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 : 나, 너 그리고 우리 인생그림책 3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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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11.

읽었습니다 294



  어릴 적에는 둘레에서 말하는 대로 그냥 ‘시소’라 했는데, 2008년에 큰아이를 낳고부터 아이한테 어떤 말을 들려주고 써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았다. 아이를 아직 안 낳을 무렵에도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을 온누리 아이들이 물려받는” 줄 알았는데, 눈앞에서 하루 내내 아이를 마주하면서 지내니, “어른이나 어버이로 살려면 모든 말을 처음부터 새로 가꾸고 품을 줄 알아야 하는”구나 싶더라. 《시소》에는 두 아이가 나오고, 한 아이가 바라본 깨비가 나온다. 아이들은 다 보고 느낀다. 그저 모르는 척할 뿐이다. 그런데 ‘시소’란 뭘까? 일본을 거쳐 들어온 영어인데, ‘seesaw’이고, ‘보다 + 봤다’라는 뜻이면서 ‘saw’는 ‘톱’을 가리키고, 톱으로 나무를 켤 적에 나는 소리를 영어로 ‘seesaw’라 한다. 우리가 스스로 ‘이웃나라 시골 널놀이’를 들여왔다면, ‘널뛰기’하고 다른 ‘널방아’라든지 ‘궁둥널·엉덩널’ 같은 이름을 짓지 않았을까? 말을 안 바꾸면 마음도 안 바뀐다.


《시소 : 나, 너 그리고 우리》(고정순, 길벗어린이, 2020.6.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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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시바, 시베리아
이지상 지음 / 삼인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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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8.

읽었습니다 290



  모든 하루는 스스로 그린 길대로 흐릅니다. 스스로 그리지 않은 길로 여는 하루란 없습니다. 불현듯 그렸고, 문득 그렸고, 짜증이나 미워하면서 그렸고, 웃거나 노래하면서 그렸어요. 툴툴대며 그렸고, 즐겁게 그렸고, 스스로 모르는 사이에 그렸어요. 《스파시바, 시베리아》를 읽으면서 시베리아가 그다지 떠오르지는 않았습니다. 글님은 너무 서두르면서 바쁘게 휙휙 지나다녔구나 싶더군요. 굳이 더 넓고 멀리 곳곳을 누벼야 시베리아를 알거나 말할 수 있지 않습니다. 두고두고 느긋느긋 네 철을 골고루 마주하면서 시베리아를 맞아들이고 말할 수 있을 테고요. 이웃나라나 이웃마을을 다녀오는 길이란, 이웃하고 마음으로 사랑하는 일이라고 여겨요. 그러니까 뭔가 끄적이거나 남기려 하기보다는, 그저 그곳을 우리 보금자리하고 똑같이 마주하면서 스스로 꿈을 그리면 넉넉하지 않을까요? 높이지도 낮추지도 않는, 뚜벅뚜벅 걷는 매무새라면 줄거리도 얼거리도 확 달랐을 테지요.


《스파시바, 시베리아》(이지상, 삼인, 2014.8.10.)


ㅅㄴㄹ


폐부 속 깊이 전해 온다

→ 가슴 깊이 다가온다

→ 깊이 스민다

24쪽


세계 최대의 담수량을 자랑하는 물의 천국에서 물 부족 현상을 겪는 이 역설을

→ 온누리에서 물을 가장 많이 담은 곳에서 물이 모자란 이 거꾸로를

46쪽


호반의 백사장 위에서 홀딱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 못가 모래밭에서 홀딱 벗고 해받이를 즐기는

→ 물가 모래벌에서 홀딱 벗고 해바라기를 즐기는

5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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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사투리 사전
삼아 편집부 엮음 / 삼아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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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8.

읽었습니다 292



  고장마다 말이 다릅니다. 고장마다 터와 날씨와 흙과 숲과 바람과 해가 다르거든요. 사람이 달라도 말이 다르되, 사람이 살아가는 터가 다르면 말이 확 다릅니다. 하나인 나라이기에 하나인 말만 써야 하지 않습니다. 나라로는 하나이되 모두 다른 고장과 고을과 마을과 집인 만큼, 누구나 스스로 보금자리와 둘레를 헤아리는 말씨를 북돋울 적에 즐거우면서 아름다워요. 《부산 사투리 사전》은 부산말을 살피는 조그마한 길잡이 노릇을 할 만하지만, ‘부산말·표준말’로 가르는 대목이 아쉬워요. ‘표준말’이 아닌 ‘서울말’이나 ‘나라말’일 뿐입니다. 그리고 ‘의사’ 같은 한자말은 굳이 ‘표준말’로 실을 까닭이 없습니다. ‘모지리’는 ‘모조리’를 부산말로 가리키는 셈일 텐데 ‘모두’로 잘못 붙여요. 조금 더 마음을 기울이면 얼마나 좋았으랴 싶은데, 나와 준 대목만으로 고맙기도 합니다.


《부산 사투리 사전》(부산 사투리를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삼아, 2003.7.1.)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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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야생조류 길잡이 물새 자연탐사 길잡이 4
박종길.서정화 지음 / 신구문화사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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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6.

읽었습니다 291



  날마다 새를 바라보고 만나는 아이들은 나날이 새롭게 새를 알아가고 마음에 담습니다. 깃빛과 몸짓으로도 익히고, 날갯짓과 노랫가락으로도 익히며, 먹이와 어울림으로도 익히더니, 암수가 다른 결을 눈여겨보고 알아차립니다. 다만 아이들은 새이름을 잘 알지는 못 해요. 이때에 아이들한테 얘기합니다. “먼먼 옛날 옛적 사람들은 새를 눈여겨보거나 지켜본 뒤에 다 다른 빛과 결과 숨을 헤아려서 스스로 이름을 붙였단다. 너희가 늘 지켜보고 마주하는 결을 고스란히 이름으로 담으면 돼. 딱새가 왜 딱새이겠니? 박새가 왜 박새일까? 참새는 참새이고 까치는 까치이잖니.” 그래도 새를 다룬 책을 바지런히 챙겨서 아이들한테 건넵니다. 아이들은 《한국의 야생조류 길잡이, 물새》를 슥 넘기다가 돌려줍니다. 이 책으로는 새를 알 수 없다더군요. 다 다른 새가 어떤 한살림인지 안 짚고 ‘갈래짓기’로만 뭉뚱그린다지요. 가만 보면, 멋지게 찍으려 하고, 새집을 함부로 건드린 모습마저 보입니다.


ㅅㄴㄹ


《한국의 야생조류 길잡이, 물새》(서정화·박종길, 신구문화사, 2008.4.15.)


+


5월에 1개의 알을 낳는다

→ 5월에 알을 하나 낳는다

46쪽


포란 기간은 50∼54일이다

→ 알품이는 쉰∼쉰나흘이다

46쪽


어류와 연체동물을 먹는다

→ 물고기와 말랑이를 먹는다

47쪽


전체적으로 청색 기운이 있는 회흑색이다

→ 거의 푸른 기운이 있는 잿검정이다

60쪽


※ 글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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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사람이다 - 칼럼니스트 곽정은, 그녀가 만난 남자.여자 색깔 이야기, 개정판
곽정은 지음 / 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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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1.6.

읽었습니다 289



  사귀거나 만나는 사이라면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할 말로 “내 사람”을 손꼽을 만합니다. 일할 적에도 매한가지입니다. “내 사람”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내 곁에 있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요. 그러나 ‘나’도 ‘너’도 저마다 다른 숨결이요 삶이며 넋입니다. 맞닿는 마음이 있어서 끈으로 이을 수 있을지라도 섣불리 “내 사람”이라 할 적에는 그만 서로 옭아맵니다. 《내 사람이다》를 읽는 내내 글쓴이 스스로 ‘남이 아닌 나(글쓴이)’를 단단히 죄는구나 싶더군요. 굳이 그렇게 옥죄어야 할까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은 “나는 나”라는 바탕에서 “내가 나를 사랑하듯, 네가 너를 사랑하는 넋을 만난다”는 마음일 때에 비로소 어깨동무를 하면서 한집을 이루리라 느낍니다. 네가 나한테 와야 하지 않고, 내가 너한테 가야 하지 않아요. 그저 흐르면서 함께합니다. 가까운 곳에 있든 멀찍이 떨어졌든, 마음으로 나란히 어우러지기에 사랑입니다.


ㅅㄴㄹ


《내 사람이다》(곽정은, 달, 2012.1.18.)


+


이따금씩 들려오는 뉴스 중에서 참 자극적으로 귓가에 꽂히는 단어가 몇 있다

→ 이따금 들려오는 이야기에서 참 따갑게 귓가에 꽂히는 낱말이 몇 있다

51쪽


내연의 관계라는 표현은

→ 시앗이라는 말은

→ 속사람이라는 말은

→ 둘째라는 말은

51쪽


연락처를 스캔하듯 보고 있으면

→ 사는곳을 훑어보면

→ 있는곳을 죽 보면

103쪽


주변 상황으로 인해 커리어를 놓친 기억이 있기 때문일까

→ 둘레 일 탓에 걸음새를 놓쳤다고 떠오르기 때문일까

12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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