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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5. 제기 닦을래 (2014.1.31.)

 


  설날 차례상에서 쓸 제기를 닦는다. 사름벼리가 쪼르르 달라붙으며 묻는다. “뭐 해? 나도 닦고 싶어. 아, 저기 (행주) 있구나. 나도 닦아야지.” 무엇을 한다고 대꾸하지 않았고, 하라고 시키지 않았으나, 일곱 살 어린이는 혼자 묻고 혼자 대꾸하면서 마룻바닥에 톨포닥 앉아서 얌전하고 이쁘게 제기를 닦는다. 큰아이가 닦은 제기를 나중에 살펴보니 덜 닦거나 제대로 안 닦아서 모두 다시 닦았지만, 손길이 싱그럽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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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4. 마루문 걸레질 (2014.1.19.)

 


  쓸고 닦고 이불을 털어서 말리는 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큰아이가 “나도 도울래.” 하면서 걸레를 물에 적시고는 대청마루를 신나게 닦는다. 그러고는 피아노방을 함께 닦더니, 마루문을 닦겠다고 문을 붙잡고 논다. 큰아이한테 “걸레 이리 줘 보렴.” 하고 말하고는 빨아서 다시 건넨다. 손이 닿는 데까지 죽죽 뻗으면서 유리문을 닦는다. 잘 하네. 예쁘네. 이제 아버지는 빨래를 할 생각인데, 이에 앞서 너희 머리를 감자. 자, 나중에 더 걸레질을 하고 벼리랑 보라랑 머리 감으러 가자.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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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3. 동생 옷 입히기 (2013.10.29.)

 


  나들이 가는 길에 동생 겉옷 지퍼를 올려 준다. 큰아이는 동생이 양말 신겨 달라 하면 양말을 신겨 주고, 신을 꿰어 달라 하면 신을 꿰어 준다. 옷도 잘 입혀 준다. 생각해 보면, 작은아이는 스스로 옷을 입고 벗을 나이인데, 누나가 여러모로 잘 챙기니 단추도 스스로 못 꿰고 지퍼도 혼자서 못 올린다. 따사로운 손길을 받으니 즐겁기는 할 텐데, 산들보라야 이제는 너도 스스로 해야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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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2. 빨래 잘 개지 (2013.7.27.)

 


  “벼리야, 빨래 같이 개자.” “왜요?” “왜기는. 이 옷들 다 너희 옷이잖니. 아버지가 빨래를 해서 다 말렸으면 너희 옷은 너희가 갤 줄 알아야지.” “아휴. 알았어요.” “아휴가 뭐니. 벼리는 예쁜 아이 아니니?” “응, 예쁜 아이야.” “예쁜 아이가 입는 예쁜 옷 아니니?” “응.” “그러면, 예쁜 옷을 예쁜 아이가 예쁘게 개야지.” 빨래를 개는 두 사람 곁에서 산들보라가 부채질을 해 준다. 폭폭 찌는 한여름 방에서 빨래를 천천히 갠다. 다 갠 옷가지를 아이들 그림 언저리에 올려놓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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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순이 1. 설거지 하겠어 (2013.7.3.)

 


  키가 제법 자라 앉은뱅이걸상 받치고 올라서면 딱 설거지를 할 만한 키가 된다. 아직 수세미질이 서툴고 물을 너무 많이 쓰는 설거지이지만, 이럭저럭 보아줄 만하다. 때로는 큰아이 몰래 다시 설거지를 하지만, 아이로서는 살림하기보다는 놀이하기로 여기는 설거지이니 그대로 지켜보기로 한다. 아이더러 설거지를 하라고 부르지 않는다. 아이 스스로 설거지 하고 싶다 할 적에 말리지 않는다. 수저는 도마에 올리고 접시는 시렁에 올리며 천천히 천천히 설거지를 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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