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큰아이와 《빨강 빨강 앵두》를 읽는데, 큰아이가 문득 한 마디 한다. “왜 한 알만 따?” “한 알만 땄나 봐.” “두 알 따서 동생 먹고 나도 먹으면 되잖아?” “그러게. 앵두 잔뜩 맺혔는데 두 알 따서 둘이 같이 먹으면 되는데.” 옛노래라 하는데 왜 한 알만 따는 흐름으로 나올까. 두 알이나 석 알을 따는 뒷노래가 더 있을까. 옛노래를 살려서 빚는 그림책도 좋은데,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인 줄 생각한다면, 아이다운 마음씨를 더 헤아려서 새롭게 가꾸면 한결 아름다우리라 느낀다. 아이들은 혼자만 먹지 않으니까. 참말 콩 한 알도 나누니까. 4347.1.23.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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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빨강 앵두- 동요로 배우는 말놀이
전래동요 지음, 권문희 그림 / 다섯수레 / 2009년 6월
7,000원 → 6,300원(10%할인) / 마일리지 3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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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들보라 물총 재미있어

 


  손이 꽁꽁 얼면서도 이 겨울에 물을 만지는 마음은 어떠할까 하고 헤아려 본다. 아무튼 놀면 다 재미있고, 까르르 웃고 떠들 적에 즐거웁겠지. 영 도 밑으로 십 도나 이십 도가 훅 떨어진 한겨울에 맨손으로 눈을 굴리고 뭉쳐서 놀기도 했던 아버지이니, 한겨울에도 거의 영 도 밑으로는 안 떨어지는 고흥 시골집 마당에서 얼마든지 물총놀이를 할 만하겠지. 산들보라가 대청마루로 달려오면서 아버지를 부른다. “아버지, 물 더 넣어 주셔요!” 4346.1.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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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4-01-23 08:59   좋아요 0 | URL
앗, 아까 첫사진 보며 깜짝 놀랐어요~
마티스의 어떤 이미지가 떠올라서요~
물로 그린 그래피티네요~
이렇게도 저렇게도 참 재미나게 노는 벼리와 보라!!^^

숲노래 2014-01-23 09:08   좋아요 0 | URL
네, 저도 벽에 저렇게 물그림 그리는 모습 보고
참 재미있네 하고 느꼈어요.

후애(厚愛) 2014-01-23 21:23   좋아요 0 | URL
물그림 그리는 놀이 정말 재밌어 보입니다.
지금 보니 아이들이 많이 자랐네요.^^
산들보라가 신고 있는 신이 고무신 맞지요?
너무 깜찍하고 귀엽습니다~

숲노래 2014-01-24 08:54   좋아요 0 | URL
하루가 다르게 부쩍부쩍 자라요.
후애 님네 조카들도
'많이 큰 아이'들이라지만,
하루가 다르게 눈빛과 마음이 부쩍부쩍 자라는 빛을
느끼시겠지요~

네, 고무신입니다 ^^
 

물총놀이 2 - 한겨울에도 너희들은

 


  큰아이가 마당에서 놀다가 문득 물총을 보고는 “물총으로 놀아 볼까?” 한다. 그러더니 참말 물총놀이를 한다. 작은아이는 누나가 쏘는 물벼락을 맞으면서도 좋다고 웃는다. 얼굴과 옷이 물로 젖어도 씩씩하게 이 한겨울에 물놀이를 한다. 어쩜 너희들은 이렇게 잘 노느냐. 누구를 닮았을까. 4347.1.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놀이하는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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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4-01-24 11:16   좋아요 0 | URL
ㅎㅎ 너무 귀여워요 한겨울에 저 고무신도 너무 이쁘고,,,그나저나 발은 안시러웠을까?

숲노래 2014-01-24 11:44   좋아요 0 | URL
시리든 말든
큰아이 작은아이 모두
아랑곳하지 않아요.

아버지가 겨울에도 늘 맨발이니
아이들도 아버지 따라
양말을 안 신으려고 한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641) 개 1 : 두 개 마을

 

스물 일곱 개 마을 가운데 두 개 마을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물에 잠겼다고 한다
《황안나-내 나이가 어때서?》(샨티,2005) 176쪽 


 스물 일곱 개 마을
→ 스물일곱 마을
→ 마을 스물일곱 곳 

 

 두 개 마을
→ 두 마을
→ 마을 두 곳 


  “스물일곱 개의 마을”이나 “두 개의 마을”이라고 안 썼으니 그나마 반갑다고 여겨야 할까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개’라는 낱말부터 덜어야지요. 마을을 세면서 어떻게 ‘한 개’, ‘두 개’ 하고 셀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을 하나”라 하고 “마을 둘”이라 해야지요. 굳이 하나치(단위) 낱말을 붙인다면 “마을 한 곳”이나 “마을 두 곳”이라 하면 됩니다.


  서울이나 부산이나 인천 같은 도시를 셀 적에도 “도시 한 개”나 “도시 세 개”라 하지 않습니다. 아니, 이렇게 말할 사람이 있을는지 모릅니다. 나라를 셀 적에도 “나라 한 개”처럼 말할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말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글을 제대로 익히지 않으면, 자꾸자꾸 엉뚱한 말씨가 퍼지리라 느낍니다. 4339.11.12.해/4347.1.23.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스물일곱 마을 가운데 두 마을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물에 잠겼다고 한다

 

“물에 잠겼다”처럼 쓰니 반갑습니다. ‘수몰(水沒)’이라 쓸 까닭이 없습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677) 개 2 : 손톱 발톱 스무 개

 

커피를 마시고 손톱 발톱 스무 개에 매니큐어를 바르자
《김옥-청소녀 백과사전》(낮은산,2006) 21쪽

 

 손톱 발톱 스무 개에
→ 손톱 발톱 스무 군데에
→ 손발톱 스무 곳에
→ 손발톱 스물에
→ 스무 손발톱에
 …


  저는 어릴 적에 국민학교에서 ‘하나치(단위) 말’을 달달 외워야 했습니다. 예전에는 학교에서도 숫자를 세며 붙이는 하나치를 낱낱이 가르쳐서 다 다른 것을 다 다르게 가리키도록 이끌었습니다. 무는 뿌리요 배추는 포기입니다. 조기 한 손이라든지 달걀 한 판이라든지 꾸러미, 꾸리, 묶음 들을 알맞게 써야 한다고 했어요. 감 한 접은 몇 알인지 헤아리고, 무엇은 줄로 세고 했습니다.


  요즈음은 학교에서 하나치를 거의 못 가르치지 싶습니다. 학교에서뿐 아니라, 집이나 마을에서도 이런 낱말을 옳게 가누지 않는다고 느낍니다. 가게에서 이런 말을 쓸까요? 커다란 할인마트에서 이런 말을 쓰나요? 아직 가게나 저잣거리에서 쓴다 하더라도, 막상 사람들은 스스로 흙일이나 물일을 하지 않으니, 이런저런 하나치는 차츰 잊히리라 느껴요. 이리하여, 손톱을 가리킬 적에도 ‘개’라는 낱말을 쓰겠구나 싶습니다.


  그러면 손톱은 어떻게 세야 할까요. 손톱을 세는 하나치가 있을까요. 어쩌면 있을는지 모릅니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손톱이나 발톱은 ‘숫자로만 세면’ 되지 싶습니다. 머리카락은 한 올 두 올 하고 셉니다만, 손톱은 하나 둘 하고 세면 돼요. 눈도 귀도 코도 팔도 다리고 하나 둘 하고 세면 됩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군데’나 ‘곳’을 넣으면 될 테고요. 4340.1.5.쇠/4347.1.23.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커피를 마시고 손톱 발톱 스무 군데에 매니큐어를 바르자

 

..

 

 우리 말도 익혀야지
 (807) 개 3 : 감자 두 개

 

감자 두 개를 까서 강판에 갈아 감자전을 준비하고
《전희식-똥꽃》(그물코,2008) 63쪽


 감자 두 개를
→ 감자 두 알을
→ 감자 둘을
→ 감자를 둘
 …


  저잣거리 나들이를 가서 감자를 사면서 “한 알 주셔요”나 “석 알 주셔요” 하지는 않습니다. 요사이는 봉지에 담아서 천 원어치나 이천 원어치, 이렇게 팔거든요. 능금을 살 적에도 배를 살 적에도 이와 같습니다. 하나 둘 셋 넷, 이렇게 값을 매겨서 사는 일이란 드뭅니다. 달걀을 살 적에도 그래요.

 

 달걀 하나 (o)
 달걀 한 알 (o)
 달걀 한 개 (x)

 

  물건 팔림새가 물건을 가리키는 하나치 낱말에까지 스며드는구나 싶습니다. 한 알 두 알 세면서 사던 지난날에는 ‘개’를 함부로 붙이지 않았으리라 봅니다. 포도는 송이요, 도라지는 뿌리이며, 복숭아는 알입니다. 감자도 알이고 배도 알이며 능금도 알입니다. 오얏도 알이고 살구도 알이며 귤도 알입니다. 4341.3.8.흙.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감자 두 알을 까서 강판에 갈아 감자지짐이를 마련하고

 

감자‘전(煎)’을 ‘부치’거나 ‘지진’다고 말합니다. 생각해 보면 지지니까 ‘지짐이’고, 부치니까 ‘부침개’입니다. 감자‘전’이라 하기보다는 감자‘지짐’이나 감자‘부침개’라 할 때가 한결 낫다고 느낍니다. “감자전을 준비(準備)하고”는 “감자지짐이를 차리고”나 “감자지짐이를 마련하고”로 손봅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960) 개 4 : 감자 몇 개

 

빈민촌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에 한 끼 아니면 두 끼 정도를 먹는다. 기껏해야 감자 몇 개 정도 먹는 것이 전부다
《이기식-잉카의 웃음, 잉카의 눈물》(작가,2005) 80쪽


 감자 몇 개
→ 감자 몇 알


  밥을 먹을 적에 “한 끼”와 “두 끼”라고 하듯이, 감자를 가리키는 자리에는 “한 알”과 “두 알”이라 합니다. “밥 한 개”를 먹지 않습니다. ‘끼’나 ‘끼니’라는 낱말을 씁니다. 감자를 가리킬 적에도 올바로 가리키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늘 쓰는 말을 차근차근 가다듬어서 맑은 넋과 밝은 숨결 깃들도록 하기를 빕니다. 4347.1.23.나무.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가난한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하루에 한 끼 아니면 두 끼쯤 먹는다. 기껏해야 감자 몇 알쯤 먹을 뿐이다

 

‘빈민촌(貧民村)’은 ‘가난한 마을’로 손봅니다. “두 끼 정도(程度)”는 “두 끼쯤”으로 손질하고, “몇 개 정도(程度)”는 “몇 알쯤”으로 손질합니다. ‘전부(全部)’는 ‘모두’로 고치면 되는데, 이 보기글에서는 앞쪽에 ‘기껏해야’가 나오니, 아예 덜 수 있습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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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02] 텃밭

 


  텃밭 돌보는 사람은
  농약 비료 아닌
  바람 햇볕 빗물 흙 어우러진 사랑맛.

 


  도시에서도 조그마한 텃밭 있으면 한 해 내내 맛있게 즐길 수 있어요. 도시에서도 조그마한 텃밭을 일구고 보면, 씨앗을 뿌려 얻는 푸성귀뿐 아니라, 씨앗을 안 뿌려도 돋는 풀을 얻을 수 있어요. 우리가 먹는 밥은 농약이나 비료 아닌, 바람 햇볕 빗물 흙으로 누리는구나 하고 깨달을 수 있어요. 따사로운 손길로 거두는 밥이로구나 하고 느끼면서 아름다운 마음 될 수 있어요. 도시사람 누구한테나 텃밭이 있고, 주차장은 없는, 착한 삶 되면 얼마나 환한 보금자리가 될까요. 4347.1.23.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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