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58] 바라보기



  노래할 수 있는 하루를

  웃음으로 꽃피울 하루를

  아침마다 바라본다



  늘 같은 하루일 수 있으나, 늘 새로운 하루일 수 있습니다. 늘 지겨운 아침일 수 있으나, 늘 기쁜 아침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마음이 달라집니다. 어떻게 마주하는 마음인가에 따라 삶이 바뀝니다. 그래서 나는 아침에 눈을 뜰 때면 노래할 수 있는 하루와 웃음으로 꽃피울 하루를 마음속으로 그립니다. 4348.11.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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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78. 누나가 읽어 주지


  큰아이는 글을 스스로 깨우친 뒤 그림책이든 글책이든 소리를 내어 읽기를 즐깁니다. 이러다 보니 작은아이는 “이게 뭐야? 읽어 줘.” 하는 말을 어머니나 아버지한테 묻기보다는 으레 누나한테 묻습니다. 이때에 큰아이는 “그래, 누나가 읽어 줄게.” 하고 말하면서 차근차근 읽어 줍니다. 큰아이는 책순이로 놀면서 동생한테 글을 읽히는 책동무가 되고, 작은아이는 누나 곁에서 글이랑 그림이랑 책을 함께 바라보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받아들입니다. 그러고 보면, 큰아이는 어릴 적에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받은 사랑을 제 동생한테 고이 물려주는 셈입니다. 작은아이도 이 사랑을 고이 받아서 나중에 누군가한테 공이 물려줄 테지요. 4348.11.3.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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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57] 혁신학교



  아침마다 새롭게 눈뜨며

  기쁘게 노래할 수 있어

  집이고 마을이고 학교.



  여느 학교에서는 아이들한테 새로운 생각이나 꿈을 북돋우지 못한다고 여겨서 따로 혁신학교라고 하는 곳이 생깁니다. 여느 공교육이 아름답거나 훌륭하다면 혁신학교를 생각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았을 테고, 이러한 학교를 정책으로 꾸릴 일이 없었을 테지요. 그러면, 혁신학교가 되지 못하는 여느 학교는 어떤 길을 가야 할까요. 그냥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고 입시지옥으로만 내몰아도 될까요. 모든 학교에서 모든 아이들이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즐겁게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요. 혁신학교이든 아니든 모든 학교에서 교사랑 학생 누구나 느긋하게 가르치고 배우면서 즐겁게 하루를 누릴 수 있으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집이 학교와 같고, 학교가 집과 같으며, 집과 학교가 아름다운 마을이 되어야지 싶어요. 4348.11.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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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노래 6 한가을 텃밭에



  가을을 앞두고 강냉이를 심는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하고 묻는다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한 번 심어 보고 싶었습니다. 워낙 따스한 고장인 고흥이다 보니, 한가을에도 강냉이가 익을 수 있으리라 느꼈어요. 해 보지 않고는 모르는 노릇이기에, 잘 마른 강냉이에서 스무 알쯤 훑어서 새한테 예닐곱 알을 준 뒤에 나머지를 텃밭에 옮겨심었지요. 그리고 이 아이들은 씩씩하게 무럭무럭 자라 주었고, 어느새 수꽃도 암꽃도 흐드러지면서 열매가 차츰 굵습니다. 씨앗은 참으로 멋지구나 하고 새삼스레 돌아보고, 이 작은 씨앗처럼 우리 아이들도 튼튼하고 씩씩하게 자랄 뿐 아니라, 나도 어릴 적에 우리 어버이한테 작고 어여쁜 씨앗이었구나 하고 새롭게 배웁니다. 4348.11.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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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77. 가을 깊은 범나비 애벌레


  이제는 나비가 왜 우리 집 마당에서 춤을 추는지 압니다. 나비는 우리한테 알부터 애벌레를 거쳐서 번데기와 나비로 거듭나는 몸짓을 곱게 보여주고 싶기 때문입니다. 나도 곁님도 아이들도 우리 집으로 찾아와서 후박나무며 초피나무며 모과나무며 감나무며 유자나무며 동백나무며 뽕나무며 석류나무며 무화과나무며, 나무에 따라 다 달리 찾아드는 나비가 있는 줄 알려주고, 어느 애벌레는 모시잎만 먹고 어느 애벌레는 갓잎만 먹는 줄도 알려주려고 찾아와서 춤을 춥니다. 제법 쌀쌀한 가을날에도 나뭇가지에서 톡 떨어져 평상에서 꼬물꼬물 기는 애벌레를 가만히 지켜봅니다. 참으로 멋진 이웃으로 함께 지내는 숨결입니다. 언제나 새롭게 사진을 찍도록 이끌어 주지요. 4348.11.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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