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라에몽 이야기 - ~후지코 F 후지오 선생님의 뒷모습~
무기와라 신타로 지음, 이은주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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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8.

넌 꿈이 뭐니?



《도라에몽 이야기》

 무기와라 신타로

 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4.30.



  《도라에몽 이야기》(무기와라 신타로/이은주 옮김, 대원씨아이, 2021)는 도라에몽을 지어내어 그림꽃으로 담아내어 온누리 어린이가 사랑하도록 이끈 그림꽃님이 어떻게 삶 끝자락을 보냈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웃나라 일본에는 그림꽃 하느님(만화의 신)으로 테즈카 오사무 님이 있는데, 두고두고 동무로 지낸 후지코 F 후지오 님도 날마다 끝없이 그림꽃을 그리다가 삶을 내려놓았다지요.


  이웃나라 일본이라고 해서 모든 그림꽃님이 새내기로 선보이던 날부터 삶을 내려놓는 막날까지 손에 붓을 쥐지는 않습니다. 도무지 사랑받지 못해서 그만두는 분이 있고, 돈하고 이름을 꽤 얻고 나서 더는 안 그리고 노는 분이 있으며, 돈하고 이름을 제법 얻고 나자 그림결이 흐트러지는 분이 있습니다.


  새삼스럽습니다만 《도라에몽 이야기》로 들려주는 그림꽃님 이야기는 참으로 단출합니다. “넌 꿈이 뭐니?”예요. 그림꽃 《도라에몽》도 모든 이야기에 밑바탕으로 까는 줄거리랑 이야기는 바로 “넌 꿈이 뭐니?”입니다.


  그림꽃님은 “삶도 죽음도 언제나 그림꽃과 함께”였어요. 《도라에몽》에 나오는 진구(일본이름 노비타)는 “이슬이(일본이름 시즈카)랑 사랑짝을 맺기”를 꿈꿉니다. 뒷날 진구(노비타)를 사랑짝으로 맞이하는 이슬이(시즈카)는 “착하고 곱고 즐거우면서 푸른 나라”를 꿈꾸지요.


  그림꽃을 빚은 분은 “죽는 막날까지 그림꽃을 그렸다”고 했습니다만, 다시 말하자면 아무리 나이를 먹거나 늙는다 하더라도 언제까지나 ‘그림꽃이라는 길’을 간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즐겁게 가는 길이 있다면 끝(정년·정년퇴직)이 없습니다. 남이 시키는 일을 받아서 하는 자리에 서기에 끝(정년·정년퇴직)이 있어요. 스스로 일거리를 찾아서 가게를 차리는 가게지기한테도 끝이 없습니다. 찻집지기도 책집지기도 빵집지기도 꽃집지기도 떡집지기도 끝이 없어요. 스스로 즐겁게 일하기에 언제나 튼튼한 마음과 몸이요, 스스로 반가이 맞이하는 하루이기에 늘 웃고 노래하면서 일할 줄 알아요.


  우리 집 아이들하고 《도라에몽》을 툭하면 다시 읽습니다. 아이들은 앞으로 스무 살을 지나고 마흔 살을 넘어도 《도라에몽》을 새로 읽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예순 살이나 여든 살을 넘어도 《도라에몽》을 곁에 둘 테지요. 이 그림꽃책을 펼 적마다 흘러나오는 한 마디 “넌 꿈이 뭐니?”를 새록새록 되새기면서.


ㅅㄴㄹ


“신 같은 분이 ‘도와 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거절할 수 있겠어.” 그날 바로 전문학교에 자퇴서를 제출했습니다. 1988년 4월, 후지코 프로 입사! (28쪽)


선생님은 책을 좋아하셔서 늘 여러 권의 책을 갖고 다니시기 때문에 가방이 엄청 무겁습니다. (36쪽)


선생님은 늘 전철과 버스를 이용해 출근을 하셨습니다. “여러분! 여기에 그 도라에몽을 그리는 후지코 F. 선생님이 있어요!”라고 소리치고 싶을 만큼 대 선생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 계셨어요. (53∼54쪽)


“선생님, 진구네 집 전화기가 바뀌었는데요.” “아아, 그거. 우리 집 전화기를 바꿨거든요.” “네?” (62∼63쪽)


사실 베트남에서도 선생님 만화를 출판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있었어요. 베트남에서도 도라에몽은 큰 인기랍니다! 선생님은 그 베트남에서 출판되는 책의 수입을 거절하고, 대신 베트남 아이들을 위해 장학금 제도를 만드셨습니다. (69쪽)


당시엔 어떤 도구로 색을 칠하는지 진짜 궁금했어요. 후지코 프로에 입사하고 알게 됐죠! “초등학교에서 사용하는 평범한 수채물감이었구나!” (75쪽)


“이렇게 그릴 수 있으면 좀더 다양하게 맡길 걸 그랬네.” 정말로 기쁘고 배려심 넘치는 말이었습니다. 그게 선생님께 들은 마지막 말이 되었습니다. (86쪽)


#藤子F不二雄 #ドラえもん #ドラえもん物語 #むぎわらしんたろう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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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잭 창작비화 5 - 테즈카 오사무의 작업실에서, 완결
요시모토 코지 지음, 미야자키 마사루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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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3.

하느님 하늘님 한님



《블랙잭 창작 비화 5》

 미야자키 마사루 글

 요시모토 코지 그림

 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7.7.25.



  《블랙잭 창작 비화 5》(미야자키 마사루·요시모토 코지/김시내 옮김, 학산문화사, 2017)이 우리말로 나오기까지 네 해가 걸렸습니다. 첫걸음은 2013년 6월, 닷걸음은 2017년 7월입니다. 이 그림꽃책은 테즈카 오사무 님이 갑작스레 쓰러져서 더는 붓을 쥐지 못하고 떠나고서 한참 지난 어느 날 “그림꽃님(만화의 신)은 어떻게 그림꽃을 지폈을까?” 하고 돌아보려고 나온 꾸러미입니다.


  그런데 그림꽃님을 기리면서 돌아보는 다른 그림꽃책으로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도 있습니다.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는 그림꽃님이 태어나서 숨을 거두기까지 붓으로 편 이야기꽃을 담아낸다면, 《블랙잭 창작 비화》는 여러 그림꽃 가운데 《블랙잭》 하나에 눈길을 맞추되 “내가 본 테즈카 오사무” 이야기로 갈무리했다고 할 만합니다.


  어느 책이든 이미 떠난 그분은 토를 달 수 없고, 거들 수 없습니다. 어느 책이든 둘레에서 지켜본 눈길과 마음이 바탕으로 흐릅니다. 그분이 옆에 있으면서 함께 일할 적에는 미처 느끼거나 깨닫지 못하던 말 한 마디를 두고두고 마음에 남고 흐르는구나 하고 차근차근 느끼거나 깨닫는다지요.


  누구도 그분처럼 그릴 수 없다지만, 누구나 그분하고 일했습니다. 누구라도 함께 이야기하고 그리며 생각날개를 폈고, 누구든지 그분 곁에서 너무 오래 일하지 않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그분 곁에서 일할 적에 으레 듣는 말 한 마디는 “얼른 이곳을 그만두고 그대 그림꽃을 스스로 그리세요”였다고 하니까요.


  테즈카 오사무 님은 그림꽃을 사랑해 마지않는 젊은이한테 일자리를 마련해 주고 곁그림(어시스턴트 노릇)을 그리도록 하면서 젊은이 스스로 짬을 내어 이녁 그림꽃으로 나아갈 밑틀을 다져 주었다고 할 만합니다. 도움이(어시스턴트)만 해도 먹고살기에 넉넉할는지 모르나, 애써 붓놀림을 키운 마당에 이 붓놀림에 젊은이 나름대로 삶을 가다듬고 녹여서 이야기를 빚기를 바랐다고 할 만해요. 한창 젊을 적에는 이런 마음을 미처 모르다가, 나중에 스스로 그림꽃님으로 서고 보니 “그 어른이 그때 그런 뜻으로 그렇게 말했구나” 하고 알아차린 사람이 수두룩했고, 그 뒷사람이 《블랙잭 창작 비화》를 여미어서 다시금 길잡이로 돌아보려고 했다고 느낍니다.


  그분은 틀림없이 하느님입니다. 하느님 곁에서 일한 사람은 모두 하늘님입니다. 하느님하고 하늘님이 힘·뜻·땀·사랑·꿈을 그러모아 빚은 그림꽃을 읽은 사람도 나란히 한님입니다. 먼발치 저 너머에 있는 하느님이 아닌, 서로서로 새롭게 빛나는 하늘이요 오늘이면서 사랑입니다. 줄거리는 달라도 모든 그림꽃에 담은 밑뜻이며 속넋이 사랑인 테즈카 오사무 님인걸요.


ㅅㄴㄹ


“아버지의 일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어요. 거의 집에 안 계셨기 때문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 함께 일하셨던 분들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서 비로소 알았답니다.” (5쪽)


“아버지는 말도 안 되게 바쁘셔도 싫은 내색이라고는 전혀 없이 제 얘기를 들어주셨어요.” (13쪽)


“테즈카 선생님께 배운 것을 들려주세요.” “전 테즈카 선생님처럼 될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104쪽)


“선생님, 어째서 연재 의뢰를 그렇게 마구 받아들이세요?” “에이, 아니에요! 기획이 재미있으면 그 일은 받아들여야죠.” “그치만 마감이 벅차시잖아요?” “에이, 아니에요! 재미있는 일은, 반드시 해야만 해요!” 테즈카 선생님은 그런 분이셔! 자네들 편집자도 재미있는 원고를 받아야 하잖아! 그럼 잠자코 선생님을 따르라는 소리야! (144∼145쪽)


“테즈카 선생님은 신입 편집자라도 가리지 않고, 콘티를 보여주며 상담하시잖아? 초콜릿을 사오라고 보내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똑같아! 진심을 다해서 하라는 뜻이지!” (146쪽)


“오늘 장례식. 테즈카 선생님이 부러웠어.” “부러워?” “쿠로사와 아키라가 꽃을 보냈더라고. 참 대단하시지∼. 테즈카 선생님은.” (148쪽)


“이 멍청이! 넌 뭐하는 거야? 아직도 테즈카 프로덕션에 있었어? 대체 몇 년째야? 자기 만화는 어쩌고!” 테즈카 선생님은 몇 년이나 눌러앉아 있는 어시스턴트인 저의 낮은 목표의식을 혼내셨습니다. (174∼175쪽)


“만화 아이디어라면 바겐세일할 정도로 많은데요. 앞으로 40년은 더 그려 갈까 합니다!” (17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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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ブラック?ジャック創作秘話 #吉本浩二 #宮崎克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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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양재점 1 - 키누요와 해리엇
와다 타카시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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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3.

할머니한테서 받은 손빛



《비블 양재점 1》

 와다 타카시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6.30.



  《비블 양재점 1》(와다 타카시/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0)는 할머니 손길을 이어받는 아이가 스스로 나아가는 길을 다룹니다. 할머니는 이웃들이 몸에 걸치는 옷에 늘 따사로이 마음을 담았다지요. 빼어난 솜씨나 뛰어난 바느질보다는 즐겁게 이 옷을 두르고서 기쁘게 날갯짓을 하듯이 살림을 짓도록 가벼이 거들려는 마음빛을 담았다고 합니다.


  할머니 곁에서 옷짓기나 바느질을 지켜본 아이는 옷짓기나 바느질 솜씨는 매우 빼어나다지요. 얼핏 보면 할머니하고 똑같거나 할머니보다 훌륭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는 할머니가 아니요, 아이는 할머니처럼 나아가야 하지 않아요.


  생각해 봐요. 할머니도 처음부터 할머니이지 않았어요. 할머니도 처음에는 아이였고, 각시였으며, 어머니였고, 아줌마였다가, 할머니가 되었고, 이윽고 조용히 흙으로 돌아가서 아이한테 빛으로 남는 숨결로 흐릅니다.


  할머니는 옷집이 아닌 “옷집을 꾸리는 손빛”을 남기고 물려주고 씨앗으로 심었습니다. 아이는 아직 “옷집을 잇겠다는 마음”이 클 뿐, 할머니가 남긴 씨앗이 무엇인가를 다 읽어내지 못해요. 아무렴, 그렇지요. 처음부터 씨앗을 다 읽을 아이란 없을 테니까요. 한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새롭게 깨닫고 보면서 익힐 테고, 낯선 길을 처음으로 내디디면서 새삼스레 알아차리고 느끼고 배울 테지요.


  어른인 몸이어도 늘 새롭게 배웁니다. 아이인 몸을 적에도 언제나 새롭게 배워요. 어른하고 아이는 서로 동무가 되어 가르치고 배웁니다. 아이하고 어버이도 함께 사랑이란 눈빛으로 보여주고 나누고 함께합니다.


  어떤 옷이 가장 아름다울까요? 어떤 옷이 더없이 훌륭할까요? 어떤 옷이 참말로 값질까요? 어떤 옷이 입기에 좋을까요?


  손수 지은 밥과 집처럼 손수 지은 옷이 우리 몸에 가장 어울리고 걸맞기 마련입니다. 우리가 옷을 손수 짓지 못한다면, 우리 몸에 흐르는 기운을 느끼면서 따사로이 손길을 내미는 이웃이 지어서 건네는 옷이 무척 어울리고 걸맞아요.


  글 한 줄하고 책 한 자락도 이와 매한가지라고 느낍니다. 우리가 읽을 가장 아름다운 글은 바로 우리가 손수 쓴 글입니다. 남이 쓴 글이 아닌, 빼어난 글님이 지은 글이 아닌, 수수하거나 투박한 우리가 스스로 쓴 글이 우리 마음을 가장 밝히는 빛줄기가 되어요.


ㅅㄴㄹ


“진기한 재료나 공주님의 주문이 없어도 입는 순간에 알 수 있다. ‘이 옷은 정말 특별하며 평생을 두고 입을 마음에 쏟 드는 옷이 될’ 거라는 걸.” (8쪽)


“탈피한 가죽을 가공했던 시대에는 가∼끔 들어온 것 같지만 말이야. 죽여서 가죽을 얻게 된 뒤로는, 일시적으로 유통이 늘었지만 드래곤 자체가 줄어버렸지.” “왜 죽여서 가죽을 얻게 됐죠?” “탈피는 50년에 한 번이니까. 소비사회에는 어울리지 않거든.” (23쪽)


“지도에 표시와 날짜가.” “할머니 글씨야. 그럼, 할머니도 직접 드래곤을 잡았나?” (26쪽)


“내일 친구에게 나눠줘. 우리 가게의 손님은 모두 평등해. 누가 됐든 정규 요금을 받지.” (59쪽)


“실제로는 판에 박힌 세이렌상과 똑같은 세이렌만 있는 게 아냐. 각자의 개성이 있어.” “그렇구나. 각자의 개성이라.” (83쪽)


“그렇다고 해도 마법의 힘으로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건 너무 허무해요.” “자신이 없어서 그래.” (104쪽)


“말했지. 숲은 유니콘과 한몸이라고.”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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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和田隆志 #ヴィ?ヴル洋裁店 #キヌヨとハリエット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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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귀여운 일곱 아이 : 쿠이 료코 작품집 - S코믹스 S코믹스
구이 료코 지음, 김완 옮김 / ㈜소미미디어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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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3.

눈을 뜨고서 말을 건네면



《용의 귀여운 일곱 아이》

 쿠이 료코

 김완 옮김

 소미미디어

 2016.4.15.



  《용의 귀여운 일곱 아이》(쿠이 료코/김완 옮김, 소미미디어, 2016)는 하늘님·바다님·땅님·바람님을 비롯해, 우리 곁에 있는 숱한 님하고 얽혀 일곱 가지 이야기를 찬찬히 들려줍니다. 일곱 마을에서 일곱 님하고 마주하는 일곱 사람이 겪는 하루를 다룬다고 할 텐데, 어린이 푸름이 어른 할아버지가 두루 나와요. 저마다 다르게 걸어가는 삶길에 맞추어 저마다 다른 님을 저마다 다른 마음으로 만납니다.


  어느 때 어느 곳에는 둘레에 님이 많다고 합니다. 어느 때 어느 곳에는 둘레에 님이 거의 죽거나 스러졌다지요. 누구는 님을 멀쩡히 보고 말을 섞지만, 누구는 님을 못 볼 뿐 아니라 말을 섞을 수 있다는 생각조차 못합니다.


  님이 사람 곁을 왜 떠날까요? 님은 사람 곁에 왜 남을까요? 사람 곁을 떠나는 님은 아무 말을 안 남겼을까요? 사람 곁에 남는 님은 무슨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마을에서 숲을 밀어낸 사람들은 셈틀이나 부릉이(자동차)하고 곧잘 말을 섞습니다. 신발이나 옷하고 말을 섞기도 하고, 붓이나 책이나 그림하고도 말을 섞어요. 그런데 막상 풀꽃나무하고 말을 섞는다든지, 빗물이나 냇물하고 말을 섞어 본다고는 생각하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눈을 들어 구름하고 말을 섞어 봐요. 땅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조약돌하고 말을 섞어 볼까요. 아이 손을 잡고 사뿐사뿐 거닐며 바람 한 줄기하고 말을 섞어 봐요. 우리를 둘러싼 모든 님은 우리가 말을 걸어 주기를 기다립니다. 우리가 입으로든 마음으로든 눈빛으로든 말을 걸면, 온누리 님은 활짝 웃으면서 가볍게 노래를 들려준답니다.


  이 노래는 바람소리로, 새소리로, 풀벌레랑 개구리 소리로, 때로는 지네나 거미가 기어가는 소리로, 때로는 가랑잎이 떨어지는 소리로, 때로는 돌이 구르는 소리로 찾아듭니다. 모든 소리에 깃든 온갖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좋겠습니다. 눈을 뜨고 귀를 뜰 적에는 마음을 가볍게 뜨면서 생각에 날개를 달기 마련입니다.


ㅅㄴㄹ


“소금이야 어디에나 있는 건데.” “그쪽에선 귀중하겠지.” “얼른 전쟁에서 이겨서 그 풍요로운 땅을 얻었으면 좋겠네.” (27쪽)


“이게 뭐하는 건가. 전쟁이 시작됐는데.” “황송하오나, 보십시오. 다들 똑같이 웃고 있습니다. 이래선 적과 아군을 구별할 수 없겠지요.” (49쪽)


‘내가 손수레에 바닷물을 넣어서 학교까지 데려갔던 것처럼, 바닷속을 안내해 줄 생각이었던 걸까. 용궁에라도 데려가려 했던 걸까. 한순간 죽이려는 줄 알았어. 한심해라.’ (90쪽)


“나는 이 야산의 신인데, 요즘 자꾸만 강에 흙이 섞여 숨을 쉬기 답답해, 잠깐 밖에 나와 바람을 쐬다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지.” (98쪽)


“아버지만 좋으시다면 앞으로 함께 살죠.” “무슨 소릴.” “이런 말씀 드리기는 뭣하지만, 저는 그 그림들이 저희를 이렇게 만나게 해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 그림은 어떤 녀석이었나요? 계속 아버지에게 어리광만 부리진 않았나요?” (189쪽)


‘왜 이렇게 애를 쓴담? 부탁한 사람도 없는데. 경찰에 맡기면 될 것을. 왜.’ ‘그건 말이다. 그는 그게 자기 능력이란 걸 이해하기 때문이야.’ ‘아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제대로 파악하고, 그 힘을 써야 할 때 써야 한다고 믿는 거지. 그의 추리는 잘못됐을지도 모르지만, 그는 지금 최선을 다해 자기 힘을 발휘하는 거야.’ (2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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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龍のかわいい七つの子 #九井諒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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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취준의 여신님 1
요시즈키 쿠미치 지음, 후지시마 코스케 협력, 아오키 유헤이 원작 / 대원씨아이(만화)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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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푸른책/숲노래 만화책 2021.7.1.

일수렁에서 찾는 일빛



《오! 취준의 여신님 1》

 아오키 유헤이 글

 요시즈키 쿠미치 그림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1.1.31.



  《오! 취준의 여신님 1》(아오키 유헤이·요시즈키 쿠미치/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1)를 읽으면서, 그림꽃 하나가 새롭게 그림꽃으로 피어날 적에 우리 삶자리에는 이야기꽃이 새록새록 피어나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이 그림꽃책은 《오! 나의 여신님》을 바탕으로 오늘날 일수렁(취업난)을 익살스럽게 담아냅니다. 그림꽃님은 예전에 도움이로 곁그림을 맡았고, 이제는 스스로 서서 이야기를 새로 짜는데, ‘빛님(여신)’인 베르단디가 빛님(신)이면서 어떻게 ‘빛님 아닌 사람’ 사이에 섞여서 일자리를 찾는가를 보여줘요. 이야기를 이처럼 짜면서 큰고장 일거리 속내하고 민낯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앞으로 펼칠 이야기에서 어떤 일거리를 찾는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큰고장 큰일터가 아닌 작은시골 작은마을에서 수수하게 밭일을 하거나 들일을 하는 길을 다뤄 본다면 훨씬 재미나리라 생각합니다. 바다에서 김을 말리고 미역을 훑는 일거리를 다뤄도 무척 재미나겠지요. 비질을 하는 일꾼이라든지, 밥을 짓는 일꾼이라든지, 바느질을 하는 일꾼이라든지, 자전거를 손질하는 일꾼이라든지, 아이를 돌보는 일꾼이 있고, 집살림을 맡는 일꾼이 있습니다.


  일수렁(취업난)이라고들 하지만, 막상 우리 곁에 있는 수수하면서 숱한 자리를 돌아본다면 서로서로 수월하면서 즐거이 어우러질 빛줄기를 찾을 만하다고 봅니다. 마을 한켠에 조촐하게 책집을 열면서 스스로 일빛이 되어도 좋습니다. 나무를 짜고 풀꽃을 돌보면서 살림을 거느리는 일빛이 되어도 좋아요.


  서울바라기여야 일거리가 되지 않습니다. 돈만 벌어야 일이 되지 않습니다. 이름을 얻는다든지 차림옷(정장)을 둘러야 일꾼이 되지 않습니다. 스스로 삶을 일으킬 줄 아는 즐거운 몸짓이기에 일이요 일빛이며 일꾼이고 일벗입니다.


ㅅㄴㄹ


‘어마어마한 숫자의 말들이 머릿속에 들어오고 있다! 고작 1분 간의 자기소개에 대체 얼마나 많은 정보가 담겨 있는 거야?’ (29쪽)


‘모든 걸 꿰뚫어보는 듯한, 그러면서도 모든 걸 용서해 주는 듯한, 취업 활동 중에는 자신을 멋지게 보여주기 위한 다소의 허세, 자신을 더 크게 꾸미는 일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 아이의 미소 앞에선―’ (49쪽)


“후미 씨다운 게 뭔데요? 물론 대학이나 인턴으로 일할 때 만난 친구들 눈에는 꿈을 좇는 후미 씨가 ‘후미 씨답지’ 않을지도 모르죠.” (140쪽)


“인간은 모두 빛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에겐 다양한 특징이 있고 다채로운 마음을 갖고 있죠. 단 하나도 똑같지 않습니다.” (2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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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よしづきくみち #ああっ就活の女神さまっ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고 “말꽃 짓는 책숲(사전 짓는 서재도서관)”을 꾸린다. 1992년부터 이 길을 걸었고, 쓴 책으로 《곁책》, 《쉬운 말이 평화》,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읽는 우리말 사전 1·2·3》, 《우리말 동시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 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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