ‘탈’을 쓴다. 입으로 읊는 모습하고 삶으로 가는 길이 다르다. 한마디로 하자면 이들은 죄 ‘진보도 보수도 아닌’ 한낱 ‘기득권’이더라. 힘·돈·이름을 거머쥐면서, 그들이 거머쥔 힘·돈·이름을 언제까지나 악착같이 붙들려고 ‘진보 프레임’이나 ‘보수 프레임’을 내걸 뿐이더라. 탈질을 해본들 달라지지 않는다. 입발림이나 겉발림으로는 그런 척 꾸미는 짓에서 맴돈다. 〈조선·중앙·동아〉라는 새뜸은 보수신문이 아닌 ‘보수 프레임 기득권’이요, 〈한겨레·경향·오마이〉라는 새뜸은 진보신문이 아닌 ‘진보 프레임 기득권’이다. 그렇지 않은가? 이들은 모두 기득권일 뿐이다. 겉모습만 보수인 척 진보인 척, 더구나 우리 스스로 그들을 보수인 듯 진보인 듯 바라볼 뿐이지. 2020.11.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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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쥐는 손길 : ‘책읽기’도 책읽기일 테지만 ‘책을 쥐는 손길’조차 배움터에서 못 배우기 일쑤이다. 책숲(도서관)이나 배움터에서 책읽기를 가르치거나 보여주기 앞서 ‘책을 쥐는 손길’부터 가르쳐야 할 텐데, 책숲도 배움터도 어린이·푸름이한테 ‘책을 어떻게 쥐고 다루고 만지는가’를 보여주지도 알려주지도 않는다. 책숲지기(도서관 사서)나 길잡이(교사) 가운데 쥠새(책 쥐는 손길)를 제대로 아는 분은 얼마나 될까? 그들도 열림배움터(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쥠새는 배운 적도 본 적도 없지 않을까? 따지고 보면 쥠새는 먼저 어버이한테서 배운다. 어버이가 집에서 책을 어떻게 다루는가를 지켜보고 고스란히 따라하지. 어버이가 집안살림을 어떻게 매만지느냐를 그대로 따라한다. 그러나 아이들이 책집으로 마실을 다닐 적에 책집지기한테서 쥠새를 배울 수 있다. 이때에는 어버이나 어른도 책집지기한테서 쥠새를 제대로 배울 노릇이다. 같이 배워야지. 생각해 보라. 밥지기(요리사)가 되려 할 적에 쥠새가 엉성하거나 엉터리라면 아무것도 안 가르쳐 준다. 주먹솜씨(무술)를 가르칠 적에도 몸차림이 엉성하거나 엉터리라면 아무것도 안 가르쳐 주지. 그런데 책은 너무 마구 읽혀 버리고 만다. 책을 제대로 쥐지 않고서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책을 망가뜨리는 손길로 책을 많이 읽는들, 엉성하거나 엉터리인 손길에서 어떤 마음길로 이어질까? 왜 예부터 배울 적에는 반듯하게 앉으라 하겠는가? 왜 예부터 배우는 사람더러 등허리를 꼿꼿이 펴고 차분히 지켜보면서 마음을 모으라 하겠는가? 책은 누워서 읽어도 좋고, 국수를 삶아서 먹으며 읽어도 좋다만, 쥠새가 제대로 서지 않은 채 눕거나 국수먹기를 한다면 책이 망가지거나 다친다. 쥠새가 제대로 서면 칙칙폭폭(기차)을 타든 씽씽이(자동차)에서든 책을 고이 건사하면서 즐거이 읽을 만하다. 글씨쓰기를 할 적에 붓을 똑바로 힘을 실어 쥐도록 이끌듯, 책읽기를 할 적에도 책을 참하게 쥐고서 읽도록 먼저 이끌어야겠지. 섣불리 책을 펴서 줄거리부터 읽히지 말 노릇이다. 제대로 쥘 줄 모르는 사람한테는 책이고 나발이고 없다. 1999.11.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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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쫓기 : 스스로 사랑하면 되더군. 귀신뿐 아니라 다른 것을 놓고도 무서운 것은 똑같이 있기 마련. 어느 때에나 마찬가지인데, 우리가 스스로 나를 믿고 사랑하며 바라볼 적에는, 어느새 둘레에 그 모든 아이들이 이슬처럼 사라지더군. 무슨무슨 퇴치나 굿으로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저 ‘나사랑’ 하나로 끝난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늘 두려워 떨거나, 이것이 싫거나 저것이 밉다. 내가 나를 사랑하면 늘 새로우면서 즐겁고 홀가분해서 날아오른다. 2014.1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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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운 탓 : 굶는다고 괴롭지도, 먹는다고 즐겁지 않다. 스스로 즐겁다고 생각할 적에 즐겁고, 괴롭다고 여길 적에 괴롭다. 헤어졌다고 괴롭지도, 만난다고 즐겁지 않다. 스스로 즐겁다고 생각할 때에 즐겁다. 잃는다고 괴롭지도, 얻는다고 즐겁지 않다. 내가 즐겁다고 생각하면 즐겁다. 없다고 괴롭지도, 있다고 즐겁지도 않다. 오늘을 즐겁다고 생각한다면 즐겁다. 20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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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 누가 대뜸 읊는 “최종규 씨는 영락없이 아웃사이더잖습니까?” 하는 말에 빙긋 웃으며 “우리 사는 이 별(지구)에 언저리는 없습니다. 모든 곳은 한복판도 바깥도 아닌, 그저 우리가 있는 여기일 뿐입니다.” 하고 대꾸한다. 우리는 늘 여기에 있다. 여기 아니고 어디인가? 우리는 늘 우리 스스로일 뿐이다. 너도 나도 하나도 안 잘났을 뿐 아니라, 하나도 안 못났다. 그저 스스로 마음에 품는 생각이란 씨앗대로 겉모습이 바뀔 뿐이다. 우리가 아주 터럭만큼이라도 바깥(아웃사이더)에 있다면, 걷다가 주루루 미끄러져서 이 별(지구)에서 데구루루 구르며 바깥으로 튕겨 나갈 테지. 넘어지거나 미끄러졌다고 별 바깥으로 튕겨지는 사람이 있는가? 넘어졌으니 다시 일어선다. 미끄러졌으니 빙그레 웃으며 일어난다. 2020.11.2.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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