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누가 읽는가 (2022.4.20.)

― 대전 〈노란우산〉



  대전 기차나루 곁에 있는 〈중도서점〉에서 〈노란우산〉으로 시내버스를 타고서 찾아가려 했습니다. 버스나루에 서서 기다리자니 제가 탈 버스는 한참 뒤에야 올 듯싶습니다. 이러면 택시를 타야지요. 택시는 가볍고 빠르게 마을책집 어귀로 실어 줍니다. “책방에 가신다고요? 허허, 책방 가려고 택시를 타는 손님이 다 있네요. 대전에서 갈 만한 책방이 있습니까? 대전도 이제 옛날 같지 않을 텐데요.”


  옛날이 좋았는지 오늘이 나쁜지 잘 모릅니다만, 저는 늘 오늘 만날 새로운 책을 생각하면서 새책집도 헌책집도 마실합니다. 새책집으로 마실하기에 갓 나온 책을 살피지 않습니다. 헌책집으로 나들이하니까 오래된 책을 둘러보지 않습니다. 언제나 ‘오늘 읽고 새길 이야기가 흐르는 책’을 헤아립니다.


  그림책을 품는 〈노란우산〉은 호젓한 골목에 있고 볕이 대단히 잘 듭니다. 사람들 발걸음이 잦은 길목도 책집을 하기에 좋을 수 있고, 사람들 발걸음이 뜸한 골목도 책집을 하기에 어울릴 수 있습니다. 큰책집하고 작은책집이 함께 있으면 아름답습니다. 큰책집은 온갖 갈래 더 많은 책을 품고, 작은책집은 마을을 살찌울 슬기로운 책을 어진 눈길로 솎아서 품으면 즐거워요.


  큰자리에 넉넉히 책을 품기에 사람들이 북적북적 책바다를 누립니다. 작은자리에 조촐히 책을 품기에 마을사람이 도란도란 책밭을 즐겨요. 북적이는 큰책집에서는 숱한 책을 휘둘러보면서 ‘온누리가 이렇게 넓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작은책집에서는 몇 가지 책을 조용히 들여다보면서 ‘이 별이 이처럼 깊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바다가 있고 샘물이 있어요. 함박비가 쓸어 주고 가랑비가 달래 줘요.


  우리는 아직 모르기에 새롭게 찾아나서면서 배웁니다. 스스로 모른다는 생각이 없으면, 안 배울 뿐 아니라, 이웃하고 동무를 얕보거나 괴롭히는 길로 가는 듯해요. 그래서 저는 언제나 “모르기에 배우는” 사람으로 살려고 합니다. 아이들이 묻는 말 가운데 이미 아는 이야기라면 나긋나긋 들려주고, 아직 모르는 대목이라면 “함께 찾고 생각해서 알아보자.” 하고 속삭입니다.


  생각하는 사람이기에 삶이고, 생각없는 사람이기에 죽음이에요. 곰곰이 생각하면, 맞춤길(맞춤법)이란 ‘즐겁게 틀려 보라’고 있지 싶습니다. 따박따박 틀에 가둘 맞춤길이 아닌, 신나게 사투리를 쓰면서 얼거리를 새롭게 짤 말길이지 싶어요.


  옛날부터 들려주면서 오늘도 듣고 앞으로도 들려줄 옛이야기이듯, 예전에도 읽고 오늘도 새롭게 읽는 헌책이자 아름책이라고 느낍니다. 책읽기란 놀이인걸요. 꾸역꾸역 머리에 넣을 부스러기가 아닌, 눈빛을 새록새록 밝히는 생각나래입니다.


ㅅㄴㄹ


《오로라의 아이들》(인그리 & 애드거 파린 돌레르 글·그림/정영목 옮김, 비룡소, 2020.2.10.)

《올라의 모험》(인그리 & 애드거 파린 돌레르 글·그림/정영목 옮김, 비룡소, 2020.12.9.)

《구름보다 태양》(마시 캠벨 글·코리나 루켄 그림/김세실 옮김, 위즈덤하우스, 2022.2.1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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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길 (2022.2.16.)

― 부산 〈책과 아이들〉



  마음이 닿으면 언제나 따사로이 만납니다. 마음이 안 닿으면 옆에 있어도 차갑습니다. 마음을 담아 사랑씨앗을 심은 책이기에, 이 책을 여민 글님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지 모르더라도, 두 손에 쥔 책에서 부드럽고 상냥한 빛줄기가 퍼져나오는 줄 느껴요. 사랑씨앗을 심으려는 마음이 없거나 얕은 책이기에, 이 책을 여민 글님이 여러모로 이름나거나 새뜸(언론)에 자주 얼굴을 비추더라도, 두 손에 쥔 책에서 아무런 빛줄기를 못 느낍니다.


  책집지기란, 돈을 많이 버는 길이 아닌, 돈을 즐겁게 벌면서 책을 곁에 두는 길이라고 느껴요. 책손이란, 책을 많이 사는 길이 아닌, 책을 즐겁게 읽으면서 삶을 스스로 빛내는 길이라고 느껴요. 책집지기하고 책손은 “더 많이 더 크게 더 빨리”가 아닌, “마음에 사랑씨앗을 심으려는 눈빛”으로 만나기에 반갑습니다. 책집지기하고 책손은 “더 높이 더 좋게 더 널리”가 아닌 “늘 이곳에서 오붓하게 사랑으로 읽고 나누려는 손빛”으로 마주하기에 즐겁습니다.


  서울하고 부산은 먼 듯하지만 부릉길이나 칙폭길이 많습니다. 광주하고 부산도 매한가지입니다. 고흥하고 부산은 그냥 멀고, 광주도 대구도 대전도 하나같이 머나먼길입니다. 다만 길그림으로 따지거나 길삯으로 치면 멀 뿐이요, 마음으로 헤아리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이웃길’이에요.


  책이란, 또다른 이웃을 만나는 길이라 할 만합니다. 대단한 글님이나 멋진 글바치나 훌륭한 글빛이나 엄청난 글벗을 읽으려는 책이 아닌, 마음으로 사귀면서 스스로 이 마을살림을 북돋우는 즐거운 기운을 돌아보려는 길이지 싶어요.


  마을책집에 마을책손이 드나들고, 먼먼 곳에서 문득 이따금 가볍게 마실을 합니다. 옆에 있는 책집이라면 날마다 기웃거릴 테고, 가까이 있는 책집이라면 자주 들락거릴 테며, 멀리 있는 책집이라면 마음으로 언제나 생각합니다. 〈책과 아이들〉에 작은아이하고 찾아갑니다. 마당이 있고 그네걸상이 있고, 나무에 새가 내려앉아 노래합니다. 책터는 두 칸으로 나누었고, 한쪽 칸은 디딤길을 오를 수 있고, 마음에 맞는 책을 마주하면 마룻바닥에 앉아서 느긋이 새나라로 갈 만합니다.


  아이라면 으레 바닥에 느긋이 앉습니다. 어른이라면 고요히 섭니다. 앉은읽기로 마음나들이를 가고, 선읽기로 마음달래기를 합니다. 바람읽기로 하루를 알고, 꽃읽기로 숨결을 알고, 숲읽기로 사랑을 알고, 마음읽기로 사람을 압니다.


  부산 〈책과 아이들〉 지기님이 《서점은 내가 할게》를 선보였습니다. 책집지기는 마을에서 책살림을 펴고, 책손은 마을길을 거닐며 책사랑 발걸음을 뗍니다.


ㅅㄴㄹ


《바다로 간 고래》(트로이 하월 글·리처드 존스 그림/이향순 옮김, 북뱅크, 2019.10.15.)

《서점은 내가 할게》(강정아·이화숙, 빨간집, 2022.1.31.)

《별》(알퐁스 도데/손경애 옮김, 대원사, 1990.2.9.)

《나의 유서 맨발의 겐》(나카자와 케이지 글·그림/김송이 옮김, 아름드리미디어, 2014.1.6.)

《나비문명》(마사키 다카시 글/김경옥 옮김, 책세상, 2010.10.12.)

《노양근 동화선집》(노양근 글, 최명표 엮음, 지식을만드는지식, 2013.6.10.)

《자꾸자꾸 책방》(안미란과 아홉 사람, 사계절, 2022.1.15.)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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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벌살림 (2022.5.23.)

― 서울 〈서적백화점〉



  지난 이태 동안 시외버스가 허벌나게 줄었습니다. 전남 고흥에서 서울을 오가는 시외버스는 하루 다섯에서 둘로 줄었어요. 한나절 남짓 달리는 먼길은 바깥일(출장)을 보는 사람이나 할매할배나 싸울아비(군인)가 흔히 탑니다. 어린이를 데리고 시외버스를 타는 손님을 예전에는 으레 보았으나 이제는 거의 못 봐요. 젊은 어버이는 웬만하면 부릉이를 장만하더군요.


  서울마실을 하며 버스·전철을 탈 적에도 어린 손님을 거의 못 봅니다. 나라에서 입가리개를 억지로 씌울 적에 누구보다 괴로운 어린이인 터라, 부릉이(자가용)에 태워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우려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입가리개란 무엇일까요. 입을 가려 침이나 콧물이 둘레에 안 퍼지도록 막아 주기도 한다지만, ‘플라스틱덩이’일 텐데요. 게다가 입가리개 하나마다 갖은 빛깔을 입힌 두꺼운 비닐에 담으니, 비닐쓰레기가 엄청납니다. 가게에서 비닐자루를 못 쓰게 막으면서 왜 ‘입가리개를 비닐에 담아서 팔’았을까요? 찻집에서 한벌살림(일회용품)을 못 쓰게 한다면서 왜 ‘플라스틱덩이 입가리개와 비닐자루’를 놓고는 아직 입조차 벙긋하는 사람이 드물까요?


  플라스틱하고 비닐이 푸른별을 더럽히고 망가뜨리며 죽인다고 안다(지식)면, 왜 이 앎을 ‘플라스틱 입가리개와 비닐자루’로는 생각을 뻗지 않을까요?


  우리나라는 거의 꼴찌로 ‘길에서는 입가리개를 안 해도 된다’고 나라에서 밝혔습니다. 그러나 정작 여름을 앞둔 서울길이며 시골길 어디에서나 ‘오가는 사람이 한둘뿐’일 때조차 입가리개를 하는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땡볕을 받으면 어떻게 되지요? 땡볕을 받는 ‘플라스틱 입가리개’를 내내 하며 지낸다면, 우리 코하고 입뿐 아니라 얼굴하고 몸은 어떠할까요?


  후끈한 햇볕을 느끼며 〈서적백화점〉 앞으로 걸어갑니다. 둘레에 배움터가 여럿인데, 길잡이도 아이들도 맨얼굴이 없습니다. 안 더울까를 떠나, 봄볕도 여름볕도 먹지 않는다면, 해랑 바람이랑 비를 우리 살갗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몸이 버틸 수 있을는지 아리송합니다.


  그냥그냥 시키는 대로 입을 가렸다가 쓰레기통에 담으면 사라질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아닙니다. 어떤 책이든 마음을 슬기롭게 사랑으로 다스리면 삶빛으로 스미지만, 아무 책이나 손에 쥘 적에는 스스로 삶을 짓는 길하고 등집니다. 그림책은 왜 읽을까요? 곁배움책(참고서)은 푸름이한테 앞길을 밝히는 빛일까요? 많이 팔리는 책이 아닌, 사랑으로 밝게 드리우는 책을 찾는 손길이 늘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혼자 산다는 것》(메이 사튼/최승자 옮김, 까치, 1999.12.10.첫/2019.2.11.3벌)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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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는 실 (2022.1.21.)

― 서울 〈숨어있는 책〉



  한때 서울에서 살며 날마다 두서너 곳에 이르는 책집으로 마실을 다닐 적에는 책집지기님이 “왔어?”나 “왔나?”나 “오셨나?” 하고 얘기했고, 시골에서 살며 드문드문 책집마실을 하는 오늘날에는 “오랜만이네.” 하고 얘기합니다.


  두 다리로 찾아가기로는 오랜만이지만, 마음으로는 늘 생각합니다. 몸으로는 한 해에 한 걸음을 하기조차 만만하지 않더라도 마음으로는 언제나 곁에 있는 이웃으로 여깁니다. 작은아이하고 마실길을 나서며 생각했습니다. 새책집이라는 곳은 새롭게 피어나는 길을 잇습니다. 헌책집이라는 데는 오래도록 숨쉬는 길을 이어요.


  어른아이는 새롭게 사랑하는 길을 잇는 사이입니다. 아이어른은 새롭게 살림하는 길을 짓는 사이예요. 둘은 함께 살림을 지으면서 서로 빛납니다.


  어쩌면 ‘크게 안 바뀌었다’고 하는 작은 손길이야말로 하루를 새롭게 가꾸는 즐거운 숨빛이지 싶어요. 참말로 확 바꾸면 오히려 못 알아보더군요. 살짝살짝 바꿀 적에는 문득문득 알아보지만 모든 앙금하고 멍울을 스스로 녹여내어 반짝반짝 사랑숨으로 거듭나고 나서는 ‘누구였는지’ 못 알아차려요.


  아직 손이 얼어붙을 만한 날씨에 〈숨어있는 책〉에 깃듭니다. 책을 읽다가, 손을 비비다가, 다시 책을 읽다가, 손을 주머니에 꽂다가, 또 책을 쥡니다. 왜 겨울에 손이 얼면서까지 책을 살피나 하고 돌아보다가, 여름에는 더위가 아닌 환한 빛살을 떠올리자고 생각하고, 겨울에는 추위가 아닌 하얀 눈밭을 그리자고 생각합니다. 왜 자꾸 책을 더 읽는지 따지기보다는, 오늘 만나는 이 책한테 오롯이 마음을 기울이면서 스스로 갈고닦자고 생각합니다.


  저는 ‘동물’보다는 ‘숲짐승·들짐승’이란 이름을 씁니다. ‘숲넋·들넋’이란 이름도 쓰고, 때로는 ‘풀빛·푸른빛’이라고도 합니다. ‘이웃’이나 ‘숨결’이라고도 해요. 한자말 ‘동물’이 나쁠 까닭은 없되, 이 낱말만으로는 우리 둘레에서 함께 살아가는 이웃빛을 놓치기 쉽구나 싶어요.


  책이란 무엇인가요. 책빛이란 무엇일까요. 틀림없이 나무로 짓는 종이인 줄 아는 사람이 많고, 나무는 숲이 우거진 곳에서 푸른 줄 알 텐데, 참말로 “책빛 = 숲빛 = 나무빛 = 풀빛”이라는 대목을 이어서 생각하는가요? 아니면 부스러기(지식·정보·이론)로만 책을 손에 쥐는지요?


  눈을 감고서 바라보면 서울 한복판에서도 별빛을 느낍니다. 눈을 감고서 책을 쥐면 그동안 누구 손길을 타면서 빛나다가 오늘 제 곁으로 왔는지 느낍니다. 눈을 감고서 글을 쓰면 허울이나 치레가 아닌 오롯이 사랑으로 이야기를 엮습니다.


ㅅㄴㄹ


《空と風と星と詩》(尹東株 글/金時鐘 옮김, 岩波書店, 2012.10.16.첫/2016.8.4.5벌)

《春園文庫 7 사랑의 東明王》(이광수 글, 문선사, 1955.10.30.)

《女性의 思索을 돕는 世界名言百選》(김성한 엮음, 동아일보사, 1969.6.1.)

《美國思想의 起源 上》(W.O.클로우 엮음/김영국 옮김, 사상계사, 1963.12.1.)

《完譯 牧民心書》(정약용 글/원창규 옮김, 신지사, 1956.8.27.)

《가시연꽃》(이동순 글, 창작과비평사, 1999,11.20.)

《다이어먼드가 나오는 땅》(김성배 엮음, 언어문화사, 1976.10.25.)

《詩와 意識 16호》(소병학·박희선 엮음, 시와의식사, 1980.8.30.)

《八峰 水滸誌 第五卷》(김팔봉 글, 어문각, 1966.9.30.)

《第三次 世界大戰과 예수 그리스도의 再臨》(高木慶太 글/홍순린 옮김, 생명의말씀사, 1981.7.15.)

《高銀全集 13 세노야 세노야》(고은 글, 청하, 1990.3.30.)

《터앝 8 누이, 동맹, 맞잡은 손》(조선대학교 터앝문학동인회, 새날, 1991.3.30.)

《朴景利文學全集 11 金藥局의 딸들》(박경리 글, 지식산업사, 1980.2.28.첫/1988.5.25.둘)

《성서 속의 붓다》(로이 아모르 글/류시화 옮김, 정신세계사, 1988.8.18.)

《이슬 꿰는 빛》(리성비 글, 연변인민출판사, 1997.1.)

《계몽사문고 55 비밀의 화원》(버어넷 글/이규직 옮김, 계몽사, 1987.1.30.중판)

《미안해 미안해》(김수현 글, 연희, 1979.3.10.)

《삼별초의 넋》(문선희 글, 제은경출판사, 1978.10.1.)

《새로운 文章作法》(손동인 글, 창조사, 1974.5.25.)

《讀書術》(에밀 파게 글/이휘영 옮김, 서문당, 1972.7.10.)

《'79―'80 겨울에서 봄 사이 1》(김인숙 글, 세계, 1987.9.15.)

《다이아먼드가 나오는 땅》(김성배 엮음, 언어문화사, 1976.10.25.)

《女性의 思索을 돕는 世界名言百選》(김성한 엮음, 동아일보사, 1969.6.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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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하늘 (2022.4.19.)

― 대전 〈우분투북스〉



  서울 종로 길손채에서 하룻밤을 묵는 날을 맞이할 줄 몰랐습니다. 조금만 나가면 큰길인 안골에 깃든 길손채는 서울 한복판이어도 조용하나, 멧새·개구리·풀벌레가 들려주는 노래는 하나조차 없습니다. 새벽에 눈을 뜨면서 우리 집 새벽노래를 떠올리고, 이슬빛을 그립니다. 서울에서 바깥일을 마치고서 대전으로 움직입니다.


  이오덕 어른 큰아드님하고 함께 부릉길을 달리며 이야기합니다. 2003∼2007년 사이에도 물씬 느낀, ‘이오덕 제자’라고 내세우는 나이든 아재·아지매가 보이는 슬픈 민낯을 새삼스레 돌아봅니다. 그분들은 ‘이오덕이 아니니’까 바보짓을 할는지 모르는데, 떠난 어른 숨결을 헤아린다면 스스로 달라져야 아름다울 텐데요. 그나저나 대전으로 건너오니 제법 해맑은 하늘입니다. 한봄이 무르익는 이 하루에 빛나는 책을 곁에 두면 한결 아름답겠다고 생각합니다.


  바가지를 씌우는 듯한 짜장국수를 함께 먹고서 헤어집니다. 햇볕을 듬뿍 받으며 걷습니다. 〈우분투북스〉에 이릅니다. 느긋이 책을 살피고 읽는데, 책집을 맡아 주는 분은 이곳 단골인 문광연 님이라고 합니다. 〈우분투〉 지기님이 다른 일로 바쁠 적에 곧잘 ‘손님이면서 살짝지기’로서 미리 열어 주시는군요. 새벽부터 개구리 노랫소리를 그리며 움직였는데, 문광연 님은 마침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를 써내신 분이라고 합니다. 〈우분투〉에 이분 책이 한 자락 있어서 기꺼이 장만하면서 손글씨를 받습니다.


  나라지기를 새로 뽑은 지 한 달이 지납니다. 서른 살 무렵까지는 ‘누구’를 뽑아야 할까를 살폈고, 그 뒤로는 ‘왜’ 뽑아야 하는가를 살핍니다. “최선이 없으면 차악이라도 뽑으라”고 말하는 분이 있지만, “뽑을 사람이 없다면 아무도 안 뽑아야 맞다”고 느껴요. 저는 소주를 안 마시는데 참이슬·처음처럼·잎새주·진로 사이에서 고르라 하면 안 되지요. 숲·어린이·책·우리말을 등진 사람이라면 아무도 안 뽑기로 했습니다. “덜 나쁘거나 조금 좋은 책”은 읽고 싶지 않아요. 배우고 생각을 가꾸는 길에 이바지할 책을 장만할 뿐입니다.


  나라지기를 비롯해 벼슬꾼(공무원·정치인)이 할 큰일 가운데 하나는 책읽기입니다. 책읽기는 스스로 돌아보며 생각을 가다듬고 이웃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짬이에요. 책읽기를 안 하는 이라면 낮은소리·높은소리 모두 안 듣더군요. 잘난책 아닌 살림책·숲책·사랑책·어린이책·그림책·우리말꽃(국어사전)을 읽고서, 글바치(비평가) 아닌 수수한 어버이 눈길로 삭일 노릇이에요. 우리나라는 돈을 좀 쥐었으되 머리가 빈 사람이 늘었어요. 숲책·어린이책을 안 읽는 늙은이가 너무 많아요.


ㅅㄴㄹ


《개구리, 도롱뇽 그리고 뱀 일기》(문광연 글·사진, 지성사, 2017.8.11.)

《오늘 하루가 작은 일생》(우미하라 준코 글/서혜영 옮김, 니케북스, 2018.5.25.)

《곤충의 몸무게를 재 볼까?》(요시타니 아키노리 글·그림/고향옥 옮김, 한림출판사, 2019.3.13.)

《전나무의 특별한 생일》(옥사나 불라 글·그림/엄혜숙 옮김, 봄볕, 2020.12.21.)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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