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의 비건 레시피 전통 채식 밥상 - 서유구의 ⟪임원경제지・정조지⟫에서 뽑은 채식 요리
서유구 지음, 정정기 옮김, 문성희 해설 / 샨티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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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9.

읽었습니다 87



  논밭을 짓지 않던 옛날에는 사냥을 하면서 고기를 먹었다고도 하지만, 모든 옛사람이 고기를 먹지는 않았다고 느낍니다. 싸움을 붙이려고 고기를 먹였으리라 느낍니다. 싸우다가 죽고 죽이는 수렁에 갇히도록 내몰아 우두머리가 주먹힘을 거머쥐어 나라를 세우려 하면서 비로소 고기밥이 퍼지지 않았을까요. 더 먼 옛날에는 풀조차 안 먹었을 만해요. 굳이 풀 목숨을 받아들이기보다 햇빛으로, 빗물로, 바람으로 싱그러이 환한 숨결로 살았을 만합니다. 《조선 선비의 비건 레시피 전통 채식 밥상》은 서유구 님이 남긴 글을 오늘 밥차림으로 되살린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여러 차림길 가운데 고기밥을 덜어낸 풀밥살림을 단출히 글로 엮고, 빛꽃(사진)으로 보여줍니다. ‘비건 레시피’나 ‘채식 밥상’이라지만, 그저 ‘밥차림’이지 싶어요. 풀밥차림이고, 푸른밥차림입니다. 풀빛이 되려는 밥짓기요, 푸른눈으로 이 별을 바라보려는 밥길입니다.


《조선 선비의 비건 레시피 전통 채식 밥상》(서유구 글/정정기 옮김, 샨티, 2021.11.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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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녀 2 - 이상한 여자고등학생 아마구리센코
코노기 요시루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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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9.

읽었습니다 89



  ‘엉큼 푸른순이(변태 여고생)’가 젊은 사내를 갖고 노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변녀 2》을 읽었습니다. 그동안 숱하게 나온 그림꽃이며 글꽃은 젊은 가시내를 사내가 갖고 노는 줄거리였다면, 이 책은 이 틀을 뒤집습니다. 곰곰이 볼수록 그동안 그림꽃이며 글꽃이 얼마나 엉터리에 엉큼했나 하고 새삼스레 돌아볼 만합니다. 엉큼질은 사내이든 가시내이든 똑같이 엉큼질입니다. 사람을 갖고 노는 짓은 사내가 하든 가시내가 하든 언제나 그악스럽습니다. 이 엉성한 틀을 깨면 사랑이라는 길로 갈까요. 이 바보스러운 틀을 제대로 바라보려는 눈길이라면 비로소 즐겁게 하루를 짓는 삶으로 들어설까요. 그러나 남이 깨주지 않는 틀이며 굴레입니다. 남이 도와주는 사랑이 아닙니다. 스스로 삶을 찾을 적에 스스로 사랑을 바라봅니다. 겉눈이 아닌 속눈을 뜨고, 겉모습이 아닌 속모습을 마주할 적에 스스로 사랑을 길어올리기 마련입니다.


ㅅㄴㄹ


《변녀 2》(아마구리 센코 글·그림/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6.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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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흔적 6
오시미 슈조 지음, 나민형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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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3.

읽었습니다 63



  오시미 슈조라는 분이 담아낸 그림꽃책을 가만히 읽다 보면, 이이는 무슨 생각을 어떤 마음으로 그려서 보여주려는가 하고 궁금합니다. 책을 덮고 몇 달 동안 가만히 생각하노라면, 민낯을 그리는구나 싶습니다. 더도 덜도 아닌 민낯을, 굳이 가리거나 숨기지 않고서, 이쪽도 저쪽도 아닌 길을 그리지 싶어요. 《피의 흔적》은 여섯걸음에 이르도록, 그리고 앞으로도 더더욱 민낯을 ‘사랑이 없는’ 또는 ‘사랑을 잊은’ 사람들 ‘사이’에서 흐르도록 그리겠다고 느낍니다. 사랑을 잊기에 사랑을 잃고, 사랑을 잃기에 사랑이 없으면 무엇이 남을까요? 허울뿐인 사이(관계) 하나가 남습니다. 일본을 비롯해 우리나라도 사랑이 아닌 허울뿐인 사이로 어우러지지 않나요? 서로 사랑이라는 속빛으로 마주하나요? 더 생각해 보니, 그림님은 우리가 이녁 그림꽃을 펴면서 우웩우웩 게우기를 바라지 싶습니다. 우리 민낯이란 그만큼 추레한 바보짓을 꽁꽁 숨긴 채 껍데기로 빙글빙글 웃기만 하니까요.


《피의 흔적 6》(오시미 슈조 글·그림/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1.2.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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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이 오사무 서한집 상응 2
다자이 오사무 지음, 정수윤 옮김 / 읻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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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3.

읽었습니다 71



  범은 죽어서 가죽만 남길까요? 허울만 본다면 범한테서 가죽하고 고기만 얻을 테지만, 마음으로 빛을 읽는다면 범한테서 숲을 사랑하는 드높은 숨결을 얻을 만합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만 남길까요? 겉으로만 보면 사람이 남긴 글이나 이름만 보기 쉬우나, 마음으로 사랑을 헤아린다면 서로서로 이 삶에 깃든 수수께끼를 풀고 맺는 실마리를 하나씩 찾으면서 오늘을 노래하겠지요. 1909년에 태어나 1948년에 숨진 일본사람이 남긴 글월을 묶은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을 읽었습니다. 왜 ‘서한집’이란 이름을 붙였을까요? 글님은 틀림없이 ‘글’을 남겼을 텐데요. ‘서한·서신·편지’가 다 다른 이름 아니냐고들 하지만, 그러면 ‘우리말로는 어떤 글’인가를 생각할 노릇입니다. 우리는 왜 스스로 이 글하고 저 글에 우리말 이름을 붙일 생각을 좀처럼 안 할까요? 다자이 오사무가 남긴 글월을 굳이 다시 읽을 만한 뜻을 글빛에 어린 숨결로 천천히 되새겨 볼 수 있기를 빌 뿐입니다.


《다자이 오사무 서한집》(다자이 오사무 글/정수윤 옮김, 읻다, 2020.10.1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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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글쓰기 - 내 아이가 빛나는 생각을 쓴다
오은경 지음 / 이규출판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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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1.3.

읽었습니다 86



  다 다른 아이는 참말로 다릅니다. 다 다른 어른도 그야말로 달라요. 모든 사람은 다르기에 누구한테 맞추어 가르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이 대목을 제대로 바라보면서 받아들인다면, 가르치느라 애먹거나 배우느라 힘들 일이 없습니다. 다 다른 아이한테 다 똑같은 틀에 맞추라고 한다면 아이들은 죽어납니다. 다 다른 어른을 다 똑같은 틀에 가두려 하면 어른은 입술을 깨물고서 참기 마련이지만, 속으로 죽어나요. 《여덟 살 글쓰기》는 다 다른 아이들한테 다 다르게 다가서서 마음을 틔우는 글쓰기를 편 발자취하고 땀방울을 차곡차곡 모읍니다. 아이들이 어버이 곁에서 집일을 돕거나 숲길을 걷던 지난날이 아닌, 부릉이에 몸을 싣고 잿빛집에 갇힌 채 책하고 손전화만 파는 오늘날이란, 어린이한테 글쓰기를 들려주고 함께하기가 외려 빡빡하면서 고될 만하리라 봅니다. 나라 곳곳 어린배움터에서 어린이랑 만나는 모든 길잡이가 저마다 이렇게 책 한 자락씩 여미기를 바라 마지 않습니다.


《여덟 살 글쓰기》(오은경 글, 이규, 2021.11.19.)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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