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61. 뛰어오르는 마당



  우리 집 마당은 ‘뛰어오르는’ 마당입니다. 마음껏 달릴 수 있는 곳이기에, 이쪽 끝에서 도움닫기를 한 뒤에 영차 하고 뛰어오를 만합니다. 풀포기를 뛰어넘을 수 있고, 평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으며, 후박나무 가지에 닿으려고 손을 뻗으면서 뛰어오를 수 있습니다. 시골순이는 이 시골집에 깃든 첫날부터 언제나 뜀뛰기와 달리기를 누렸고, 이제 꽤 높이 뛰어오릅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뛰어오를 테며, 머잖아 혼잣힘으로도 후박나무 가지에 손이 닿을 만큼 뛰어오를 만하리라 생각해요. 나는 그날까지 날마다 새로운 뜀뛰기를 지켜보면서 사진을 찍겠지요. 4348.10.4.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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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45] 즐거움을



  햇볕 먹는 즐거움을 함께

  바람 타는 즐거움을 함께

  노래 짓는 즐거움을 함께



  즐거움은 늘 곁에 있습니다. 이를 알아채고 싶지 않아서 안 알아채면서 지낼 뿐입니다. 즐거운 삶은 늘 내가 손수 짓습니다. 이를 스스로 안 하고 싶어서 여태 안 할 뿐입니다. 작은 것도 큰 것도 없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나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수수한 것도 대단한 것도 없는 터라 누구나 즐겁게 웃으면서 노래할 수 있습니다. 4348.10.3.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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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98. 싱그러운 바람



나무는

제가 자란 숨결로

우리 곁에서

새로운 모습 되어

함께 산다.


집으로

책으로

종이로

책걸상으로

연필로

나룻배로

수저로


그리고

싱그러운 바람

한 줄기로.



2015.9.11.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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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60. 촛불 밝히는 책


  어두움을 밝히면서 배웁니다. 새롭게 알려고 하기에 배웁니다. 책 한 권을 손에 쥐어 이야기 한 자락을 새롭게 마주하려고 합니다. 아직 어두컴컴한 새벽에 일찌감치 일어난 책순이는 엊저녁에 미처 못 본 책을 이른 새벽부터 다시 읽고 싶습니다. 어린 동생은 꿈나라에서 신나게 노는 이무렵, 초 한 자루에 불을 밝혀서 촛불에 기대어 책을 읽습니다. 촛불은 책순이 둘레를 밝히고, 촛불은 책 한 권을 밝히며, 촛불은 마음 한곳을 밝힙니다. 초 한 자루는 책 한 권 읽을 만한 빛을 넉넉히 베풀고, 어느새 햇살이 차츰 퍼지면서 동이 트려고 합니다. 4348.10.2.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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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햇볕 먹는 나락

빗물 맞이하는 나락

바람 마시는 나락


흙이랑 노는 나락

풀벌레하고 나비랑 노는 나락

제비랑 참새랑 노는 나락


우리 아버지가 심은 나락

우리 어머니가 돌본 나락

이제

이 나락을

동생도 나도 낫 쥐고서

즐겁게 베어야지.



2015.9.30.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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