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7.1.


《송이와 꽃붕어 토토》

 다시마 세이조 글·그림/황진희 옮김, 한솔수북, 2022.5.5.



어제를 돌아본다. 날이 맞지 않으면 다음으로 미룰 만하다. 오늘은 어디를 찾아갈까 헤아리다가 느긋이 움직인다. 〈책이는 당나귀〉가 아직 열지 않을 무렵 책집에 닿아 해바라기를 하고, 옮김빛(번역가) 박중서 님을 오랜만에 만나 두런두런 책수다를 한다. 지난날에는 옮김돌이(남자 번역가)에 엮음돌이(남자 편집자)만 수두룩했다면, 어느덧 옮김순이(여자 번역가)에 엮음순이(여자 편집자)가 부쩍 늘었는데, 지난날에는 굳이 서울에서 안 살고 작은고장이나 시골에서 일한 사람이 많았다면, 오늘날에는 으레 서울이나 서울곁(수도권)에 너무 몰린다. 이웃나라 책은 ‘이웃나라 서울말(표준말)’로만 나오지 않는데 ‘이웃나라 시골말(사투리)’로 나온 책을 ‘우리 나름대로 사투리로 옮기는’ 일꾼은 아주 드물다. 이제는 어깨동무(평등)를 ‘성평등’을 넘어 ‘마을빛·살림빛(지역평등·문화평등)’으로 바라보고 거듭나야지 싶다. 고흥 가는 17시 30분 시외버스를 탄다. 《송이와 꽃붕어 토토》를 읽었다. 일본 그림책에 나오는 ‘나의’란 일본말씨를 안 고치는 사람이 참 많다. 이밖에 ‘-지다·속·-고 있다·것·ㄴ·많은·위·아래’ 같은 옮김말씨도 고쳐야 할 텐데, 언제쯤 우리 책살림은 우리말로 우리 숨결을 담아내는 길에 서려는지.


#田島征三 #とわちゃんとシナイモツゴのトトくん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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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30.


《곁말, 내 곁에서 꽃으로 피는 우리말》

 숲노래 밑틀, 최종규 글·사진, 스토리닷, 2022.6.18.



함박비가 내리는 오늘 길을 나선다. 드디어 비가 시원하게 쏟아지는구나. 오늘 서울에서 일이 있어 비를 맞으며 마실길을 간다. 안산버스나루에서 내려 중앙역으로 걸어가서 전철을 갈아탄다. 전철길 따라 숲길이 있네. 이곳은 거의 아무도 안 걷고 부릉이만 가득하다. 비가 올 적에 슈룹(우산) 없이 거닐어 보면 매우 싱그러울 텐데. 빗물이 넘치는 냇물을 본다. 인천으로 수인선을 타고 건너가서 〈딴뚬꽌뚬〉에 들른다. 이윽고 서울 오류동 곁에 있는 〈그림책방 콕콕콕〉을 찾아간다. 오늘 《곁말》 책수다를 열기로 했는데, 미루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의왕에서 큰딸하고 찾아온 이웃님을 만난다. 빗소리를 들으며 마음소리를 되새긴다. 빗줄기는 그치지 않는다. 명동 길손집으로 간다. 책짐을 내려놓고서 씻고 빨래를 한다. 2022년에 새로 낸 《곁말, 내 곁에서 꽃으로 피는 우리말》을 쓰다듬어 본다. 우리가 저마다 곁에 둘 말과 책과 삶과 사랑과 숲과 마음과 꿈과 노래를 누구나 스스로 즐거이 가꾸고 그리고 짓고 심고 나눌 수 있으면 아름답겠지. 작은 책 한 자락이 사랑씨앗으로 퍼지기를 바란다. 《곁책》 곁에 《곁말》을 놓고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품는 이웃이라면 눈부시리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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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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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29.


《어쩌면 동심이 당신을 구원할지도》

 임정희 글, 남해의봄날, 2021.3.30.



구름은 가득하되 비는 없는 나날이다. 다른 고장에서는 함박비가 자주 내린다는데, 어쩐지 전남 고흥은 가물다. 더구나 고흥에서도 동강 쪽은 비가 꽤 내려도 도화 쪽은 매우 가물다. 해가 날 듯 말 듯하다. 그래도 빨래를 한다. 해가 나면 마루로 옮기지. 《어쩌면 동심이 당신을 구원할지도》를 읽다가 쉬다가, 다시 읽다가 쉬기를 되풀이한다. 글을 참 잘 쓰셨다고 느낀다. 다만, 아이들하고 조금 더 느긋이 놀고 노래하고 춤추는 하루를 보내고서 글을 덜 쓰시면 어떠했을까 싶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일본스런 한자말 ‘동심’을 그냥 쓰는데, ‘어린이넋’이나 ‘어린넋·어린빛’이라 하면 된다. ‘아이넋·아이빛’처럼 우리답게 우리말로 새롭게 쓰면 넉넉하다. 아이를 바라보며 왜 ‘아이’라 안 하고 ‘동(童)’이란 한자를 끌어들여야겠는가? 책이름을 곰곰이 생각해 본다. 멋을 덜어내어 “어쩌면 아이넋이 그대를 살릴지도”나 “어쩌면 어린빛이 우리를 도울지도”나 “어쩌면 아이빛이 모두를 사랑할지도”나 “어쩌면 어린넋이 다같이 품을지도”처럼 이야기할 만하다. ‘당신’도 ‘구원’도 우리말이 아닐 뿐더러, 어린이한테 쓸 만하지도 않다. 어린이를 사랑하는 마음을 글로 담자면, ‘어린이 마음말’을 생각하면서 쓰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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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28.


《모피방》

 전석순 글, 민음사, 2022.5.13.



구름밭이 어마어마하다. 동글동글한 구름이 하늘을 넓게 덮으면 이랑고랑처럼 올록볼록한 결이 밭을 닮는다. 또는 물결치는 바다를 닮아 구름바다이다. 휙휙 지나가는 구름 사이로 파란하늘이 언뜻 비친다. 눅진 나날이다. 눅져서 지네도 곳곳에서 기어나온다. 오늘은 읍내 우체국을 다녀온다. 큰아이가 시골 읍내조차 시끄럽다고 여기기에, “시끄러운 부릉소리에 마음이 빼앗기겠니, 아니면 어미 제비가 새끼 제비한테 날갯짓을 가르치며 함께 하늘을 가르는 노래에 마음을 기울이겠니?” 하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이 길을 걸으면서 새가 노래하는 소리를 귀여겨들을 수 있고, 새노래를 들으면 다른 시끌소리가 우리한테 스미지 못 해. 거꾸로 부릉부릉 저 소리가 시끄럽다고 느끼면, 코앞에서 새가 노래해도 못 알아챌 뿐 아니라, 새노래조차 시끄럽다고 여기고 만단다.” 《모피방》을 읽었다. 글님은 글님 삶자리에서 글꽃을 여미었다. 글님이 살아오면서 마주하고 겪고 느끼고 생각한 하루를 글빛으로 살렸기에 부드러우면서 나긋나긋 이야기가 피어난다. 따로 문학이란 이름이어야 하지 않는다. 소설이란 이름은 없어도 된다. 우리는 저마다 짓는 삶을 이야기로 가꾸면서 문득 글 한 줄로 옮기면서 함께 이웃으로 어울린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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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2.6.27.


《이걸로 살아요》

 무레 요코 글/이지수 옮김, 더블북, 2022.4.20.



읍내 우체국에 가려다가 버스를 놓친다. 눈앞에서 놓치면 어쩔 길이 없지. 다리를 쉬려 했으나 자전거로 면소재지 우체국을 다녀온다. 들길을 달리며 생각한다. 읍내 우체국으로 시골버스를 타고 다녀올 적에는, 버스는 타되 한참 걷는다.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자전거를 달릴 적에는 혼자 조용히 들바람을 쐰다. 시골버스를 타고 오가는 길에는 노래꽃을 쓰고 하루쓰기를 할 틈이 있지. 우리 집에서는 바람이 이따금 불지만 마을길하고 들판에는 바랑이 휭휭 세차게 분다. 나무가 없는 곳은 바람이 매우 세다. 오늘날 서울(도시)에서는 나무를 잿빛 둘레에 멋으로 삼아서 젓가락처럼 박으며 ‘조경’이란 이름을 붙이는데, 아스라이 먼 옛날부터 숲하고 시골에서는 ‘살림길’로 나무를 품고 돌보았다. 《이걸로 살아요》를 읽었다. 재미있으면서 허전했다. 2022년이 아닌 2002년에 읽었다면 꽤 재미난 책으로 여겼을는지 모르나, 시골사람 눈으로 책을 읽자니 무척 심심하다. 삶을 누리는 재미를 어디에서 보거나 느끼거나 찾는 오늘일까? 사람으로 빛나는 하루를 어떻게 느끼고 헤아리면서 나누는 길인가? 슬금슬금 후박알을 훑는다. 후박알을 가만히 본다. 한꺼번에 열매를 안 맺는다. 천천히 천천히 맺어 새한테 두고두고 밥살림을 베풀어 준다.


ㅅㄴㄹ

#むれようこ #群ようこ #これで暮ら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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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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