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12. 찍히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는 쓰고 읽고 짓고 엮고 가꾸고 돌보고 다듬고 생각하다가 찍는 사람입니다. 두 손에 빛꽃틀(사진기)을 쥐고서 이웃이나 둘레나 숲이나 아이들이나 곁님이나 자전거를 으레 찍는데, 제가 찍히는 일은 드뭅니다. 한 해에 몇 판 없습니다. 저를 빛꽃으로 담아 주겠노라 하는 이웃님이 있으면 “고맙습니다!” 하고 외쳐요. 기꺼이 찍힙니다.


  생각해 보면 아리송하지요. 제 모습을 갈무리하거나 남기자는 생각은 아예 안 하다시피 하면서 살아왔어요. 손으로 쓴 글자락이나 여태 읽은 책이나 지나온 발걸음은 알뜰살뜰 건사하면서, 왜 스스로 제 모습은 안 남길까요? 살림집에 거울을 안 둘 뿐 아니라, 거울을 안 쳐다보고 살기에 제 모습을 빛꽃으로 남기자는 생각이 아예 없는 셈인가 싶기도 합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마을책집 〈나무 곁에 서서〉를 찾아가서 책을 읽고 장만합니다. 새로 내놓은 《쉬운 말이 평화》에 넉줄글을 적어서 건네었어요. “작가님한테서 책 받았으니 사진 찍어야겠네요!” 하셔서 “기꺼이 찍혀야지요!” 했습니다. 즐겁게 한 자락을 남겼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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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10. 줌을 열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처음으로 ‘줌(zoom)’으로 이야기꽃을 폈습니다. 얼굴을 맞대는 이야기꽃이 아니면 안 하려 했으나, 이제는 틈새두기로 걱정을 하는 이웃님이 많고, 나라가 사람을 억누르는 물결에서 틈새를 찾으려는 이웃님도 많아, 지난날 ‘피시통신 채팅’에서 발돋움한 ‘누리수다(화상강의)’를 익혀서 해봅니다. 다만, 첫자리인 탓에 놓친 대목이 있으니, 저는 소리를 잘 들어도 건너쪽에서 소리가 잘 들리는지를 몰라요. 소리(마이크)가 어긋난다면, 이 대목을 좀 건사하거나 소릿줄을 갈아야겠구나 싶어요.


  밤을 지나 새벽에 《곁책》 첫벌꾸러미를 손질하다가 문득 ‘줌’을 떠올립니다. 영어 아닌 우리말 ‘줌’은 ‘쥐다·주머니’가 같은 말밑입니다. 그런데 이 세 마디는 ‘주다’가 말밑이니 꽤 재미있어요. 오늘 누리수다에서 인천 샘물님(교사)한테 여쭙기도 했습니다만,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쓰자는 뜻은 ‘텃말(토박이말) 사랑’이 아닙니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환하게 틔우도록 생각이라는 씨앗을 즐겁게 심어서 날개를 달고 신나게 날아오르자는 뜻입니다.


  수수하고 쉬운 낱말인 ‘줌·쥐다·주머니·주다’가 모두 뿌리가 같은 낱말인 줄 어린이한테 들려주고 어른으로서 돌아본다면, 우리말로 생각하는 깊이나 너비를 얼마나 재미나게 틔울 만할까요?


  다시 말하자면 수수하고 쉬운 낱말을 안 쓰는 어른이란, 움켜쥐는(지식 독점) 놈입니다. 안 수수하고 안 쉬운 낱말을 쓰는 어른이란, 거짓말하는 놈입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이 얼거리를 읽으면 좋겠어요. 수수하고 쉬운 말로는 못 속입니다. 뭔가 있어 보이거나 잘나 보이거나 좋아 보이거나 멋져 보이거나 어려워 보이는 말을 쓰는 놈은 늘 속이거나 감추려 듭니다.


  이달치 〈책숲 5〉은 지난 해날에 맡겼어요. 이튿날 부천·서울로 책집마실을 다녀오면 고흥에 닿겠지요. 서두르지 말자고, 느긋이 가자고, 즐겁게 가자고 생각하면서 숲노래 책숲 꽃종이인 〈책숲 5〉을 5월 9일에서야 매듭짓고 맡겼어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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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9. 누가 보더라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누가 보니까 한다면 재미없습니다. 누가 알아보니까 한다면 따분합니다. 누가 좋아하니까 한다면 덧없습니다. 누가 치켜세우니까 한다면 바보스럽습니다. ‘계속’이란 한자말을 놓고서 지난 2016년에 가볍게 갈무리한 적 있는데, 2021년에 접어들어 낱낱이 살피느라 아침이 밝습니다. 이쯤이면 한자말 ‘계속’을 사람들이 어느 자리에 아무렇게나 쓰면서 우리말을 스스로 잊거나 잃었나 하고 돌아보다가, 자꾸자꾸 새 말씨가 찾아듭니다.


  흔히들 ‘꾸준하다’나 ‘자꾸’쯤은 알 테지만, ‘내리·내내’뿐 아니라 ‘늘·언제나’에다가 ‘밤낮·꼬박’에 ‘그렇게·곧게’에 ‘여태·이제껏’에 ‘잇다·잇달아’에 ‘빗발치다·넘치다’에 ‘쉴새없이·종종종·동동동’에 ‘좔좔·철철·술술’에 ‘고스란히·거침없이’에 ‘그동안·아직’에 ‘또·더·다시’에 ‘그대로·이대로·저대로’에 ‘끊임없이·끈질기게·끈덕지게’에 ‘끝없이·가없이’에 ……, 이런저런 우리말을 스스로 잊거나 잃으면서 한자말 ‘계속’에 매이는 줄 느끼는 분이 꽤 드물구나 싶어요.


  이 한자말 ‘계속’을 쓰기에 잘못이거나 틀리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 스스로 때랑 곳에 맞게 늘 다르면서 새롭게 쓰던 말씨를 끝없이 잃어버리면서 살림도 삶도 따분하게 흐를 뿐입니다. 시키는 대로 한다면 쳇바퀴입니다. 남을 따라한다면 수렁입니다. 눈치를 본다면 벼랑입니다. 새록새록 말빛을 키우고, 씩씩하게 말결을 가꾼다면, 삶빛이며 사랑빛을 나란히 돌보는 하루가 된다고 여겨요.


  그러고 보니 다음달 〈전라도닷컴〉에 이 ‘계속’하고 얽힌 실타래를 풀어내는 글을 써서 실을 만하겠어요. 언제나 스스로 즐겁게 말하니 즐겁게 웃고, 술술술 즐겁게 노래하니 즐거이 나눌 노래꽃이 피어납니다. 누구 보라고 하는 일도, 누구 읽으라고 쓰는 글도, 누구 좋으라고 짓는 살림도 아닌, 노상 우리 스스로 꽃이 되려고 생각하며 가꾸며 짓는 말이자 일놀이요 삶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쉬운 말이 평화”이고 “곁책”이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쉬운 말이 사랑”이며, 사람들이 서로 “곁님·곁꽃”이 되어 노래하기를 빕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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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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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7. 우리 곁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온누리 즈음 빼고는 거의 잊혀지다시피 한 우리말 ‘누리’인데 ‘한누리·새누리·별누리·꽃누리·숲누리’처럼 쓰면 새롭습니다. ㅏ하고 ㅜ가 다를 뿐인 ‘나라·누리’이기에 ‘책나라’라 할 적하고 ‘책누리’라 할 적에는 꽤 다르구나 싶습니다. ‘나라지기’라 하면 힘이나 이름을 앞세우는 결이 드러난다면, ‘누리지기’라 하면 꼭 그렇지는 않아요.


  마을에 깃들어 사뿐히 찾아가는 마을책집은 마을책집대로 아름답습니다. 시골이나 멧골이나 섬에서는 마을책집을 누리지 못하기에 누리책집을 누립니다. 다만 누리책집으로는 늘 아쉽기에 부러 짬을 내어 여러 고장 마을책집을 누리려고 찾아갑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곳은 어떤 나라이거나 누리일까요? 누리수다(인터넷강의·zoom강의)를 하는 길을 처음 열었습니다. 걱정할 일이 없이 잘 됩니다. 아마 저를 빼고 웬만한 거의 모두 누리수다·누리배움을 해왔을 테지요. 시골에서 조용히 말꽃을 지으면서 이따금 누리수다를 펼 수 있다면, 그때그때 길어올리거나 일군 말씨앗을 이웃님하고 한결 수월히 나눌 만하겠지요.


  어제오늘은 서울 푸른배움터 길잡이인 이웃님하고 몇 마디를 섞다가 ‘돈·똥·돌’이 모두 같은 말밑인 줄 알아차렸습니다. 바탕은 ‘돌다’요, ‘돌다’는 ‘동글다·동그라미’로 잇습니다. 우리 몸을 돌고서 동글동글 나오는 똥이에요. 돌돌 구르면서 모가 사라지고 동그랗게 바뀌는 돌인데, 단단하면서 부드러운 결을 품기에 ‘돌’입니다. 동무가 왜 동무인가 하면 ‘동그랗게’ 어울리는 사이요, 동글동글(둥글둥글)한 마음, 그러니까 모가 나지 않으며 서로 돌볼(아낄) 줄 아는 사이란 뜻입니다. 여기에서 ‘돌보다’가 ‘돌다’하고 말밑이 같은 줄 알아챌 만해요.


  한자말 ‘친구’가 나쁘지 않습니다만, 우리말 ‘동무’를 혀에 얹으면서 여러 우리말이 얽힌 실타래를 새롭게 바라보고 쉽게 엿볼 만해요. 이런 줄거리를 《쉬운 말이 평화》란 책에 담았고, 올해에 새로 선보일 《곁책》에도 담습니다. 책을 펴내 주시는 곳에서 보낸 첫벌꾸러미를 슥 훑으면서 틀린글씨를 벌써 넷 보았습니다. 슥 훑으면서 넷을 보았으니 저녁에 찬찬히 되읽으면 얼마나 더 나오려나요.


  곁에 있는 사이가 된다면, 곁에서 아끼는 동무가 된다면, 우리 마음에는 즐거이 노래가 싹트리라 생각해요. 《곁책》이란 책이 태어나면, 이 책에서 다루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곁책’을 한자리에 모아서 보여주고 책손한테 알리는 마을책집이 있겠지요? 봄이 깊으면서 슬슬 땀이 돋으려 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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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3. 소양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 낮에 풀다가 매듭을 못 짓고서 넘긴 ‘소양’이란 한자말이 있습니다. 으레 ‘기본’을 붙여 ‘기본소양’처럼 쓰기도 하지만, 이때에는 겹말입니다. ‘기본소양’이 겹말인 줄 깨닫는 분은 몇이나 될까요? 한자말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한자말을 쓰면 좋으냐 나쁘냐를 떠나서, 말결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아무 말이나 덕지덕지 붙이면 그만 우리 스스로 무슨 이야기를 펴려고 했는가 하고 동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말밑을 하나하나 파다 보면 어느새 ‘덕지덕지 붙여서 어렵게 늘여뜨리는 말이나 글이 얼마나 덧없고 바보스러운가’를 깨닫지요.


  깨달은 사람은 어려운 말을 안 씁니다. 쓸 턱이 없어요. 깨달은 사람은 언제나 가장 쉽게 이야기를 들려줘요. 절집에서 펴는 한마디(화두)는 언제나 매우 쉬워서 어린이부터 다같이 알아들을 만한 낱말이자 이야기이기 마련입니다. 절집 한마디가 어려운 낱말이거나 쉬 알아듣기 어렵다면, 이런 한마디를 편 스님은 덜 깨달았거나 못 깨달은 셈이지요.


  곰곰이 보자면, 덜 깨닫거나 못 깨달은 사람이 말을 어렵게 합니다. 사람들이 안 깨닫거나 못 깨닫기를 바라는 속셈으로 시커먼 사람들이 말을 어렵게 합니다. 참다운 사랑이나 어깨동무(평화·평등)를 바라지 않는 이도 말을 어렵게 합니다. 거짓스러운 껍데기, 이른바 허울을 뒤집어쓴 채 이름·돈·힘을 거머쥐려는 이들도 말을 어렵게 합니다. 말을 어렵게 하는 이들은 ‘진보도 보수도 좌파도 우파도 아닌 기득권’일 뿐입니다.


  누가 말을 쉽게 할까요? 어른이지요. 어버이예요. 어린이입니다. 아이예요. 스스로 어른이나 어버이나 어린이나 아이가 아니라면 언제나 말을 어렵게 하거나 비비꼬기 마련입니다. 이름·돈·힘을 움켜쥐면서 사람들이 못 깨닫거나 안 깨닫기를 바랄 뿐 아니라, 이 삶터(사회)를 뒤흔들려는 검은 꿍꿍이를 품거나 이 삶터를 둘(이분법)로 쪼개어 다툼을 부추기는 모든 이들이 바로 말을 어렵게 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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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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