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해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42
맥스 아마토 지음,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시렁 106


《완벽해》

 맥스 아마토

 이순영 옮김

 북극곰

 2019.5.25.



  저녁이 있으니 아침이 있고, 아침이 있으니 저녁이 있습니다. 어른이 있으니 아이가 있고, 아이가 있으니 어른이 있습니다. 바람이 부니 햇볕이 내리쬐고, 햇볕이 내리쬐니 바람이 붑니다. 둘이 나란히 있으니 어울립니다. 풀 한 포기 곁에 바위가, 나무 한 그루 곁에 돌멩이가, 둥지 곁에 버들강아지가, 무당벌레 곁에 잠자리가 사이좋게 있습니다. 종이 곁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우개 곁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열쇠 곁에는? 젓가락 곁에는? 간장 곁에는? 《완벽해》는 하얀 종이를 둘러싸고서 두 아이가 툭탁거리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두 아이는 같이 놀 마음이 하나도 없는 듯, 자꾸자꾸 혼놀이를 해요. 혼놀이가 나쁠 까닭이 없습니다만, 혼자만 좋고 동무한테는 내키지 않은 몸짓을 보이니, 둘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더더 혼자만 내달리려고 합니다. 이러다가 문득 생각해 봅니다. 아이들은 저 혼자만 아는 숨결일까요? 아이들은 저 혼자만 재미있거나 신나기를 바랄까요? 곰곰이 보면 아이는 ‘저 혼자만’ 생각한다기보다 ‘스스로 즐거울’ 길을 생각한다고 해야 알맞지 싶어요. 어디에서든 언제이든 신나게 누리거나 뛰노는 길을 생각하거든요. 이때에 누가 곁에 있으면서 넌지시 짚어 줍니다. ‘새롭게 즐거울’ 길도 살펴보자고.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지개 물고기와 신기한 친구들 - 네버랜드 Picture Books 198 무지개 물고기
마르쿠스 피스터 글.그림, 조경수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시렁 87


《무지개 물고기와 신기한 친구들》

 마르쿠스 피스터

 조경수 옮김

 시공주니어

 2009.6.5.



  이쪽 나라에서 살며 이쪽 나라가 익숙하니 저쪽 나라는 낯섭니다. 저쪽 나라에 산다면 저쪽 나라가 익숙할 테니 이쪽 나라는 낯설 테지요. 날하고 나라 사이뿐 아니라 마을이랑 마을 사이도 달라요. 더구나 한 마을에 있어도 이 집하고 저 집이 다르지요. 고작 담 하나를 마주한 집이라지만 서로 살림이 다릅니다. 그리고 한집에서 살아도 이 사람하고 저 사람이 달라요. 마음이 다르고 생각이 다릅니다. 생김새가 다르고 차림새가 다르지요. 또 서로 쓰는 말이 다릅니다. 《무지개 물고기와 신기한 친구들》은 무지개 물고기가 낯익은 동무한테서 멀리 떨어져 바다밑으로 깊이 들어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어느 모로 보면 ‘같은 바다’일 텐데 막상 바다밑으로 들어가니 다 다른 바다라지요. 바닷가에 가까운 쪽하고 바다밑이란 얼마나 다를까요. 아니, 다르다기보다는 얼마나 새로울까요. 이쪽에서 익숙한 모습은 저쪽에서는 낯설어요. 저쪽에서 익숙한 모습은 이쪽에서 낯설지요. 서로 다르구나 하고 느끼면서 고개를 홱홱 돌릴 수 있습니다만, 서로 다르구나 하고 느끼기에 새로운 살림을 지켜보면서 배울 수 있어요. 가만히 보면 우리 삶터에서도 철이 다르고 날이 달라요. 터는 같지만 늘 다른 철과 날을 맞으며 새로운 하루를 배웁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까불까불 벙어리 장갑 꼬꼬마 도서관 6
오시마 다에코 지음, 육은숙 옮김 / 학은미디어(구 학원미디어)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그림책시렁 101


《까불까불 벙어리 장갑》

 오시마 다에코

 육은숙 옮김

 학은미디어

 2006.5.5.



  밤마다 집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알 수 있을까요? 아마 밤에 잠을 안 자고서 조용히 실눈을 뜬다면 이 일도 저 일도 눈치를 챌 만합니다. 그렇지만 밤에 잠을 안 자기는 어렵지요. 아침이며 낮이며 저녁이며 실컷 뛰놀았으니까요. 다시 말해서 아침 낮 저녁에 실컷 잠을 잤다면 밤에 슬그머니 일어나서 놀 테지요? 《까불까불 벙어리 장갑》은 아침 낮 저녁에는 아이한테 둘도 없는 기쁨이 같은 벙어리 장갑으로 있던 두 아이가 밤이 되면 까불까불 바깥으로 놀러다니는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사람아이 손에 끼인 채 놀아도 나쁘지는 않아요. 그러나 장갑아이로서 둘이 어울려 놀 적에 더 신납니다. 사람아이한테서 사랑받으며 지내는 나날도 좋아요. 사람아이는 참말로 벙어리 장갑을 아끼거든요. 어머니가 그윽한 손길로 떠서 건넨 벙어리 장갑에 흐르는 따사로운 마음을 누리고요. 까불이 벙어리 장갑은 저희 나름대로 이것도 해보고 싶으며 저것도 겪고 싶습니다. 참말로 사람아이하고 같아요. 사람아이도 ‘어른이 말리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만지고 저것도 건드리면서 온갖 삶을 새롭게 마주하고 싶어요. 스스로 달립니다. 스스로 깡총깡총 뜁니다. 스스로 짓고 누리면서 모두 새삼스레 배우는 아이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잠자는 책 풀빛 그림 아이 22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샬롯 졸로토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시렁 86


《잠자는 책》

 샬로트 졸로토 글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2002.2.20.



  잠든 사람치고 이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느낍니다. 눈을 뜨고 돌아다닐 적에는 그토록 모질거나 사나운 사람조차 잠이 폭 들고서 몸에 기운이 쪼옥 빠져나갈 적에는 더없이 부드럽거나 곱기 마련입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매한가지예요. 할머니도 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잠든 아이들 머리맡에 앉아서 가만히 팔다리를 주무릅니다. 머리도 구석구석 가볍게 손가락으로 눌러 줍니다. 이마를 쓸어넘기고 이불깃을 여밉니다. 여름에는 개구리 노랫소리가, 가을에는 풀벌레 노랫소리가, 겨울에는 바람 노랫소리가, 봄에는 멧새 노랫소리가 가득 퍼지면서 고요히 꿈나라를 누리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잠자는 책》에 흐르는 잠결 노래를 헤아립니다. 하루를 길디길게 보내고서 꿈나라에서 새삼스레 길고긴 놀잇길을 걸을 모습을 헤아립니다. 잠은 왜 잘까요? 왜 몸은 잠을 바랄까요? 아마 하루 내내 몸을 움직여도 나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나 몸은 좀 내려놓고서 이제부터 마음으로 돌아다닐 때라서 잠이 들어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몸을 써서 날지 않더라도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새랑 하늘을 가르고 뭇별 사이를 신나게 오가면서 별별 이웃을, 그러니까 이 별 이웃 저 별 이웃을 만나려고 꿈을 꾸리라 느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커다란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7
안노 미츠마사 글, 그림 | 송해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림책시렁 85


《커다란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

 안노 미쓰바사

 송해정 옮김

 시공사

 1999.8.10.



  능금을 둘로 쩍 쪼개면 두 아이는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하나를 고릅니다. 한 아이는 조금 더 큰 쪽을 고르고 싶습니다. 다른 아이는 굳이 큰 쪽을 고르려 하지 않습니다. 한 아이는 조금 더 작아 보이는 쪽을 옆아이한테 내밉니다. 다른 아이는 조금 더 커 보이는 쪽을 옆아이한테 건넵니다. 두 아이는 어떻게 이처럼 다른 몸짓을 보일까요? 두 아이한테 크거나 작은 쪽은 무엇일까요. 《커다란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에 나오는 임금님은 참말로 있는 분일까요? 어쩌면 예전에 이런 임금님이 있었을 수 있고, 오늘날에도 있을 수 있어요. 임금님이 제 삶도 살림도 사랑도 스스로 짓거나 빚거나 일구지 않으니 ‘크거나 작은’ 것을 모를 만해요. 심부름을 맡은 일꾼한테 말로 시키면 척척 내주니까 철없는 임금님은 그저 달라고만 해요. 이러던 어느 날 임금님은 드디어 한 가지를 몸소 겪으면서 지켜봅니다. 크기하고 삶이란 무엇인지, 그동안 입으로만 읊던 일을 둘레 사람들이 몸으로 어떻게 마주하는가를 아주 살짝이지만, 비록 겉훑기이지만, 온몸으로 마주합니다. 스스로 어떤 일을 겪은 임금님은 앞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요. 스스로 배울 길이 없는 어른들은 새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