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숲노래 책읽기 2022.12.23.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0 띠종이



  책에 띠종이를 하기에 예뻐 보일는지 모르고, 띠종이에 알림글을 더 새길는지 모르고, 지은이 얼굴을 박아서 돋보이기를 바랄는지 모릅니다. 띠종이가 깃든 책을 보면 “‘살피(책갈피)’로 삼으라는구나.” 하고 여기지만, 띠종이가 깃든 책은 그만큼 책값이 오릅니다. 굳이 띠종이를 안 하면서 책값을 낮추면 한결 낫다고 느낍니다. 구태여 띠종이로 더 알리거나 내세우려 하지 말고, 오롯이 이야기로 이웃을 만나려는 마음일 적에 아름다울 테고요. 숲빛(친환경)은 입방정으로 이루지 않습니다. 작은펴냄터는 눈물을 삼키며 띠종이를 두르거나 도무지 종이값을 더 대기 버거워 띠종이를 안 두릅니다. 큰펴냄터는 으레 지은이 얼굴을 크게 박으면서 잘난책(베스트셀러)을 노리며 띠종이를 두릅니다. 띠종이 말고도 살피에 잎글(엽서)에 덤(굿즈)을 곁들이는 큰펴냄터가 많습니다만, 책이 왜 책인지를 곰곰이 짚어 봐야지 싶습니다. 뭔가 덧붙이거나 자랑하려는 겉차림은 참빛이나 사랑하고는 멀어요. 옷이 날개라 하지만, 옷은 허울이기도 합니다. 글은 눈으로 읽되, 마음은 오직 ‘사랑빛이란 마음눈’으로만 읽습니다. 줄거리(내용·컨텐츠)보다는 이야기(삶·살림·사랑)를 들여다보는 이웃님하고 띠종이 없는 책을 홀가분히 나누고 싶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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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2.22. 새벽나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말 ‘나절’은 “네 시간” 즈음으로 어림할 만합니다. 어제그제 부산마실을 다녀오는 사이에 새 셈틀이 집에 닿았고, 손본 속(내장 하드디스크)도 집에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새벽 네 시부터 아침 여덟 시까지 새 셈틀을 옮겨놓고, 손본 속을 찬찬히 짚어 보느라 새벽나절을 오롯이 씁니다. 살리지 못 한 글하고 빛꽃(사진)이 1TB가 넘기에 얼마나 가뭇없이 사라졌는지 잘 모릅니다. 누리길(인스타그램)은 틀림없이 여는길(비밀번호)을 종이에 적어 놓았는데, 한 시간이 넘도록 들어갈 수 없더니, ‘안 되겠어. 인스타는 안 해야겠어.’ 하고 생각하며 얼추 100벌째 ‘처음 넣었던 여는길을 다시 넣’자 들어갈 수 있더군요. 참 아리송하지요. 전 아까부터 ‘그 여는길을 고스란히 쳐서 넣었’는데 여태 못 들어가다가 세 시간이 넘어설 즈음 ‘아까부터 넣은 여는길대로 인스타가 열리니’까 말이지요.


  부산을 다녀오는 동안 버스에서 아마 열 시간 즈음 지냈지 싶어요. 이동안 얘기꽃(동화)을 두 꼭지 손으로 썼고, 노래꽃(동시)도 대여섯 꼭지를 새로 썼습니다. 책도 꽤 읽었고, 모든 부스러기 느낌을 지우고서 고요히 새걸음을 헤아리려고 가만히 눈을 감기도 했습니다.


  글은 이럭저럭 제법 살려놓기는 했으나, 2022년 11월 21일부터 12월 3일 사이에 여민 글은 하나도 찾을 길이 없습니다. 고작 보름 즈음이라 할 텐데, 이 보름 동안 새로 여민 글이 400꼭지 즈음일 텐데, 어느 글을 어떻게 살려내야 할까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느긋이 짚고, 다시 뚜벅뚜벅 걸으면 천천히 되쓸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을 낳아 돌보며 살아오며 남긴 빛꽃(사진)이 왕창 사라졌어도, 아이들하고 들숲바다를 누비면서 놀던 살림빛은 오롯이 마음하고 몸에 새겨 놓았어요. 가뭇없이 사라진 듯한 글이어도 되쓰려고 하면 새록새록 쓸 만합니다. 어느 낱말풀이를 어떻게 잃었는지 갈팡질팡할 수 있으나, 잃은 낱말풀이는 새삼스레 마음을 기울여 다시 하면 되겠지요.


  책을 낼 적마다 글손질을 열다섯 벌쯤은 가볍게 하는 터라, 예전에 쓰고 사라진 글이라 해도 “글손질을 하듯 새로 쓰려는 마음”이면 “잃은 글이 아닌 새로 쓸 글”일 뿐입니다. 전남 순천 마을책집 〈책방 심다〉를 기리는 사진잔치를 열려고 그곳 빛꽃을 차곡차곡 모았는데, 〈심다〉 빛꽃도 거의 다 사라진 듯싶습니다.


  어제는 오늘입니다. 오늘은 모레입니다. 어제 걸어온 길을 아로새긴 마음을 다독이면서, 오늘 다시금 한 발짝을 내딛으면, 우리 모레는 새롭게 빛나리라 느껴요. 이제 올해가 끝나고 새해가 올 때까지 읍내나 면소재지를 빼고는 바깥마실을 안 갈 테니, 이틀 동안 뚜벅뚜벅 책짐을 짊어지고 걷느라 다시 도진 발앓이를 느긋이 다독일 수 있겠지요. 간밤에는 발앓이를 하느라 내내 끙끙댔어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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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2.12. 두 책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김포에서 사는 이웃님이 《나의 외국어, 당신의 모국어》(소나무, 2022)를 내놓았습니다. 대구에 사는 이웃님이 《풀꽃나무하고 놀던 나날》(스토리닷, 2022)을 내놓았습니다. 두 책은 두 이웃님이 두 보금자리에서 스스로 짓는 하루를 담아낸 이야기꾸러미입니다. 노란 책으로는 이웃말하고 우리말 사이에서 오간 나날을 읽는다면, 하얀 책으로는 시골말하고 살림말 사이에서 흐른 발걸음을 읽는다고 할 만합니다. 우리는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늘 스스로 가꾸는 삶자리를 되새깁니다. 이러고서 이웃한테 우리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앞으로 새롭게 일굴 살림길을 그려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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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2.12.9. 새셈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숲노래 씨가 쓰는 셈틀을 새로 장만했습니다. 장흥 푸름이하고 이야기꽃을 펴고서 어제 집으로 돌아와서 받았습니다. 열 몇 해를 쓴 셈틀에서 옮길 글·빛꽃(사진)이 얼마나 남았나 살핍니다. 이제 더 옮길 꾸러미가 없다고 여겨, 오늘 아침까지만 묵은셈틀을 쓰고, 낮부터는 새셈틀을 쓰겠군요. 곁님 셈틀도 숲노래 씨 셈틀 못잖게 오래 썼으니 곧 하나 더 장만하자고 생각합니다.


  날마다 새로 돋아서 찬찬히 스며드는 햇살처럼, 여태 날마다 조금씩 일하며 살아왔습니다. 앞으로도 이 길을 나아갈 테지요. 서두를 수도 안 서두를 수도 없습니다. 돌아보고 되새기고 헤아립니다. 우리말 ‘생각’은 ‘마음이 새롭게 가는 길’을 밑뜻으로 품습니다. 날마다 새 햇살이 찾아들듯, 나날이 새 마음으로 피어나는 새벽을 맞이합니다. 고맙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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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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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넋 2022.12.6.

책하루, 책과 사귀다 149 손원평



  손원평 님은 창비·민새롬 둘이 저지른 ‘지음몫 짓밟기(저작권 침해)’를 지켜본 바를 눈물글(입장문)로 ‘창비 인스타’에 올렸는데, 앞으로는 입다물기(침묵)를 하겠다고 밝힙니다. ‘〈아몬드〉 100만 부 파티’를 창비에서 치러 주기도 했고, 손원평 님은 창비에서 새로 낼 책이 여럿 있고, ‘법적인 문제를 제기할 힘과 의지’가 없다고 합니다. 잘못이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하는데, ‘짓밟기’를 저지른 ‘펴냄터 인스타’에 눈물글을 올리고서 앞으로는 입을 다물 뿐 아니라 법으로도 안 따진다면, 참말로 이런 잘못이 다시 안 일어날까요? 창비를 비롯한 여러 펴냄터는 ‘누리물결(SNS)’이 퍼진 뒤로 예전과 다르게 그들이 벌인 끼리질(담합·문단권력)이 크게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스스로 뉘우친 적은 없고, 뭘 바꾸겠다고 하거나 참으로 바꾸었는지조차 알 길이 없고, 몇 해쯤 지나서 더는 떠드는 사람이 없을 즈음, ‘베낌질(표절)’이건 다른 막질을 했건 슬그머니 새책을 내놓으면서 장삿길을 확 폈습니다. ‘100만 부 파티’를 할 수 있는 글님(작가)조차 입다물기를 하고 법으로 안 따진다면, ‘1만 자락이나 100자락 책’을 판 글님은 앞으로 무슨 말을 읊거나 지음몫을 지킬 수 있을는지 궁금합니다.


ㅅㄴㄹ


출판사와 연극연출가가 저지른 짓은

여러 사람들이 다 짚으니

굳이 그 대목을 건드리기보다는

'작가'라는 자리에 선 사람이

무엇을 놓치는거나 

안 쳐다보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국민일보 글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5/0001571284?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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