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88 책값 1억 6500만 원



  지난 2021년에 나왔다고 하는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혼맥지도》라는 책이 있다고 합니다. 글쓴이 신학림 씨는 김만배 씨한테서 ‘1억 6500만 원’을 받고서 이 책을 팔았다고 밝히는데, 책이 참말로 나왔는지부터 알 길이 없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도 없고, 누리책집이건 헌책집이건 아예 뜨지를 않아요. 〈한겨레〉 글바치는 김만배 씨한테서 9억 원을 받았다고 하니, ‘책값 1억 6500만 원’은 푼돈(?) 같아 보입니다. 책집하고 책숲에조차 안 들어가는 책에 이렇게 돈을 받았는데, 더구나 ‘대통령 선거를 며칠 앞둔 날’ 돈을 받고서 〈뉴스타파〉에 글(인터뷰 기사)을 실었군요. 책으로 같잖게 장난을 치고 뒷돈이 오가고 춤추는 글판입니다. 신학림 씨는 ‘조중동 이너써클’을 갈무리해서 나무랐다지만, 막상 이녁 스스로도 ‘먹물판 이너써클’로 돈잔치를 벌인 창피한 민낯입니다. 조중동만 손가락질한대서 이 나라가 깨끗하게 바뀌지 않습니다. 먼저 스스로 깨끗하게 살아야지요. 나라지기를 맡은 이가 모지리처럼 굴기에, 이녁도 모지리처럼 살아도 되지 않습니다. 휜 붓으로는 등도 손도 눈도 마음도 휘어버립니다. 곧게 쥐는 붓으로 곧게 살림을 지을 적에 비로소 스스로도 곧고, 푸른숲을 짓는 씨앗을 글 한 자락으로 심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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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창피한 줄 압시다.

"세금 납부 아직 못 해"가 아닌 "세금 낼 마음이 아예 없었"겠지요.

뒷돈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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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8.30. 이 하루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하루에 한 가지씩 한다면 한 해에 삼백예순다섯 가지를 합니다. 열 해라면 삼천육백쉰 가지를 할 테고요. 서두르려 하면 하루에 한 가지조차 못 하기 쉬우나, 곰곰이 생각하면서 편다면, 하루에 몇 가지씩 마무를 수 있습니다. 미뤄도 되고 늦춰도 되어요. 마음에 환하게 피어날 적에 신나게 할 적에 반짝입니다.


  읽을 책을 읽고, 쓸 글을 쓰고, 할 살림을 하고, 지을 마음을 짓고, 나눌 노래를 나누고, 두런두런 수다를 피우면서 아이들하고 하루를 누립니다. 오늘도 나비에 새는 우리 집을 보금자리로 삼습니다. 풀벌레도 개구리도 늦여름 노래를 베풉니다. 두바퀴를 달릴까 했으나, 등짐을 꾸려서 읍내 나래터(우체국)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간밤부터 쏟아지던 비는 조금 수그러들었고, 시골마을은 호젓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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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87 쏟비



  비가 쏟아지는 아침에 비를 쫄딱 맞았습니다. 비를 쫄딱 맞는 김에 10분쯤 가만히 서서 빗물에 확 젖었습니다. 아침에 시골버스를 타고서 옆고을 포두로 건너갔고, 버스에서 내려 걷다가 왈칵 내리는 비를 만났어요. 함박눈처럼 오는 비이니 ‘함박비’인가 하고 생각했습니다. 쏟아지는 비이니 ‘쏟비’, 곧 ‘소낙비·소나기’인데, 멧골에서 쏟아지는 물은 ‘쏟물’이고, 줄여서 ‘쏠’입니다. 위에서는 쏟아지고 밑에서는 솟습니다. 솟듯 돋는 풀이라서 ‘솔(정구지·부추)’이고 솔잎(소나무잎)입니다. 비를 흠뻑 맞으면서 돌아보자니, 이 비는 왈칵 쏟아집니다. 옳거니, ‘왈칵비’입니다. 갑자기 내린다 여기면 ‘갑작비’입니다. 등짐도 비에 홀라당 젖으면서 비랑 얽힌 여러 우리말을 돌아봅니다. 아니, 갑자기 쏟아지면서 왈칵 찾아드는 결을 헤아립니다. 쏟아내거나 쏟아붓는 말이라면 ‘쏟말’입니다. 무럭무럭 솟아나는 말이라면 ‘솟말’이겠지요. 높이 솟듯 세워 ‘솟대’이잖아요. 그나저나 벼락비·소낙비·왈칵비·갑작비·쏟비·함박비는 어느새 그치고 구름이 걷힙니다. 해가 나면서 웃습니다.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시치미입니다. 말이란, 스스로 겪는 삶을 바라보며 짓겠지요. 생각이란, 스스로 흐르는 삶을 사랑하며 짓고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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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8.23. 고개넘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제에 이어 오늘도 고개를 넘어 옆마을 푸른배움터(중학교)로 갑니다. 함께 우리말꽃을 폅니다. 일찍 가서 노래꽃(동시)을 옮겨적습니다. 이 아이들한테 노래꽃을 한 자락씩 줄 생각입니다. 시골 푸름이가 ‘노래빛(시 선물)’을 하나씩 받아서 마음에 사랑씨앗에 숲빛을 품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자, 얼른 두바퀴를 천천히 달려서 천등산을 가뿐히 넘어야지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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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8.20. 걷고 보고 듣고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인천하고 서울에서 하루씩 보내면서 이야기꽃을 폈습니다. 이제 책하고 몸을 추슬러서 고흥으로 돌아갈 날인데, 일산에 계신 가시아버지(장인)한테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가시아버지는 몸이 많이 무너져서 거의 걷지도 못 하고 자리에 앉아서 숨을 헐떡입니다. 가시아버지는 젊은날 ‘발바리’처럼 잰걸음으로 여기 번쩍 저기 번쩍 온일을 다하셨다고 들었어요. 이러던 분이 조금씩 몸이 무너지는 길을 지켜보았는데, 어르신한테 빠진 하나는 예나 이제나 ‘사랑’ 하나라고 느낍니다. 한창 불바람처럼 화끈화끈 일하며 살아가실 적에도 ‘옆에서 하는 말’을 귀담아듣기보다는 ‘스스로 겪은 바’를 밝혀서 ‘나를 따르라’는 몸짓이었는데, 이제 걷지도 움직이기도 힘든 나날인데도 ‘불(화)’을 스스로 못 끄십니다.


  가시아버지뿐 아니라 ‘우리 아버지’도 매한가지입니다. 우리 아버지는 여든 살 나이에도 ‘헬스클럽 바벨’을 만지작거리면서 ‘몸불리기’를 즐겨요. 몸을 불리는 일은 안 나쁩니다만, ‘겉·허울’을 북돋울 줄 알되, ‘속·마음’을 가꾸는 길은 도무지 못 들여다보시더군요. 쇠(바벨)를 들다가 놓쳐서 숨이 막힐 뻔했어도, 쇳덩이(자동차)를 몰다가 도랑에 빠져서 삶죽음을 오가셨어도, 아직 ‘겉·허울’에 훨씬 마음을 쏟아요.


  아침에 서울 가좌나루 둘레 마을책집 네 곳을 찾아갔습니다. 해날(일요일) 이른아침이라 네 곳 모두 안 열었습니다. 전남 고흥 시골에서 살아가는 터라 ‘서울책집이 여는 때’에 맞추어 그곳에 가기란 아주 힘들어요. 비록 책집에 깃들어 책을 읽고 살 수 없더라도 ‘책집 앞을 서성이자’는 마음으로 네 곳을 들렀고, 골목을 거닐면서 가랑비를 맞고 구름을 올려다보았습니다. 네 곳 앞에서 서성일 적에는 요 며칠 사이에 쓴 노래(시)를 종이에 옮겨적어서 손잡이에 끼웠습니다. 낮나절에 일산에 닿아 가시아버지랑 가시어머니랑 이야기를 하고서 길손집에 짐을 풀었는데 잠이 어찌나 쏟아지던지요. 19시 즈음에 가시어머니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일어나서 다시 가시아버지한테 갔지만, 더 여쭐 말씀도 더 들을 얘기도 없었습니다.


  다시 길손집으로 와서 이른저녁부터 곯아떨어져서 밤 열두 시 즈음부터 1시간마다 깨었지만 그대로 누워서 등허리를 폅니다. 가시아버지랑 우리 아버지한테 빠진 하나가 ‘사랑’이라면, 두 아버지에 두 어머니가 있는 숲노래 씨는 스스로 얼마나 어떻게 ‘사랑’이라는 씨앗을 몸이며 마음에 품고서 하루를 짓는가 하고 돌아보았어요. 새벽 다섯 시에 기지개를 켜고서 찬뜨물(찬물 + 뜨거운물)로 몸씻이를 하면서 혼잣말을 합니다. “나는 나를 고스란히 보려고 오늘 여기에 있을 테지.” 걷고 보고 들은 모든 말을 ‘낱말책(사전)으로 어질게 옮기면서 푸르게 풀어내는 길’을 새삼스레 처음부터 다시 짚어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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