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3.21. 내 자리는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하나를 차분히 매듭짓고서 이다음에 더 꾸리자고 여기면 될 텐데, ‘자리’라는 낱말 하나랑 얽힌 수수께끼를 매듭짓는 일을 한 해 넘게 가만히 지켜봅니다. 그래도 어제까지 7/10은 매듭을 지었고, 3/10만 채우면 됩니다. ‘자리’라는 낱말하고 얽힌 여러 우리말을 짚고 헤아리다가, 어제는 ‘나락·별별·천장’ 같은 한자말을 더 손보는 길을 갈무리했고, ‘노동운동’ 같은 일본말씨를 어떻게 어린이한테 쉽게 들려줄 만한가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몇몇 어른한테 익숙하더라도 고치거나 풀어낼 말씨는 거침없이 손질할 노릇입니다. ‘운동·시민단체’ 같은 일본말씨가 안 나쁘지만, 이제는 이런 일본 한자말이 아닌 ‘어린이랑 어깨동무하는 쉬운 우리말’로 이 삶과 살림과 사랑을 그려서 나눌 줄 알아야지 싶어요. 그래서 ‘인문·인문책·인문학’ 같은 일본말씨도 되도록 줄이거나 걷어내면서 어린이 곁에서 새로 나눌 만한 ‘삶·살림’을 이야기할 노릇이라고 봅니다.


  ‘밸런타인데이’는 일본에서 퍼뜨린 장삿길입니다. 이런 뿌리를 알거나 짚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요? 뿌리를 알거나 짚은 뒤에는 이름을 곰곰이 생각해서 고쳐쓰고, 그날도 다시금 바라보자고 여기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요?


  이제 몇 가지를 더 추스르고서 셈틀을 끌 생각입니다. 오늘 저녁에는 ‘자위·노른자위·무자위·잣다’에 ‘자국·자취’에 ‘잘·잘못·절·절하다’를 거쳐 ‘장사·장난·재미’를 지나 ‘잣나무·젖·잦다·젖다’로 마무리를 짓자고, 이제는 다음 낱말로 건너가자고 생각합니다. 열두띠하고 얽힌 열두 짐승을 가리키는 이름 이야기는, 그야말로 다음 꾸러미(사전)에서 짚고 풀어내어 싣자고 생각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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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두레 #북펀드
#시금치출판사 #도도가 있었다


54째 두레벗이 된다.
아직 마감이 제법 있으니
책두레를 하는 동무님을
100을 만날 수 있기를 빌어 본다.
#숲노래 #숲노래책읽기

https://www.aladin.co.kr/m/bookfund/view.aspx?pid=1852

이곳으로 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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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3.11. 요로원야화기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예전에도 ‘을유문고’를 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한겨레싸움(한국전쟁)을 마친 뒤에 나온 을유문고는 제법 만날 수 있으나, 한겨레싸움이 터지기 앞서 나온 을유문고는 아주 드문 책입니다. 이제 막 수렁에서 벗어난 때이기도 하고, 온나라가 뒤죽박죽 다툼질이 끊이지 않던 1949년에 나온 작은 《乙酉文庫 2 要路院夜話記 外 十一篇》을 서울 길음 헌책집 〈문화서점〉에서 만났습니다. 묵직한 등짐에 이 작고 얇으며 바스라지는 책을 고이 품으면서 시외버스에 탔고, 서울에서 고흥으로 돌아가는 길에 살살 넘겼습니다. 1949년 그무렵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때로서는 반들반들했을 새책’인 이 작은책을 손에 쥐고 펼쳤을까요? 이 작은책은 어떻게 싸움판에서 살아남고, 서슬퍼런 나날을 견디다가, 오늘날까지 이어올 수 있었을까요?


  남겨 놓기에 모두 글(기록)이나 책(자료)이 되지는 않습니다. 손길을 탈 뿐 아니라, 살림하는 마음이 깃들어야 비로소 글이며 책이 됩니다. 읽히기에 글일 수 없습니다. 널리 읽힌다고 하더라도, 숲빛으로 푸르게 일렁이는 사랑을 어린이 곁에서 어린이 눈망울로 나눌 수수하며 상냥한 말씨로 가다듬지 않았으면, 무늬는 글일 테지만 속살로는 허울이라고 느낍니다. 오늘 이 나라에는 ‘글 아닌 허울’이 수두룩하게 넘치지 않나요? ‘글 아닌 허울’을 읽고서 ‘책을 읽었다’고 여기는 마음이 끔찍하도록 가득하지 않나요?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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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3.4. 나누는 나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누구나 모든 일을 한 사람 기운으로 합니다. 다만, 하나이되 함께인 기운입니다. 우리는 다 다른 삶을 저마다 새롭게 지으려고 다 다른 몸을 입고서 이 별에 태어났고, 다 다른 몸에 다 다른 마음이 깃듭니다. 겉으로도 다르게 생겼고, 말소리도 다르며, 마음빛도 다른데다가, 이루려는 꿈이 다릅니다.


  그런데 다 다른 사람들은 저마다 제(하나) 기운으로 일어서서 스스로 하루를 짓되, 이 다 다른 하나인 사람들이 모여서 푸른별을 이루었고, 푸른별에서 뭍하고 바다로 나누었고, 들숲바다에 시골서울로 또 나누었으며, 고을에 고장에 마을로 나누다가, 조그맣게 보금자리로 더 나누었어요.


  굳이 나누지 않더라도 다 다른 숨결인데, 이처럼 나누어야 ‘나’를 느낄 수 있을까요? ‘나’를 보고 느끼고 알고 배우려고 ‘너’를 바라보면서 ‘나’를 다시금 들여다볼는지 모릅니다.


  “숲노래 책숲”이 언제 비롯했는지 뚜렷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2019년에 《우리말 글쓰기 사전》을 내놓느라 글을 여미면서, ‘이미 열 살 무렵’에 혼자 천자문을 익히고 한문을 배우고 그때 국어사전·옥편을 통째로 외우다시피 읽으며 ‘말더듬이로 놀림받는 말씨’를 추스르며 이 길에 들어섰습니다. 여덟 살에 어린배움터에 처음 들어가며 ‘말더듬이’를 놀림받은 일도 빌미였다고 여길 만합니다. 말더듬이에 혀짤배기가 안 더듬고서 혀를 놀릴 말은 ‘한자도 영어도 아닌, 가장 수수하며 쉬운 우리말’이었거든요.


  푸른배움터를 다니던 열일곱∼열아홉 살에 국어사전을 다시 두 벌 통째로 읽었고, 열린배움터에 들어갔다가 그만두면서 혼자 국어국문학 책을 샅샅이 뒤지고, 우리나라 낱말책을 다 찾아서 읽다가 1994년부터 혼책(독립출판물)을 냈어요. “숲노래 책숲”은 2007년 4월 15일에 인천 배다리에서 처음 열었되, ‘책숲종이(도서관 소식지)’는 1994년부터 이미 냈어요.


  지난 2022년 12월에 셈틀이 맛가느라 예전 셈틀에 깃든 글·사진은 통째로 잠들었는데, 가만 보니, 그동안 해온 일을 스스로 너무 밀쳐놓았다고 느껴요. 여태 낸 ‘책숲종이’를 헤아려 ‘1001’부터 새로 하려고 생각합니다. 이제 ‘즈믄 + 첫’ 걸음입니다. 1994년부터 혼책으로 내놓은 책숲종이를 다 잊으려 했는데, 구태여 ‘잊기’보다는 ‘잇기’를 해야겠다고 여겨, 그동안 낸 책숲종이를 어림해 보고서 매기는 ‘1001’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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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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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3.2.24. 심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낱말풀이를 할 적에는 낱말 하나가 막히면, 잇달아 100이나 200뿐 아니라 1000이나 2000이 줄줄이 막힙니다. 이럴 적에는 어떻게 하느냐 하면 손을 놓습니다. “이 낱말을 풀이하려면 더 살아내고 살펴보고 생각하면서 둘레를 느껴야 하는구나.” 하고 받아들입니다.


  낱말책을 짓는 사람한테는 마감이 없습니다. 마감을 세워도 안 됩니다. 배우고 익히고 갈고닦아서 “자, 이제 물처럼 술술 흘러나오는구나!” 하고 느끼는 날까지 가만히 볼 뿐입니다. 갓난아기가 목을 가누고 뒤집고 기고 서고 걷는 결을 다그칠 수 있나요? 그저 사랑으로 지켜보고 바라볼 뿐이에요. 낱말 하나를 풀이할 적에도 ‘아직 뜻풀이를 못 하겠다’면 ‘이 낱말하고 얽힌 삶·살림’이 어떤 실마리인지 다 모른다는 뜻입니다.


  뜻풀이란, 삶을 풀어냈을 적에 저절로 해내는 길입니다. 글쓰기도 이와 같아요. 부디 억지로 글을 쓰지 맙시다. 스스로 오늘 하루를 사랑으로 살아내는 살림꽃을 피우면 언제 어디에서나 글은 빗물처럼 내리고 눈송이처럼 퍼붓습니다.


  쉬우면서 수수한 우리말 ‘몸·모습·모·목’이 서로 어떻게 얽히는가 하는 실마리를 어제 낮에 드디어 매듭을 지었습니다. 다른 낱말도 그렇지만, 실마리를 다 풀고 나면 “뭐,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하고 느껴요. 이제 앞으로 두 낱말을 더 풀어내고서 철수와영희 펴냄터로 《삶말 꾸러미》를 넘기려 하는데, 하나는 ‘심다’이고, 둘은 ‘자리’입니다.


  우리말 ‘심다’랑 ‘심’은 늘 맞물릴밖에 없어요. 어떤 이는 곧잘 한자 ‘心’을 붙이곤 하지만, 우리 살림살이를 두루 볼 적에 ‘새알심’이나 ‘소매심’이 한자 ‘心’일 수는 없습니다. 풀줄기나 나무줄기 속에 깃든 ‘심’도 ‘心’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싯심·삼심’에서 ‘실’을 얻어요. 속을 이루는 든든하면서 아늑한 한복판이기에 ‘심’이고, 이 심을 풀어서 새롭게 엮고 짓는 길로 삼기에 ‘실’입니다.


  눈치가 빠르다든지, 시골에 사는 분이라면 이미 알 텐데, 우리말 ‘심’은 ‘힘’하고 같은 낱말입니다. ‘심 = 힘’입니다. 그러니 ‘나무심기·씨앗심기’를 할 수 있어요. ‘심줄 = 힘줄’이요, 이 얼거리인 터라 ‘실’은 그토록 가늘고 길면서도 날실씨실로 엮어서 든든하고 포근한 옷으로 새롭게 태어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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