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순이 49. 신을 솔질해 (2017.1.3.)



  너희 신은 너희가 손수 빨아 볼래? 때가 낀 자리를 솔로 빠르면서 부드럽게 문질러 주지. 위도 아래도 속도 옆도 바닥도 모두 솔질을 하지. 비누를 묻혀서 솔질을 하고, 물을 부어 가면서 솔질을 하지. 때를 잘 벗겼다 싶으면 깨끗하게 헹구면 돼. 이러고 나서 우리는 햇볕하고 바람한테 신을 맡기면 보송보송 잘 말려 준단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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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48. 반죽돌이 (2016.12.3.)



  “반죽 도와줄 사람?” 하고 부르면 “응? 반죽? 나! 나!” 하면서 달려오는 두 아이. 두 아이가 거품기 하나를 놓고 다투기에 거품기를 하나 새로 장만한다. 넓적한 반죽그릇도 따로 하나 장만해서 두 아이가 저마다 따로 부침개 반죽을 젓도록 해 준다. 그렇지만 둘 모두 처음에만 달려들고, 마무리까지 좀처럼 못 나아간다. 얘들아, ‘해 보기’에서 그치지 말고 끝까지 ‘해내기’로 가자. 우리 맛나게 부침개를 먹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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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47. 리카인형 꽃치마 (2016.8.24.)



  살림순이한테 꽃치마가 있다. 이 꽃치마는 이제 깡똥해서 반바지를 따로 입으며 웃도리처럼 삼는다. 이 꽃치마를 살림순이한테 선물하신 이웃님이 있는데 그때에 꽃무늬 고운 옷감을 함께 주셨다. 살림순이는 저한테 있는 꽃치마처럼 리카인형한테 꽃치마를 바느질로 지어 주기로 한다. 한 땀씩 알뜰히 깁고, 뒤쪽은 어머니한테서 똑딱단추를 받아서 붙인다. 인형치마는 똑딱단추를 닫고 열면서 입히고 벗길 수 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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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46. 국자로 옮겨 담기 (2016.6.21.)



  큰 유리병에 담갔던 매실을 작은 유리병으로 옮긴다. 이제 매실알을 덜어서 따로 술(맑은술이나 소주)로 담가 놓고, 짙누렇고 푸른 기운이 감도는 물만 유리병에 두려고 한다. 아직 백 날까지 되지 않았으나 고흥이라는 고장은 무척 따스하기에 다른 고장에서보다 일찍 옮겨도 될 만하다고 느낀다. 올해에 고흥에서 김치를 여섯 차례 담가 보았는데, 하룻밤을 실온에 두기만 해도 곧 익으려 했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아버지가 깔때기랑 국자를 써서 옮기는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본다. 한 병을 모두 옮기고서 아이들한테 묻는다. “옮겨 보고 싶어?” “응.” “그럼 옮겨 봐.” 두 아이한테 국자랑 깔때기를 맡기고 나는 다른 부엌일을 한다. 아이들이 옮겨 주니 일손을 크게 던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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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41. 나도 못 박을래 (2016.3.12.)



  우리 살림순이도 못을 박고 싶다. 우리 집에 망치가 셋 있으니 두 아이가 하나씩 쥐고는 못을 빼고 박는 놀이를 한다. 어떠니? 잘 빠지니? 잘 박히니? 못질은 힘으로 하지 않아. 힘은 망치에 있고, 우리는 망치가 못을 잘 때려서 척척 들어가도록 거드는 구실만 하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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