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15.


《가난이 사는 집》

 김수현 글, 오월의봄, 2022.10.24.



낮이 환하고 밤이 별빛으로 밝은 가을이다. 노래꽃수다(시창작교실) 막바지 이야기를 펴러 고흥읍으로 가려고 들길을 가로질러 황산마을에서 시골버스를 탄다. 읍내 어린이쉼터에 닿으니 고무신이 뿌옇다. 들길을 걸으며 흙먼지가 앉았네. 읍내 안숲(안골에 깃든 숲)을 걷는다. 한참 걸었다. 튀김닭을 사서 집으로 택시를 달린다. 튀김닭을 아이들한테 건네고서 발을 씻으니 허벌나게 졸리다. 그대로 누워 곯아떨어진다. 《가난이 사는 집》을 돌아본다. 글쓴이는 ‘문재인 나라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으면서 ‘부동산 정책을 망가뜨린 노릇’을 했다는데, 막상 아무것도 안 뉘우치는 듯싶다. 아니, 뉘우칠 마음이 티끌만큼이라도 있으면 입을 다물 텐데, 2023년 9월에 《부동산과 정치》라는 책을 또 썼다. 질기다. 끈질기다. 질린다. 지긋지긋하다. 지겹다. 핑계와 딴청이 가득한 채 입만 놀린들 무엇이 바뀔까? ‘부동산 대책·정책’을 읊는 이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서울이나 서울곁(수도권)을 안 떠나고, 작은고을이나 시골에서 조용히 살림을 안 짓는다. 이녁 같은 이들이 서울 집값을 뒤흔드는 바람에, 이제 ‘시골 빈집’조차 ‘1억 원’을 아무렇지 않게 부른다. 미친나라이다. 잿집(아파트)을 그만 지어야 나라가 숨을 쉬고 살아날 수 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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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14.


《몰리는 할머니가 좋아요》

 레나 안데르손 글·그림/김희정 옮김, 청어람아이, 2018.7.21.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이틀을 쉬며 조금은 숨을 돌렸다. 지난 보름 사이에 눈붙일 틈이 없이 여러 고장을 오갔다. 가시아버지(장인)는 이제 하늘 품에 안겨서 느긋이 새길을 그리시겠지. 천천히 거닐고, 등짐을 질끈 짊어진다. 시골이더라도 읍내에서는 가을빛을 못 느끼지만, 마을에는 나락내음이 넘실거린다. 다만, 해가 갈수록 나락빛이 줄어든다. 할매도 할배도 들일을 하기 버겁고, 예전처럼 마당이나 길에 나락을 널어서 말리는 손길이 확 줄었다. 요즈막 시골은 흙수레(농기계)가 웬만한 일을 다 한다. 봄에도 가을에도 들에는 사람 그림자가 드물다. 밤하늘 별잔치를 누리면서 《몰리는 할머니가 좋아요》를 곰곰이 읽는다. 나이만 먹기에 할머니이지 않다. 어질고 참하면서 아름답기에 할머니이다. 나이만 먹으며 할아버지가 될 수 없다. 꼰대질을 버리고서 슬기롭고 착하면서 눈망울을 빛내기에 할아버지이다. 요새는 누가 할머니이고 할아버지일까? ‘국민연금·노인연금’을 받는 분은 부쩍 늘었는데, 얼마나 참하거나 착한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까? 젊은이는 어떤가? 젊거나 나이든 사람들 모두 얼마나 아름답게 말을 하고 살림을 짓고 생각을 나누는 하루일까? 어질기에 어른인데, 어질기보다 어리석고 철을 잊는 굴레이지 않은가.


#MollanOchMormor #LenaAnderso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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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13.


《한국·일본 이야기》

 정구미 글·그림, 안그라픽스, 2005.6.17.



날이 다시 포근하니 풀벌레가 다시 노래한다. 앞으로 풀벌레노래를 몇날쯤 더 들을 수 있을까? 올해 끝물인 풀노래라고 여기면서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오늘 하루는 그야말로 집에서 쉬엄쉬엄 보낸다. 미역국을 끓이고, 작은아이가 마련하는 감자조림을 거든다. 한밤에 별이 쏟아진다. 별빛을 누리면서 잠든다. 《한국·일본 이야기》를 되읽었다. 처음에는 엄마아빠가 나고자란 나라가 궁금해서 일본이 아닌 우리나라에서 배움길을 걸으려 했고, 그림꽃(만화)에 마음이 있어서 붓을 쥐었는데, 여러모로 말썽(표절)을 일으키면서 도마에 올랐다. 글바치가 글을 안 쓰고 베끼면 글밭을 떠날 일이고, 그림바치가 그림을 안 그리고 베끼면 그림밭을 떠나야지. 이름값을 조금 얻었다고 날림으로 장사를 할 셈속이란 얼마나 창피한가. 그러나 이 나라를 보면 베낌질을 일삼고도 몇 해쯤 지나서 슬금슬금 기어나오는 글바치가 수두룩하다. 더럼질을 저지르고도 슬그머니 기어나올 뿐 아니라, 이들을 치켜세우는 글꾼(비평가·기자)도 많다. 우쭈쭈하는 이들이 넘치는 나라를 뜯어고칠 수 있을까? 착하고 참하게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살림을 하고 흙을 짓고 아이를 돌보는 수수한 사람들이 제몫을 누리면서 환하게 웃음짓는 나라로 거듭날 수 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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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26.


《당신은 누구십니까》

 표성배 글, 수우당, 2023.4.25.



맡긴 셈틀을 받으러 읍내에 다시 간다. 못 고칠 줄 알았다. 그냥 새것을 누리가게에서 샀다. 거의 열흘째 날마다 버스를 타고 움직이는구나 싶다. 서울(도시)에서라면 여러 탈거리로 늘 움직일 테지만, 시골에서는 이따금 탈 뿐, 다리랑 두바퀴로 가벼이 움직이려고 한다. 탈거리에 몸을 실으면 해바람비를 등지면서 잃고, 다리랑 두바퀴로 보금자리 곁에서 흐르면 숲빛을 품는다. 오늘도 새벽 4시부터 마을 곳곳에서 풀죽임물을 뿌려댄다. 풀죽임물이 하얗게 물결치면서 마을을 덮는다. 그리고, 이런 풀죽임물이 퍼지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비구름이 몰려들어 함박비를 뿌려 죽음물을 씻어낸다. 《당신은 누구십니까》를 읽었다. 표성배 님이 남기는 일노래(노동시)는 나날이 어깨힘이 조금씩 줄어든다고 느낀다. 그래도 아직 어깨힘이 많이 남았다. 아무런 어깨힘이 없을 적에 그야말로 눈부시게 피어나는 일노래로 넘실거릴 만하리라 본다. 일노래라면, ‘일하지 않는 이들이 쓰는 일본스런 한자말과 영어’가 한 톨조차 없을 노릇이라고 본다. 왜냐고? 일노래이니까. ‘일 = 일다’이고, ‘일다 = 물결이 춤추다’이면서 ‘일다 = 춤추다 = 일어서다·일으키다’이고, ‘이야기·잇다·있다’이다. 푸르게 일렁거릴 이다음 일노래를 기다린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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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7.25.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무라카미 하루키 글/이영미 옮김, 문학동네, 2016.6.1.



곁님 셈틀을 고치러 읍내마실을 한다. 맡기면서 곰곰이 생각하자니, 이제 바꿀 때에 이른 듯싶다. 읍내 셈틀집은 ‘윈도우 정품’이 아니어도 새것 값을 비싸게 부른다. 품삯을 넣겠지만, 고흥 같은 시골에서 셈틀집을 꾸리니 고맙지만, 어쩐지 너무 세다. 지난겨울에 숲노래 씨 셈틀은 바가지를 쓰고 샀다만, 곁님 셈틀은 꼼꼼히 살핀 끝에 ‘숲노래 씨 셈틀보다 나은 것’을 토막값(반값)에 누리가게에서 장만한다. 큰아이랑 시골버스를 탄다. 오늘은 비가 내리지는 않되, 눅눅바람이 짙다. ‘두배낳이’ 새끼 제비가 거의 다 컸다. 둥지나기를 앞둔 모습이다. 집배움(홈스쿨링)을 하는 두 아이한테 ‘학업중단 위기학생 특별지원사업’을 받도록 글자락(서류)을 넣겠다고 군청에서 전화가 온다. 이름도 참 거석하다. 집에서 배우는 아이들이 다 ‘위기학생’인가?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를 읽었다. 다 읽고서 멍하다. 라오스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저 ‘하루키’ 이름에 기대어 술타령인지 헛바람인지 주절주절 늘어놓았을 뿐이다. 라오스를 사랑하는 사람이 라오스 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낼 일이 아닌가? 제발 이름값으로 허튼책을 안 내기를 빈다. 종이가 아깝고 나무한테 크게 잘못했다.


+


석 달이 지난 오늘(2023.10.20.) 돌아보노라니 ‘학업중단 위기학생 특별지원사업’ 서류를 꾸려서 내라고 해서 이틀쯤 품을 들여 이모저모 써서 냈는데, 그 뒤 아무 연락이 없다. ‘학업중단 위기학생’이 우리나라에 몇이나 있을까? 이 사업비는 군청이나 교육청에서 제대로 펴는지 알쏭하다. 큰아이는 2023년에 16살에 이르도록, 작은아이는 13살에 이르도록, 이 사업비를 여태 받은 적이 없다. 전남교육감이라는 분은 여태까지 ‘학교밖 청소년이 소외되지 않도록 힘쓰겠다’는 공약을 걸고서 여러 사람이 뽑혔지만, 2011년부터 이제껏 ‘학교밖 청소년 지원사업’이 하나조차 없었다고 느낀다. 아니면, 우리 집 두 아이만 콕 집어서 이 지원사업을 일부러 다 떨어뜨렸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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