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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내음 물씬 (사진책도서관 2015.8.14.)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더위가 많이 누그러진다. 도서관 창문을 활짝 열면 싱그러우면서 보드라운 바람이 감돌면서 구석구석 싱그럽게 보듬어 주는구나 하고 느낀다. 책순이는 맨발로 만화책을 보고, 놀이돌이는 맨발로 골마루를 신나게 달린다. 책순이가 엎드려서 만화책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엎드리고 싶네’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면, 여느 도서관에서 어른들은 으레 책상맡에 앉아서 책을 읽도록 한다. 아주 어린 아이들이 그림책을 보는 자리는 드러눕거나 엎드려도 되도록 마루를 깔지만, 아이들이 책을 보는 자리도 으레 책상맡으로 꾸민다.


  온누리 여느 도서관에서 어른도 엎드리거나 드러누워서 책을 읽도록 하면 어떠할까? 재미있지 않을까? 왜 아이들만 엎드려서 책을 보도록 하는가? 어른도 엎드리거나 드러누워서 책을 보고 싶다. 두꺼운 사전이나 두툼한 인문책이라면 드러누워서 보기 어려울 테지만, 모로 눕기만 해도 두껍거나 무거운 책을 얼마든지 잘 볼 수 있다. 반듯한 몸짓으로 책을 마주하도록 가르치는 일도 훌륭하다고 느끼는데, 가벼운 만화책과 그림책이라면, 또 가볍지 않은 책이라 하더라도, 엎드리거나 드러누워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마주한다면 새롭게 이야기를 맞아들일 만하리라 본다.


  풀바람을 쐰다. 풀내음을 맡는다. 창문 너머로 풀밭이 펼쳐지고 나무를 볼 수 있는 우리 도서관이 사랑스럽다. 온누리 모든 도서관이 ‘책을 낳아 준 나무’를 느낄 수 있도록 ‘창문을 열면 푸른 바람이 물씬 스며드는’ 책터가 되기를 빌어 본다. 에어컨 바람이 아니라 풀바람이 불면서 풀내음을 베푸는 자리에 도서관이 설 수 있기를 꿈꾸어 본다.

 ㅅㄴㄹ



* 도서관 나들이 오시려면 먼저 전화하고 찾아와 주셔요 *

* 사진책도서관(서재도서관)을 씩씩하게 잇도록 사랑스러운 손길을 보태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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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조용히 (사진책도서관 2015.8.7.)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바람이 조용히 분다. 올여름에는 장마도 큰비도 없이 땡볕이 내리쬐면서 흐르기에, 바람이 참으로 조용히 분다. 날씨가 바뀌는 줄 늘 느끼기는 하지만, 여름에 바람이 이토록 드문 해는 처음이지 싶다. 아무리 여름이 조용히 땡볕만 내리쬔다고 하더라도 며칠쯤 바람이 싱싱 불곤 했는데, 이마저 없다면 그야말로 후줄근할 텐데.


  날씨는 삶자리에 있다. 날씨는 방송이나 인터넷에 없다. 날씨는 몸으로 느낀다. 날씨는 정보나 지식이 아니다. 날씨에 따라 풀이랑 나무가 다르게 자라고, 풀이랑 나무가 다르게 자라면 우리가 먹는 밥이 달라진다. 날씨를 읽고 알 적에 내 몸을 제대로 읽고 알 수 있으며, 내 몸을 제대로 읽고 알 적에 삶이랑 사랑이랑 꿈을 제대로 읽고 알 수 있다.


  “집에 있는 책을 왜 도서관에 갖다 놔?” 큰아이가 늘 묻는다. 같은 말을 자꾸자꾸 되묻는다. 굳이 집에 안 두고 도서관으로 옮기는 뜻을 궁금해 한다. 우리 살림을 보면, 집에도 도서관에도 책이 참 많구나. 한결 넉넉히 책을 누리고 집살림도 누리고 해야 할 텐데.


  도서관 창문을 열면 바람이 싱그러이 들어온다. 창문을 열기 앞서는 도서관에 뜨거운 바람이 가득하다. 창문을 열면 뜨거운 바람이 훅훅 빠져나간다. 새로운 바람이 우리 몸을 훑으면서 신나게 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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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발로 풍선놀이 (사진책도서관 2015.8.5.)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집에서도 으레 맨발로 노는 아이들은 도서관에 가도 언제나 신을 벗는다. “맨발로 놀아야지!” 하면서 깡총깡총 뛰고 달린다. 맨발인 차림을 걱정하지 않으니 맨발로 놀 만하고, 맨발에 걸릴 것이 없으니 맨발이 시원하다.


  영월마실을 다녀올 적에 얻은 풍선이 있어서 바람을 넣는다. 두 아이는 풍선을 하늘로 띄우면서 논다. 아스라한 옛날에 이곳이 ‘폐교 아닌 학교’일 적에 이곳 아이들도 어쩌다가 풍선을 하나 얻으면 이렇게 하늘로 띄우며 놀았으리라.


  교실이라는 곳은 얼마나 재미난 놀이터인가. 여름에는 햇볕을 그으면서 창문으로 바람이 시원하게 드나드니, 더없이 멋진 놀이터가 된다. 운동장에서 달려도 재미있으나, 땡볕이 따가워서 쉬 지치니, 교실은 언제나 아이들이 왁자지껄하게 뛰고 뒹구는 놀이터가 될밖에 없다.


  그렇다, 아이도 어른도 맨발로 지낼 수 있는 곳이 보금자리이면서 집이고 일터이자 삶터이다. 쇳가루가 튀기는 곳이라면 신을 꿰어야 할 테지만, 여느 집하고 마을하고 학교라 한다면, 맨발로 일하거나 놀고 맨발로 쉬거나 어울리며 맨발로 돌아다닐 만한 터로 가꾸어야지 싶다.


  풀내음하고 흙내음을 느끼며 맨발이 된다. 살내음이랑 삶내음을 누리며 맨발이 된다. 맨발로 디딜 수 있는 땅이 아름답고 착하며 사랑스럽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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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 여름바람 (사진책도서관 2015.7.5.)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우리 도서관에는 선풍기도 없고 에어컨도 없다. 올겨울에는 난로를 놓자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찬바람이나 더운바람이 흐르도록 하는 시설이 아직 없다. 그런데 여름에는 굳이 찬바람이 나오도록 하는 시설이 있어야 한다고 느끼지 않는다. 여름에는 창문을 열기만 해도 시원하고 싱그러운 바람이 골고루 드나들기 때문이다.


  요즈음 학교는 에어컨이 다 있다. 요즈음은 학교마다 창문을 꼭꼭 닫은 채 에어컨을 켠다. 골마루까지 찬바람이 흐른다. 그래서 요즈음은 학교에서 아이들이 무릎덮개를 쓰기도 한다. 찬바람이 너무 뼛속 깊이 스며드니까.


  여름에는 창문을 열어서 시원한 바람이 드나들도록 할 때에 그야말로 시원하다고 느낀다. 풀내음하고 나무내음하고 흙내음을 두루 담은 여름바람이 훅훅 불 적마다 머리카락이 가볍게 나부낀다. 머리카락이 가볍게 나부끼면서 온몸 구석구석 상큼한 바람결이 스민다. 창문을 열 적에는 아무도 무릎덮개 따위는 쓰지 않는다. 창문바람을 쐴 적에는 가벼운 민소매옷이나 짧은치마를 입어도 춥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개운하며 싱그럽고 즐겁구나 하고 느낀다.


  여름에는 에어컨 바람이 차가운 곳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다. 도시에서는 창문바람을 누리기 어려울 테니까. 그러나, 도시에 있는 도서관이나 학교도 에어컨을 틀기보다 모든 창문을 활짝 열고서 햇빛과 바람과 숲내음을 두루 맞아들이면서 책을 손에 쥘 수 있으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고 생각해 본다. 여름바람을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아이와 어른은 맑은 여름 숨결을 마음으로 새기면서 무럭무럭 자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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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편번호가 곧 바뀌네 (사진책도서관 2015.7.30.)

 ― 전라남도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함께살기’



  달력을 안 보고 살다 보니 칠월이 끝나면 팔월이 되는 줄 미처 깨닫지 못했다. 게다가 팔월이 되면 우편번호가 여섯 자리에서 다섯 자리로 바뀌는 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다. 이틀이 지나 팔월로 접어들면, 도서관 봉투를 하나도 못 쓴다. 새 우편번호를 낱낱이 알아낸 다음 새 봉투를 마련해서 써야 한다.


  달력을 안 보고 사느라 우리 집 식구들 생일도 제때에 챙기는 일이 없고, 세금고지서도 마감을 넘겨서 웃돈을 더 내기 일쑤인데, 새 봉투도 여태 챙기지 않고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다. 남은 봉투라도 얼른 써야겠다.


  두 아이는 복사기를 담던 커다란 상자에 걸상까지 집어넣고 들어가서 논다. 재미있니? 너희들이 틀림없이 상자놀이를 하리라 느껴서 그 복사기 상자를 안 버리고 여태 건사했지. 이 튼튼하고 큰 상자를 잘 아껴서 오래오래 갖고 놀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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