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1.24. 담울 대갈 아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우리말 ‘몸’을 풀어내는 글을 매듭지으면, 《새로 쓰는 삶말 꾸러미 사전》을 펴냄터로 넘기려고 생각합니다만, 이태째 ‘몸’ 풀이를 기다립니다. 이동안 다른 말밀풀이(어원분석)를 신나게 해놓는데, 오늘은 ‘모’를 풀려다가 또 기다리면서 ‘이태·이틀’ 이야기를 매듭짓고, ‘담·울’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이 김에 ‘대가리·아가리’ 이야기도 끝낼까 하고 생각합니다.


  우리말로 하면 나쁜말이나 낮춤말로 잘못 여기는 분이 끔찍하도록 많습니다. ‘대가리’도 ‘아가리’도 나쁜말이나 낮춤말일 수 없어요. ‘대단하다·대나무’가 나쁜말일까요? ‘아주·아가미·알’이 낮춤말일까요?


  말밑을 캐지 않을 뿐 아니라, 말밑 이야기를 안 한다면, 우리말이 왜 우리말인지 모르고 맙니다. 요새는 이웃나라(외국)에서 우리말을 배우는 분이 부쩍 늘어났는데, 이런 때에야말로 우리말결을 제대로 짚고 살펴서 알려주는 길을 열 노릇이라고 봅니다. 낡은 낱말책은 집어치우고, 새 낱말책을 처음부터 짓고 엮고 읽고 배우면서 누구나 스스로 생각날개를 펴고 마음빛을 밝힐 일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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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9 불빛



  옛사람이 집을 지을 적에는 먼저 스무 해 남짓 터를 살폈습니다. 스무 해 남짓 터를 살피면서 스무 해 남짓 나무(베어서 쓸 나무)를 살펴요. 그리고 나무를 심어요. 스무 해 남짓 뒤에 나무를 베어서 쓰면 그만큼 숲이 비는 터라, 나무를 베어난 자리에 새롭게 나무가 자라게끔 스무 해쯤 앞서부터 나무를 심어 놓습니다. 오늘날은 나무로 집을 안 짓고 잿더미(시멘트)로 뚝딱 올려세웁니다. 이 잿집은 기껏 쉰 해를 버티지도 않기에, 쉰 해쯤 뒤에는 그냥 잿쓰레기예요. 오늘날은 터도 숲도 땅도 안 살필 뿐 아니라, 쓰레기를 얼마나 내놓는지조차 헤아리지 않아요. 나라 곳곳에서 새로짓기(재개발)를 한다면서 마을을 통째로 밀어내기 일쑤입니다. 나라가 어리석으니 마을불빛을 잠재우는 꼴인데, 나라지기·벼슬꾼에 앞서 우리 스스로 어리석기에 나라지기·벼슬꾼이 바보짓을 하도록 풀어놓았습니다. 옛사람은 쓰레기를 남기지 않으면서 집·밥·옷 살림을 일구었는데, 오늘 우리는 쓰레기만 잔뜩 물려주면서 돈을 벌기만 합니다. 별빛을 잃은 불빛으로 흐르는 서울살림을 붙잡으면서 책만 읽는다고 안 바뀔 나라요, 책조차 안 읽으면 더 망가질 나라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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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8 벼락비



  비가 퍼붓는 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시원하고 맑은가 하고 생각합니다. 몇 달씩 가뭄이 들 적에는 바람이 슥 지나가기만 해도 얼마나 하늘이며 들을 정갈하게 털어내는가 하고 생각합니다. 고요히 숲에 깃들며 아이들하고 살림을 지을 적에는 빗날은 빗방울로 살고, 해날(쨍쨍 볕이 내리쬘 적)에는 햇살로 살아갑니다. 문득 귀를 열어 둘레 목소리를 듣노라면, 갈수록 숱한 사람들은 “비가 오는 날은 밀려서 길이 막히잖아!” 하고 투덜댑니다. 이러다 비가 오래도록 안 오면 “가물어 타들어 가잖아!” 하고 투덜거려요. 비는 비대로, 볕은 볕대로, 모두 사랑스러우면서 고마이 맞아들이려는 목소리는 가뭇없이 사라졌을까요? 날씨새뜸(일기예보)에 길들면서 하늘읽기하고 바람읽기를 잊고, 흙읽기하고 풀꽃읽기하고 등져요. 글읽기나 책읽기를 하더라도 정작 숲읽기를 놓치면서, ‘눈앞에 펼친 숲을 보며 스스로 숲을 읽기’보다는 ‘눈앞에 펼친 숲을 책에는 어떻게 담았는가’를 따지느라 바쁩니다. 책숲·책집(도서관·서점)이 커야 나라가 아름답지 않고, 책을 많이 읽어야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글줄에 깃든 속내를 읽는 눈빛으로 우리 터전을 스스로 슬기로이 읽고 맞아들이며 나누기에 사람·마을·숲을 고이 품는 하루를 짓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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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3.1.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7 자



  스스로 잘났다고 여겨 사람들 앞에서 내세우려 할 적에는 ‘자랑’입니다. 스스로 차곡차곡 배우고 익혀서 어제와 다르게 새롭게 피어난다고 할 적에는 ‘자람’입니다. 말끝 하나로 ‘자랑책’으로 콧대가 높을 수 있고, ‘자람책’으로 밑자락을 받치는 어깨동무로 갈 수 있습니다. 말 한 마디는 ‘빚(천 냥 빚)’이 될 때가 있으나, ‘빛(천 냥 꽃돈)’이 될 때가 있습니다. 왜 읽느냐고 묻는다면 “나날이 다시 배우면서 새롭게 깨닫는 하루를 누리려고 합니다.” 하고 여쭙니다. 왜 쓰느냐고 묻는다면 “언제나 다시 쓰면서 새롭게 짓는 살림을 가꾸려고 합니다.” 하고 얘기해요. 잣나무·잣나물은 들숲에서 젖(살림물) 노릇을 합니다. 잣도 자랑도 자람도 ‘자’가 바탕입니다. 길이나 높이를 살피는 ‘잣대(자)’일 텐데, 겉으로 드러내어 앞세우면 ‘자랑’이고, 속으로 추스르며 마음을 보면 ‘사랑’으로 가면서 ‘자라납’니다. 자라며 사랑하려고 쓰고 읽는 오늘입니다. 밤새 꿈밭을 누비려고 ‘잠’자리에 들면서 마음을 달래고 밝힙니다. ‘작게’ 속삭입니다. ‘잘’ 해내기보다는 살림살이를 손수 ‘다잡’으면서 돌보려고 합니다. 곁에 있는 아이를 바라보며 노래합니다. “자, 우리 함께 이 길을 춤추면서 걸어가 볼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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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빛 2023.1.9.

책하루, 책과 사귀다 156 몇 갈래 책



  우리가 장만해서 곁에 두는 책은 몇 갈래로 바라볼 만하다고 느껴요. 곧바로 읽을 책, 나중에 읽을 책, 두고두고 읽을 책, 꾸준히 되읽을 책, 틈틈이 읽을 책, 아이하고 읽을 책, 아이한테 물려줄 책, 이웃한테 건넬 책, 내가 나한테 사랑으로 베풀 책, 여기에 스스로 살아낸 하루를 스스로 갈무리하면서 스스로 쓴 책, 이렇게 말이지요. ‘인문책·문학책·예술책·자기계발서·치유도서·참고서’ 같은 허울을 내려놓아야 비로소 ‘책을 책대로 바라보는 눈썰미’를 누구나 스스로 틔울 만하리라 생각합니다. ‘사장·대표·씨이오’나 ‘유명인·연예인·작가’나 ‘대통령·정치인·군수·시장’ 같은 허울에 사로잡히면 그들도 우리도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사랑으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길이 가뭇없이 사라집니다. 하늘은 ‘하늘’일 뿐, ‘창공·허공·공중·스카이’가 아닙니다. 비는 비인데, ‘빗물·빗방울’이 아닌 ‘강수량·강우량’을 따진다면, 빗빛을 잃다가 놓칩니다. 줄거리를 읽고 이야기를 읽으며 이름빛하고 마음빛을 읽을 책입니다. 허울이나 껍데기나 겉모습이나 겉치레에 얽매일 책이 아닙니다. 눈을 감고서 마음을 보아야, 눈을 뜨고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눈을 틔워 별빛을 보아야, 눈을 밝혀 숨빛을 저마다 깨닫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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