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들 읽기 (2021.4.15.)



숲노래가 시골살림을 지으면서(2011∼) 일군 책이 있습니다.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랑 엮는이(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며 서울살림을 짓는 동안(1995∼2003)에는 책을 안 내놓았고, 이오덕 어른이 남긴 글을 갈무리하며 충주살림을 하는 동안(2004∼2006) 두 가지 책을 내놓았으며, 책마루숲(서재도서관)을 열려고 돌아간 옛마을에서 인천살림을 하는 사이(2007∼2010) 여러 가지 책을 비로소 내놓았습니다. 여러 책 가운데 판이 끊어지거나 찾기 어려운 책이 아닌, 쉽게 장만할 수 있는 책을 몇 갈래로 나누어 봅니다. 즐겁게 장만하셔서 즐겁게 삶꽃을 피우시고 즐겁게 사랑살림 가꾸는 길에 동무로 삼아 주시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1. 말·넋·삶·숲을 읽는 첫걸음

《쉬운 말이 평화》(철수와영희,2021)

《이오덕 마음 읽기》(자연과생태,2019)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스토리닷,2017)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2019)

《생각하는 글쓰기》(호미,2009)

《자전거와 함께 살기》(달팽이,2009)


2. 우리말이 노래가 되는 길 : 동시쓰기 + 시쓰기

《우리말 동시 사전》(스토리닷,2019)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스토리닷,2020)


3. 곁에 두며 말빛·삶꽃·숲살림 익히는 길잡이 : 우리말꽃(국어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6)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7)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철수와영희,2019)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 돌림풀이와 겹말풀이 다듬기》(자연과생태,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2 군더더기 한자말 떼어내기》(자연과생태,2017)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3 얄궂은 말씨 손질하기》(자연과생태,2018)


4. 우리말을 어린이하고 어깨동무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4)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7)


5. 우리말을 푸름이하고 어깨동무

《10대와 통하는 우리말 바로쓰기》(철수와영희,2011)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2015)


6. 책넋과 마을책집 : 책읽기를 누리는 하루와 이웃마실

《책숲마실》(스토리닷,2020)

《시골에서 책 읽는 즐거움》(스토리닷,2016)

《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스토리닷,2018)


7. 빛을 담는 꽃(빛꽃) : 사진과 책과 삶과 마을과 꽃

《내가 사랑한 사진책》(눈빛,2018)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호미,2010)

《사진책과 함께 살기》(포토넷,2010)


ㅅㄴㄹ



https://blog.aladin.co.kr/hbooks/5784559

(이곳에 들어가면 책바구니(리스트)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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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따금·가끔·더러’ 그게 그거 아냐? (SBS뉴스플러스 人터뷰+)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른바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저는 글을 쓸 때뿐 아니라 말을 할 적에도 ‘낱말을 다 골라서 쓰’기 때문에, 이 ‘전화 인터뷰’가 글로 적힌 기사를 보면, 여느 때에 제가 글로도 말로도 쓰지 않는 말투가 나와요. 매체에서 편집을 하면서 길이를 줄이느라 이렇게 고치셨구나 싶어요. 그러니 ‘제가 안 쓰는 말투’일 뿐 아니라, ‘제가 이웃님한테 그러한 말투는 고쳐서 쓰기를 바란다’고 말하는 대목이 이 인터뷰 기사에 나오더라도 부디 너그러이 헤아려 주셔요. ^^;;;; 아무튼 이번에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을 펴내면서 이 사전에 어떤 뜻이나 이야기가 있는가 하는 대목을 살뜰히 헤아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덧붙여, 이 책을 사서 읽어 주신 이웃님은 재미나게 읽어 주시고, 아직 이 책을 사지 않으신 이웃님은 기쁘게 장만해서 읽어 주시면 더없이 고맙겠습니다 ^__^


+ + +


[人터뷰+] "25년간 국어사전만 읽었죠"…그가 찾은 해법은?

임태우 기자

2016.07.30 15:00 


스마트폰 시대, 종이책으로 된 국어사전이 나오기 어렵다는 출판 시장에 당당하게(?) 종이책 국어사전을 내놓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것도 혼자 힘으로 25년 동안 기획하고, 자료 조사하고 원고를 썼습니다. 모르는 단어가 생기면 인터넷으로 금세 검색해서 찾는 디지털 시대에, 낡고 뒤떨어져 보이는 종이책 국어사전을 편찬한 것이죠. 그는 왜 한 권의 국어사전을 펴내려고 인생을 바쳤을까요? 우직해 보이는 그의 행동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기존의 국어사전을 빠짐없이 정독했습니다. 그러던 중 문제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하나같이 뜻풀이가 어렵다는 것이었죠. 무엇보다 고질적으로 ‘돌림풀이(순환정의)’가 지나치게 많다는 점이었습니다.


가령 ‘성가시다’의 뜻을 찾기 위해 국어사전을 펼쳐보면, ‘성가시다 : 자주 들볶거나 번거롭게 굴어 괴롭고 귀찮다’고 나와있죠. 그렇다면 ‘귀찮다’의 뜻풀이는 어떨까요? ‘귀찮다 : 마음에 들지 아니하고 괴롭거나 성가시다’고 돼있죠. 심지어 ‘번거롭다’의 뜻은 ‘귀찮고 짜증스럽다’라고 풀이돼있습니다. 이렇듯 기존 국어사전에는 각 낱말들의 뜻풀이가 돌림말을 하듯 맞물려 있습니다. 각 낱말의 뜻을 정확히 살펴보기 어려운 것이죠.


기존 사전에서 안타까운 대목은 더 있었습니다. 사전을 펼쳤을 때 '뜻이 같은 한자말'을 올림말로 삼아 한자말이 먼저 나오고, 쉽게 쓸 한국말은 뒤에 나오는 관행이 빈번하다는 것이었죠. 이런 문제의식을 느끼고 완성해 낸 사전이 바로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입니다.


SBS 취재진은 매일 쓰는 말의 어원을 찾고, 뜻을 정리해 사전으로 만든 저자 최종규 씨의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봤습니다. 


▷기자: 기존 국어사전의 고질병인 ‘순환정의’를 피하려고 하셨다고요? 

▶최종규 씨: 네, 국어사전을 엮으면서 순환정의의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했죠.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 제목처럼 ‘비슷한말 꾸러미’부터 제대로 살필 수 있어야 합니다. 비슷한 말이 어떻게, 왜 비슷하면서도 다른가를 알아야 하죠. 또 비슷한 말 꾸러미 가운데 어린이도 쉽게 알아듣고 헤아릴 수 있는 ‘바탕말(기본 낱말)’을 가려내고 뽑아야 하죠. 이를 통해야만 사전 한 권을 오롯이 엮을 수가 있죠.


▷기자: 개념이 생소해서 쉽게 이해하기 어렵네요. 먼저 ‘바탕말’이란 게 대체 뭐죠?

▶최종규 씨: 국어사전을 엮을 때 낱말 뜻을 쉽게 푸는 풀이말을 ‘바탕말’이라고 하죠. 더는 풀이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쉬운 말이기도 해요. 이런 바탕말로 풀이해야 큰 사전을 엮을 수 있어요. 100만 가지 낱말 뜻이 담긴 사전이라 치면 적어도 5백 가지의 바탕말로써 뜻풀이를 해야죠. 그 5백 가지 바탕말은 굳이 사전에서 찾지 않고도 어렴풋이, 혹은 웬만큼 잘 아는 단어란 말이에요. 이런 바탕말을 염두에 두지 않고 뜻풀이에 나서면, 뜻이 돌고 도는 돌림풀이에 빠질 가능성이 큽니다.


▷기자: 우리가 쓰는 말 가운데에서 바탕말은 어떻게 가려내죠? 기준이 있다면요.

▶최종규 씨: 아무래도 기준은 어린이죠. 어린이가 흔히 쓰는 말들, 어린이에게 우리 어른들이 가르쳐주면 바로 쉽게 배워서 그때그때 쓸 수 있는 말을 바탕말이라고 할 수 있어요. 외국 사람이 한국말을 배울 때 기본적으로 익혀야 하는 말이기도 하죠. 가령 ‘먹다’나 ‘마시다’도 바탕말이 될 수 있죠. ‘먹다’, ‘마시다’를 사전에서 찾아보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기자: 우리가 그런 바탕말을 제대로 찾고 이해하는 게 중요한가요?

▶최종규 씨: 그럼요. 예전에 컴퓨터를 ‘셈틀’이라고 지은 사람이 있었어요. 그때 사람들은 셈틀이라는 뜻을 사전에서 찾아보지도 않고, 컴퓨터가 단순히 숫자를 세는 것밖에 하지 못하는 거냐고 비판했죠. 하지만, 사전에서 ‘셈’이라는 낱말, ‘세다’라는 낱말을 찾아봤다면 그런 비판을 할 수 없어요. 왜냐하면 ‘세다’라는 말은 ‘생각하다’는 말과 어원이 같거든요. 숫자를 센다는 것은 나중에 뜻이 갈린 거죠. 처음에는 ‘헤아리다’와 같이 생각하는 일을 나타내는 말이었어요. 그래서 셈틀이라는 말은 생각하는 기계라는 말이 돼요. 뜻을 살펴보면 아주 잘 지은 말인데, 사전을 찾아보지 않은 채 이름을 엉터리로 지었느냐고 비판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 책에서 다룬 바탕말 개수는 어느 정도죠?

▶최종규 씨: 사전에서 1,100가지 낱말을 다뤘고요. 그 중에서 바탕말은 300개쯤이 되지 않을까 해요. 지금 이 책을 한 권 냈지만, 앞으로 두 권쯤은 더 써야지 큰 사전을 쓰는 바탕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기자: 스스로 가려낸 바탕말로 사전을 엮었다는 점이 참 특별하군요. 또, 이 사전은 백과사전 식의 기존 국어사전과 구성 방식이 매우 다르더군요. 비슷한말을 묶어서 설명한 점이 눈길을 끌었어요. 왜 그렇게 하신 거죠?

▶최종규 씨: 네, 비슷한말을 264갈래로 묶어서 다뤘어요. 모든 말에는 비슷하게 어울리는 말이나 맞서는 뜻으로 쓰는 말이 있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말의 뜻을 제대로 모르고 사용하죠. 가령 ‘이따금’, ‘가끔’, ‘더러’가 어떻게 다른지 설명해보라면 바로 떠올리기 쉽지 않죠. 이런 상태에서 낱말을 막 쓰다 보면 우리 마음도 마구잡이가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비슷한 말의 정확한 쓰임새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사전을 보면서 말 한마디에 내 마음이 어떻게 담기는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이따금: 조금 있다가 또 조금 있다가.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으나 자꾸

가끔: 얼마쯤 뜸을 들이면서 되풀이를 하는데 드물게

더러: 잦거나 드물지는 않으면서 생각날 때

때로 자주는 아니지만 드물게 (드물지만 얼마쯤 틈을 두고 일어날 때)

때때로 때에 따라서 얼마쯤 드문드문

(모둠풀이 붙임) ‘이따금’은 되풀이를 하기는 하는데 썩 자주 되풀이하지는 않을 때를 가리킵니다. 그렇다고 너무 뜸을 들이면서 드물지는 않은 모습을 가리켜요. 꾸준하기는 하지만 자주 있지도 않고 드물지도 않은 그저 그런만큼을 가리킬 때에 씁니다. ‘가끔’이나 ‘더러’도 드물게 일어나는 어떤 일을 가리키면서 씁니다. ‘이따금’은 드물면서도 자꾸 일어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할 만하며, ‘가끔’은 되풀이를 하지만 드물 적에 쓴다고 할 만합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따금 - 가끔 - 더러'를 찾아보면 다음 같은 돌림풀이가 나와요)

이따금 얼마쯤씩 있다가 가끔

가끔 시간적·공간적 간격이 얼마쯤씩 있게

더러 이따금 드물게

때로 잦지 아니하게 이따금

때때로 경우에 따라서 가끔



▷기자: 사전을 만드는 과정이 쉽진 않았을 것 같아요.

▶최종규 씨: 25년이나 걸렸어요. 사전을 기획하는 것만 20년, 쓰는 것만 5년이었고요. 이 시간 동안 시중에 나온 모든 사전을 읽었어요. 혼자서 모든 대학의 국어국문과 교재를 샅샅이 찾아 다 읽었죠. 절판된 책들도 헌책방에서 찾아 읽었어요. 그뿐만 아니라 스스로 생각을 많이 했어요. 이 낱말이 언제부터 어떻게 쓰였을까 생각했죠. 이를테면 ‘밥’이라는 낱말의 어원은 어느 사전에도 쓰이지 않았어요. 이게 몇만 년 된 말인지, 몇억 년 된 말인지 모르죠. 그래서 시골에서 살면서 직접 살림을 해보면서 낱말의 어원을 생각해봤죠. ‘옛날엔 이런 상황에서 쓰였겠구나’라고 마음으로 느꼈죠. 그렇다고 마음으로 느낀 걸 함부로 사전에 쓸 수 없잖아요?다시 사전과 책, 그동안 모아온 자료들을 바탕으로 낱말의 말풀이를 했죠.


▷기자: 요즘 종이책 시장이 가뜩이나 어렵다고 하죠. 그런데도 이런 사전을 공들여 만드신 이유는 무엇이죠?

▶최종규 씨: 고등학생 때 국어사전을 통독하면서 느낀 점이 많았어요. 당시 국어 선생님도 저에게 국어사전을 빌릴 만큼 저만 국어사전을 갖고 다녔죠. 문득 ‘왜 사람들은 국어사전을 안 읽지?’라는 생각이 들어서 읽기 시작했죠. 처음 읽는데 석 달, 그다음엔 한 달 걸려서 읽었어요. 국어사전엔 한자말, 일본말이 너무 많았어요. 또 외국사람 이름, 외국도시 이름이나 심지어 외국 문학책 이름도 잔뜩 실려 있었죠. 무엇보다도 한국말 풀이가 너무 엉성하고 국어사전인데 한국말을 배우기 어렵다는 느낌이 강했죠. 그래서 차라리 내가 국어사전을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 책의 맺음말에는 ‘우리는 생각을 밝히고 가꾸고 키우고 사랑하고 나누고 북돋우고 살찌우려고 말을 하거나 글을 씁니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정확한 띄어쓰기, 맞춤법, 어려운 말들을 쓰는 것이 겉으론 멋있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뜻을 모르고 사용하는 그 말들에서 마음이 온전히 전해질 수 있을까요? 커피 한잔과 함께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 SBS 뉴스 
원본 링크 : http://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3706086&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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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걸어 촛불을 만났다 - 최민희의 언론개혁 여정
최민희 지음, 김유진 인터뷰어 / 21세기북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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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4.6.10.

까칠읽기 16


《쉼 없이 걸어 촛불을 만났다》

 김유진·최민희

 21세기북스

 2020.3.11.



《쉼 없이 걸어 촛불을 만났다》(김유진·최민희, 21세기북스, 2020)를 굳이 사서 읽어 보았다. 굳이 사서 읽었기에, 최민희 씨를 비롯한 여러 ‘운동권 언더서클 권력’이 무엇인지 새삼스레 돌아보았다.



만약 노무현 대통령이 서울대를 나왔다면, 돈이 많았다면, 소위 중앙 정치에 인맥이 빵빵했다면, 하다못해 학생운동이라도 했다면 인맥이 있었을 텐데. 이 중에 단 하나라도 가졌으면 그렇게 돌아가시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97쪽)



“하다못해 학생운동이라도 했다면”이란 무슨 소리인가? 노무현 씨는 고등학교만 마쳤는데 무슨 ‘(대)학생운동’을 할 수 있는가? 서울대는커녕 대학교를 안 다닌 사람더러 “서울대를 나왔다면”이나 “학생운동이라도 했다면”이라고 혀를 끌끌 차는 최민희 씨를 비롯한 ‘언더서클 운동권 권력’은 처음부터 ‘고졸·가난·비운동권’을 쳐다볼 마음도 눈도 없다는 뜻이다. 이들 스스로 귀띔이나 도움말이나 쓴소리를 꾸준히 하면서 함께 나아갈 마음이 있다면, 언제나 사뭇 달랐으리라.



제가 《말》 지에 들어간다고 했을 때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민중을 배반했다고 비판했죠. 지금 들으면 그게 왜 배반이야 하겠지만 우리에게는 코스가 정해져 있었으니까요. 최고의 가치는 “민중 속으로”. 민중 속으로 들어가려면 외모나 말투까지 민중처럼 돼야 하니까 화장은 말할 것도 없고 로션 같은 것도 바르면 안 된다는 게 우리의 문화였어요. (29쪽)



최민희 씨는 아직도 “민중 속으로”를 외치는 듯하다. 그런데 누가 “민중 속으로”를 외치겠는가? 우리말도 아닌 ‘러시아말’인 ‘v narod’는, 이분들이 처음부터 ‘사람(민중)’ 사이에 없었다는 뜻이요, ‘사람 곁’이라든지, 스스로 ‘사람’이라는 자리에 설 마음이나 뜻부터 없다는 얼거리이다. 스스로 수수하게 살림을 짓는 사람이라면 누가 “민중 속으로”를 외치겠는가?



그 다음에는 염색공장에 갔죠. 염색공장은 너무 힘들었어요. 딱 하루 일했는데 코피가 터져요. 천을 물에 담갔다가 올려서 말리고, 다시 물에 담그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라 육체적으로 매우 힘들어요.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구나, 거기서도 실패했습니다. 몇 군데서 실패를 하다 보니 공장에 다시 들어가는 게 무서웠어요. (31쪽)



‘학생운동 최민희 씨’는 다른 운동권하고 똑같이 ‘공장 노동자 체험’을 해보려 하지만 고작 하루 일하고서 달아났다고 밝힌다. 다른 곳에서도 매한가지였다고 한다. 그런데 ‘사람(민중)’들은 최민희 씨가 달아나는 이런 일을 늘 할 뿐 아니라, 온집안이 다 한다. 너무 힘들어서 달아났다는 말은 배부른 핑계이다. 사람(민중)들은 안 힘들겠는가? 다들 힘들어 죽을 판이지만 온집안을 먹여살리는 일거리이니, 이 고되고 벅찬 일을 끝까지 짊어지면서 싸우며 살았다.



시민단체는 재야 운동이 반독재민주화운동을 이끌어왔던 시대에서 시민의 삶을 바꾸는 운동, 참여민주주의 등을 표방하면서 안착했어요. 민언련도, 시민언론운동으로 방향을 바꾸었잖아요. 그 지향은 맞았어요. 문제는 시민운동이 상층부 엘리트 중심으로 움직였다는 거죠. 그렇다고 시민들과 유리됐다고 말하면 안 되고요, 참여연대나 환경운동연합 같은 단체들은 회원이 2∼3만이나 됐으니까. (93쪽)



이미 처음부터 사람(민중) 곁에는 있지 않은 채 물밑(언더서클)에서 사회과학책을 몇 읽은 눈으로 ‘시민단체·참여민주주의·시민언론’이라는 이름을 내세운 발걸음이니, 이분들이 쓰는 말은 사람(민중) 곁에 없다. ㅈㅈㄷ을 나무랄 줄은 알지만, 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가 잘못하거나 샛길로 빠질 적에는 나무랄 줄 모르는, 이른바 ‘내로남불’에 빠지고 만다. 잘못은 누가 하든 잘못이고, 잘한 일은 누가 하든 잘한 일이다. 한겨레·경향·오마이뉴스가 안 다루거나 안 짚거나 안 쓰는 이야기를 곧잘 ㅈㅈㄷ이 써서 알리거나 북돋우곤 한다. 그렇다고 ㅈㅈㄷ이 ‘잘한다’는 뜻이 아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말썽은 똑같이 말썽인데, 잣대를 어느 쪽에만 들이댈 적에는 스스로 눈에 들보를 씌우는 셈이다. 최민희 씨는 여러 시민단체가 “시민들과 유리됐다고 말하면 안 되고요, 참여연대나 환경운동연합 같은 단체들은 회원이 2∼3만이나 됐으니까(93쪽)” 하고 말하는데, 그러면 ㅈㅈㄷ 구독자는 따로따로 200만이 넘으니까 이들 ㅈㅈㄷ이 “사람(민중)과 동떨어졌다고 말하면 안 된다” 하고 똑같이 말해야 하지 않을까? 가난한 사람도 더러 〈한겨레〉를 읽지만, 숱한 가난한 사람은 으레 〈조선일보〉를 읽는다. 〈조선일보〉를 읽는 숱한 가난한 사람은 ‘사람(민중)’일까 아닐까?



그동안 집회의 주도 세력이 누구였던가 되돌아보면 정치인, 학생, 조직활동가 등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집회의 주도 세력이 이번 촛불집회를 기점으로 시민으로 바뀐 것, 이런 점은 과거 조직운동을 했던 활동가들에게는 낯설고 불쾌한 지점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촛불집회 연장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을 만나기 힘들었어요. “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이 집회에 결합하지 않지?” 의아한 생각을 가졌는데, 냉정하게 표현하면 촛불집회의 헤게모니가 바뀌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338쪽)



‘촛불집회의 헤게모니가 바뀌’기 때문에 촛불모임에 안 나온다는 ‘조직운동 활동가’는 얼마나 안쓰러운가. 그런데 ‘조직운동 활동가’는 촛불모임에만 안 나오지 않았다. 이들 ‘조직운동 활동가’는 ‘밀양송전탑 집회’에는 나왔되 ‘밀양성폭행 청소년’을 나무라는 일에는 팔짱을 꼈고, ‘다른 고장 송전탄 집회’에는 거의 얼굴을 안 내밀거나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여러 시민단체와 녹색당과 정의당도 똑같다. 이들은 ‘밀양송전탑’이나 ‘제주공항·제주해군기지’나 ‘세월호’에는 이름을 얹지만, 다른 웬만한 크고작은 말썽거리에는 코빼기조차 안 비치고 이름도 안 얹는다. 윤석열 때에 첫삽을 떴고, 문재인 때에 밑밥을 다진 ‘초고압직류송전 해저고속도로’가 있는데, 이 삽질이 얼마나 끔찍하고 무시무시한지 건드리거나 짚는 ‘진보·좌파·녹색’을 아직 못 봤다. 이런 일이 있는지조차 모르기 일쑤이다. 전남과 경남과 충남 바다에 ‘해상 풍력·태양광’을 잔뜩 때려박느라 몇 백 조를 썼는지 알 길조차 없는데, 시골에서는 전기를 쓸 일이 없으니까, 전남 바다부터 인천 앞바다까지 ‘초고압직류송전선’을 바다밑으로 깔아서 서울로 잇는 삽질을 2024년 봄부터 첫삽을 떴다. 최민희 씨는 이런 일을 알까? 알면서 입씻이를 할까? 그냥 모를까?


그대들이 힘(권력)을 잡는다고 해서 나쁠 일이란 없다. 그러나 좋을 일도 없다고 느낀다. “민중 속으로”를 외치고 싶다면, 1억 원이 넘는 돈이나 집이 있는 모든 사람은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나 시·도지사나 군수를 할 수 없는 틀을 세우기를 바란다. 제대로 나랏일을 할 뜻이라면, 1억 원이 넘는 모든 돈과 집은 나라에 바치고서, ‘최저시급 월급’만 받으면서 일하기를 바란다. ‘운전기사 딸린 자가용’을 모두 없애고서 오직 ‘자전거’만 타거나 걸어서 움직이기를 바란다. 걸어다니지 않으면서 무슨 ‘민중’을 만나겠는가.


책이름은 《쉼 없이 걸어 촛불을 만났다》로 붙였지만, 최민희 씨나 ‘언더서클 운동권 권력’은 다들 ‘운전기사 낀 자가용’을 거느리는 벼슬자리를 얻어서 떵떵거리는, 오히려 뒤바뀐 민낯이라고 느낀다.


학생운동을 할 적에는 ‘공장체험’을 하러 그렇게 다니던 분들이 벼슬(정치권력)을 쥘 적에는 하나같이 서울을 비롯한 큰고장에서만 맴돈다. 전남 보성이나 경북 영양 같은, 아주 조그마한 군으로 ‘내려가’서 군수 선거에 나선다든지, 지자체 군의원이나 도의원부터 일한다든지, 이렇게 발바닥으로 애쓰려고 뛰어다니는 ‘운동권’이 있다면, 그리고 ‘농부체험’이라도 하려고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에 보름씩 틈을 내어 돌아다니는 ‘운동권’이 있다면, 그대들이 하는 말이 ‘내로남불’이 아닐 수 있겠지.


+


조국 일가를 융단폭격한 정도가

→ 조국 집안을 박살낸 짓이

→ 조국네를 짓이긴 꼴이

14쪽


본격적으로 언더서클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던 때라 시대적 맥락을 가지고 광주를 정리하기에는 버거웠어요

→ 아직 물밑모임을 하지 않던 때라 광주를 한줄기로 추스르기에는 버거웠어요

→ 아직 뒷동아리를 하지 않던 때라 광주를 곧게 알기에는 버거웠어요

2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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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월 4
김혜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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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만화읽기 . 만화비평 2024.6.10.

까칠읽기 17


《인월 4》

 김혜린

 대원씨아이

 2018.11.30.



《인월》을 넉걸음까지 읽으며 돌아본다. 돌고도는 실타래 사이에서 만나고 갈라서는 사람들이 저마다 마음에 어떻게 멍울과 생채기를 담는지 들려주는 얼거리인데, 고려하고 조선 사이를 바탕으로 그린다지만, 뜬금없는 한자말이 너무 잦다. ‘전력누수’나 ‘손익계산’ 같은 일본스런 한자말을 지난날 썼겠는가? 글바치에 벼슬아치가 자주 나온다고 하더라도, 불교말을 일부러 넣는다고 하더라도, 쓸데없구나 싶도록 한자말을 자주 쓴다. 한자를 자주 써야 예스럽지 않다. 오랜 우리말이나 사투리는 하나도 살릴 줄 모르면서 한자로만 씌우는 말씨는 그리 안 와닿는다. 바닷마을 사람으나 들마을 사람이라면 어떤 말을 쓸까? 그저 수수하게, 그저 들빛과 바닷빛으로 말결을 가다듬는 쪽이 줄거리를 살리는 길일 텐데 싶다.


“글로 남은 지난날”은 다 한문에다가 글바치와 벼슬아치와 임금 삶이었을 테지만, 우리는 오늘날 새롭게 글과 그림을 여미어서 “바닷사람과 들사람 하루”를 그릴 수 있다. 김혜린 님쯤이라면, 이제는 높자리나 우두머리가 아닌 낮자리나 논밭지기 둘레에서 피어나는 들꽃사랑을 그릴 만하다고 본다. 칼부림을 하는 피냄새가 아닌, 숲을 동무하고 별빛을 이웃하는 수수한 사람들이 도란도란 아기를 낳아 돌보는 맑고 밝은 사랑을 글그림으로 담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박연 님이 빚은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하고, 김동화 님이 빚은 《황토빛 이야기》를 빼고는, 수수한 아이어른이 빚는 맑고 밝은 사랑 이야기를 다룬 그림꽃이 거의 안 보인다. 이제 우리가 바라볼 곳을 바꿀 때라고 느낀다. 《인월》 뒷자락을 더 읽을는지 말는지 망설인다. 몇 해쯤 더 지켜보려고 한다.


ㅅㄴㄹ


“놈들, 하나라도 더 죽일 거다.” “죽이는 거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하긴 환호작약, 남이 벤 모가지까지 훔쳐가려고 가승을 떠는 놈들도 있지만. 너, 나무관세음 그거 자주 중얼거리지? 아귀나찰인 척 허세 떨지 말라구.” (20쪽)


“난 고향마을과 소릉원 지키며 살 거다. 벼슬아치들 밑닦개 따위. 아, 내 생각 내 팔자가 그렇다는 거고. 능소 네 팔자는 또 다르지. 너는 아마도 부처님의 군병이니까.” (183쪽)


+


《인월 4》(김혜린, 대원씨아이, 2018)


하긴 환호작약, 남이 벤 모가지까지 훔쳐가려고 가승을 떠는 놈들도 있지만

→ 하긴 신나서, 남이 벤 모가지까지 훔쳐가려고 날뛰는 놈도 있지만

→ 하긴 깔깔대며, 남이 벤 모가지까지 훔쳐가려고 들끓는 놈도 있지만

20쪽


아귀나찰인 척 허세 떨지 말라구

→ 각다귀인 척 거드름 말라구

→ 망나니인 척 떠벌리지 말라구

→ 부라퀴인 척 나발대지 말라구

20쪽


그동안 밀고 당기느라 전력누수가

→ 그동안 밀고 당기느라 힘빠져서

→ 그동안 밀고 당기느라 힘잃어서

26쪽


그야말로 사치스럽고 후안무치한 잡생각이다

→ 그야말로 꼴값에 뻔뻔하고 부질없다

→ 그야말로 배부르고 창피하고 덧없다

→ 그야말로 흔전만전 건방지고 못났다

36쪽


포획한 적의 군마가 1600여 필이 넘었고

→ 저쪽 싸움말을 1600마리가 넘게 잡고

→ 저들 쌈말을 1600마리가 넘게 붙잡고

54쪽


과연 명불허전이로군

→ 참으로 놀랍군

→ 듣던 대로이군

→ 그래, 대단하군

56쪽


만약 심심해서 손익계산으로 접근해 봐도 이건 피차가 좋은 거래지

→ 심심해서 돈을 따져 봐도 서로 이바지하지

→ 심심해서 어림해 봐도 서로 쏠쏠하지

186쪽


수수백년 그 구절에 사람들 마음이 움직이는 건 다들 각자 그럴 만한 사연이 있기 때문이겠지

→ 오랜날 이 글월에 사람들 마음이 움직이니, 다 그럴 만한 얘기가 있기 때문이겠지

→ 두고두고 이 대목에 사람들 마음이 움직이니, 다 그럴 만한 뜻이 있기 때문이겠지

18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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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 소동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66
김지안 지음 / 시공주니어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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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6.8.

그림책시렁 1440


《세탁 소동》

 김지안

 시공주니어

 2020.5.10.



  요즈음 손빨래를 하는 집은 아주 드물 듯싶습니다만, 어른도 아이도 손빨래를 늘 해야지 싶습니다. 행주나 걸레는 으레 손으로 빨고 헹굴 테지요. 바닥도 살림도 손으로 빨고 헹군 행주나 걸레로 닦게 마련입니다. 속옷과 버선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도 손수 빨래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이러면서 여러 옷가지에 이불도 손수 빨래하는 길을 익히면서 천천히 살림살이를 돌아보고 ‘옷살림’을 맞아들일 만합니다. 《세탁 소동》은 여러모로 이쁘장한 그림결로 어린이를 웃기려는 뜻이 짙구나 싶습니다. 나쁘지는 않은 줄거리이되, 빛(전기)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할 뿐 아니라, 옷살림을 ‘남한테 맡기’는 얼거리에 아이들을 길들이겠구나 싶더군요. 손빨래를 하노라면 옷가지를 다 다르게 건사해서 다 다르게 복복 비비고 담가서 헹구는 줄 알 수 있습니다. 손빨래를 한 적이 없기에 아무렇게나 뭉뚱그려서 틀(기계)에 맡길 테지요. 또한 스스로 빨래를 안 한 사람이라면 그냥그냥 얼렁뚱땅 닥치는 대로 남한테 맡기기만 할 뿐, 살림길하고 등집니다. 제발 어른도 아이도 여러 살림길 가운데 하나인 옷살림을 어질게 바라보기를 바라고, 아이어른이 함께 손빨래를 하면서 즐겁고 아름답게 하루를 짓는 길을 담아내고 그려내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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