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77 : 미친 듯 폭주하여 달려가는



미친 듯 폭주하여 달려가는

→ 미친 듯 달려가는

→ 미친 듯 마구 달려가는


폭주(暴走) : 매우 빠른 속도로 난폭하게 달림

난폭(亂暴) : 행동이 몹시 거칠고 사나움



  “미친 듯 달려가는”이라고 할 적에는 너무 지나치도록 빠르게 달리거나 거칠게 달린다는 뜻입니다. 그렇기에 “미친 듯 폭주하여”는 겹말이 됩니다. 한자말 ‘폭주’는 거칠게 달린다거나 미친 듯이 달린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폭주하여 달려가는”은 겹말이 돼요. 이 보기글은 앞뒤로 겹말이 겹으로 쓰였습니다. 사이에 들어간 ‘폭주하여’를 덜고 “미친 듯 달려가는”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4349.1.12.불.ㅅㄴㄹ



미친 듯 폭주하여 달려가는 우리의 삶을 멈추게 하기를 기대하면서

→ 미친 듯 달려가는 우리 삶을 멈추게 하기를 바라면서

《김경희-마음을 멈추고 부탄을 걷다》(공명,2015) 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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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정치적


 정치적 망명 → 정치 망명

 정치적 문제 → 정치 문제

 정치적 인물 → 정치 인물 / 정치꾼 / 정치를 아는 사람 / 정치를 하는 사람

 정치적인 사건 → 정치 사건 / 정치일 / 정치를 보여주는 일

 그는 매우 정치적이다 → 그는 정치에 매우 밝다 / 그는 정치를 매우 따진


  ‘정치적(政治的)’은 “1. 정치와 관련된 2. 정치의 수법으로 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정치(政治)’는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뜻한다고 해요. 이러한 뜻처럼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가리킨다는 ‘정치’라면 그대로 쓸 만하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너는 너무 정치적이다”라든지 “정치적인 발언을 하다” 같은 자리에서는 ‘나라 다스리기’하고 동떨어지기도 합니다. 나라 다스리기하고 동떨어진 자리에서 쓰는 ‘정치·정치적’은 ‘내 한몸 살펴서 내 자리 넓히기’하고 잇닿지 싶습니다. 흔히 일컫는 ‘알랑방귀’처럼 ‘알랑대다’라는 뜻으로 쓰기도 하고, 여러 곳에 줄을 댄다는 뜻으로 쓰기도 하거든요. 2016.3.2.물.ㅅㄴㄹ



정치적 해방만을 바라는 사람들에겐 영혼의 해방을 되새기고

→ 정치 해방만을 바라는 사람들에겐 영혼 해방을 되새기고

→ 정치 사슬에서 풀려나기만을 바라는 사람들한텐 마음이 풀리도록 되새기고

→ 나라가 해방되기를 바라는 사람들한테는 넋부터 해방되도록 되새기고

→ 나라가 좋아지기를 바라는 사람들한테는 마음을 좋게 가꾸라고 되새기고

→ 나라를 바꾸고자 하는 사람들한테는 마음을 바꾸라고 되새기고

《김규항-비급 좌파》(야간비행,2001) 187쪽


정치적으로 옮바른 삶을 살게 하소서

→ 올바르게 살도록 하소서

→ 올바른 길을 걷도록 하소서

→ 올바른 길을 걸어가게 하소서

《에드워드 코렌/강현석 옮김-인생, 별 거 있나요?》(이소출판사,2003) 40쪽


정치적 판단은 별개로 하고 성격만은 그렇다는 것이다

→ 정치 판단은 따로 하고 성격만은 그렇다는 것이다

→ 정치는 어떠하든 마음결만은 그렇다는 말이다

→ 정치는 둘째치고 마음결만은 그렇다는 소리이다

→ 정치를 잘하건 못하건 아무튼 마음만은 그렇다는 말이다

→ 정치야 어떠하든 마음만은 그렇다는 소리이다

《남재희-언론·정치 풍속사》(민음사,2004) 143쪽


정치적 상황이 아무리 불안하다 해도

→ 정치 상황이 아무리 불안하다 해도

→ 정치가 돌아가는 모습이 아무리 술렁거린다 해도

→ 정치가 돌아가는 흐름이 아무리 뒤숭숭하다 해도

→ 정치가 아무리 어지럽다 해도

《오드리 설킬드/허진 옮김-레니 리펜슈탈 : 금지된 열정》(마티,2006) 435쪽


당시는 정치적으로 좀 혼란스러웠거든

→ 그무렵은 정치가 좀 어지러웠거든

→ 그때는 정치가 좀 어수선했거든

《윤희진-고추장 담그는 아버지》(책과함께어린이,2009) 61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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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모욕적


 모욕적 주장 → 깔보는 말 / 업신여기는 말 / 깎아내리는 말

 모욕적 발언을 → 깔아뭉개는 말을 / 깔보는 말을

 모욕적 언동으로 → 헐뜯는 말로 / 깔보는 말로

 모욕적으로 받아들이다 → 업신여김으로 받아들이다

 모욕적으로 말하다 → 깎아내리며 말하다 / 깔보며 말하다

 모욕적으로 들렸다면 → 깔보는 말로 들렸다면 / 업신여긴다고 들렸다면


  ‘모욕적(侮辱的)’은 “깔보고 욕되게 하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욕(辱)되다’는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럽다”를 뜻한다 하고, ‘치욕적(恥辱的)’은 “욕되고 수치스러운”을 뜻한다 하며, ‘수치(羞恥)’는 “다른 사람들을 볼 낯이 없거나 스스로 떳떳하지 못함”을 뜻한다고 해요.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욕되다·치욕적’은 서로 돌림풀이인 셈입니다. 그래도 이모저모 살피면 ‘모욕적’이라는 한자말은 ‘깔보는’이나 ‘부끄러운’이나 ‘떳떳하지 못한’을 가리키는 자리에 쓰는구나 하고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뜻이나 느낌을 살려서 ‘깔보는’으로 손보면 되고, ‘깎아내리는’이나 ‘업신여기는’이나 ‘헐뜯는’이나 ‘깔아뭉개는’ 같은 말마디로 손볼 수 있습니다. 때로는 ‘부끄러운’이나 ‘창피한’으로 손볼 만합니다. 2016.3.1.불.ㅅㄴㄹ



자신들이 겪은 모욕적인 대우

→ 자신들을 업신여겼던 일

→ 저희들을 깔보던 일

→ 저희들이 겪은 푸대접

→ 저희들이 겪은 창피

→ 저희들이 겪은 끔찍한 일

《하워드 진/유강은 옮김-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이후,2002) 58쪽


모욕적인 일이라고

→ 깔보는 일이라고

→ 깎아내리는 일이라고

→ 창피한 일이라고

→ 부끄러운 일이라고

→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 말이 안 된다고

《자케스 음다/윤철희 옮김-곡쟁이 톨로키》(검둥소,2008) 216쪽


더이상 이 모욕적인 세상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 더는 이 부끄러운 세상을 놓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 더는 이 창피한 세상을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 더는 이 창피스러운 세상을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송경동-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창비,2016) 73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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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누군가의


 누군가의 시선을 느끼다 → 누가 쳐다보는 눈길을 느끼다

 누군가의 이야기인지 모른다 → 누구 이야기인지 모른다

 누군가의 가슴이 뛰길 → 누군가 가슴이 뛰길

 누군가의 어깨에 기대다 → 누구 어깨에 기대다

 누군가의 기쁨이 되다 → 누구한테 기쁨이 되다

 누군가의 길 → 누가 걷는 길 / 누구가 가는 길


  ‘누군가’는 ‘누구 + 이 + ㄴ가’입니다. 이 말마디는 ‘ㄴ가’라는 씨끝이 붙으면서 끝을 맺지요. 뒤에 다른 토씨를 붙이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누군가‘한테’ 재미난 이야기”는 말이 되지 않아요. “누구‘인가’한테 재미난 이야기”하고 같은 꼴이기 때문입니다. “누구‘한테’ 재미난 이야기”처럼 써야 올바르지요. 토씨 ‘-의’도 ‘누군가’ 뒤에 붙일 수 없습니다. 덧없는 군말만 자꾸 붙이는 셈이에요. 2016.3.1.불.ㅅㄴㄹ



누군가의 헐떡거리는 숨소리

→ 누군가 헐떡거리는 숨소리

→ 누가 헐떡거리는 숨소리

《최연식-웅이의 바다》(낮은산,2005) 127쪽


누군가의 절박한 문제가

→ 누군가 애타는 문제가

→ 누군가 애끓는 일이

→ 누구한테 애태우는 일이

《신현림-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현자의숲,2012) 88쪽


누군가의 마지막 눈이었을 돋보기

→ 누군가 마지막 눈으로 썼을 돋보기

→ 누군가 마지막 눈으로 삼았을 돋보기

→ 누구한테 마지막 눈이었을 돋보기

《송경동-나는 한국인이 아니다》(창비,2016) 120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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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누구의


 누구의 이상형과 가까울까 → 누구 이상형과 가까울까

 누구의 단발머리가 더 잘 어울리나 → 누구 단발머리가 더 잘 어울리나

 오늘은 누구의 생일이니 → 오늘은 누구 생일이니

 누구의 몸값이 더 높을까요 → 누구 몸값이 더 높을까요

 누구의 과실인가요 → 누구 잘못인가요

 누구의 것일까 → 누구 것일까

 누구의 발에 공이 맞았나 → 누구 발에 공이 맞았나

 누구의 얼굴일까요 → 누구 얼굴일까요


  한국말 ‘누구’에는 ‘-의’를 붙이지 않습니다. “누구 아이예요?”처럼 묻고, “누구 책일까?”처럼 궁금해 하며, “누구 집인데 불쑥 찾아가니?” 하고 고개를 갸웃해야 알맞습니다. 그런데 “누구의 주제련가” 하고 첫머리를 여는 노래처럼, ‘누구’에 굳이 ‘-의’를 붙이려고 하는 사람이 자꾸 늘어납니다. 2016.3.1.불.ㅅㄴㄹ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 누구 도움도 받지 않고

→ 누구한테서 도움도 받지 않고

《전태일기념사업회 엮음-전태일 통신》(후마니타스,2006) 132쪽


누구의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 누구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 누군가 외치는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 누군가 부르는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 누군가 찾는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 아무런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 아무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 어떠한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 사람 목소리도 듣지 못했다

《오카 슈조/김정화 옮김-신들이 사는 숲 속에서》(웅진주니어,2010) 59쪽


그게 누구의 어떤 소설이었을까

→ 그게 누가 쓴 어떤 소설이었을까

→ 그 소설은 누가 썼을까

《황현산-우물에서 하늘 보기》(삼인,2015) 25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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