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 - 온가족이 함께보는 헝가리 여성사진가 아일라의 동물사진 앨범
정진국 글, 이일라 사진 / 눈빛 / 201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책시렁 26


《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

 이일라 사진

 정진국 글·엮음

 눈빛

 2012.5.7.



  1911∼1955. 헝가리 사진가. 카밀라 코플러(Camilla Koffler). ‘Ylla’라는 이름으로 사진을 찍은 분이 있습니다. 이분 이름을 한국에서는 ‘이일라’나 ‘일라’로 적습니다. 《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는 한국 사진비평가 한 분이 이녁 사진 가운데 ‘곰을 비롯한 여러 짐승’을 담은 사진을 작게 보여주면서 ‘사진을 풀이하는 말’을 달아 놓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진비평가는 Ylla 님이 어떤 마음으로 삶을 가꾸면서 문득 사진기를 손에 쥐어서 사진을 찍었는가 하는 대목을 읽기보다는, 사진에 찍힌 여러 짐승들 몸짓을 우스꽝스럽게 바라보면서 군말을 붙였구나 싶습니다. 참으로 쓸데없구나 싶은 군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서, 이 사진책을 읽는 내내 끔찍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라는 이름은 잘 붙였다고 느낍니다만, ‘사랑’이란 군말이 아닙니다. 귀엽게 바라보는 눈도 사랑이 아닙니다. Ylla 님은 사진에 담긴 ‘아이들’을 억지로 꾸미거나 이끌지 않았어요. 함께 살아가는 벗으로 마주하면서 즐겁게 사진으로 옮겼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읽지 않고서 섣불리 붙이는 비평이란 뭘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진책시렁 25


《北上川》

 ?部澄

 平凡社

 1958.5.30.



  모름지기 기자라면 저마다 살펴보는 자리에 하루 내내 머물면서 지켜보기 마련입니다. 야구나 축구를 살피는 기자라면 야구장이나 축구장뿐 아니라 야구 선수나 축구 선수가 돌아다니는 모든 곳을 함께 찾아다니겠지요. 정치 기자나 경제 기자도 매한가지일 테고요. 그러면 사진가라는 이름인 사람들은 스스로 사진에 담는 이웃하고 얼마나 가깝게 오래 꾸준히 함께 어우러지면서 사진 한 장을 찍을까요? 가끔 찾아가서 ‘좋은 그림’이 나오면 한 장 찍을는지요? ‘좋은 그림’을 바라지 않고 즐겁게 사귀는 이웃으로 어우러지다가 문득 사진도 한 장 찍고는 사진기를 옆으로 치워 놓을는지요? 키요시 소노베 님이 빚은 《北上川》은 일본 어느 냇마을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냅니다. 기록도 다큐도 아닌 이야기로 사진을 담아내어 책 하나로 엮습니다. 뭔가 놀랍거나 대단한 그림을 담은 사진책이 아니라, 어느 냇마을에서 냇사람이 어떻게 하루를 짓고 살림을 가꾸면서 서로 아끼는 삶인가를 사진으로 느낄 수 있도록 보여줍니다. 솜씨나 손놀림으로 태어나는 사진이 아닙니다. 오직 따사로운 마음에 기쁜 손길을 실어서 하나하나 어깨동무하는 노래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진책시렁 24


《새마을》 20호

 편집부

 대한공론사

 1973.12.1.



  이제는 4대강사업에 쏟아부은 돈이 얼마나 끔찍했고 무시무시했는가를 누구나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한창 이 삽질을 밀어붙이던 무렵에는 꽤 많은 이들이 4대강사업은 훌륭한 일이라고 치켜세웠고, 떡고물을 받아먹었습니다. 누가 얼마나 떡고물을 받아먹었으며, 떡고물을 받아먹은 이는 어떻게 살까요? 조금씩 거슬러 올라가면 갖가지 삽질이 나라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무척 많은 이가 떡고물을 거머쥐면서 장사를 합니다. ‘삽질로 떡고물 챙기기’는 아무래도 새마을운동이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새마을운동 깃발은 아직까지 이곳저곳에서 나부낍니다. 《새마을》 20호는 독재자가 ‘삽질 떡고물’ 판을 퍼뜨리던 무렵 나온 숱한 잡지나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에 이르러도 사진밭에서는 ‘새마을운동 사진 허수아비 노릇’을 나무라거나 따지는 목소리가 없습니다만, 적잖은 사진쟁이는 새마을운동 사진을 찍으면서 밥벌이를 했습니다. 적잖은 글쟁이는 새마을운동 글을 쓰면서 입에 풀을 발랐고요. 삶을 짓는 길이 아니라, 삶에 허울을 씌우는 삽질이 그치지 않는다면, 사진밭뿐 아니라 삶터 어디나 망가집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 필름카메라로 10년 동안 담은 그사람의 사진과 짧은 글
그사람 지음 / 스토리닷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사진책시렁 23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그사람

 스토리닷

 2014.3.29.



  우리는 무엇이든 찍습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모습은 모두 찍어요. 못 찍을 모습이란 없습니다. 두 손에 사진기를 쥐었기에 마음껏 찍습니다. 그리고 두 손에 사진기가 없어도 마음으로 찍지요. 오늘 우리는 사진기라는 기계가 있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듯 여기곤 하지만, 기계에 앞서 마음에 담고픈 모습이 없다면 사진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글도 이와 같아요. 마음에서 샘솟아 나타내고픈 이야기가 있지 않다면 글이 태어날 수 없습니다.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은 말 그대로 사진기를 손에 쥐고 느릿느릿 돌아본 자리를 사진으로 비추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누구나 찍는 사진을 보여주고, 누구나 즐기는 사진이라는 말을 속삭입니다. 그래서 이 사진책에 깃든 사진은 하나도 대수롭지 않도 대단하지 않습니다. 어느 사진은 어느 눈으로 보자면 좀 어정쩡하거나 어설플 수 있습니다. 때로는 굳이 이런 사진을 왜 찍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잘 새겨야 하는데, 사진은 남한테 선보이려는 뜻으로는 안 찍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하려고 찍는 사진입니다. 잘 보이려고 찍을 사진이 아닌, 내가 보고 느끼고 헤아린 이야기가 있기에 사진을 찍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oree coloree 코레 콜로헤 1973-2016 로랑의 한국 여행기 Carnets de voyages 2
로랑 바르브롱 지음 / 눈빛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진책시렁 22


《코레 콜로헤》

 로랑 바르브롱

 눈빛

 2018.5.15.



  사진을 놓고 흔히 ‘기록’이라 한다면, 한국에서 한국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이는 무엇을 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거나 헤아릴까요? 사진가라는 자리에서 한국을 지켜보거나 살펴보면서 담아내는 눈은 얼마나 한국을 잘 말하거나 알릴 만할까요? 어쩌면 한국 사진은 한국 사진가 눈으로는 도무지 못 담는 모습은 아닐까요? 《코레 콜로헤》는 1973년부터 2016년까지 로랑 바르브롱 님이 바라보거나 마주한 한국을 사진으로 이야기합니다. 게다가 이 사진책은 ‘기록’이기까지 합니다. 기록이면서 이야기인 사진이 아닌, 이야기이면서 기록이 된 사진입니다. 어떻게 이 사진책은 ‘이야기+기록’이 될 수 있을까요? 수수께끼는 쉽습니다. 첫째, 한국을 사랑하면서 사진으로 바라보면 됩니다. 둘째, 손전화로 찍어서 늘 갖고 다니며 들여다볼 사진처럼 찍으면 됩니다. 셋째, 찍는 사람하고 찍히는 사람이 모두 즐거워 서로 이웃이나 동무가 될 수 있으면 됩니다. 넷째, 사진기는 그저 거들 뿐입니다. 대단한 장비가 아닌 으레 한 손으로 쥐며 글을 쓰는 연필처럼, 가볍게 들고 다니는 벗님으로 삼으면 되어요. 즐거운 이야기가 뜻있는 기록이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