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7. 난 이 빵 좋아



  곁님이 집에서 반죽을 해서 빵을 구우면 모두 이 빵만 먹습니다. 밥보다 빵이 먼저입니다. 집빵이 가게빵보다 맛나서 이 빵을 좋아할 수 있고, 반죽부터 부풀리기를 거쳐서 하나부터 열까지 손길이 따스하게 흐르는 집빵이니 더욱 맛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통밀가루로 구운 빵도 좋고, 흰밀가루로 구운 빵도 좋습니다. 유기농 밀이건 그냥 밀이건 대수롭지 않습니다. 어떤 밀을 쓰든, 이 밀가루를 다루어 빵으로 빚어서 굽는 곁님 손길이 사랑스레 흐르니, 아이들하고 신나게 빵조각을 집어서 입에 넣다가 ‘아차, 한 장쯤은 사진으로 남겨야지!’ 하고 생각합니다.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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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88. 매화알


매화알 따려고
매화나무 밑에 선다

아버지는 척척 따고
나는 까치발로 가까스로
닿을 동 말 동

걸상을 가지고 온다
이제 좀 딸 만하네
이러다 문득
아버지 목에 타면
아주 높은 곳도 따겠네 싶어어
“아버지 아버지 목말!”

그런데
목말 타니까 아하하 간지러워
한참 웃다가 내려온다.


2015.6.10.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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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6. 앞에서 사진 찍으려면



  아이들하고 살면서 아이들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퍽 어렵습니다. 왜 어려울까요? 우리 아이를 어버이로서 찍는데 왜 어렵다는 말이 나올까요? 왜냐하면, 아이들은 ‘사진에 찍히려고 놀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그저 놀고 싶어서 놀아요. 이러다 보니, 아이들은 어버이 앞을 쏜살같이 지나갑니다. 아이들하고 나들이를 다니면 두 아이는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저 앞에서 달립니다. 으레 꽁무니만 바라보다가 뒷모습만 찍습니다. 그런데, 두 아이가 길턱에 올라서며 논다고 하니, 모처럼 아이들 앞에 서서 사진을 한 장 찍을 수 있습니다. 4348.6.28.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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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21] 한 가지 있다



  네 주머니에도 없고

  내 머리에도 없지만

  우리한테는 사랑이 있지.



  언제나 ‘아무것’도 없다고 느낍니다. 모든 것이 다 있다고도 느끼면서, 모든 것이 다 없다고도 느낍니다. 돈이 많거나 적다고 느끼기도 할 테지만, 지식이 많거나 적다고 느끼기도 할 터이나, 언제나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낍니다. 온누리 그 어느 것도 우리 가슴에 있는 사랑 앞에서는 사르르 녹을 뿐이지 싶습니다. 사랑이 가슴에서 흐를 적에 모든 것이 다 있는 삶이요, 사랑이 가슴에서 샘솟지 않을 적에는 아무것도 없는 삶이지 싶습니다. 4348.6.28.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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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87. 잡기놀이



누나 엉덩이 잡으러 가자

어머니 궁둥이 잡으러 가자

동생 볼기짝 잡으러 가자

아버지 똥꼬 잡으러 가자


마당에서 다 같이

빙글빙글 돌면서

깔깔깔 잡기놀이


잡았다!

잡았네!

잡았지!

잡았구나!



2015.6.6.흙.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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