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2.7.24.

숨은책 730


《全斗煥 육성증언》

 전두환 이야기

 김성익 엮음

 조선일보사

 1992.10.24.



  총칼로 사람들을 짓밟고 휘어잡으려고 하던 우두머리 가운데 하나인 전두환(1931∼2021) 씨는 이 땅을 떠났으나, 그이가 남긴 말은 《全斗煥 육성증언, 5공 청와대 통치 기록 담당자가 공개하는 격동기 대통령의 생생한 현장 실토》 같은 책에 ‘생생하게’ 남습니다. 나라지기(대통령)에서 물러난 이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 씨가 했던 일·말·이야기는 숨기지(비공개) 말고 몽땅 드러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 돈(세금)을 받고서 일했거든요. 그들을 둘러싼 쭉정이랑 허수아비도 나란히 솎아낼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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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근 씨 : 중·고등학교 때부터 그런(순수문학) 작품을 접하도록 느긋하게 덜 몰아부쳐야 되는데 아침 7시에 나가서 밤 10시에 오니 그게 안 됩니다.


정한모 씨 : 국민학교 학예회를 성대하고 하고 국민학교부터 실정에 맞게 정서 교육을 해서 시나 노래를 하고 싶도록 만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서정주 씨 : 빈부 격차가 심한 사회의 가난한 애들이, 딱한 걸 도와준다는 인도적 감상주의에 빠져 집안 형편이 곤란하면 불쑥 치밀어 엉뚱한 짓을 합니다. 배후에 반드시 뭐가 있습니다.


전숙희 씨 : 100중 중 5%가 문제입니다. 겁내고 걱정해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워낙 소리가 크니 걱정은 해야 합니다. (104쪽)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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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7.24.

숨은책 729


《자연부도 6-1》

 편집부 엮음

 홍교사

 1967.



  시골에서 나고자란 사람들은 ‘자연’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을 쓸 일이 없었습니다. 중국스러운 한자말 ‘자연’을 쓰는 글바치가 더러 있어도, 흙을 짓고 풀꽃나무는 곁에 둔 시골사람은 늘 ‘숲’을 말했어요. 이웃나라가 쳐들어와서 온갖 배움터를 세우고 일본 얼거리로 가르치면서 ‘자연(自然)’이란 한자말이 퍼졌고, 어린배움터(초등학교)에서는 매우 오래도록 ‘자연’이란 갈래로 가르쳤습니다. 《자연부도 6-1》은 배움책(교과서) 《자연》만으로는 모자란 터라, 차근차근 줄거리를 보태고 이야기를 짚습니다. 시골 배움터 어린이뿐 아니라 서울 배움터 어린이가 배우는 책인데 흙살림(농사) 이야기가 꽤 길어요. 들숲바다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슬기로운가 하고 들려주고, 어린이 스스로 어떻게 들살림·숲살림·바다살림을 가꿀 만한가 하고 알려줍니다. 지난날에는 흙배움터(농업학교)가 아니어도 들숲바다 살림을 가르치고 배우는 얼거리였는데, 오늘날에는 흙배움터가 거의 사라지고, 여느 배움터에서는 들숲바다 살림하고 등집니다. 배움수렁(입시지옥)을 풀어내는 길 가운데 하나는 들살림길·숲살림길·바다살림길이라고 느껴요. 다같이 들숲바다를 새롭게 배우는 터전이라면, 젊은이 스스로 씩씩하게 시골에 깃들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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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배움빛 2022.7.19.

숲집놀이터 275. 혁명



스스로 갈아엎고(혁명) 싶다면 아기를 낳아서 돌볼 노릇이다. 스스로 아주 새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면 아이랑 놀고 소꿉하고 살림하면서 하루를 새삼스레 돌아볼 노릇이다. 아기를 낳을 만한 몸이 아닐 적에는, 아기를 받아들이면(입양) 된다. 또는 마을이나 이웃에서 살아가고 뛰놀고 노래하는 아이를 언제나 상냥하고 즐거우면서 슬기로이 마주하면서 보살필 줄 아는 어른으로 살면 된다. 나이만 먹고 몸뚱이만 클 적에는 죽음길이다. 나이를 잊고서 아기·아이·어린이·푸름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마음을 가다듬을 적에는 삶길이다. 나이만 먹고 몸뚱이만 큰 이들은 아기·아이·어린이·푸름이한테 함부로 말을 놓거나 ‘아무말잔치’를 일삼고, 시키기만 하더라. 나이를 먹기보다는 스스로 꿈꾸고 하루를 그리고 살림을 짓고 사랑을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적에는, 늘 아이 눈높이로 말할 뿐 아니라 아이하고 함께 나아갈 길을 살피면서 상냥하고 어진 길을 새록새록 배우고. ‘아이낳기’란, “어버이가 그동안 믿은 틀을 몽땅 허물어버리고, 아이한테 맞추어 새길을 꽃길로 짓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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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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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삶읽기 2022.7.19.

아무튼, 내멋대로 19 싸구려



  열여덟 살이던 1992년 8월 28일부터 ‘책다운 책’에 비로소 눈을 떴다. 이때까지는 ‘그냥 책’을 그저 읽었다면, 이날부터는 ‘모든 책을 새롭게 보는 눈’으로 나아가자고 처음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냥 책’이 아닌 ‘책다운 책’을 찾아서 읽자니 주머니가 홀쭉했다. 우리 어버이는 아이한테 책값을 넉넉히 줄 만한 살림이 아니었고, 열일곱 살까지 살던 옛집에서는 마을 동생을 가르치고(과외 교사) 살림돈을 벌기도 했고, 어머니가 곁일을 삼던 새뜸나름(신문배달)을 거들기도 했으며 여름겨울에는 한두 달씩 따로 먼마을로 달려가서 새뜸나름을 더 하며 곁돈을 벌었으나, 열여덟 살에 아버지가 옮긴 새집에서는 아무 곁일거리가 없었다. 우리 아버지가 그무렵 옮긴 새집은 인천 연수동이었고, 막 올린 잿빛집(아파트)만 우줄우줄 선 스산한 벌판이었다. 홀쭉한 주머니로 무슨 책을 살 수 있을까? 읽고픈 아름책이 눈앞에 가득하지만 느긋하게 집이나 길에서 읽을 수 없었다. 요새야 책숲(도서관)에 온갖 책을 두루 들이면서 느긋이 빌려읽을 수 있다지만, 1992년만 해도 인천에 있던 고을책숲(구립도서관·시립도서관)에는 ‘책다운 책’이 아예 없다시피 했기에, 빌릴 만한 책이 없었다. 이리하여 열여덟 살 푸름이는 “책집에 서서 얼른 100자락 읽기”를 했다. 한 자리에 오래 서서 책 한 자락만 읽으면 새책집 일꾼은 으레 눈치를 보내니, 책 한 자락을 3∼5분 사이에 얼른 읽어내려고 용을 썼다. 마치 “나 이 책 다 읽지 않았어요. 살 만한가 하고 좀 살폈어요.” 하고 시늉을 하는 꼴이었다. 이렇게 이 책시렁 저 책시렁을 옮기면서 “살짝 살피는 척하지만, 막상 처음부터 끝까지 얼른 읽어내기”를 했고, “100자락을 읽고서야 1자락을 사기”를 했다. 새책집에서는 한 자리에 서서 읽으면 등에 꽂히는 눈치로 고단했다면, 헌책집에서는 아무도 눈치를 등에 안 꽂더라. 놀랐다. 더구나 헌책집지기는 “요새는 학생처럼 책을 보는 사람이 없는데 반갑네.” 하면서 책값을 에누리해 주기까지 하셨다. 더 놀랐다. 왜냐하면, 새책집에서건 헌책집에서건 “100자락을 읽어야 겨우 1자락을 사는 살림”이었는데, 그곳에서 갖은 책을 신나게 읽고서 겨우 한두 자락을 사는 푸름이한테 에누리를 해주시니까. 그런데 나는 에누리를 받으면 이 몫으로 책을 더 샀다. 마음에는 두되 주머니가 홀쭉해서 못 산 책이 있으니까. “학생, 버스비 없다면서? 버스비 없는데 책을 또 사도 되나?” “네, 두 다리가 멀쩡하니, 집에는 걸어가면 됩니다.” “집이 어딘데?” “걸으면 두 시간이 넘는데, 걸으며 책을 읽으면 네 시간이 걸리더군요.” “아니, 그렇게 먼데 걸어간다고?” “오늘 산 책을 읽으면서 걸어가면 어느새 집에 닿아요.” 새책집에서는 온돈을 치르며 새책을 산다면, 헌책집에서는 ‘똑같은 책이 여럿’ 보이면 ‘더 낡고 지저분한 책’으로 골랐다. ‘더 깨끗하거나 말끔한 책’은 300원이나 500원, 때로는 1000원이나 2000원이 비싸게 마련. 일부러 후줄근한 책으로 사서 책값을 줄이려 했다. “책이 너무 낡은데, 다른 책으로 사지?” “아뇨. 껍데기를 보려고 사는 책이 아니라, 알맹이를 읽으려고 사는 책이니 걱정없습니다.” 열여덟 살부터 서른세 살에 이르도록 늘 ‘싸구려’인 책으로 골랐다. 서른네 살쯤 이르자 ‘책 겉그림(표지)’을 긁어서(스캔) 둘레에 보여주자니 ‘그동안 산 싸구려책’으로는 겉그림을 못 긁기도 할 뿐 아니라, 겉그림이 아예 없는 책도 수두룩하더라. 이리하여 예전에 사읽던 허름한 싸구려 책을 요즈막에는 ‘말끔하고 말짱한 헌책’으로 다시 산다. 오늘 새로 산 《돔 헬더 까마라》도 《네째 왕의 전설》도 푸릇푸릇하던 지난날 낡아떨어진 책으로 샀기에, 이제 깨끔한 책으로 되사면서 곰곰이 생각한다. 비록 싸구려란 길을 걸었어도, 싸구려였기에 더 신바람으로 책을 읽고 살피며 속빛을 헤아리고서 품는 눈빛을 가꾸는 살림을 새록새록 배울 수 있지 않았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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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제책 2022.7.13.

숨은책 189


《숲속의 소녀》

 로우라 I. 와일더 글

 방순동 엮음

 정민문화사

 1956.11.15.



  열세 살까지는 보임틀(텔레비전)을 어머니랑 언니하고 함께 보았으나, 푸른배움터에 들어가는 열네 살부터 배움수렁(입시지옥)에 빠지며 볼 틈이 없고, 스무 살로 접어들며 아예 끊습니다. 어릴 적에 “초원의 집”이란 이름인 풀그림을 보았어요. 그때에는 책을 몰랐어요. 《보리 국어사전》을 엮던 2001년에 이웃님 한 분이 《초원의 집》을 알려주었어요. 학원출판공사에서 《큰숲 작은집》으로 옮겼으며, 시공사에서 《큰 숲속의 작은집》으로 다시 옮겼다고 귀띔했어요. “Little House in the Big Woods”이니 “큰숲 작은집”으로 옮겨야 맞고, “Little House on the Prairie”라면 “너른들 작은집”으로 옮겨야 맞겠지요. 그런데 지난날 새뜸(방송) 일꾼은 일본말씨처럼 “초원의 집”이란 이름을 붙였고, 뒷날 김석희 님도 이 일본스런 이름을 따릅니다. 흔히 ‘ABE전집’으로 이 책이 처음 나온 줄 여기지만, 1956년에 《숲속의 소녀》란 이름으로 방순동 님(1922∼2006)이 진작 정갈하게 옮겼습니다. 오랜 옮김말씨에는 숲빛하고 들내음이 흘러요. 이 책은 숲과 들 사이에서 온몸으로 풀빛을 머금는 살림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오늘 우리가 잊어버린 손빛을, 풀꽃나무를, 하늘빛을, 숲노래를 고이 풀어내요. 숲순이가 노래하는 하루를.


ㅅㄴㄹ


#LittleHouseintheBigWoods #LittleHouse

#LittleHouseonthePrairie

#LauraIngallsWilder #GarthWilliams

#大きな森の小さな家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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