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21] 쉬운 길



  익숙한 대로 가면 익숙할 뿐

  이 길은 쉬운 길이 아니야

  부디 새로운 길을 생각해



  쉽다고 여기는 길은 알고 보면 안 쉬운 길이곤 합니다. 얼핏 보기에는 쉽구나 싶지만, 그저 익숙하기만 한 길일 수 있어요. 익숙하지 않은 길은 어떠할까요? 익숙하지 않으니 좀 어렵거나 잘못 들어설 수 있겠지요. 이러다 보면 ‘익숙하지 않은 길’은 ‘쉽지 않’아서 ‘어려운’ 길로 여길 수 있는데, 익숙하지 않은 길은 그저 익숙하지 않은 길일 뿐이에요. 낯선 길은 낯선 길이라 할 텐데, 나로서는 익숙함을 떨쳐내고서 새로운 길로 나서겠다는 뜻이 되지요. 그렇다고 일부러 어려운 길로 가야 하지 않아요. 새로운 길로 가야지요. 낯설거나 어려운 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가면서 삶을 즐겁게 지을 수 있어야지요. 2016.6.2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삶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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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20] 한끼



  즐겁게 먹는 한끼

  다 같이 먹는 한끼

  서로 나누는 한끼



  아침 한끼를 차립니다. 낮에 샛밥을 먹고서 저녁 한끼를 차립니다. 밥상맡에 다 같이 둘러앉아서 조용히 수저를 놀리다가는 시끌벅적 떠듭니다. 서로 즐겁게 나눌 밥 한 그릇을 생각하면서 신나게 국을 끓이고 밥을 짓습니다. 느긋하게 한끼를 누린 뒤에는 기쁘게 설거지를 하지요. 때로는 설거지를 나중으로 미루기도 하고요. 한끼를 먹으며 한나절이 넉넉합니다. 한나절이 너그러우면서 한끼를 살뜰히 그립니다. 2016.6.2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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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19] 그림 예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꿈을 지으려는 마음

  사랑을 노래하려는 넋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가리켜 ‘화가’라고도 합니다만, 나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란, 이 모습 그대로 ‘그림님’이나 ‘그림지기’라고 느껴요. 그림을 그리는 님(임)이기에 그림님이요, 그림을 그리며 삶을 짓기에 그림지기예요. 꿈을 짓고 싶은 마음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사랑을 노래하려는 넋으로 그림을 그리지요. 예술을 하려는 화가가 아니라, 문화를 떨치려는 화가가 아니라, 작품을 팔려고 하는 화가가 아니라, 그저 꿈과 사랑을 마음 가득 보듬으면서 그림님이요 그림지기라고 생각합니다. 2016.6.1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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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17] 손길 타기



  심고 돌보고 갈무리하고

  가꾸고 거두고 다듬고

  새롭게 짓고 빚고 엮고



  모든 살림은 우리가 이 살림을 다루 사랑이 있을 적에 비로소 이야기가 흐른다고 느껴요. 글을 쓰려고 글을 쓰면 글은 될 테지만, 흔히 글로만 그치기 일쑤이지 싶어요. 글을 쓰려고 하는 마음보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 마음으로 연필을 손에 쥔다면, 이때에는 이야기가 살가이 흐르면서 글도 어느새 태어난다고 느껴요. 언제나 먼저 삶을 사랑하는 살림으로 다루는 손길로 모든 일을 해야지 싶어요. 흙을 만지는 일도, 글을 가다듬는 일도, 밥을 짓는 일도, 꿈을 키우는 일도 모두 삶을 사랑하는 손길이 바탕이 되어야지 싶어요. 2016.6.14.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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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16] 배우는 책



  눈으로 읽고서 덮으면 잊히고

  마음으로 배우면 새로 익힐

  이야기를 길어올리는 책



  더 많은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까닭이라면, 더 많은 책을 눈으로 훑다가는 아무것도 못 배우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더 많은 책을 읽느라 정작 내 삶에 받아들여서 이야기를 누릴 틈이 없기도 해요. 땅이 넓다고 좋을 일이 아니라, 마음껏 누릴 땅이 알맞게 있어야 할 일이지 싶습니다. 마음껏 누릴 적에 배울 수 있고, 배울 적에 즐거울 수 있으며, 즐거울 적에 이야기가 샘솟을 수 있습니다. 2016.5.28.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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