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47


《大德寺》

 二川幸夫

 美術朮版社

 1961.3.10.



  한국사람 손으로 태어나는 적잖은 사진이나 사진책을 보면 엇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왜 엇비슷한지 몰랐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르치는 이’ 눈빛에 따라 마치 줄서기를 하듯 엇비슷하더군요. 어느 대학교를 다녔는지, 누구한테서 배웠는지, 어떤 사진강의를 들었는지, 또 어느 회사 사진기를 쓰는지, 이런 몇 가지에 매인 채 ‘스스로 삶·삶터를 바라보는 눈썰미’를 안 키우기 일쑤예요. 아직 한국에서는 가르치는 쪽이나 배우는 쪽 모두 ‘그럴듯해 보이는 모습’에 옭매입니다. ‘잘 찍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요. 무엇이든 스스로 마음이 가는 대로 찍되, 스스로 사랑을 담고, 스스로 바라보며 겪어내고, 스스로 눈물웃음으로 이야기꽃을 지피면서 찍으면 될 뿐인데 말이지요. 《大德寺》는 ‘日本の寺’ 꾸러미로 나온 사진책 가운데 하나로, 사진 30장 즈음에 글 열네 쪽이 흐릅니다. 일본에서 건축이란 일을 하는 ‘유키오 후타가와(二川幸夫)’ 님이 사진을 담는데, 절이라 한다면 다 다른 절을, 같은 절에서 찍더라도 다 다른 살림을, 어느 살림이며 자리를 찍더라도 때·날·철·사람마다 다른 숨결을 고스란히 옮기네요. 투박한 사랑빛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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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utterbabe: Adventures in Love and War (Paperback)
Deborah Copaken Kogan / Random House Inc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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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45


《shutterbabe》

 Deborah Copaken Kogan

 villard

 2000.



  살아가는 곳에서 사랑을 합니다. 사랑을 하는 곳에서 싸웁니다. 싸우는 곳에서 살아갑니다. 어느새 다시 만나요. 살고 사랑하고 싸우기를 되풀이합니다. 언뜻 보면 참으로 다른 듯하지만 맞물리는 ‘삶·사랑·싸움’입니다. 사랑이 아닌 듯하니 싸우는구나 싶고, 싸우니까 사랑이 아닌 듯싶은데, 우리는 ‘사랑’이란 낱말을 혀에 얹습니다. 어쩌면 사랑을 모르기에 싸운달 만합니다. ‘싸움’이 뭔지 모르기에 싸움박질을 벌이고는 시나브로 ‘이래서야 삶이 안 되잖아’ 하면서 삶자리로 돌아오고, 삶자리로 돌아와서 조용히 마음속을 스스로 바라보다가 ‘사랑은 먼발치에 있지 않았구나’ 하고 깨닫지 싶어요. 《shutterbabe》는 “Adventures in Love and War”란 이름을 달고 나옵니다. 사랑하고 싸움 사이에서 맴돌던 지은이 이야기가 흐릅니다. 그런데 왜 ‘shutter + babe’일까요? 살며 어느 때에 찰칵 하고 마음에 담았을까요? 사랑하며 어느 때에 찰칵 하고 닫아걸었을까요? 싸움판 한복판에서 어떤 일로 찰칵 하고 삶을 갈무리했을까요? 여러 곳을 두루 돌기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한 곳에 고요히 있기에 마주볼 수 있습니다. 마음을 먼저 움직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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寫眞撮影の敎科書 思いどおりに撮るための寫眞の手引き (單行本)
岡島 和幸 / MdN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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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44


《寫眞撮影の敎科書》

 岡嶋和幸

 MdN

 2011.3.1.



  사진이란 무엇일까 하고 묻는 분이 있으면 ‘사진’은 한자말이기는 하고, 예전부터 한국에서는 ‘빛그림’으로 옮기기도 했지만, ‘ㅅ’이란 낱말을 엮어서 풀이해 보곤 합니다. 이를테면 “스스로 새로운 숨결로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살며시 손짓하듯 사이를 생각하는 실마리”쯤으로. 《寫眞撮影の敎科書》는 ‘사진 찍는 길잡이’가 되려는 책입니다. 기계를 다루는 손놀림부터, 빛을 어루만지는 손짓까지, 차근차근 알맞게 엮습니다. 참으로 일본답구나 싶은 길잡이책이라고 할 만한데, 단출하면서 부드럽고, 단단하면서 알차네 싶어요. 더구나 매우 곱게 꾸몄습니다. 이른바 겉멋이라는 거품을 걷었고, 그럴듯한 겉치레로 사진빛을 흐트리지 않는군요. 사진이란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습니다. 사람이란 밝지도 어둡지도 않아요. 왜냐하면, 무거움도 가벼움도 언제나 함께하는 사진이요, 밝음도 어둠도 늘 나란히 있는 사람이거든요. 한 가지만 있지 않아요. 외길로 가지 않습니다. 모름지기 ‘길잡이’라 한다면 스스럼없이 다 보여줍니다. 어느 길로 가든 모두 사진이 되고, 사진이며, 사진을 노래하거든요. 사진은 예술도 작품도 뭣도 아닌 그저 사진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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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s and Words (Hardcover) - And Additional Text and Materials
Michael Katakis / Univ of Chicago Pr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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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0


《Michael Katakis, photographs & words》

 Michael Katakis

 the British library

 2011.



  눈을 뜨고 어느 쪽으로 고개를 돌리기에 ‘볼 수’ 있지 않습니다. 고개를 어느 쪽으로 놓는다고 하더라도 마음에 생각이라는 씨앗을 사랑이라는 숨결로 담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작은아이하고 자전거를 달리다가 우리 앞자락 제법 먼 데에서 느릿느릿 걷는 까투리를 보았어요. 작은아이더러 “저기 앞에 꿩 보이니?” 하고 묻는데, 걷다가 푸드득 꿩꿩 소리를 내며 날아오르기까지 못 알아봅니다. 《Michael Katakis, photographs & words》는 ‘사진 + 말’로 이야기를 엮습니다. 사진님이자 글님인 마이클 카타키스 님은 숱한 나라를 넌지시 찾아가서 조용히 거닐고 이웃을 만나는 동안 문득 사진기로 빛을 찍기도 하지만, 으레 붓을 쥐어 이야기를 쓴다지요. 이이가 다녀간 나라 가운데에는 남녘도 있는데, 북녘은 밟지 못한 채 남녘만 밟는 동안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어느 나라를 어떠한 빛살로 느꼈을까요. 처음에는 한 발짝 내딛습니다. 아니, 처음에는 마음을 움직입니다. 고개를 어느 쪽으로 돌려 눈을 뜨기 앞서 어떤 생각으로 스스로 몸을 움직이겠느냐고 갈피를 잡아야겠지요. 삶을 사랑할 적에 비로소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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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rsh: American Legends: Photographs and Commentary (Springs of Achievement Series on the Art of Photography) (Paperback, 1st)
Bullfinch Press / 199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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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82


《KARSH, American Legends》

 Yousuf Karsh

 Liitle, Brown & com

 1992.



  어느 한 가지 모습으로 그 사람을 말할 수 있겠지만, 어느 한 가지 모습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거나 말한다면, 우리 스스로 그 한 가지만 생각하는 셈입니다. 뭇사람 앞에서는 짐짓 점잖게 굴지만, 아이가 무릎에 척 앉을라 치면 어느새 빙그레 웃는 사람이 있어요. 뭇사람 앞에서는 생글거리더니, 아이가 뭘 하나 잘못했다고 여기면 무섭게 노려보는 사람이 있어요. 시키는 일을 맡으면 후줄근해 보이지만, 스스로 지어서 하는 놀이가 되면 초롱초롱한 눈빛인 사람이 있어요. 이이 참빛·참낯은 무엇일까요? 《KARSH, American Legends》는 미국이란 나라에서 한길을 오래 걸어온 이름난 사람을 사진 한 칸으로 보여줍니다. 한 사람마다 사진 하나입니다. 둘도 셋도 아닌 하나인데, 이때에 우리는 이 한 사람한테서 어떤 눈빛이며 몸짓이며 마음을 읽을 만할까요. 또 사진님은 어느 한 사람한테서 몇 가지 눈빛이나 몸짓이나 마음을 헤아려서 사진 한 칸에 그러모을 만할까요. 널리 알려진 한길을 오래 걸으며 가꾼 낯빛을 담을 수 있고, 뭇사람 앞에서만 드러난 낯빛 속에 드러운 마음빛을 담을 수 있습니다. 유섭 카쉬 님은 빛을 담았을까요, 그림자를 보았을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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