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28. 정치 문학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처음에는 둘레에서 쓰는 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입니다. 이러다가 고개를 갸우뚱할 만한 낱말이라든지, 영어나 한자나 일본말이나 중국말을 모르고서는 아리송한 낱말이라면 어떻게 풀거나 옮겨서 우리 나름대로 새롭고 즐겁게 쓸 만한가 하고 생각합니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어린이를 생각합니다. 넷째랑 다섯째랑 여섯째에서 어른을 돌아봅니다. 글이나 책을 아는 사람이 아닌, 글이며 책하고 떨어져서 살아가는 사람한테 부드럽고 쉬우면서 살림결로 녹아들 만한 말씨를 헤아립니다.


다스리다·다루다·돌보다·보살피다

거느리다·움직이다

어울리다·이끌다·가꾸다

결·길·감투

나라·모둠길·모둠틀

벼슬·힘

살림·살림길·삶·삶길

살림빛·삶빛

곧은길·바른길

눈치·눈치보기·알랑대다·뒷질·뒷길


  이렇게 풀거나 옮긴 한자말은 무엇일까요? ‘정치(政治)’입니다.


글꽃

글맛·글멋·글빛

글쓰기·글짓기

붓멋·이야기꽃

간드러지다·곱다·달콤하다

살갑다·멋스럽다·아름답다·예쁘다

보기좋다·그림같다·포근하다


  이렇게 풀거나 옮긴 한자말은 무엇일까요? ‘문학(文學)’입니다. ‘정치’이든 ‘문학’이든 얼추 마흔 해를 지켜보면서 살아오노라니 자리마다 어떻게 달리 담아내거나 나타낼 만한가를 그릴 수 있더군요. 틀을 세우려 하면 생각이 갇히고 말이 갇히며 삶이 갇혀요. 틀을 허물고서 하늘을 품으면 생각이 트이고 말이 트이며 삶이 트입니다.


  울타리에 가두는 말이 아니라 하늘로 뻗는 말을 함께 쓰면 좋겠습니다. ‘정답’에 따라서 흘러가는 말이 아니라 ‘살림’을 생각하면서 즐거이 어깨동무하는 푸른 말씨를 품으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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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25. 실실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북녘에서는 ‘붉은피알·흰피알’이란 이름을 쓴다고 합니다. 남녘에서는 진작 ‘붉은피톨·흰피톨’이란 이름이 있었으나 ‘적혈구·백혈구’를 내세운 이름에 밀렸습니다. 몸에 흐르는 피이니 ‘피’라고 말할 뿐이요, 굳이 ‘혈액’이라는 한자말로 옮겨야 하지 않아요. ‘톨’이나 ‘알’은 동그랗게 맺거나 낳는 숨결을 가리키는 이름입니다. “밤 한 톨”에 “쌀 한 톨”이고, “능금 한 알”에 “배 한 알”입니다. 열매가 작아 ‘톨’이고, 열매가 조금 커서 ‘알’이요, 열매가 꽤 커서 ‘통’이니, “수박 한 통”니나 “배추 한 통”입니다.


  우리말 ‘톨·알·통’을 쓰면서 말결을 헤아리기도 하지만, 말밑을 읽기도 해요. ‘톨·통’으로 잇고, ‘ㅌ·ㄷ’이 맞물리니 ‘돌·동’을 나란히 그리면서 살림살이랑 숲을 더 읽어내지요. 이러구러 본다면 몸에 흐르는 피를 살필 적에는 ‘피알’보다는 ‘피톨’이 어울리지 않느냐고 북녘사람한테 물을 만한데 ‘알’을 ‘쌀알’처럼 쓰기도 하니 ‘피알’이 안 어울린다고 하기는 어려워요. 두 나라에서 다르게 보면서 쓰는 말씨로 여기면서, 서로 말쓰임을 넓히는 발판으로 삼으면 즐거웁습니다.


  새벽나절에 ‘톨·알’을 가누다가 ‘노동집약’이란 일본 말씨를 푸는 실마리를 엿보고, ‘플래시·섬광’을 ‘불빛’으로 가다듬다가, ‘묽기·짙기·깊이’로 ‘농도’를 손보면 되겠다고 느끼고, 일본 영어인 ‘코스프레’를 손질하고는, ‘집사·면봉’을 추스르다가 ‘소개장·추천장’을 담아낼 말씨를 생각하니 어느새 저녁입니다.


  요즈막에 ‘여혐·남혐’이 금긋는 다툼질로 불거지는데, ‘혐’을 붙인 말씨도 일본에서 건너왔습니다. 일본은 ‘혐한’으로 장난질을 쳤고, 우리나라는 ‘혐일’로 맞붙었어요. 우리말로 하자면 ‘밉질’입니다. ‘밉한·밉일’에 ‘밉갓(밉가시내)·밉벗(밉사내)’으로 치닫는데, 막질 못잖은 바보질인 밉질은 이제 끝장내어야지 싶어요. 우리는 싸우려고 다른 몸을 입고 태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서로 다르게 생각하고 살아가면서 사랑을 새롭게 찾으려고 다른 몸을 입고 태어납니다. 우리는 서로 다른 줄 깨닫고 새록새록 사랑하는 이웃이자 동무가 되려고 다른 겨레에 다른 나라에 다른 고장에 다른 마을에 다른 집을 이뤄요.


  배움터나 책으로 ‘다름’을 가르치려면 “사랑하려고 서로 다르단다” 하고 말할 줄 알아야겠고, “서로 다르게 사랑하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짚을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이러자면 말부터 슬기롭게 가다듬으면서 어린이하고 손을 잡고 놀이하는 쉽고 상냥하면서 포근한 말살림을 지어야겠지요.


  그나저나 아침나절에 ‘성실·건실·견실’을 가누며 갈무리하느라 골이 조금 아팠습니다. 실실실 겹치는 세 한자말은 ‘열매’를 가리킵니다. ‘알’이고 ‘톨’이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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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22. -2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 2020년 가을에 ‘마을책집 빛꽃잔치(사진전시회)’에 쓰려고 ‘천그림판(캔버스화판)’을 장만했고, 이 천그림판에 글씨를 넣어 ‘노래꽃판(동시 액자)’를 꾸려 보았습니다. 쓰면 쓸수록 스스로 마음에 들고 이웃님도 반기셔서 꾸준히 천그림판을 장만해서 글씨를 옮겨쓰는데, 어쩐지 시골집에 닿는 천그림판이 ‘시킨 만큼’ 오지 않는다고 느꼈어요. 그동안 여러모로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지나갔다가 오늘은 이래서 안 되겠구나 싶어서 글붓집(문구사)에 따지는 글을 남겼습니다.


  예순 자락을 시켰는데 왜 쉰여덟만 보낼까요? 두 자락을 빼돌려서 길미를 얼마나 남길까요? 장사하는 사람도 때로는 놓치거나 잘못한다면서 빠뜨릴는지 모르나, 한 판이 아니고 두 판 석 판 이어간다면 그들 마음이 뭔가 썩어들어간다는 뜻이라고 느낍니다. 서울처럼 커다란 고장에서도 천그림판 작은크기를 사기가 만만하지 않고, 시골은 더더구나 살 수 없어 누리가게를 믿고 시키는데, 850원짜리를 둘 빼돌리고 몹쓸것(불량품)을 둘 끼워넣어 ‘850×4 = 3400’원을 남겨먹는 짓으로 이녁은 얼마나 돈벌이가 될까요. 이런 짓으로 벌이를 해본들 하찮은 데에서 다 새어나가겠지요.


  아름다이 일해서 아름다이 벌어들인 돈·이름·힘은 아름답게 흐릅니다. 안 아름답게 일해서 안 아름답게 거머쥔 돈·이름·힘은 곧 민낯이 드러나면서 스스로 망가집니다. 삶이란 언제나 스스로 비추는 거울이거든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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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5.21. 예술작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그제 밥을 짓다가 왼손가락을 크게 베었습니다. 칼이 쑥 들어갔어요. 철철 흐르는 피를 물끄러미 보다가 물로 살며시 헹구었고, 띠(밴드)를 대어 추스르고는 마저 밥을 지어서 차렸습니다. 그 뒤로 설거지나 물을 만져야 할 일을 아이들한테 맡기려는데 이모저모 거들다가도 슬그머니 안 해서, 살살 물을 만지면서 부엌일을 하고는 띠를 갑니다.


  어느 해 어느 때부터 마음눈을 꺼리지 않기로 했고, 그때부터 걱정이나 두려움 같은 느낌이 살며시 찾아오다가도 불쑥 사라집니다. 아니 누그러뜨리거나 녹여서 지워요. 이러는 동안 말하고 얽힌 삶이며, 삶하고 얽힌 말을 새삼스레 읽습니다. 아이들이 “아버지 피가 철철 나요!” 하고 놀라지만 “그러니?” 하고 쳐다보았고, “얼른 밴드 붙여요!” 할 적에는 속으로 ‘아, ‘밴드’란 고 영어를 어떻게 풀어내면 좋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이틀을 지나며 돌아보자니 진작에 ‘띠’라는 낱말로 ‘밴드’를 풀어내었더군요. 여느 밴드라면 여느 ‘띠’로 풀어낼 만할 테고, 다친 곳에 붙이는 띠라면 ‘돌봄띠’쯤으로 새말을 지을 만할까요.


  이런 일을 치를 적에 둘레에서 으레 “으째 그런 판에도 새말을 지을 생각을 하시오?” 하고 묻는데, “새말을 지으려는 생각이라기보다, 왜 이러한 일을 치르는지를 조용히 돌아보노라니 어느새 이러한 삶에는 이러한 말로 옛날 옛적부터 사람들이 살아왔구나 하고 머리에 번쩍 하고 스치는 이야기가 흘러들어요. 그러니 그렇게 번쩍 스치는 이야기를 갈무리할 뿐이랍니다.” 하고 대꾸합니다.


  생각해 봐요. 가시어머니(장모님)가 열 몇 해 앞서 저더러 “우리 사위는 다 좋은데 왜 칼을 안 갈아서 써?” 하셔서 그날부터 숫돌로 신나게 칼을 잘 갈아서 썼고, 엊그제는 그렇게 잘 갈아 놓아서 살짝 스치면서도 쑥 베이는 생채기가 났고, 이 생채기를 다스리려 하면서 ‘밴드’란 낱말을 몸으로 되새길 수 있습니다. 다쳐 보고서 뭘 붙이지 않고서야 이때에 쓰는 말씨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겠지요.


  그러고 보면 ‘가난’하고 얽힌 낱말은 여태 잘 풀어내었는데 ‘가멸다(부자)’하고 얽히거나 ‘돈벌이’하고 얽힌 낱말은 그닥 잘 풀어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돈도 넉넉히 벌어들여서 누려야겠네 하고도 생각합니다. 낱말로 ‘가멸다·푸지다’가 어떤 뜻이나 결인 줄 얼핏 느끼지만, 막상 삶으로 ‘가멸다·푸지다’를 편 일은 드물거든요. 큰고장에서는 삯집에서만 살았기에 ‘집임자’나 ‘임자’나 ‘지기’란 이름하고 얽힌 살림을 몰랐지만, 시골로 터전을 옮기면서 빈집을 1000만 원에 장만하여 ‘집임자’가 되고부터는 이럭저럭 ‘집임자·임자·지기’란 무엇인가를 조금씩 깨닫습니다. 앞으로는 ‘땅임자’도 되어 보면서 이러한 말씨하고 얽힌 살림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해요.


  다만, 어릴 적인 1970∼80년대에 1990년대까지, 총칼나라로 짓밟힌 수렁판에서 끔찍하고 모진 ‘싸움밭’을 겪었기에 ‘싸움·다툼·겨룸’을 더 겪을 마음은 터럭만큼도 없습니다. 요즈음 싸움터(군부대)에서 싸울아비(군인)한테 주는 밥이 구지레하다는 소리가 곧잘 불거지는데요, 제가 싸움터에서 볼볼 기는 하루를 보내야 하던 1995∼1997년에는 아주 말할 수 없는 ‘걸레밥’을 먹었습니다. 이 걸레밥조차 없어서 굶기도 했고, 대대·연대·사단…… 쭉쭉 올라가는 그들이 얼마나 먹을거리(식량)를 빼돌리면서 중대·소대에 있는 사람(군인)을 가난과 굶주림에 허덕이도록 했는가를 뼛속 깊이 느끼고 보았습니다. 1997년 한여름에 한때 달걀을 신나게 먹은 적이 있는데요, 윗물(상급 부대)에서 고기(돼지고기·소고기)를 몽땅 빼돌리고 달걀이 신물난다면서 밑물(하급 부대)에 달걀만 잔뜩 보낸 적이 있어요. 뭐, 하루에 달걀을 예닐곱 알씩 먹었지요. 배추하고 무는 안 주고 동글배추(양배추)만 잔뜩 주었기에, 동글배추를 지겹도록 먹은 적이 있고요. 고맙게. 그때 중대장·행정보급관뿐 아니라 모든 군간부가 쌀하고 건빵이며 ‘맛스타’란 이름인 마실거리까지 대놓고 빼돌려서 쌀밥조차 모자라기 일쑤였는걸요.


  아무튼 오늘은 드디어 ‘예술·작품·예술작품’이란 말씨를 찬찬히 손질하는 실마리를 거의 풀었습니다. 이제는 이 세 마디를 굳이 안 쓸 수 있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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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숲하루 2021.5.17. 전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새벽에 끙 하면서 자리에 눕습니다. ‘전말’이란 한자말을 풀자니 ‘전모’하고 맞물립니다. 두 한자말은 거의 똑같이 쓰되, 우리 스스로 어떻게 풀어내어 말빛을 살리면 좋을는가를 제대로 헤아리지 않는구나 싶더군요.


  새벽에 일어나서 한참 붙잡으며 풀어내는 동안 ‘규명·파악’을 더 잘게 끊어내는 길을 짚고, ‘비평·평가·논하다’가 얽힌 실타래를 풀고, ‘방정식’을 얼마나 아무 데나 쓰는가를 돌아본 뒤, ‘예술’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을 우리가 얼마나 아무렇게나 덕지덕지 붙이는가를 살핍니다.


  모든 말은 실타래처럼 잇습니다. 한 가지만 풀어내지 않습니다. 늘 여러 낱말을 묶어서 풀어요. 밥짓기가 도마질만이 아니라, 텃밭일만이 아니며, 물맞춤만이 아니듯, 모두 하나로 엮어서 흐르듯, 말빛을 찬찬히 추슬러서 즐겁게 쓰는 길도 ‘우리 생각을 나타내는 모든 말을 처음부터 끝까지 새롭게 따져’야 실마리를 풉니다.


  아마 이 때문에 말을 말답게, 그러니까 우리말을 우리말답게 쓰려고 생각하거나 살피는 사람이 드물구나 싶어요. 어떤 생각을 어떤 말이라는 그릇에 담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몽땅 다시’ 혀에 얹어야 하거든요.


  몇몇 벼슬꾼이나 막말꾼만 ‘아무 말 큰잔치’를 하지 않습니다. 우리도 똑같아요. 엊저녁에 《풀밭에 숨은 보물 찾기》란 그림책을 읽는데, 그림이나 짜임새는 좋아도 그림 곁에 붙인 글은 모조리 엉성하더군요. 차라리 글은 한 줄도 안 넣으면 좋았을 텐데 싶어요. 이를테면 “햇살이 따뜻해지면 …… 엎드려 있던 …… 풀들 사이로 …… 몇 개가 있나요 …… 초록색으로 변할 거예요 …… 귀 기울이게 돼요 …… 굴속으로 숨었어요 …… 집 근처에는 카펫 같은 솔이끼 …… 옆의 다른 굴”처럼 글을 참 아무렇게나 쓰더군요. 글붓으로 이 모든 얄딱구리한 말씨를 고쳐 놓다가 머리가 아팠습니다. 너무하니까요. 이런 글을 그대로 책으로 찍어내어 어린이한테 읽히려 하다니, 그린이도 엮은이도 너무한 노릇입니다.


  줄거리만 좋다고 좋은 책일 수 없습니다. 이야기만 잘 짠다고 좋은 말일 수 없습니다. 낱낱이 보고 차곡차곡 가다듬어 발걸음마다 빛나야 즐겁게 나눌 책이자 말입니다. 다 보아야 합니다. 앞뒤를 보고 뜻으 흐르는 길을 봐야지요.


  그나저나 ‘전말·전모’를 어떻게 풀어냈느냐 하면, 바로 앞에 적은 다섯 줄에 제법 적어 놓기도 했고, 이 하루쓰기에 슬쩍슬쩍 실마리를 써 놓았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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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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