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 1

 


꽃아,
너를 머리에 꽂아도 돼?

 

고맙,
아이 예쁘다.

 

노란빛
내 가슴속까지 스며드네.

 

 
4346.6.1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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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바지저고리 좋은걸

 


  두살배기일 적에는 바지저고리를 그닥 안 좋아하다가, 세살배기일 적에는 이럭저럭 바지저고리를 입더니, 네살배기 된 뒤에는 바지저고리를 좋아한다. 다섯살배기가 되면 어떤 모습이 될까. 이제 산들보라도 새 바지저고리를 맞추어야겠구나. 작네. 4347.1.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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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24 22:16   좋아요 0 | URL
아유~~너무나 예쁘고 참~! 잘생겼습니다~!!^^
산들보라의 티없이 환하고 즐거운 얼굴을 보니~ 저까지
절로 행복해지네요~*^^*

숲노래 2014-01-25 00:34   좋아요 0 | URL
이웃한테 웃음을 나누어 주는
우리 아이들이로구나 하고 느끼곤 해요.

다른 집 아이들도
저마다 아름다운 사랑과 웃음을 나누어 주면서
무럭무럭 크겠지요~!!
 

작은아이 바지저고리 빨래하기

 


  작은아이는 왜 갑자기 바지저고리(한복)를 입고 싶다 말할까. 설날에 챙겨서 가려고 옷장에 고이 두기만 했다가, 하도 입혀 달라 하기에 입혀 준다. 곁님이 문득 말한다. 이 아이가 곧 설날인 줄 알고는 입겠다 말하지 않았을까 하고. 그럴까? 어쩌면 그러한지 모른다. 큰아이도 한가위나 설날을 앞두고 꼭 치마저고리를 입겠다 말했다. 여느 때에도 되게 자주 입지만, 한참 입다가 안 입을 때가 있는데, 어김없이 설이나 한가위를 앞두고 다시 치마저고리 노래를 부른다. 그래서 이렇게 치마저고리를 꺼내서 입히다가 빨래를 하는데, 설과 한가위 앞두고 꺼내어 입고 빨아야 비로소 설이나 한가위 때에 깨끗하면서 고운 옷을 입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작은아이가 여러 날 입은 바지저고리를 벗겨 빨래를 한다. 빨래를 하는데 작은아이 바지저고리에서 폭폭 찌든 때 냄새가 난다. 며칠 동안 흙바닥에서 뒹굴고 이 놀이 저 놀이를 하느라 옷에서 고린내가 나네. 다른 옷은 한 번만 빨지만 작은아이 바지저고리는 세벌빨래를 한다. 엊저녁부터 말리다가, 아침에 바람 살랑이고 햇볕 포근해서 마당에 내놓는다. 이불도 펑펑 털어 마당에서 해바라기를 시킨다. 4347.1.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동백마을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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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빨강 앵두 - 동요로 배우는 말놀이 우리 아기 놀이책 17
전래동요 지음, 권문희 그림 / 다섯수레 / 2009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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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37


하얀 앵두꽃에 빨간 앵두알 노래
― 빨강 빨강 앵두
 전래동요
 권문희 그림
 다섯수레 펴냄, 1999.11.15.

 
  앵두꽃이 살짝 바알간 빛을 뿜으면서 하얗게 터집니다. 아직 푸른 잎사귀 벌어지지 않은 앵두나무에 꽃부터 활짝활짝 웃습니다. 겨울난 앵두나무에는 꽃봉오리 가득하고, 앵두나무를 마당 한켠에 두는 집은 하루 내내 앵두꽃을 바라보며 웃음이 넘치겠구나 싶습니다.


  앵두꽃이 지면서 앵두알이 천천히 익습니다. 앵두꽃이 지면서 푸른 잎사귀 하나둘 돋습니다. 어느새 푸른 잎사귀 그득한 앵두나무 되는데, 곧이어 푸른 잎사귀를 온통 뒤덮을 만큼 새빨간 열매 다닥다닥 맺힙니다. 앵두열매 빨간 빛이 꽃처럼 영급니다.


  조그마한 앵두알에는 꽤 큰 씨앗이 있습니다. 멋모르고 앵두알을 아삭 깨물면 아야 하고 이가 아플 수 있습니다. 앵두알은 입에 넣고 살살 속살을 훑은 뒤 씨앗을 퉤퉤 뱉어야 합니다. 앵두씨를 풀밭에 뱉으면 이 씨앗이 흙 품에 안겨 앵두풀로 돋은 뒤 어린 앵두나무로 올라올 수 있을까요.


  앵두열매 맺히면 새와 벌레가 끝없이 찾아옵니다. 맛난 앵두열매를 먹으려고 사람도 새도 벌레도 부산합니다. 사람은 앵두씨를 건사해서 이곳저곳에 뱉거나 뿌립니다. 새는 앵두알 쏘옥 삼킨 뒤 이곳저곳 날아다니면서 씨앗을 똥과 함께 뽕 떨굽니다. 앵두나무 한 그루 이곳에 있으면 해마다 어린 앵두나무가 곳곳에 새롭게 뿌리내릴 수 있어요.


  옛날부터 불렀다고 하는 노래에 권문희 님이 그림을 얹은 《빨강 빨강 앵두》(다섯수레,1999)를 아이와 함께 읽습니다. 네 살 작은아이와 읽으면 네 살 작은아이는 군말이 없을 텐데, 일곱 살 큰아이와 읽으니 문득 한 마디 묻습니다. “왜 얘(그림책에 나오는 누나)는 앵두를 한 알만 따?” “왜 두 알 안 따?” “두 알 따서 동생 하나 주고 얘 하나 먹으면 되잖아?”

 


  일곱 살 큰아이가 묻는 말을 듣다가 문득 생각합니다. 옛날부터 아이들 입과 입으로 이어온 놀이노래라 할 ‘앵두’ 노래일 텐데, 그동안 ‘한 알만 따서 동생 입에 넣는다’는 흐름으로 부를 수 있겠지만, 노래란 똑같이 불러서 노래가 아닙니다. 옛날부터 이어온 노래도 마을마다 조금씩 살을 붙이고 아이마다 새롭게 살을 얹어서 부릅니다. 고장마다 고을마다 ‘똑같은 노래’도 ‘다 다르게’ 불러요. 모심기노래가 다르고 베틀노래가 달라요.


  우리 집 큰아이는 ‘새빨간 앵두 두 알을 따서 동생 한 알 주고 나 한 알 먹지.’ 하고 앵두 노래를 부르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고는 곧바로 ‘새빨간 앵두 넉 알을 따서 동생 한 알 주고 나 한 알 먹으며, 어머니랑 아버지한테도 한 알씩 주어야지.’ 하고 앵두 노래를 부르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새빨간 앵두 가만가만 바라보며 우리 집 찾아오는 멧새가 한 알씩 사이좋게 나누어 먹도록 해야지.’ 하고 앵두 노래를 부르겠구나 싶습니다.


  옛노래를 옛노래대로 즐기면서, 오늘은 오늘대로 아이들 맑은 꿈과 사랑을 실어 새롭게 이야기를 얹는 ‘놀이노래’와 ‘삶노래’로 거듭날 수 있으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그리고, 이 그림책에 나오는 앵두잎 빛깔이 그리 ‘푸르지’ 않은 대목이 아쉽습니다. 새빨간 앵두알과 짙푸른 앵두잎은 서로 몹시 환하게 어우러져요. 그림결이 보드랍고 예쁘기는 하지만, 잎빛을 그릴 적에 더 마음을 기울이기를 바라요. 앵두나무 잎사귀 빛깔이 얼마나 푸르고 밝은지 잘 드러내면 도시 아이들도 앵두나무를 한결 새롭게 헤아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덧붙여, 책 뒤쪽에는 살며시 바알간 기운 감도는 앵두꽃을 그려 넣으면, 어떤 꽃에서 이렇게 예쁜 열매가 맺히는가를 도시 아이들과 어버이 모두 더 깊이 살피도록 이끌리라 생각해요. 4347.1.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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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1-24 11:27   좋아요 0 | URL
사름벼리는 이제 스스로 물음을 던질 수 있을 만큼 자랐군요.
어제 올리셨던 글을 읽고 저도 생각해보았답니다. 왜 한알만 딴다고 했을까. 아마 아가 입에 넣어주려니 한알만 따지 않았을까, 혹은 식물의 열매라도 욕심내지 않고 한알만 조심스레 따는 아이들 마음을 그렸을까...어른이라면 과연 한알만 땄을까. 저도 이리 저리 머리를 굴려보았답니다.

숲노래 2014-01-24 11:43   좋아요 0 | URL
일부러 사진을 붙이기도 했는데,
앵두가 열릴 적에는 그야말로
나뭇가지가 출렁출렁 휘 늘어지도록 달려요.
이렇게 새빨간 앵두가 열리면
동네에서는 앵두 따서 먹느라 바빠요.

마을 할매와 할배도, 높다란 나뭇가지 밑에 경운기 받치고는
하염없이 따서 드시더라구요.

옛날 노래에는 '한 알'을 상징처럼 그렸을 텐데,
막상 앵두나무 밑에서는
다들 '나이를 잊'고 신나게 따서 먹으니,
일곱 살 아이도 궁금해 하면서 묻더라구요.
"왜 한 알만?" 하면서.

페크pek0501 2014-01-24 14:52   좋아요 0 | URL
“왜 얘(그림책에 나오는 누나)는 앵두를 한 알만 따?” “왜 두 알 안 따?” “두 알 따서 동생 하나 주고 얘 하나 먹으면 되잖아?”
- 아, 귀여워라...

귀여움도 느끼고
아름다운 사진으로 눈이 호강하고 가네요. ^^

숲노래 2014-01-24 19:56   좋아요 0 | URL
올해에도 한 달 반 지나면
앵두꽃이 곱다시 피어나서
즐겁게 사진을 찍으리라 생각해요.
새봄을 두근두근 기다립니다~
 

[시골살이 일기 42] 흙과 하늘과 놀이
― 삶을 배우는 길

 


  흙이 있어 풀이 자랍니다. 풀이 자라며 나무가 튼튼합니다. 나무가 튼튼하면서 바람이 싱그럽습니다. 바람이 싱그러우면서 숲이 우거집니다. 숲이 우거지면서 냇물이 맑습니다. 냇물이 맑으면서 물고기 노닙니다. 물고기 노닐면서 들을 적십니다. 들을 적시며 푸른 숨결 넘칩니다. 푸른 숨결 넘치면서 갯벌이 드넓습니다. 갯벌이 드넓으면서 파다가 파랗습니다. 파다가 파랗게 빛나면서 하늘 또한 파랗게 빛납니다. 하늘이 파랗게 빛나면서 구름이 하얗습니다. 구름이 하야면서 빗물이 시원합니다. 빗물이 시원하면서 무지개가 피어오릅니다. 무지개가 피어오르면서 별빛이 환합니다. 별빛이 환하면서 햇볕이 따사롭습니다. 햇볕이 따사로우면서 사람들이 즐겁게 살아갑니다.


  흙을 만지며 노는 아이는 지구별을 온몸으로 느낍니다. 지구별을 온몸으로 느끼면서 생각을 넓히고 몸을 살찌웁니다.


  흙 한 줌은 풀이 됩니다. 풀은 나무가 됩니다. 나무는 바람이 됩니다. 바람은 숲이 되고 냇물이 되며 물고기 되다가는 흐르고 흘러서 고운 사랑으로 빛나는 숨결로 깃듭니다. 너른 우주로 돌아본다면 지구별이란 작은 흙알갱이 하나와 같을 수 있어요. 우리가 손으로 만지는 흙알갱이 하나는 어쩌면 지구별 하나와 같은 숨결일 수 있어요.


  먹는 대로 똥을 누고, 마시는 대로 오줌을 눕니다. 풀을 먹으니 풀똥을 누고, 샘물을 마시니 샘물 같은 오줌을 눕니다. 나뭇잎은 가랑잎 되어 나무를 살찌우는 거름이 됩니다. 우리가 누는 똥오줌은 다시 우리가 먹을 풀밥을 고소하게 살찌우는 거름이 되어 흙으로 갑니다. 아이들 웃음은 어버이한테 돌아옵니다. 어버이 웃음은 아이한테 스며듭니다. 아이들 놀이는 어버이 일거리로 젖어듭니다. 어버이가 즐겁게 하는 일은 아이들 놀이로 깃듭니다.


  흙을 보고 만지기에 놀이가 됩니다. 흙을 보고 만지며 일을 익힙니다. 흙을 보고 만지는 사이 삶을 깨닫습니다. 흙을 보고 만지는 동안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하루를 누립니다. 4347.1.24.쇠.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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