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10.


《사랑하는 미움들》

 김사월 글, 놀, 2019.11.13.



제주 이웃님이 손수 딴 귤꾸러미를 한가득 보내신다. 마침 오늘 귤꾸러미를 장만하러 읍내를 다녀올 생각이었다. 고맙다. 요새 온나라 귤값이 무척 싸다지만 고흥만큼은 비싸다. 다른 고장에서 6000∼7000원 하는 귤이 고흥에서는 14000원이고, 다른 고장에서 거의 그냥 주는 귤이 고흥에서는 8000∼9000원이다. 택시일꾼이 며칠 앞서 바퀴(타이어) 값을 알려주더라. 고흥에서 한 짝에 13만 원인데, 순천 가면 9만 5천 원 받는다지. 해가 나다가 구름이 몰리다가 진눈깨비나 실비가 흩날릴 듯하다가 조용히 밤이 찾아온다. 새로 받은 셈틀에 윈도우가 안 깔렸고, 파는곳 사람들이 아무 말이 없다. 물리기(환불)로 한다. 《사랑하는 미움들》을 읽고서 ‘클럽도 나이트도 안 가고, 책집마실을 즐기는 노래님(가수)’은 우리나라에 없으려나 궁금하다. ‘클럽’에 꾸미고 가서 ‘빵디’를 흔들어야 놀이로 여기는구나. 서울사람·서울놀이·서울가락은 아직 ‘노래’는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가락’이라고 여길 수 있을까? 노래시늉이나 가랑흉내이지는 않을까? ‘노래’는 ‘놀이’랑 한몸이고, ‘가락’은 ‘숲’이랑 한마음일 텐데. 서울엔 숲이 없으니 책집이라도 가야 풀꽃나무를 만나는데, 숲도 책집도 심심해 한다면 ‘사랑’을 모를 수밖에.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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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9.


《이자벨라의 리본》

 이치카와 사토미 글·그림/김경연 옮김, 풀빛, 2004.4.10.



속(내장 하드디스크)을 돌려받는다. 광주에 맡겼으나 못 고쳤다. 속을 만드는 곳에 여쭈니 수원으로 보내라고 한다. 수원으로 보낸다. 얼마나 걸릴는 지 모르지만 한 달쯤 기다려야 할 듯싶다. 새로 장만한 셈틀을 놓으려고 하는데 줄이 안 맞아 읍내 셈틀집을 다녀온다. 그런데 ‘윈도우’가 안 깔리고 ‘리눅스’로만 있다. 장만하기 앞서 틀림없이 물어봤는데 엉뚱하게 보내왔다. 소를 잃고서 외양을 고치는 일이 만만하지 않고, 잃은 소를 찾아오기도 수월하지 않구나. 그동안 미룬 일이 얼마나 많았는가 돌아보면서 하루를 다독인다. 《이자벨라의 리본》를 되읽는다. “리본 아이 리본(リボンちゃんのリボン)”이란 이름으로 나온 그림책은 “댕기순이 댕기”인 셈이다. 아이들은 늘 어른한테 ‘거듭나는(새로 태어나는)’ 길을 웃음꽃으로 보여준다. 새로 쏟아지는 그림책이 많으나, 한두 벌 훑고서 더 읽고픈 마음이 피어나는 그림책은 드물다. ‘아름다움’은 ‘보기좋음’이 아니다. ‘사랑’은 ‘좋아함’이 아니다. 우리말 ‘꿈’하고 ‘바람’이 어떻게 다른가를 헤아리는 어른이 얼마나 있을까? 한자말 ‘희구·희망·소망·욕망·욕구·기원·비원’에 갇힌 채 ‘꿈·바람’을 잊을 뿐 아니라 ‘그림’이 무엇인지 돌아보지 못 하기 일쑤이다. 


#IsabelasRibbons #IchikawaSatomi

#いちかわさとみ #市川里美 #リボンちゃんのリボ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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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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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8.


《Dr.코토 진료소 2》

 타카토시 야마다 글·그림/문희 옮김, 대원씨아이, 2001.6.19.



01시 30분부터 하루를 연다. 책짐을 지고 안으며 꽤 걸은 탓인지 온몸이 쑤신다. 이모저모 우리말꽃을 여미고서 06시 05분에 장흥 대덕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러 간다. 요 며칠 잠을 늘린다. 속(내장 하드디스크)을 다 고칠 때까지는 좀더 느긋하게 살림하는 길로 추슬러야겠다고 생각한다. 대덕중학교 푸름이를 만난다. ‘마음을 들을 수 있도록 옮긴 소리인 말’하고 ‘마음 담은 말을 눈으로 볼 수 있도록 담은 그림인 글’이란 ‘숲에서 누리는 살림·삶을 사람들이 어떤 사랑으로 나누면서 오늘에 이르렀는가’ 하는 수수께끼 이야기를 들려준다. 3시간에 걸친 이야기를 마치고서 장흥버스나루로 간다. 벌교 가는 버스를 1시간 기다린다. 돌고돌아 고흥에 닿는다. 시골에서 시골을 오가는 버스길은 아득하다. 서울(도쿄)을 떠나서 뭍하고 아주 먼 섬마을에서 돌봄이(의사) 노릇을 하는 사람이 마주하는 새길과 새빛을 들려주는 《Dr.코토 진료소 2》을 읽는다. 섬이나 시골이나 숲이나 바다에서 조용히 일하는 사람을 알아줄 ‘서울내기’는 드물거나 없다. 그러나 섬이나 시골이나 숲이나 바다에서 호젓이 일하며 살림하는 사람을 반기는 ‘새·풀꽃나무·나비’는 많다. 우리는 누구랑 동무하고, 무엇을 바라보고, 어떻게 사랑을 짓는 나날일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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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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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7.


《동굴 속의 독백》

 리영희 글, 나남출판, 1999.12.23.첫/2000.1.5.재판



작은아이 배웅을 받으면서 새벽길을 나선다. 먼저 광주로 간다. 시외버스에서 달게 눈을 붙인 다음 노래꽃을 쓴다.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예지책방〉으로 간다. 오늘은 바깥일이 있어 늦게 여시는 듯하다. 다시 시내버스로 광주 기차나루로 가고, 한참 걸어서 계림동 〈문화서점〉에 들른다. 이다음에는 〈광일서점〉에 가는데 오늘은 안 여시는가. 〈유림서점〉으로 가서 책을 본다. 속(내장 하드디스크) 고치는 일이 오늘 다 되려나 기다리다가 전화를 하니 며칠 더 기다리란다. 이제 책짐이 많다. 택시를 타고 길손집까지 간다. 여기저기 튿어진 ‘80들이(ℓ) 등짐’을 손질해 달라고 맡긴 다음 ‘55들이(ℓ) 등짐’을 새로 산다. 이러고서 까무룩 곯아떨어진다. 《동굴 속의 독백》은 리영희 님이 71살을 맞은 해를 기려 여민 글모음이라고 한다. 이미 여러 책으로 읽은 글을 새로 만난다. 무엇보다 한겨레싸움(한국전쟁) 무렵 싸움판 민낯 이야기를 눈여겨본다. 한겨레싸움으로 우두머리·벼슬아치·돈바치를 뺀, 수수한 들꽃사람이 서로 미워하면서 끔찍하게 죽이고 죽어야 했다. 오늘날은 어떤가? 오늘날도 우두머리·벼슬아치·돈바치는 떵떵거릴 뿐이면서, 수수한 들빛사람만 서로 삿대질을 하면서 다투는 얼거리 아닐까? 스스로 죽어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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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12.6.


《내가 좋아하는 것들, 명상》

 용수 글, 스토리닷, 2022.11.2.



첫겨울로 들어서도 꿋꿋하게 흰꽃이 달리고, 까맣게 영그는 까마중을 본다. 곁에 쪼그려앉는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몇 알을 훑는다. 해마다 늦가을부터 돋아서 겨울에 꽃이랑 열매가 줄줄이 잇는 까마중이 한 포기 있다. 이 겨울에도 맑으면서 시원한 풀알맛을 헤아리라는 뜻이라고 여긴다. 땅거미가 질 무렵 우리 책숲을 다녀오는데 작은아이가 “우리 책숲에 있는 커다란 후박나무 가지를 누가 뭉텅 쳐놨네.” 하고 알려준다. 그래, 그렇구나. 말랐기에 쳤을까, 쳤기에 땅에 떨어져 말랐을까. 우리 책숲 한켠에서 자라는 후박나무는 고흥에서 열 몇 해를 살며 본 후박나무 가운데 가장 굵고 크지만, 틈틈이 사나운 톱질에 잘리고 꺾여 짜리몽땅하다. 이 후박나무가 결대로 자랐으면 아름나무(천연기념물)로 삼을 만했으리라. 《내가 좋아하는 것들, 명상》을 읽었다. 마음을 다스리고 생각을 추스르면서 삶을 돌아보는 길을 들려준다. 나는 어릴 적부터 ‘명상’을 안 했고, 앞으로도 안 하리라 본다. 나는 늘 ‘마음보기·생각짓기·삶읽기’를 한다. 이따금 ‘촛불보기’로 ‘꿈그림’을 다독인다. ‘명상’을 안 하는 까닭은 쉽게 밝힐 수 있다. 이 한자말을 어린이가 못 알아듣거든. 나는 어린이가 알아듣고 스스로 생각을 북돋울 말로 살아간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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