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노래꽃

책집노래 . 악어책방 (서울)



네가 눈물을 흘리면

볼을 타고서 똑똑

땅바닥을 적시고는

들꽃으로 피어나


네가 웃음을 지으면

얼굴이 환하게 피어

바람을 밝게 물들이고는

별빛으로 돋아나


네 눈물로 핀 꽃은

나비가 내려앉아 속삭이고

네 웃음으로 돋은 별은

밤새가 바라보며 노래하네


사랑 꿈 이야기 생각

이 모두는

네 마음하고 내 마음에서

다르면서 하나로 만나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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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템플 그랜딘 2022.10.17.



누가 널 때리면 아프지?

말 소 돼지 닭 개 모두

때리거나 찌르거나 걷어차면 싫어

아프고 끔찍하고 넋이 나가


채찍질로 길들이려 하면

마음이 곪다가 죽어

포근히 감싸려 할 적에

마음에 새숨이 돋아


별빛을 눈빛으로 읽어 봐

바람길을 눈길로 그려 봐

살림을 손빛으로 가꿔 봐

사랑길을 손길로 지어 봐


다른 우리는 닮아야 하지 않아

닮아 보여도 다르게 마련이야

저 길에 다다르며 생각하지

이곳에서 너랑 나랑 가는 길을

+

+

둘레 아이들과 다르게 말을 늦게 떼고, 혼자 조용히 생각밭에 잠기기를 즐기던 템플 그랜딘(Temple Grandin 1947∼ ) 님이라고 합니다. 템플 그랜딘 님 같은 아이를 처음 본 둘레 아이들은 마구 놀리거나 괴롭히기 일쑤였는데, ‘다른 아이’가 ‘다른 숨빛’인 줄 알아본 여러 길잡이(교사)가 찬찬히 이끌어 주었고, 어머니는 언제나 사랑으로 돌아보면서 노래를 들려주고 책을 함께 읽었다지요. ‘고기로 삼을 짐승’을 키우는 고모네에서, 또 이웃 숲밭(목장)에서, ‘소가 어떻게 지내는 마음’인가 하고 눈여겨보았고, 말이며 소하고 늘 마음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었다지요. ‘다른 사람들’이 말이나 소를 함부로 다루거나 때리는 짓이 어떻게 왜 나쁜가를 살펴서 바로잡아 주고, ‘닮지 않고 다른 사람’으로서 이웃을 아끼고 ‘사람으로서 착하게 살아갈 길’을 그리려고 하는 삶길이라고 할 만해요. 둘레에서는 ‘자폐’라고 여기지만, ‘별빛을 품는 마음이자 눈길’이에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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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노래꽃 . 낮잠 2022.9.22.



봄이 깊을수록

낮은 길고 밤이 짧아

풀꽃내음 맡으며

낮잠 한 숨


여름이 짙을수록

낮이 후끈 밤은 시원

잎빛냄새 마시며

낮잠 두 숨


가을이 물들수록

낮볕 눕고 밤빛 밝아

열매 따고 나누며

낮잠 석 숨


겨울이 하얄수록

낮에도 춥고 밤에도 싸늘

겹겹 이불 여미고

글 한 줄 읽고 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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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숲노래 동시

사람노래 . 나혜석 2022.7.18.



살아가는 목숨은 다 같아

싱그럽고 푸르고 하늘같지

사람도 나무도 새도 벌레도

똑같이 숨쉬고 꿈꾼다


살림하는 길은 모두 같아

든든하고 알차고 숲같지

순이도 돌이도 아이도 어른도

나란히 일하고 쉰다


사랑하는 마음은 늘 같아

반짝이고 아름답고 꽃같지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노상

누구나 품고 돌본다


나는 나를 그리겠어

스스로 서고 피어나도록

너는 너를 그려 봐

새롭게 서고 깨어나도록


ㅅㄴㄹ


나혜석(1896∼1948) 님 아버지는 ‘사내를 으뜸으로 섬기는(가부장제)’ 분이었으나, 딸도 아들도 똑같이 배울 수 있도록 길을 열었습니다. 나혜석 님은 배움터를 다니고 일본으로도 배우러 다녀오면서 ‘억눌린 순이(여성)’라는 굴레를 비로소 느끼고, 이 낡은 틀을 어떻게 깨부술 수 있을까 하고 늘 생각하며 그림을 그리고, 사랑을 찾아나섰습니다. 누가 위에 설 까닭이 없이 어깨동무하면 될 텐데, 나라도 마을도 집도 ‘힘(권력)’에 따라 굴러갔어요. 두 어버이(어머니·아버지)가 사랑으로 만나야 비로소 아이가 태어나고, 두 어버이는 한사랑으로 아이를 돌보며 온누리가 아름답게 깨어나요. 새길을 열려는 글·그림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지만, 온누리를 돌아보며 스스로 새로 배우고, 저마다 홀로설 길을 노래하려 한 나혜석 님 마음빛은 고이 흐르고 잇는 작은 씨앗이 되었습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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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빛노래 . 회오리바람 2022.9.6.



소금을 품는 너른바다에서

헤엄노래를 지켜보다가

“뭍으로 가자!”고 생각하며

휙휙 날아오르는 물방울


바닷방울은 가벼우면서 크게

구름송이 구름밭 구름물결

다 다른 방울이 하나로

휘몰이로 춤사위이네


바람하고 놀면서 빙그르르

숲으로 찾아가며 뱅그르르

촉촉히 적시면서

말끔히 씻어내자


나는

큰바람 돌개바람 회오리바람

바다랑 하늘 파랗게 물들여

맑고 밝게 틔우는 숨길


+ + +


예부너 나락(벼)은 회오리바람을 두어 벌식 머금으면서 줄기를 튼튼히 세우고 알차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제 볏짚으로 새끼줄을 안 꼬고 짚신을 안 삼으면서 그만 나락이 ‘짧고 가는 줄기’로 자라도록 바꾸었어요. 멀디먼 맑은바다에서 일어난 ‘바닷방울 커다란 비바람’인 회오리바람입니다. 바다빛으로 이 땅을 맑게 씻고 북돋던 숨길을 차츰 잊어갑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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