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26] 너그러이



  우리는 언제 너그러울까?

  어제? 지난해? 모레? 이듬해?

  아니면, 바로 오늘?



  처음이라면 잘못을 저지르거나 틀리거나 어긋날 수 있습니다. 여러 차례 해 보았어도 아직 잘못을 저지르거나 틀리거나 어긋날 수 있어요. 꽤 오래 해 보지만 그대로 잘못을 저지르거나 틀리거나 어긋날 수 있어요. 우리는 언제 너그러울까요? 우리는 언제까지 너그러울까요? 사랑하는 사람한테는 너그럽되 미워하는 사람한테는 터럭만큼도 안 너그러울까요? 또는 내가 나 스스로를 너그러이 바라보지 못하는 나머지, 나를 둘러싼 수많은 이웃이나 동무한테도 너그럽지 못한 살림은 아닐까요? 2016.7.6.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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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25] 집안일



  남한테 맡기고

  내 손을 안 대면

  바로 갉아먹는 살림



  집안일은 가시내나 사내 가운데 어느 한쪽이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집밖일도 사내나 가시내 가운데 어느 한쪽이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습니다. 어느 일이건 일을 할 만한 기운이 있는 사람이 즐겁게 하면 됩니다. 기운이 있대서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아요. 즐겁게 해야 할 뿐입니다. 일을 하는 즐거움이나 보람이나 아름다움을 모르기 때문에 집안일이나 집밖일에 마음을 쓰지 못한다고 느껴요. 놀이를 하는 즐거움이나 보람이나 아름다움처럼, 모든 일에도 즐거움이나 보람이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2016.7.5.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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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24] 어른이 된다



  나이가 들면 늙네

  철이 들면 슬기롭네

  어른이 되고 싶어 철이 들지



  나이가 든다고 해서 모두 어른이 되지는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 짝을 맺은 뒤 아이가 되기에 모두 어버이가 되지는 않습니다. 나이가 들기만 하면 ‘늙는다’고 하고 ‘늙은이’가 됩니다. 어린 사람이 어른이 되는 까닭은 철이 들어서 슬기롭게 거듭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우리한테는 늘 두 갈래 길이 있어요. 그냥 늙느냐 즐거이 철이 드느냐 하는 두 길이에요. 아이에서 어른으로 거듭나서 새로운 사람이 되려느냐 마느냐 하는 두 길이고요. 2016.7.4.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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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23] 삶은 이웃하고



  나랑 함께 있는 너

  너랑 같이 꿈꾸는 나

  서로 사랑으로 짓는 길



  삶은 이웃하고 즐겁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그냥 옆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아낄 줄 아는 이웃하고 삶을 즐겁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그냥 아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마음으로 사귈 줄 아는 이웃하고 살림을 기쁘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그냥 옆집에 사는 사람이 아니라 다 함께 웃고 우는 사랑을 고이 나눌 줄 아는 이웃하고 하루를 새롭게 지어야지 싶습니다. 2016.7.1.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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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22] 물티슈



  휴지를 물에 적시지 말고

  물하고 마른 천을 챙겨서

  홀가분하게 쓸 수 있지



  우리 집 큰아이가 태어난 뒤에 동사무소에 가서 출생신고를 하니 물티슈를 주었습니다. 이때 받은 물티슈는 아직도 꽤 많이 남았습니다. 이 물티슈로 우리 아이들을 닦이거나 씻기는 데에는 안 썼습니다. 책을 닦거나 찌든 때를 벗길 적에 썼어요. 얼추 열 해 즈음 된 물티슈인데 아직도 물기가 그대로일 뿐 아니라 곰팡이가 생기지도 않습니다. 참으로 대단하지요? 물에 적신 휴지를 쓰고 싶다면 그때그때 물에 적셔서 쓰면 되고, 마른 천을 물로 적셔서 써도 됩니다. 물휴지나 물수건을 그때그때 손수 빚어서 쓰는 일은 어렵지 않다고 느껴요. 2016.6.29.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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