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26. 지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갈무리쪽(메모리카드)에 담은 빛꽃(사진)을 셈틀로 옮기기 앞서 또 지웠습니다. 옮겼는지 안 옮겼는지 알쏭하기에 “그럼 지우고 보자!”고 여기면서 꾹 지우고서 “아차, 안 옮겼네?” 싶어 부랴부랴 갈무리쪽을 되살리려 하지만 하나도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저녁나절에 한참 끙끙대다가 두 손을 듭니다. 이레 동안 어떤 살림살이를 빛꽃으로 담았나 하고 돌아봅니다. 여러모로 속쓰리더라도 바로 이 손으로 단추를 섣불리 눌렀어요. 더듬더듬 되새기면서 이튿날부터 새로 찍자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뛰놀며 짓는 웃는 몸짓을 그만 지우고 말았으면 내내 아팠을 텐데, 그나마 우리 집 봄꽃하고 잎망울을 담은 빛꽃을 잔뜩 지웠으니, 다시  하나하나 다가서면서 찍으면 될 테지요. 똑같은 바보짓을 새삼스레 할 적에 곰곰이 생각합니다. 집안일을 잔뜩 해서 팔다리에 힘이 빠질 적에 곧잘 글판을 잘못 쳐서 글을 통째로 날릴 때가 있습니다. 졸음이 쏟아지지만 더 용을 쓰며 빛꽃을 갈무리하자고 여기다가 그만 오늘처럼 확 날릴 때가 있어요.


  힘들거나 고단하면 다 내려놓고 드러누울 노릇이에요. 가만히 누워서 파란하늘을 그리고, 온몸에 힘을 빼고 꿈나라로 가야지요. 온몸에 힘을 빼기에 새롭게 기운이 차올라요. 힘이 빠져 해롱거리는 몸을 억지로 움직이려 들면 언제나 비틀거리다가 넘어지거나 자빠집니다.


  재미있어요. 힘들기에 쉬면 기운이 새로 솟아요. 고단하기에 다 내려놓으면 어느새 눈을 번쩍 뜨면서 기지개를 켭니다. 풀꽃나무도 밤에 고이 쉬면서 새벽에 이슬을 머금고 깨어나기에 푸르듯, 사람도 밤에는 별빛을 가슴에 품으면서 새벽빛을 바라기에 아침을 반가이 맞이하지 싶습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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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22 쓱쓱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처음 디딘 걸음은 언제나 마지막 내딛는 일이라고 느낍니다. 오늘 한 발을 디디면서 어제를 끊으려는 마음이기 마련이라, 지나간 모습으로는 마지막이요, 새로운 눈빛으로는 처음이에요. 한 달 남짓 ㅊ출판사하고 《쉬운 말이 평화》라는 꾸러미를 놓고서 글손질을 주고받았습니다. 이동안 서로 끝없이 되읽으면서 말씨 하나를 다듬고 토씨 하나를 고쳤습니다. 얼핏 대수롭지 않아 보일 만한 대목까지 서로 깐깐하고 꼼꼼하게 추스르면서 이제 마지막 글손질을 남깁니다.


  모든 책이 이처럼 태어나지는 않아요. 적잖은 책은 ‘그냥’ 나옵니다. 어느 책은 펴냄터 글일꾼이 맞춤길·띄어쓰기조차 못 건드리는 채 나옵니다. 지은이나 옮긴이 뜻대로 토씨 하나조차 못 건드리면서 태어나는 책이 꽤 있어요. 그러나 웬만한 책은 펴냄터 글일꾼뿐 아니라 지은이랑 옮긴이가 여러 벌을 되읽으면서 추스르고 가다듬고 손질합니다. 다만 저처럼 또 보고 더 보고 자꾸 보면서 글손질을 잔뜩 하는 지은이나 옮긴이는 거의 없다고 들었습니다.


  낱말책을 쓰니까 적어도 열벌손질을 해야 한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수수한 이야기책(수필집)을 내놓더라도 지은이나 글일꾼이 서로 대여섯벌은 읽을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두 달이라는 틈을 두고 꾸준히 되읽으면서 ‘어제 읽을 적하고 오늘 읽을 적’에도 줄거리나 이야기가 한결같은가를 살필 노릇입니다.


  굳이 더 글손질을 하는 뜻이 있어요. 책은 늘 나무한테서 얻은 숨결에 담거든요. 나무 한 그루에 고이 담으려는 글인 만큼 더욱 마음을 기울여서 ‘마지막에 마지막에 또 마지막에 다시 마지막’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면서 손질합니다.


  ㅅ출판사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 드로잉》을 펴내려고 텀블벅에 올렸다고 들었어요. 기꺼이 손을 들고 보탭니다. 그림을 그리는 손길이 어떻게 피어나면서 즐겁게 빛나는가 하는 이야기를 담아내겠지요. 봄이 무르익는 동안 이웃님 손길도 찬찬히 모이면 좋겠습니다.


https://www.tumblbug.com/drawing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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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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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20. 이웃이 말하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이웃이 말하면 듣습니다. 동무가 말해도 듣습니다. 아이가 말해도 듣고, 곁님이 말해도 듣습니다. 다만, 듣기는 듣되 늦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마음에서 맞아들여도 몸으로 녹이기까지 기다립니다. 아이가 들려주는 말을 듣고서 “그래, 그렇네. 아버지가 몸으로 삭여서 해낼 때까지 지켜봐 줘.” 하고 말합니다. 아이한테 말을 들려주면서 “그래, 그렇지. 네가 스스로 몸에 새기고 마음에 붙일 때까지 지켜볼게.” 하고 말합니다.


  아이들이 하는 말을 귀담아듣고서 어떤 씨앗이 깨어나서 자라도록 북돋우면 즐거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이웃이 하는 말을 귀여겨듣고서 어떤 말씨를 추스르고 갈무리하고 담아내어 살찌우면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합니다.


  늘 하는 일이란 말꽃짓기(사전 집필)입니다만, 옳거나 틀린 말을 가리려 하지 않아요. 즐겁게 쓸 말을 찾고, 안 즐겁게 퍼지는 말을 다독여서 새롭고 즐거이 쓸 만하도록 추스릅니다.


  낱말책에 ‘육영사업’이나 ‘부양가족’이란 한자말이 나오더군요. 이런 한자말까지 낱말책에 굳이 실어야 할는지 아리송합니다. 더구나 한자말 ‘사업’은 ‘일’뿐 아니라 ‘장사’를 같이 나타내는 낱말인데, ‘육영사업’이라는 이름이라면 아이를 돌보거나 키우거나 가르친다면서 돈을 바란다는 일이 될 테지요. 다시 말하자면, ‘육영사업’이란 일이 나쁘지는 않되 아이돌봄 곁에 돈벌이를 나란히 둔다는, 슬픈 우리 민낯을 드러내는 이름이니, 이런 말씨를 가다듬어서 수수하게 ‘돌봄길·살림길·키움길’쯤으로 쓰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한집에서 지내는 사이라면 ‘한지붕·한집사람’처럼 수수하게 써도 좋겠지요. 굳이 “먹여살릴 사람(부양 + 기족)”처럼 나타내야 할까요?


  전주에서 마을책집을 가꾸는 이웃님이 지난해에 꾀한 즐거운 글잔치를 바탕으로 책을 하나 여민다고 합니다. 이 말을 듣고서 한손을 거들기로 합니다. 한손이지요. 한손은 이웃을 거드는 길에, 한손은 오늘 우리 보금자리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길에 즐겁게 씁니다.


https://www.tumblbug.com/jeonjubooksto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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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18. 짓는곳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풀다가 끝맺지 못한 ‘헤게모니·리콜’을 놓고서 새벽부터 실마리를 풀다가 ‘택배’를 어떻게 더 풀어내면 좋을까 하는 실타래를 엽니다. 다만 ‘택배’는 더 두고볼 생각이라 아직 이 일본말을 녹여낸 글은 누리집에 올리지 않습니다. 다 풀어낸 날 올립니다.


  이러는 사이에 ‘도시국가·최저임금’을 또 들여다보고, ‘배달음식’을 옮길 말씨를 생각하고, 어느덧 ‘해결·휴게·상근·신화·공과금’ 같은 한자말을 더 헤아리는 길을 엿봅니다. ‘숙직실·당직실·연구실·기획실’을 어떤 이름으로 새롭게 나타내면 어울리려나 하고도 생각합니다. 이러다가 ‘사발면·컵라면’을 풀어낼 말씨도 찾습니다.


  언제나 매우 조그맣구나 싶은 낱말 하나부터 하루를 열고, 이 낱말은 끝없이 가지를 뻗다가 조용히 수그러들어요. 우리 집 뒤꼍 뽕나무를 옮겨야 할 듯싶습니다. 지난 열한 해 사이에 꽤 우람하게 자랐는데, 이 아이가 뿌리를 다시 끊어서 옮길 적에 새록새록 기운을 내주면 좋겠습니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앞으로 즈믄 해를 같이 살아가기를 바라는 만큼, 다시 옮기는 자리에서 제대로 자리잡고서 넉넉히 피어나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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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3.13. 책숲3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책숲 꽃종이 〈책숲 3〉이 나옵니다. 내놓을 수 있을 적에 즐겁게 내자고 생각합니다. 몇 걸음을 내딛든 언제나 노래하는 이야기꽃이 되자고 여깁니다. 〈책숲 3〉 앞에는 열네 살 사름벼리 씨가 그린 ‘꽃한테 안겨 자는 늑대’를 담았습니다. 마음을 읽으면서 스스로 환하게 살아가는 실마리를 이 그림 한 칸에서 헤아리는 이웃님이 늘면 좋겠습니다.


  책숲도 보금자리도 둘레에서 삽차가 끝없이 오가느라 시끄럽고 어지럽습니다. 삽질 소리에 아이들이 시달리던 인천을 떠나고 음성을 벗어나서 고흥으로 왔으나, 고흥살이 열한 해 내내 삽질 소리는 안 멈춥니다. 이 나라 어디를 가더라도 내내 삽질 소리가 쩌렁쩌렁할까요?


  삽질이 아닌 손질이기를 바랍니다. 손으로 토닥이고, 손으로 달래고, 손으로 짓는 길이기를 바랍니다. 삽질이 나쁘다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삽질만 판친다면 삶이 망가지는 줄 느낄 뿐입니다. 숲도, 집도, 마을도, 나라도, 별도, 모두 포근한 손으로 어루만지는 길일 적에 아름답고 즐겁지 않을까요.


  종이로 묶는 책도 삽질 이야기가 아닌 손빛 이야기이기를 바랍니다. 너무나 많구나 싶은 책이 손빛이 아닌 삽질 이야기로 흐릅니다. 꾸지람(비판·비평)도 삽질하고 매한가지입니다. 이 땅과 이 별과 이 마을과 이 보금자리에는 꾸지람보다는 포근한 손길이 깃들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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