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 울만,『동급생』, 황보석 옮김, 열린책들, 2017(2).
독일 인문계 고등학교 학생답게, 서양 고전 언어와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한스는 소설 여러 곳에서 이를 적절히 활용한다.
“자신의 조국을 위해 용감히 싸우며
전선에서 쓰러지는 자는 고귀하나니
그리고 비참하도다 회피하는 자여,
비옥한 토지로부터 달아나 오갈 데 없는 비겁자여.”(124쪽)
→ “자신의 조국을 위해 용감히 싸우며
전선에서 쓰러지는 자는 고귀하나니
그리고 비참하도다 유랑 걸식하는 비겁자여
나라 버리고 비옥한 토지에서 달아나니“
영어 원문: Noble is he who falls in front of battle
bravely fighting for his native land
and wretched the man who begs, a recreant
city-less, from fertile acres fled
1·2행과 3·4행이 대비되는 시(詩).
적들과 용감히 맞서 싸우다 죽는 자와 죽음이 두려워 조국―‘city’ 는 도시국가를 말한다―과 토지를 버리고 달아나 유랑 걸식―‘begs’―하는 겁쟁이.
원래, 이 시는 기원전 7세기, 스파르타 시인 튀르타이오스(Tyrtaios)가 쓴 <전쟁시>의 일부다.
다음 번역을 참고할 것.
“전선의 맨 앞에서 쓰러져 죽는다면, 죽음은 아름답다.
그는 조국을 위해 싸운 훌륭한 사람이다.
반면 제 조국과 풍요로운 토지를 포기하고
구걸하는 것은 가장 치욕스러운 고통을 가져다준다.
더군다나 사랑하는 어머니와 늙은 아버지와
어린 자식들과 아내와 함께 정처 없이 떠돈다면,
[...]
남자가 고향을 잃고 떠돌아다닐 때, 어떤 사려도
어떤 존경도 없고 그의 자손도 그러하다.
이제 우리 이 땅을 위해 용감하게 싸우자! 자손을 위해
죽되, 겁먹은 영혼으로 움츠리지 말자!”
―헤르만 프랭켈,『초기 희랍의 문학과 철학』(1), 김남우·홍사현 옮김, 아카넷, 2011, 2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