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랑길 . 2022.7.26.



마음에 들거나 안 들어

좋다거나 싫다거나

자꾸 가르려 드는데

사랑은 늘 사랑이야


마음에 맞거나 안 맞아

크다거나 작다거나

또 나누려 하는데

사랑은 그저 한결같아


작아도 개구리 커도 개구리

작아도 집 우람해도 집

작아도 노래 우렁차도 노래

작아도 길 넓어도 길


맑게 빛나며 즐겁고

너랑 나랑 우리가 하나인

사랑이란

하늘빛 바다물결 푸른숲


ㅅㄴㄹ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사랑' 이야기.

이웃님 누구나

이 열여섯 줄로

헤아려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열여섯 줄에 제법 길게

'붙이는 풀이말(설명)'이 있는데

이 풀이말은

아마 새해(2023년)에 낼 책에만 넣을 테니

여기에는 안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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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노래꽃 . 골짜기 2022.7.14.



비가 오면 콰르르

우렁차게 노래하다가

가물면 가르랑가르랑

가만히 속삭이는 골짜기


비가 쏟아져도 쿨렁쿨렁

가문 날에도 출렁출렁

한결같이 샘솟으면서

들녘으로 뻗어가는 골짜기


멧제비나비가 하늘말나리꽃에 앉고

잠자리가 오리나무 가지서 쉬고

가재가 돌틈서 자고

송사리가 물살 가르고


흘러흘러 마을 지나면

흐르고 또 흘러 느릿느릿

갯벌 적시며 바다로

고래 만나러 마실길


+


바닷물은 아지랑이로 올라 구름을 이루다가 빗방울이 되어 땅으로 찾아가면 샘물이 됩니다. 이 샘물은 골짜기를 적시고 냇물을 이루다가 바다로 새삼스레 나아가지요. 모두 하나이면서 늘 새롭게 흐르는 물줄기가 있어 온누리가 싱그럽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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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2022.7.20.

삶길



한숨지을 적에는 숨찬 길

한바탕 웃음지으면 웃음길

생각없이 가면 헤매는 길

생각하며 가면 새로운 길


쉽게 여기면 함께 수월한 길

어렵게 보면 서로 고단한 길

살아가며 만나면 사랑할 길

살림하며 꿈꾸면 놀라운 길


떠나는 길은 돌아오는 길

나가는 길은 들어오는 길

그리는 길은 이어가는 길

고요한 길은 깨어나는 길


풀한테서 배우는 푸른길

꽃하고 속삭이는 고운길

나무랑 나란하게 날갯길

숲에서 피어나는 처음길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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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무명교사 (고흥 흥양초 김정숙)



한밤에 모두 잠들어 쉬면

고요히 꿈빛을 그리다가

초롱초롱 별빛을 담아서

해맑게 맺는 이슬


새벽에 눈부시게 어리는

작고 동그란 물방울은

모든 풀꽃나무랑 숲짐승한테

촉촉하며 즐거운 숨빛


이슬을 앞장서서 받는

새길을 먼저 닦으며 가는

어둠을 밝히는 불빛 되는

어진 이야기꽃인 어른


스스로 생각하며 슬기로워

스승이라 하고

이슬받이에 길잡이에 횃불인

들꽃숨결로 노래하는 그사람



전남 고흥 도화면 동백마을에서 나고자란 ‘김정숙(1960∼1984)’ 님은 늘 배움빛돈(장학금)을 받으면서 길잡이(교사)라는 자리에 섰다고 해요. 어릴 적 뛰놀던 고흥 동백마을 흥양초등학교 길잡이로 일할 적에, 예전에는 길잡이 일삯이 무척 적었는데에도 푼푼이 ‘장학금 통장’을 모아 시골아이한테 새 배움빛이 될 꿈을 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꿈을 이루지 못하고 그만 길에서 치여 죽고 말았어요. 길죽음(교통사고)으로 일찍 숨을 거둔 김정숙 님인데, 시골에서 흙짓기(농사)로 살아가는 아버지가 딸아이 살림을 하나하나 돌아보다가 문득 ‘장학금 통장’을 보고는 깜짝 놀랐고 크게 울었다고 합니다. 흙살림을 짓는 시골 아버지는 딸아이 뜻을 기려 ‘김정숙 장학회’를 이듬해 1985년부터 열었고, 논밭일로 거두는 살림돈을 푼푼이 갈무리해서 시골 어린이·푸름이한테 배움빛돈을 나누는 일을 그해부터 여태 해오십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분들이 ‘무명교사의 비’를 작게 세워 주었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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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숲빛노래 . 함박구름 2022.7.3.



싸우고 겨루고 다투고

치고받으며 미워하다가

하늘빛을 잊더니

‘눈폭탄 물폭탄’이라고 떠들어


고요하며 정갈히 덮는

한겨울 함박눈이야

시원하며 깨끗이 씻는

한여름 함박비이지


함박손뼉으로 기뻐해

함박웃음으로 반기고

함박꽃으로 눈부시고

함박구름으로 새하얘


하늘이란 하나인 울타리

하나란 크게 아우르는 길

함께 나아가면서

하얗게 피어나는 빛


+


서울(도시)이 자꾸 뻗으면서 숲이 사라지는 우리나라입니다. 이동안 날시도 바뀌어 ‘뭉게구름’에 이은 ‘소나기’랑 ‘무지개’도 사라져요. 비나 눈이 잔뜩 내릴 적에 ‘물폭탄·눈폭탄’처럼 무시무시한 ‘폭탄’이란 이름을 붙이면, 빗물하고 눈송이는 사람이 얼마나 서운할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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