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마음별 그림책 4
다이앤 아담스 지음, 클레어 키인 그림, 이현진 옮김 / 나는별 / 2017년 3월
평점 :
절판




그림책시렁 81


《사랑은》

 다이앤 아담스 글

 클레어 키인 그림

 이현진 옮김

 나는별

 2017.3.27.



  속삭이는 한 마디로 마음이 달라집니다. 노래하는 한 가락으로 생각이 바뀝니다. 아주 작은 한 마디였는데 나중에 보니 더없이 커다란 빛덩이예요. 참 나즈막한 가락이었으나 곰곰이 새기니 그지없이 우람한 사랑더미이지요. 《사랑은》은 어느 날 문득 마주하는 아주 조그맣구나 싶은 만남 또는 일 또는 이야기 하나가 어떻게 왜 얼마나 누구한테 사랑으로 피어나는가 하고 들려줍니다. 어미를 잃은, 아니 어미를 잃은 줄 모르고 나들이를 즐기던 오리를 어떻게 해야 할는지 몰라 망설이다가 오리답게 돌보고서 다 자랐구나 싶을 무렵 물가에 놓아 주는 길까지 보여주면서, ‘그저 작은 이웃목숨을 살피는 몸짓’으로 그치는 작은 일이 아닌, 아하 이렇게 지내는 동안 마음에서 자라고 가슴에서 피어나며 생각이 한결 부풀어오르는 이 모든 결이자 하루가 사랑이었네 하고 깨닫는 아이 삶을 그려요. 놀랍게 보여주지 않아도 됩니다. 큼지막하게 주지 않아도 됩니다. 뭔가 처음 맞닥뜨릴 만한 잔치를 깜짝깜짝 벌이지 않아도 됩니다. 한 마디이면 되고, 한 가락이면 넉넉해요. 한 줄이어도 좋고, 한 손을 내밀어도 곱습니다. 이 수수한 이야기를 싱그러우면서 힘찬 붓끝으로 담아낼 수 있으니 그림책이란 참 사랑스럽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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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간 곰 인형 웅진 세계그림책 63
이안 벡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웅진주니어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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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79


《바다에 간 곰 인형》

 이안 벡

 이경혜 옮김

 웅진닷컴

 2002.8.16.



  밤새 갖은 꿈을 꿉니다. 문득 눈을 뜨며 생각합니다. 눈을 뜬 이곳이 내 삶인지, 꿈나라 저곳이 내 삶인지 몹시 헷갈립니다.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눈을 뜨며 움직이는 이곳은 어쩌면 꿈나라 모습은 아닐는지, 눈을 감으며 보는 저곳이 참말로 내 삶은 아닌지 아리송합니다. 《바다에 간 곰 인형》은 곰 인형을 아끼는 아이가 얼음을 먹겠다며 살짝 자리를 비운 동안 곰 인형이 바다에서 맞이한 신나는 놀이를 하나하나 보여줍니다. 아이가 얼음을 먹고 온 틈은 매우 짧을 테지만, 바로이 짧은 틈에 곰 인형은 물살을 탔다가 새랑 하늘을 날았다가 이 놀이 저 마실을 실컷 했다지요. 얼음을 먹고 온 아이가 보기로는 곰 인형이 바닷물에 옴팡 젖은 모습이라, 물결이 여기까지 들이쳤나 하고 아리송해 할 수 있어요. 이러다가 쉬 지나치거나 잊겠지요. 아마 곰 인형은 바닷가에서는 바다놀이를 누리고, 집에서는 집에서대로 낮이나 밤에 이곳저곳 마음껏 누비는 놀이를 할는지 모릅니다. 아이가 모르게 말이지요. 어느 날 문득 아이가 ‘곰 인형 혼놀이’를 알아채거나 지켜본다면, 이때에는 아이도 ‘어머니 아버지 모르게’ 곰 인형하고 ‘함놀이’를 하면서 온누리를 두루 누비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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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여행 - 개정판 모두가 친구 8
메네나 코틴 지음, 로사나 파리아 그림, 유 아가다 옮김 / 고래이야기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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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80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 여행》

 메네나 코틴 글

 로사나 파리아 그림

 유 아가다 옮김

 고래이야기

 2008.4.10.



  어디에나 빛이 있고 빛깔이 서립니다. 빛이 없거나 빛깔이 죽은 곳은 없습니다. 눈에 따라 빛이나 빛깔을 다르게 느낄 뿐입니다. 적외선을 느끼는 눈이 있다면 자외선을 느끼는 눈이 있고, 가시광선을 보는 눈이 있다면 엑스선이나 감마선을 보는 눈이 있어요. 맞거나 옳은 눈은 따로 없어요. 다 다른 눈입니다. 사람한테서 흐르는 빛을 느끼는 눈이 있다면, 푸나무나 벌나비한테서 퍼지는 빛을 느끼는 눈이 있겠지요. 《눈을 감고 느끼는 색깔 여행》은 여러 눈 가운데 사람이라는 눈 한 가지를 바탕으로 “뜬 눈”보다 “감은 눈”으로 느끼자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자, 눈을 감고서 어떤 빛깔을 느낄 만한가요? 눈을 감으니 새까만가요? 눈을 감으니 오히려 더 하얀가요? 눈을 감으니 잿빛인가요? 눈을 감으니 외려 눈부신가요? 저는 눈을 감고 볼 적에 ‘까맣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눈을 감으면 오히려 더 환하다고 느낍니다. 그래서 “감은 눈”이라 할 적에 까맣게 그리는 빛깔이 안 맞거나 안 어울린다고 여겨요. 외려 “뜬 눈”일 적에 까만 빛깔을 느끼곤 합니다. 사람눈하고 잠자리눈은 다르고, 고래눈하고 새눈이 다릅니다만, 사람눈도 저마다 다른 줄 어느 만큼 느끼는가에 따라 삶을 보는 결이 확 달라지겠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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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의 비밀 알맹이 그림책 37
공문정 글, 노인경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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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78


《접시의 비밀》

 공문정 글

 노인경 그림

 바람의 아이들

 2015.6.2.



  밤에도 새벽에도 곧잘 설거지를 합니다. 뭔가 먹은 사람이 설거지를 안 한 채 개수대에 빈그릇을 쌓아 두거든요. 이를 어찌하면 좋으려나, 먹은 사람이 아침에 일어나면 빈그릇 좀 쳐다보라고, 이렇게 두면 어떻게 쓰느냐고 물어보아야 할까요. 이렇게 할 수도 있으나, 이러자면 일이 외려 많다고 여겨 한숨을 가늘게 쉰 뒤에 소매를 걷고 씩씩하게 설거지를 마칩니다. 할 수 있는 사람이 하자고,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되 마음에 느긋하면서 상냥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콧노래를 부르면서 하자고 여깁니다. 《접시의 비밀》에 나오는 아이는 접시에 새긴 무늬를 그냥 바라보지 않습니다. 접시 무늬하고 이야기를 해요. 접시 무늬가 문득 톡 튀어나와서 같이 놀기도 합니다. 언뜻 거짓말로 여길 수 있지만, 접시 무늬라고 해서 접시에 콕 박혀서 꼼짝하지 말아야 하지는 않아요. 접시 무늬도 놀고 싶으면 놀고, 밖으로 나가고 싶으면 나가겠지요. 숨겨진 이야기도 아니요, 수수께끼도 아니라 할 만해요. 마땅한 일이지만, 마땅하지 않다고 여기는 잔소리가 감돌 뿐입니다. 밥자리에서 밥을 빨리 먹고 치워야 하지 않습니다. 즐겁게 누리고, 기쁘게 먹고, 신나게 놀거나 일할 기운을 얻으면 되어요. 어느새 동이 틀 듯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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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아파요 - 캐스터만스
베네딕트 게티에 지음, 이주연 옮김 / 어린이아현(Kizdom)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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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77


《손가락이 아파요》

 베네디뜨 게띠에 글·그림

 u&i 이주연 옮김

 KIZDOM

 2003.9.10.



  열 손가락을 깨물어 열 손가락이 모두 아픈 줄 안다면, 팔꿈치가 아프든 무릎이 아프든 어깨가 아프든 귓등이 아프든 모두 똑같이 아픈 줄 알아요. 다리가 부러졌을 적에는 못 걷지 않아요. 발가락이 아파도 못 걷고, 뒷골이 댕겨도 걷기가 안 좋습니다. 크게 다치든 작게 다치든 쉴 노릇입니다. 몸이 다치든 마음이 다치든 쉬어야지요. 푹 쉬고서 온몸이며 온마음이 새롭게 깨어나도록 북돋울 노릇이에요. 밝게 웃고 노래하고 춤출 수 있게끔 씩씩하고 튼튼한 나로 다시 설 적에 아름다워요. 《손가락이 아파요》는 ‘다친 손가락’이 뾰로통해 한다는 이야기를, 또 다른 아홉 손가락이 다친 손가락 흉내를 내면서 같이 뾰로통해 한다는 이야기를, 이러면서 아주 드러눕고 아무 일도 안 하려 하는 열 손가락이 어느새 말끔히 낫고는 새롭게 일어나서 멋진 하루를 그린다고 하는 이야기를 부드러우면서 익살맞게, 또 나긋나긋 차근차근 들려줍니다. 아픈 아이가 울기에 살살 토닥이면서 쉬도록 합니다. 아픈 어른이 울음을 참기에 가만히 품으면서 울음을 뱉어내고 느긋이 쉬도록 합니다. 아이도 어른도 같아요. 모두 같은 사람인걸요. 아픈 데는 같고, 아픔도 같아요. 모두 말끔히 털고 일어나도록 곁에서 손을 내밀면 좋겠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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