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말꽃
김수업 지음 / 지식산업사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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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2.5.

읽었습니다 271



  ‘나르다’를 뜻하는 한자말 ‘배달(配達)’이 있다면, “밝은 땅”을 가리키는 ‘밝달·박달’하고 나란한 ‘배달’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한겨레’로 이루었다고 여기는데, ‘배달겨레’라고도 여깁니다. ‘밝은’ 넋을 품은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한겨레’에서 ‘한’은 ‘한글’에도 붙듯 ‘하늘’을 가리켜요. 하늘은 온누리를 비추는 해랑 별이 밝게 비추는 곳이니, ‘한겨레 = 배달겨레’이기도 합니다. 《배달말꽃 갈래와 속살》을 읽었습니다. 2002년에 나온 책이기는 해도 ‘-의’를 너무 자주 쓰고 ‘부르다·-지다·이루어지다·만들다·-고 있다·것’도 너무 자주 씁니다. 바깥말이 아닌 우리말을 갈래로 여미어 들려주려고 한다면, 얄궂은 옮김말씨·일본말씨는 털어내면 한결 나을 텐데요. 마음을 담는 말이기에, 더 살피고 가다듬고, 나중에라도 손질하면서 추스를 적에, 우리말꽃은 천천히 피어나리라 봅니다. 굳이 ‘이웃나라 글꽃 갈래’처럼 따지지 않아도 됩니다.


《배달말꽃 갈래와 속살》(김수업, 지식산업사, 2002.10.15.)


+


푸나무의 생식기관을 본디 꽃이라 부른다

→ 푸나무 암술수술을 워낙 꽃이라 한다

→ 푸나무 암수술을 워낙 꽃이라 한다

11쪽


배달말로 이루어진 말꽃

→ 배달말로 엮은 말꽃

→ 배달말로 일군 말꽃

20쪽


한글을 만들기는 했으나

→ 한글을 여미기는 했으나

→ 한글을 짓기는 했으나

30쪽


죽음의 고비에서 벌이는 놀이는

→ 죽음고비에서 벌이는 놀이는

123쪽


역할놀이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모든 놀이꾼들이 몫의 처지를 제대로 알고

→ 몫놀이는 모든 놀이꾼이 제몫을 알고

181쪽


고려 때로부터 내려온

→ 고려 때부터 내려온

256쪽


경상도 지방에 두루 퍼져 있는 남정네들의 풍물놀이에서 부르는 것이다

→ 경상도에 두루 퍼진 사내들 네가락놀이에서 부른다

→ 경상도 쪽에 두루 퍼진 사내들 놀이두레에서 부른다

289쪽


하나의 갈래로 자리잡는

→ 한 갈래로 자리잡는

→ 하나로 자리잡는

354쪽


사실 우리 겨레는 매우 깊은 신앙을 지니고 사는 것으로 보인다

→ 우리 겨레는 믿음길이 매우 깊어 보인다

→ 우리 겨레는 매우 깊이 믿으며 사는 듯하다

418쪽


더욱 나은 말꽃을 만들게 하겠다는 뜻으로

→ 더욱 낫게 말꽃을 엮겠다는 뜻으로

→ 더욱 낫게 말꽃을 짓겠다는 뜻으로

520쪽


변화무쌍하게 활용하는 소리와 아니리의 조화도 긴요하다

→ 너울너울 살리는 소리와 아니리도 어울려야 한다

→ 넘실넘실 살리는 소리와 아니리도 어우러져야 한다

554쪽


한편, 낡은 인습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문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움을 헤쳐 가는 길이라고 믿는 자리에서

→ 그리고 낡은 굴레를 벗어버리고 새길을 받아들여야, 어려워도 헤쳐 가는 길이라고 믿는 자리에서

→ 그리고 낡은 틀을 벗어버리고 새길을 받아들여야, 어렵지만 헤쳐 가는 길이라고 믿는 자리에서

58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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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Green Consumer Guide (Hardcover)
Julia Hailes / Simon & Schuster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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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25.

읽었습니다 270



  푸르게 살아가는 길은 쉽습니다. 마음부터 푸르게 돌보고, 보굼자리를 푸르게 건사하면 됩니다. 풀꽃이 마음껏 자라나는 터전을 품으면 즐겁습니다. 나무가 바람에 따라 훨훨 춤추듯 날갯짓하는 마을로 일구면 아름답습니다. “푸르게 쓰면서 사는 길”이란, “푸르게 지으면서 사는 길”입니다. 스스로 짓고 스스로 누리는 사람한테는 거름이 있어요. 스스로 안 짓고 스스로 안 누리는 사람한테는 쓰레기가 있어요. 《the Young green consumer guide》를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0년에 무엇을 바라보았을까요? 그무렵 어린이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었을까요? 2020년을 지나고 2030년을 바라보는 길목은 어떻게 지나가나요? ‘기름쇠(석유 먹는 자동차)’를 ‘빛쇠(전기 먹는 자동차)’로 바꾸면 푸른길일까요? 들숲을 짓밟은 부릉부릉 길바닥부터 죽음길이지 않을까요? 어린이는 쇳덩이(자동차)를 안 사고, 안 몹니다. 푸른별을 망가뜨리는 짓은 몽땅 ‘어른이라는 허울’로 저지릅니다.


《the Young green consumer guide》(John Elkington·Julia Hailes·Douglas Hill 글, Tony Ross 그림, Victor Gollancz, 1990.)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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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의 일기 - 어느 독립운동가 부부의 육아일기
양우조.최선화 지음, 김현주 정리 / 우리나비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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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23.

읽었습니다 269



  그림꽃 《제시 이야기》를 먼저 보면서 고개를 한참 갸우뚱했다. 왜 속 빈 강정 같지? ‘한국판 안네의 일기’ 같은 말은 붙이지 말자. 안네는 푸른철로 접어드는 어린이였고, 《제시의 일기》는 이 나라를 떠나 중국에서 작은집살림(임시정부)을 꾸리는 여러 일꾼 가운데 하나인 어른이었다. 숨막히는 나날이기는 비슷하다지만, 안네는 햇볕조차 쬘 수 없이 다락에 숨어서 살아야 했고, 작은집살림을 하던 분들은 바지런히 바깥일을 보면서 돌아다녔다. 그나저나 《제시의 일기》는 앞뒤로 군글(구태여 덧붙인 글)이 너무 많다. 수수하게 보여줄 글이어야 하지 않을까? 너무 높이려는 티가 아쉽다. 안네하고 구태여 맞댄다면 한결 홀가분하게 햇볕을 쬐며 일하던 분들인데, 어떤 일을 맡고 살림을 꾸렸는지는 썩 드러나지 않는다. 굳이 ‘군글’을 붙이려 했다면, 그무렵 글(독립운동 일기)에 미처 못 담은 여러 속내하고 발자취를 보탤 노릇이었으리라. 지난날 홀로서기(독립운동)에 온힘을 쏟은 분들을 보면 아무런 자취를 안 남기기 일쑤였다. 《제시의 일기》는 돌봄글(육아일기)도 너울글(독립운동 일기)도 아닌, 어정쩡한 글이다. 아쉽다.


《제시의 일기》(양우조·최선화 글, 김현주 엮음, 우리나비, 2019.2.28.)


ㅅㄴㄹ


+


대가족 식솔처럼 희로애락을 함께했던

→ 큰집안처럼 기쁨슬픔을 함께하던

→ 우람집처럼 빛그늘을 함께하던

11쪽


구십을 바라보는 나의 할머니는 조간신문에서부터 시작하여

→ 아흔을 바라보는 우리 할머니는 아침새뜸부터

13쪽


바깥 정세에 의해 오락가락해야 하는 풍전등화 같은 처지이지만

→ 바깥물결에 따라 오락가락해야 하는 바람불 같지만

→ 바깥바람에 오락가락해야 하며 벼랑길 같지만

62쪽


제시의 설사는 오늘로 쾌차되었다

→ 오늘 제시는 물똥이 나았다

63쪽


태산준령을 그 몇 번이나 넘어오기에 일행들의 얼굴은 그을리고 검게 되었지만

→ 고갯길을 몇 판이나 넘어오기에 다들 얼굴은 그을렸지만

→ 높메를 숱하게 넘어오기에 모두 얼굴은 그을렸지만

78쪽


아직까지도 제시의 배탈이 완쾌되지 않아

→ 아직까지도 제시는 배앓이가 안 나아

9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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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 우주의 문턱 건축을 읽는 눈 3
티에리 파코 지음, 전혜정 옮김 / 눌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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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23.

읽었습니다 268



  우리나라 어느 마을을 찾아가든, 오랜 살림집이 어우러진 자리에는 집집마다 다른 살림빛이 흐릅니다. 똑같은 집이란 한 채조차 없던 우리 터전이었습니다. 이제는 똑같이 찍어낸 잿더미(아파트 단지)가 끝없이 늘어나는 판입니다. 척척 찍어내는 잿더미는 ‘살림집’이 아닌 ‘사슬터(감옥)’ 같습니다. 보셔요. 사슬터는 온통 잿빛에 쇠작대기로 둘러쌉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지 못 하라는 뜻에서 잿빛으로 휘덮거든요. 《지붕, 우주의 문턱》을 읽었습니다. 뜻깊은 책이라고는 느끼면서도 심심합니다. 우리 터전하고 안 맞기도 합니다. ‘집바치(건축가)’라는 눈썰미가 아닌, 살림꾼(생활인)이라는 눈빛으로 집이며 지붕을 헤아린다면 줄거리가 확 달랐을 테지요. 굳이 하늬녘(서양) 지붕 이야기를 옮기기보다, 우리 살림눈으로 우리 살림집을 돌아보면서 우리 지붕빛을 가만히 그려낼 수 있어요. ‘바치(전문가)’가 아니라 ‘사람’이라는 눈으로 보기에 모두 살리거나 짓습니다.


《지붕, 우주의 문턱》(티에리 파코/전혜정 옮김, 눌와, 2014.10.20.)


#LeToit #ThierryPaquot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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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책쟁이들 - 대한민국 책 고수들의 비범한 독서 편력
임종업 지음 / 청림출판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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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3.11.18.

읽었습니다 267



  한겨레신문 글쟁이 임종업 씨는 스스로 다리품을 팔지 않고서, 누리집에서 슬쩍 엿본 글을 버젓이 실으며 ‘특종’으로 내세우곤 했다. 이런 매무새로 낸 《한국의 책쟁이들》은 우습지도 않았다. ‘책을 읽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이 다리품과 삶과 사랑을 들여 지은 글을 몰래 훔쳐가지 않을 텐데, ‘책을 안 읽는 버릇’이나 ‘책을 엉뚱하게 읽거나 잘못 읽는 버릇’이 배었다면, 외쏠림조차 아닌 틀린 말을 쏟아내게 마련이다. 서울 용산 〈뿌리서점〉 책집지기님은 ‘민족의 이름으로!’를 외치면서 책값을 깎아주었다. 이 책 10쪽 닷째줄에 나오듯 ‘국민의 이름으로!’를 외치지 않았다. 베트남전쟁 이야기를 누가 꺼낼라치면 생채기가 떠올라서 슬픈 얼굴이던 〈뿌리서점〉 지기님은 함부로 ‘국민’을 읊지 않았다. 책을 많이 샀거나 읽었어야 책쟁이라 할 수 없다. 마음으로 읽고 사랑으로 새기면서 숲을 품고 바람처럼 빛씨앗을 흩뿌려야 비로소 책벌레이지 않겠는가.


《한국의 책쟁이들》(임종업, 청림출판, 2009.9.17.)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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