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시렁 8


《鐵路の煙》

 長谷川英紀

 六法出版社

 1971.1.10.



  한국에서는 ‘長谷川英紀’라는 분이 찍어서 엮은 사진책을 만날 길이 까마득합니다. 눈밝은 책집지기가 있어 일본에서 곧장 사들여서 갖추는 곳이 있다면 비로소 구경할 만합니다. 또는 한국에 사진책도서관이 있으면 이 도서관지기 가운데 몇몇이 ‘長谷川英紀’라는 분 사진책을 건사해서 갖추어 놓겠지요. 모든 사람이 모든 책을 알 수는 없고, 모든 사진지기가 모둔 사진책을 꿸 수는 없습니다. 2018년 봄에 일본마실을 하면서 이제껏 못 알아보거나 모르던 일본 사진님 열매를 몇 권 찾아내어 들고 오자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에서 살며 일본에 있는 책집을 으레 다니는 분이라면 널리 이름난 사진님뿐 아니라 조용히 사진길을 걷는 사진님 책도 넉넉히 헤아리겠지요. 《鐵路の煙》은 기차를 사랑하는 이라면 담뿍 사로잡힐 만한 사진책입니다. 그리고 ‘어느 하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적에 이만 한 사진책을 빚는다’고 하는 이쁜 마음을 알려줍니다. 기차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이 사진책을 펴면서 ‘사랑하는 님한테 다가서는 숨결’을 배울 만하고, ‘사랑하는 님하고 달리는 삶자리’를 느낄 만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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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into China (Hardcover, 1st)
Geographic National / Univ of Washington Pr / 198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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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7


《journey into China》

 national geographic

 1982.



  사진가 열 사람이 중국을 누볐다고 합니다. 이렇게 해서 매우 두툼한 사진책 한 권이 태어나니, 《journey into China》입니다. 이 같은 사진책은 내셔널지오그래픽뿐 아니라 라이프에서도 엮어서 냈어요. 뜻이 있기 때문에 낼 수 있는 사진책이 아닌, 뜻에다가 돈이 함께 있어서 내는 사진책인데, 1988년에 일곱째로 찍은 책을 살피면 간기에 그동안 몇 부를 찍었나를 밝힙니다. 처음(420,000), 둘째(50,000), 셋째(50,000), 넷째(40,000), 다섯째(115,000), 여섯째(200,000), 일곱째(50,000), 이렇게 밝히는데, 아마 그 뒤로도 더 찍었을 테니 어마어마하게 팔리면서 사랑받은 사진책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이 엄청난 사진책은 한국에 몇 권쯤 들어왔을까요? 지구별 여러 나라에 널리 깃든 사진책 하나는 중국이라는 나라로 빠져들어서 이야기를 길어올렸다고 하는데, 우리는 이 사진책 하나가 품은 ‘중국 이야기’만큼이나마 이웃나라 중국을 알거나 헤아릴까요? 쉽지 않겠지요. 곰곰이 생각합니다. ‘한국마실’을 다루는 사진책을 나라나 지자체에서 뜻을 세워 빚을 수 있을까요? 긴긴 날을 들여 찬찬하면서 알뜰히 엮을 ‘살림 이야기’는 언제쯤 태어날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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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산골학교 아이들 - 참다운 평화를 위한 길
나가쿠라 히로미 글.사진, 이영미 옮김 / 서해문집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사진책시렁 6


《아프가니스탄 산골학교 아이들》

 나가쿠라 히로미

 이영미 옮김

 서해문집

 2007.6.30.



  연필 한 자루로 그려도 온갖 빛깔이 피어날 수 있습니다. 마음에 무지개를 품으면서 손끝에 별빛을 실을 적에는 연필그림이 더없이 곱게 피어납니다. 알록달록 물감을 쓰기는 하더라도 마음에 무지개를 품지 않을 적에는 온통 까만 느낌이 된다든지, 아무 빛을 못 느낄 수 있어요. 어쩌면 고요히 가라앉은 빛을 무지개 빛깔로 그려낼 수 있을 테고, 환하게 피어나는 빛을 연필 한 자루로 그려낼 수 있습니다. 그림도 처음에는 숯 한 조각으로 까맣게만 그렸을 수 있고, 나뭇가지로 흙바닥에 흙빛으로만 그렸을 수 있어요. 사진은 처음에 한 가지 빛깔로 모든 빛을 담아내야 했는데, 어느덧 무지개빛을 고루 쓸 수 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산골학교 아이들》에 깃든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눈빛이며 낯빛이 밝습니다. 흑백 아닌 무지개빛으로 찍었기에 밝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이 제 고장을 사랑하며 수수하게 살아가는 숨결을 이웃으로 마주하면서 담으려 했기에, 사진으로도 밝게 마주할 만합니다. 이웃으로서 찍는 사진이 아닌, 기록하거나 다큐멘터리를 하려는 사진이었다면 밝음도 눈부심도 무지개도 없겠지요. 기록하지 않고 이웃이 되려 하기에 사진이 태어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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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ward Sheriff Curtis (Hardcover) - Visions of the First Americans
Don Gulbrandsen / Chartwell Books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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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진책시렁 5


《Edward S.Curtis, vision of the first Americans》

 Edward S.Curtis

 Chartwell books

 2011



  한국에서는 ‘에드워드 쉐리프 커티스’보다는 청년사에서 해적판으로 낸 책, 또 류시화라는 분이 살그머니 가져다쓴 사진으로 알려진 북미 텃사람, ‘the first Americans’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제는 에드워드 커티스 님 사진을 제대로 받아들여 전시마당을 열기도 합니다만, 전시마당이 서기 앞서까지는 북미 텃사람 사진을 누가 어떻게 왜 얼마나 찍었는가는 잘 안 알려졌어요. 2011년에 《북아메리카 인디언》(눈빛)이라는 사진책이 나오기도 했는데, 막상 일본이나 미국에서 나온 사진에 대면 빛결이 퍽 엉성합니다. 예전이야 외국 사진책을 장만하기 어려웠다고 할 테지만, 요새는 아마존 누리집이나 한국 누리책집에서 얼마든지 장만할 수 있어요. 또는 외국마실을 다녀오며 장만해도 되고요. 사진 한 장을 찍을 적에 찍히는 사람 넋이 담긴다고 여긴 북미 텃사람입니다. 옳은 말입니다. 다만 우리 넋을 사진에 빼앗기지는 않습니다. 우리 넋이 사진에도 깃들어서 새롭게 피어나요. 미국 정부가 북중미에서 떼죽임잔치를 벌였지만, 그 북새통에서 북중미 텃사람 삶이며 살림을 사진으로 남겨 준 손길이 있기에, 역사와 문화를 곧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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昭和藝能東西―本橋成一寫眞集 (ハ-ドカバ-)
모토하시 세이이치 / オフィスエム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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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4


《上野驛の幕間》

 本橋成一

 現代書館

 1993.7.1.



  사진을 찍기란 매우 쉽습니다. 즐겁게 마주하면서 반가이 손을 잡는 사이로 지낼 적에는 사진을 매우 쉽게 찍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진기를 앞세워 섣불리 다가서려 할 적에는 사진을 찍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왜 섣불리 다가서려 할까요? 보기 좋아서 얼른 찍고 싶은가요? 보기 좋은 모습을 얼른 찍고 다른 곳에서 또 다른 보기 좋은 모습을 얼른 찍고 싶은가요? 한국에서 아직 훌륭한 사진가를 만나기 어려운 까닭은 매우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사진으로 찍힐 사람을 이웃으로 마주하면서 오래도록 벗으로 사귀다가 비로소 사진기 단추를 누르는 사람이 드문 탓입니다. 모토하시 세이이치 님이 빚은 《上野驛の幕間》은 대단히 아름답습니다. 일본 우에노역을 둘러싼 갖은 이야기가 사진책 하나에서 빛납니다. 무지개빛이 아닌 까망하양으로 찍은 사진인데, 이 사진책을 펴면 모든 사람 모든 자리 모든 모습이 알록달록 곱게 춤추어요. 역에서 언뜻 스치는 사람을 찍었는데에도 이와 같다면, 살짝 마주치는 사이에서도 얼마나 마음을 나누었다는 뜻일까요? 그리고 역무원하고는 얼마나 살가이 지냈다는 뜻인가요? 사진은 마음으로 찍기에 따스하면서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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