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불까불 벙어리 장갑 꼬꼬마 도서관 6
오시마 다에코 지음, 육은숙 옮김 / 학은미디어(구 학원미디어)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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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책시렁 101


《까불까불 벙어리 장갑》

 오시마 다에코

 육은숙 옮김

 학은미디어

 2006.5.5.



  밤마다 집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를 알 수 있을까요? 아마 밤에 잠을 안 자고서 조용히 실눈을 뜬다면 이 일도 저 일도 눈치를 챌 만합니다. 그렇지만 밤에 잠을 안 자기는 어렵지요. 아침이며 낮이며 저녁이며 실컷 뛰놀았으니까요. 다시 말해서 아침 낮 저녁에 실컷 잠을 잤다면 밤에 슬그머니 일어나서 놀 테지요? 《까불까불 벙어리 장갑》은 아침 낮 저녁에는 아이한테 둘도 없는 기쁨이 같은 벙어리 장갑으로 있던 두 아이가 밤이 되면 까불까불 바깥으로 놀러다니는 이야기를 펼쳐 보입니다. 사람아이 손에 끼인 채 놀아도 나쁘지는 않아요. 그러나 장갑아이로서 둘이 어울려 놀 적에 더 신납니다. 사람아이한테서 사랑받으며 지내는 나날도 좋아요. 사람아이는 참말로 벙어리 장갑을 아끼거든요. 어머니가 그윽한 손길로 떠서 건넨 벙어리 장갑에 흐르는 따사로운 마음을 누리고요. 까불이 벙어리 장갑은 저희 나름대로 이것도 해보고 싶으며 저것도 겪고 싶습니다. 참말로 사람아이하고 같아요. 사람아이도 ‘어른이 말리건 말건’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이것도 만지고 저것도 건드리면서 온갖 삶을 새롭게 마주하고 싶어요. 스스로 달립니다. 스스로 깡총깡총 뜁니다. 스스로 짓고 누리면서 모두 새삼스레 배우는 아이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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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책 풀빛 그림 아이 22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샬롯 졸로토 글,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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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86


《잠자는 책》

 샬로트 졸로토 글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김경연 옮김

 풀빛

 2002.2.20.



  잠든 사람치고 이쁘지 않은 사람은 없다고 느낍니다. 눈을 뜨고 돌아다닐 적에는 그토록 모질거나 사나운 사람조차 잠이 폭 들고서 몸에 기운이 쪼옥 빠져나갈 적에는 더없이 부드럽거나 곱기 마련입니다. 어린이도 어른도 매한가지예요. 할머니도 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잠든 아이들 머리맡에 앉아서 가만히 팔다리를 주무릅니다. 머리도 구석구석 가볍게 손가락으로 눌러 줍니다. 이마를 쓸어넘기고 이불깃을 여밉니다. 여름에는 개구리 노랫소리가, 가을에는 풀벌레 노랫소리가, 겨울에는 바람 노랫소리가, 봄에는 멧새 노랫소리가 가득 퍼지면서 고요히 꿈나라를 누리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잠자는 책》에 흐르는 잠결 노래를 헤아립니다. 하루를 길디길게 보내고서 꿈나라에서 새삼스레 길고긴 놀잇길을 걸을 모습을 헤아립니다. 잠은 왜 잘까요? 왜 몸은 잠을 바랄까요? 아마 하루 내내 몸을 움직여도 나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러나 몸은 좀 내려놓고서 이제부터 마음으로 돌아다닐 때라서 잠이 들어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몸을 써서 날지 않더라도 마음으로 홀가분하게 새랑 하늘을 가르고 뭇별 사이를 신나게 오가면서 별별 이웃을, 그러니까 이 별 이웃 저 별 이웃을 만나려고 꿈을 꾸리라 느껴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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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97
안노 미츠마사 글, 그림 | 송해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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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85


《커다란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

 안노 미쓰바사

 송해정 옮김

 시공사

 1999.8.10.



  능금을 둘로 쩍 쪼개면 두 아이는 물끄러미 쳐다보면서 하나를 고릅니다. 한 아이는 조금 더 큰 쪽을 고르고 싶습니다. 다른 아이는 굳이 큰 쪽을 고르려 하지 않습니다. 한 아이는 조금 더 작아 보이는 쪽을 옆아이한테 내밉니다. 다른 아이는 조금 더 커 보이는 쪽을 옆아이한테 건넵니다. 두 아이는 어떻게 이처럼 다른 몸짓을 보일까요? 두 아이한테 크거나 작은 쪽은 무엇일까요. 《커다란 것을 좋아하는 임금님》에 나오는 임금님은 참말로 있는 분일까요? 어쩌면 예전에 이런 임금님이 있었을 수 있고, 오늘날에도 있을 수 있어요. 임금님이 제 삶도 살림도 사랑도 스스로 짓거나 빚거나 일구지 않으니 ‘크거나 작은’ 것을 모를 만해요. 심부름을 맡은 일꾼한테 말로 시키면 척척 내주니까 철없는 임금님은 그저 달라고만 해요. 이러던 어느 날 임금님은 드디어 한 가지를 몸소 겪으면서 지켜봅니다. 크기하고 삶이란 무엇인지, 그동안 입으로만 읊던 일을 둘레 사람들이 몸으로 어떻게 마주하는가를 아주 살짝이지만, 비록 겉훑기이지만, 온몸으로 마주합니다. 스스로 어떤 일을 겪은 임금님은 앞으로 달라질 수 있을까요. 스스로 배울 길이 없는 어른들은 새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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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갔다 왔니? 그림책은 내 친구 14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우순교 옮김 / 논장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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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84


《어디 갔다 왔니?》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우순교 옮김

 논장

 2005.11.5.



  바닥에 납작 엎드리면 선 자리에서는 으레 생각하지 않거나 보지 못하던 개미가 제 몸뚱이만 한 먹이를 힘껏 물고서 기어가는 모습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개미를 쳐다보면서 물어보지요. 넌 어디에서 그 먹이를 찾아다가 어디로 가니? 나무를 타고 오르면 두 다리로 걷는 눈높이에서는 거의 살피지 않거나 못 보던 새가 나뭇가지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파르락 날아가서 앉거나 애벌레를 찾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새를 마주하면서 물어봐요. 넌 오늘 어떤 하루를 그리면서 노래하니? 입을 크게 벌리면서 하품을 하는 아이가 이제 기지개도 켜고서 일어납니다. 하품을 하느라 눈가에 눈물이 맺힌 아이를 보며 물어요. 넌 어젯밤 꿈에서 무엇을 하고 놀았니? 《어디 갔다 왔니?》에 나오는 여러 동무를 떠올립니다. 이 그림책에 흐르는 여러 이웃은 저마다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어떻게 살림을 즐기고, 어떻게 놀거나 일하면서 새록새록 이야기를 짓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어디 갔다 왔니?”란 참 싱거운 듯하면서 싱싱하게 묻는 말입니다. 뻔한 듯하면서 반짝반짝하게 묻는 말이에요. 우리는 오늘 밤 어디를 갈까요? 우리는 이 밤이 지나고 맞이하는 아침에 어디를 갈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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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2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글.그림, 곽노경 옮김 / 한솔수북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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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83


《어린이》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곽노경 옮김

 한솔수북

 2009.4.23.



  어린이 곁에 앉으면 저 스스로 어린이였던 나날이 떠오르면서, 오늘 제 곁 어린이는 어떤 빛을 즐겁게 뿜으면서 자라는가 하고 돌아봅니다. 어린이 옆에 서면 제가 어린이로 뛰놀던 때가 생각나면서, 오늘 제 옆 어린이는 얼마나 웃고 춤추면서 신나게 크는가 하고 헤아립니다. 《어린이》는 두 말도 석 말도 보태지 않습니다. 어린이는 그저 어린이라는 대목을 들려줍니다. 우리 모두 아기로 태어나서 어린이로 살아가며, 어린이라는 사랑을 누릴 적에 어른으로 자라고, 어른으로서 씩씩하고 기운차게 살림을 지으면 새삼스레 곁에 어린이를 두면서 환하게 노래할 만하다는 이야기를 다루어요. 우리는 무엇이든 그릴 수 있습니다. 슬플 적에 울 수 있습니다. 기쁠 적에 웃을 수 있습니다. 고단해서 곯아떨어질 수 있습니다. 신바람이 나서 폴짝폴짝할 수 있습니다. 동무를 만나고 싶어서 마음을 띄울 수 있습니다. 입이 심심해서 밥을 지을 수 있습니다. 씨앗을 얻었기에 심을 수 있습니다. 나무를 타고 오를 수 있습니다. 나비를 손등에 앉힐 수 있습니다. 제비하고 날갯짓하면서 훨훨 날 수 있습니다. 무지개를 타고오른다든지, 별빛을 가슴에 담는다든지, 해님을 얼싸안는다든지, 빗방울이 속삭이는 얘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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