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꾸러기 수잔의 토마토 내 친구는 그림책
히로노 다카코 글 그림, 박숙경 옮김 / 한림출판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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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그림책 2021.9.29.

그림책시렁 778


《잠꾸러기 수잔의 토마토》

 히로노 다카코

 박숙경 옮김

 한림출판사

 2004.4.20.



  마을이라고 한다면 서로 즐기거나 누리는 다른 일을 사이좋게 어우르는 터전이겠지요. 사람만 우글우글하기에 마을이 되지 않습니다. 그저 우글거린다면 ‘우글터’요, 그냥 북적거리면 ‘북적터’입니다. 어느 곳은 마을이라기보다 우글터나 북적터일 테고, 어느 곳은 사람이 아무리 많아도 마을이라고 느낍니다. 둘 사이는 언제나 마음으로 갈려요. 마음이 만나고 즐겁기에 마을이요, 마음이 안 만나고 차갑기에 우글터나 북적터입니다. 《잠꾸러기 수잔의 토마토》는 마을 이야기입니다. 두멧시골에서 살아가는 수잔은 이따금 우글마을로 나들이를 갑니다. 시골에서 손수 짓거나 거둔 살림을 팔기도 하고, 수잔네나 이웃집에 없는 살림을 우글마을에서 장만하여 천천히 걸어서 돌아오기도 합니다. 더 빠르게 달리는 수레(자동차)가 있다면 수월할 테지만, 천천히 걷는 길을 오가면서 숲을 느끼고 바람을 헤아리고 해랑 별을 살핍니다. 빠르게 이곳하고 저곳 사이를 가로지를 적에는 짬을 더 누린다지만, 느긋이 이곳하고 저곳 사이를 누빌 적에는 “삶을 이루는 빛살을 넉넉히 맞이한다”고 할 만해요. 오늘날 모든 큰고장은 더 빨리 내달리는 찻길만 넓힙니다. 땅밑으로 깊이 파서 오가기도 합니다. 이동안 무엇을 잊거나 놓치는 하루일까요?


ㅅㄴㄹ

ねぼすけスーザとあかいトマト

広野多珂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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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잠버릇의 비밀 그림책 마을 43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유문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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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27.

그림책시렁 776


《내 잠버릇의 비밀》

 요시타케 신스케

 유문조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0.12.10.



  풀벌레나 나비가 풀잎을 붙잡고서 잠듭니다. 파리나 모기가 담에 붙은 채 잡니다. 잠든 풀벌레 곁에 쪼그려앉아 물끄러미 지켜보면 잠을 문득 깨고서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뭘 놀라니? 자다가 깼을 뿐인걸?” 그러나 누가 자는 모습을 지켜보았기에 놀랄 만하겠지요. 풀꽃도 자고 나무도 잡니다. 돌도 자고 물방울도 바람도 잡니다. 우리를 둘러싼 모든 자는 숨빛을 느낄 만할까요? 잠든 구름을 알아보면서 자장노래를 불러 주는가요? 잠든 아기를 살살 어르며 토닥이듯 잠든 책이며 붓을 가볍게 쓰다듬을 수 있나요? 《내 잠버릇의 비밀》은 아이가 잠든 사이에 누가 다녀와서 “잠든 몸”을 구경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모든 숨붙이는 넋을 내려놓은 채 먼먼 나들이를 다녀옵니다. 오직 넋으로 다녀올 나들이를 즐기려고 몸을 살포시 내려놓아요. “잠든 몸”이란 “벗은 옷”입니다. 여느 때에 잘 입고 다닌 옷을 어떻게 벗어서 어디에 어떻게 두나요? 넋으로 신나게 나들이를 가는 동안 “우리 넋이 입고 돌아다니던 옷”인 몸은 얼마나 고이 건사하는지요? 우리 넋이 몸에서 나와 놀러가면, 이 몸은 빈 껍데기라 할 테니 누가 업어가도 모르겠지요. 넋이 바깥마실을 하고 돌아올 적에 깜짝 놀라지 않도록 잠자리를 고이 여미어 봐요.


ㅅㄴㄹ

#ヨシタケシンスケ #ねぐせのしく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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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곧 사라져요 노란상상 그림책 85
이예숙 지음 / 노란상상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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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26.

그림책시렁 773


《우리 곧 사라져요》

 이예숙

 노란상상

 2021.8.17.



  곧 사라지려 하는 이웃은 참말로 사라집니다. 이곳을 떠납니다. 푸른별에는 그야말로 온갖 숨붙이가 어우러져 왁자지껄하면서 재미난 놀이터였는데, 어느새 틀에 박히고 고달플 뿐 아니라 사나운 발톱이 너울거리는 싸움터로 뒤바뀝니다. ‘나라’란 이름을 붙인 터를 다스리는 이들치고 싸움연모(전쟁무기)를 치우는 손길이 여태 없습니다. 자, 보셔요. 어른조차 스스로 살기 팍팍하고 숨쉴 틈이 좁으며 앞길이 까마득하다고 느낀다면, 아이는 어떨까요? 갈수록 아이가 확 줄어드는 까닭을 생각해야 합니다. 살섞기나 살부빔 아닌 사랑이어야 아이를 낳을 텐데, 오늘날 배움터는 사랑을 등진 채 성교육만 해요. ‘조각(지식)’이 아닌 ‘살림’을 가꿀 적에 사랑으로 가지만, 한결같이 낭떠러지로 밀어대는 판입니다. 《우리 곧 사라져요》는 푸른별에서 사라지는 이웃 숨붙이를 그리는데, 곧 “아이가 사라지고 늙은이만 남은 별”이 되겠지요. 생각해야 합니다. 아이가 사라진 채 늙은이만 남은 별이라면, 바로 사람이 사라질 때란 뜻이겠지요. 이웃 숨붙이가 이 별을 떠나도록 내몬 사람들은 스스로 죽음길로 치달은 셈입니다. 찻길을 늘려야 하나요? 서울을 넓혀야 하나요? 아이가 뛰놀 빈터와 들과 숲과 바다가 짙푸러야 아이가 안 떠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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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꽃 반달 그림책 51
김영경 지음 / 반달(킨더랜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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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26.

그림책시렁 752


《작은 꽃》

 김영경

 반달

 2020.3.1.



  커다란 몸뚱이로 내려다보니 아이가 작아 보여요. 아이하고 눈을 맞추면 크거나 작은 몸뚱이가 아닌 아이 눈망울에서 빛나는 숨결이 둘레에 퍼지는 이야기를 새록새록 맞아들입니다. 멀뚱히 서서 아이를 내려다보는 큰 덩치가 많습니다. 이들은 겉만 어른처럼 보일 뿐, 속으로는 멀대입니다. 이른바 ‘늙은이’예요. 늙은이는 사람을 위아래로 가르는 틀에 스스로 갇힌 채 크기를 따집니다. ‘늙은이 아닌 어른’은 사람을 위아래로 안 가르고 아이하고 눈을 맞춰요. 스스로 숙이든 무릎을 꿇든 주저앉든, 때로는 아이를 안거나 업든, 언제나 아이하고 나란히 나아가는 눈높이로 삶을 읽고 나누고 펴고 짓고 가꾸면서 노래하기에 어른입니다. 《작은 꽃》은 아이일 적에도 작았으나 큰 덩치로 자란 뒤에도 어쩐지 작다고 느끼는 어느 어른이 마음앓이를 하는 이야기를 고요히 비춥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배움터나 마을이나 집에서 아이를 함부로 패거나 닦달하는 ‘어른 아닌 늙은이’가 꽤 사라졌으나, 주먹질 아닌 숱한 막질을 일삼는 물결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배움수렁(입시지옥)·싸움연모(전쟁무기)를 그대로 두며 아이어른이 사랑으로 어우러지기를 바랄 수 없습니다. 잿빛집(아파트)을 치워요. 들숲을 품은 마당 있는 집을 지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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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하나 둘 셋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95
이재옥 지음 / 봄봄출판사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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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1.9.26.

그림책시렁 775


《나비가 하나 둘 셋》

 이재옥

 봄봄

 2021.1.29.



  나비를 반기지만 애벌레를 안 반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나비를 곱다고 여기면서 풀잎을 갉는 애벌레를 끔찍히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배추애벌레가 배추잎을 좀 갉아 주어야 배추흰나비가 배추꽃이 오를 적에 꽃가루받이를 해줍니다. 꽃가루받이가 없다면 씨앗은 없고, 씨앗이 없으면 새해에 심어서 가꾸지 못합니다. 애벌레하고 나비는 몸이 다를 뿐 같은 숨결입니다. 깨어나거나 피어난 넋이 나비인데, 어느 쪽은 못생기거나 어느 쪽은 잘생기지 않아요. 오늘날 사람들은 겉모습을 몹시 따지는 눈결로 스스로 굴러떨어지면서 이웃이며 동무를 겉차림으로 가르거나 줄세우기를 시키거나 따돌리곤 합니다. 《나비가 하나 둘 셋》은 옛그림을 따라 지켜본 나비를 보여줍니다. 다만 ‘글바치 옛사람 그림’입니다. 오래도록 흐르는 싱그러운 그림이 궁금하면 한두 살 아이한테 빛붓(색연필)이나 빛막대(크레파스)를 쥐어 주셔요. 흙바닥에 나뭇가지로 그리라 해도 즐거워요. 어른 그림을 흉내내지 않은 아이가 스스로 나비를 바라본 대로 어떻게 그리는가 지켜봐요. 아이 그림이 바로 ‘살림자리에서 두고두고 흐른 옛그림’입니다. 아이 그림은 언제나 ‘살림자리에서 오래오래 되살아나는 새그림’입니다. 오직 아이 눈빛일 적에 나비를 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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