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노래꽃 . 콕콕콕 그림책방 2022.7.1.



빗방울이 콕

콧등에 떨어진다

잎망울에 꽃망울에

눈물방울처럼 내린다


바닷방울이 콕콕

팔등에 닿는다

머리카락에 얼굴에

구슬처럼 반짝이며 물결친다


이슬방울이 콕콕콕

나뭇가지에 맺힌다

풀잎에 꽃잎에 나뭇앞에

맑게 노래하듯 구른다


글 한 줄에 별비 담을까

그림 한 칸에 바다빛 옮길까

책 한 자락은 이슬받이처럼

새길 스스로 여는 꿈나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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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2022.6.30.



저 나는 새 깃털을 봐

이 수박 줄무늬랑 속살을 봐

그 구름과 물결을 봐

모두 다르면서 하나야


저 사람 눈물을 봐

이 아이 놀이를 봐

그분 노랫가락을 봐

다 다르지만 닮았어


호미를 쥐어도 맨발이어도

풀과 흙과 땅을 사랑해

붓을 잡아도 맨손이어도

꿈과 마음과 오늘을 그려


회오리바람이 불고 나면

산들바람에 햇볕이 어루만져

저녁이면 별이 돋고

새벽이면 이슬 맺어



땅에 발붙이고 살아가는 마음이란, 늘 즐거이 빛나는 춤사위에 노래와 같다는 마음을 붓끝으로 옮긴 프리다 칼로(1907∼1954) 님입니다. 온몸이 바스라지듯 앓고 아픈 나날이어도 눈물을 빗물로 씻듯 고즈넉이 풀꽃빛을 담았어요. 언제나 헤매고 어지러운 하루여도 무지개를 드리우듯 가만히 들꽃빛을 옮겼지요. 그림으로 모든 삶을 풀어낼 수 있을까요? 붓을 쥐어 펴는 이야기에 눈부신 사랑을 실어낼 수 있는가요? 함께 나누면서 활짝 웃는 삶은 누가 어디에서 지을까요? 나라일을 맡은 사람들은 어디에 뿌리를 두는 살림일까요? 흙을 돌보고 아이를 사랑하는 어버이 마음을 읽고서 아우르려는 나라지기(대통령)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모든 길은 수수께끼 같습니다. 묻고 다시 묻지만 실마리가 안 보인다고 여길 만합니다. 오늘 우리는 저마다 어떻게 맑으면서 밝은 꿈으로 만나 이 별을 아름다이 가꿀까요? 마지막으로 남긴 “Viva la Vida(아름다운 삶이여)”라는 말은 노래로 피어났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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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마음노래/숲노래 노래꽃 

노래꽃 . 날갯짓 2022.6.30.



“그만 가르치면 안 될까?”

“안 배우고 싶어?”

“꼭 해야 하니까 힘들어.”

“참는 길도 배우렴.”


“이제 못 참겠어.”

“못 참겠다니?”

“난 그만 터질 듯해.

 그냥 이대로 날 봐줘.”


“새끼 제비가 날아.”

“응? 그게 무슨?”

“새끼 제비가 둥지를 떠나

 하늘을 가른다고.”


“날아오르며 신나게 노는

 제비이고 싶어.

 나한테 날갯짓을 보여줘.

 같이 구름 먹으며 날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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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풀이름 2022.6.18.



파랗게 일렁이는 바람을

푸릇푸릇 품으면서

푸근히 들을 덮으니

싱그러이 풀


모시에 삼에 솜으로

한 가닥 풀고

두 올 석 올 이어

실 삼는 풀


고들빼기 씀바귀 달걀꽃

원추리 질경이 민들레 쑥

괭이밥 달개비 갈퀴덩굴

새롭게 다르게 풀


밥으로 누리면 나물

씨앗 받아 심어 남새

아픈곳 달래며 살림풀

고운내 퍼지며 향긋풀


+


일본스런 한자말 ‘잡초·약초·향초·야생초’나 영어 ‘허브’가 아닌 우리말 ‘풀’입니다. 푸근하고 푸지게 덮어 ‘풀’이고, 밥으로 삼아 ‘나물’입니다. 옷살림에 집살림도 풀이 바탕이에요. 우리가 싫거나 미운 마음을 담으면 ‘잡초’ 같은 한자말이 되는데, ‘푸른숨’을 부드러이 살피며 마음을 푸는 길을 찾기를 바라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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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도로시아 랭 2022.6.10.



눈을 안 뜨면 안 보여

마음을 안 열면 몰라

생각이 없으면 못 느껴

사랑이 없으면 차디차


눈을 뜬다면 마음을 틔워

마음 열 적에 생각을 담아

생각 담으며 사랑을 싣고

사랑 싣기에 스스로 빛나


가난한 사람은 없어

가난마음만 있지

아이들은 모두 가벼운걸

바람처럼 하늘같이 날거든


겉만 본다면 거짓이야

꺼풀을 벗겨 보겠니

참빛을 바라볼 때에만

오늘을 그릴 수 있어


+ + +


지난날 사진은 ‘찰칵’ 소리를 내는 묵직한 쇳덩이로 찍었습니다. 요즈음은 가볍고 작은 손전화로 얼마든지 소리없이 찍기도 합니다만, 목돈이 없으면 찍힐 일도 찍힐 일도 없던 지난날, 도로시아 랭(Dorothea Lange 1895∼1965) 님은 ‘목돈이 있거나, 번듯한 옷을 입거나, 이름이 높거나, 서울(도시)에 살거나, 글을 읽거나 쓰는 사람’이 아닌, 온몸으로 살림을 짓고 글을 모르는 수수한 사람들을 먼저 마음으로 만나고서 이웃·동무로 어울리다가 문득 ‘찰칵’ 한 칸을 담았습니다. 다 다른 사람은 다 다르게 빛나는데, 시골에서 조용히 살림을 지으면서 아이를 사랑으로 낳아 돌보는 여느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오늘을 맞이하는가 하는 이야기를 귀여겨듣고서 살며시 ‘찰칵’ 두 칸을 담았고요. 눈으로만 보거나 찍는 사진이 아닌, 마음으로 보고 찍으면서, 언제나 마음으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바랐어요.


ㅅㄴㄹ


그대가 ‘도로시아 랭’을 모른대서 나쁘지 않다.

다만 그대가 손전화로 으레 찰칵찰칵 담는다면

한동안 손전화를 끄고서

며칠쯤 손전화로 사진찍기를 멈추고서

‘도로시아 랭’을 곰곰이 생각한 다음

다시 손전화를 켜고서

문득 차아알칵 하고 아주 천천히

한 칸만 찍어 보기를 바란다.


《진실을 보는 눈》이란 그림책을 읽어도 좋다.

숲노래 씨는 이 그림책 옮긴이는 아니지만

옮긴이 애벌글을 통째로 뜯어고쳐서

어린이가 읽을 수 있도록 아주 새로 썼다.


사진과 사람을 모르는 채

번역만 한다면

어린이도 어른도 종잡을 수 없다.


말만 옮기기에 번역이 되지 않는다.

삶과 살림과 사랑으로 여기에 있는

눈빛을 담아야 비로소 옮김(번역)이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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