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7.


《푸른 하늘 클리닉 1》

 카루베 준코 글·그림/최미애 옮김, 학산문화사, 2005.2.25.



곁님 주민등록증을 찾으러 읍내에 간다. 고흥읍 우체국·읍사무소를 들르는데 버벅거리는 일꾼을 본다. 숲노래 씨는 시골사람이기에 서울·큰고장이 어떠한지 모르겠으나, 시골에 벼슬꾼(공무원)이 너무 많을 뿐 아니라, 너무 자주 바뀐다. 읍내 이곳저곳을 바지런히 걷는다. 푸나무가 자랄 틈을 모두 쇳덩이(자동차)하고 가게하고 부릉길이 차지한 시골 읍내조차 이 봄볕은 봄더위로 바뀐다. 볕이 스밀 흙이나 나무가 없이, 길바닥하고 잿집(시멘트 건물)에 튕기면서 더위가 일어난다. 참으로 시골지기(군수)도 서울지기(시장)도 쇳덩이랑 부릉길을 줄이고 푸나무가 자랄 터를 늘릴 마음을 안 키우는 죽음길로 달려갈 셈인가. 그러나 시골지기·서울지기·나라지기에 벼슬꾼 모두 골목집·시골집에서 안 살고 잿집(아파트)에서만 살 터이니, 그들은 쇳덩이랑 잿집을 못 놓으리라. 《푸른 하늘 클리닉》을 되읽었다. 아이들한테 읽어 보라 건네었다. 무척 아름다운 그림꽃(만화)이지만, 첫벌(1쇄)조차 안 팔린 채 사라졌지 싶다. 모든 아름책이 널리 사랑받거나 팔리거나 읽히지는 못 할 수 있다만, 아름책을 알아차리면서 아름살림으로 거듭나려는 마음이 옅을수록 ‘책이 아무리 많이 나오고 읽히’더라도, 이 나라는 아름나라로 나아갈 수 없다.


#青空クリニック #軽部潤子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6.


《The Parable of the Lily》

 Liz Cutis Higgs 글·Nancy Munger 그림, Thomas Nelson, 1997.



저잣마실을 하며 신집에 들르는데 오늘 따라 신집이 쉬네. 시골에서 고무신을 장만할 수 있는 곳이 몇 안 남았다. 머잖아 가볍고 작고 값싼 고무신을 파는 신집이 다 사라질 수 있으리라. 열세 살 작은아이는 어느새 발이 260에 이른다. 고무신을 미리 여러 켤레 장만해 놓아야겠다.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려고 찻집에 들른다. 예전에는 사람이 뜸한 귀퉁이 걸상을 찾아갔다면, 요새는 이따금 찻집에서 다리를 쉬며 글쓰기를 한다. 《The Parable of the Lily》는 아름다운 그림책이다. 우리말로 나온 《아빠의 선물》은 그만 믿음길(종교)을 억지로 집어넣어 얄궂으나, 영어로 나온 판은 오직 ‘씨앗과 시골순이 살림길’을 상냥하면서 부드러이 보여준다. 시골에서 나고자라면서 흙빛과 들살림을 아이 스스로 사랑하도록 천천히 지켜보고 북돋우며 이야기하는 어버이 모습을 담은 책이 대단히 드물다. 아이들이 시골살림을 짓도록 이끄는 글을 쓰는 글꾼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적다. ‘농사·농업’을 해야 하지 않다. ‘흙살림·들살림·숲살림’을 하면 된다. ‘돈을 바라보는 농사·농업’이 아닌, ‘살림을 그리는 흙·들·숲’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마음일 적에 비로소 이 나라 이 땅 이 별이 반짝반짝 깨어날 수 있다.


#리즈커티스힉스 #낸시멍어 #아빠의선물

#TheParableoftheLily #LizCutisHiggs #NancyMunger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5.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

 박가분 엮음, ㅁㅅㄴ, 2022.3.15.



밤에 별을 바라보는데, 별빛줄기가 하얗게 퍼진다. 언제나 별빛줄기가 하얀 화살처럼 죽죽 뻗었던가? 문득 생각해 본다. 밤하늘에 별이 가득할 적에는 환하다고만 여겼는데, 땅거미가 차츰 짙게 깔리면서 어두워 가는 하늘에서는 초롱초롱 빛줄기를 퍼뜨리는구나. 맨눈으로도 별빛줄기가 햇빛줄기처럼 죽죽 뻗네. 날마다 해랑 별을 바라보면서도 빛줄기를 제대로 눈치채지 못 했다고 깨닫는다. 《불편부당 1 왜 이대남은 반페미가 되었나》를 읽었는데, 《불편부당 2》은 안 나오는 듯싶다. 안 팔려서 둘째는 안 내려나. 또는 더디 내려나. 거의 잊히는 듯 싶던 일본스런 한자말 ‘불편부당’을 젊은 글꾼이 새삼스레 살려서 쓰니 낯설다. ‘불편부당’은 ‘중도’와 비슷하면서 다르지만, 바탕은 ‘안 치우침’이라는 대목에서 같다. ‘안 치우침 = 안 쏠림 = 안 기울기’이다. 우리말로 하자면 ‘가운데·복판’인데, 우리말 ‘가슴’은 ‘가운데 깃든 심·삼(힘·알)’을 가리킨다. 치우치거나 쏠리거나 기울 적에는 고약하거나 꼰대스럽다. 조선 500해 고린틀(남성 가부장권력)이 바로 한켠으로 치우치거나 쏠리거나 기운 수렁이다. ‘페미’도 ‘반페미’도 아닌 ‘사랑’과 ‘어깨동무’를 생각하고 그릴 줄 아는 이웃과 동무가 그립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4.


《버드홀릭》

 최종수 글·사진, 자연과생태, 2021.1.15.



시골에서 마을삽질을 하는 몸짓을 또 마주한다. 우리나라는 어디에나 삽질판이다. 서울은 서울삽질(도시재개발)이요, 시골은 마을삽질(농어촌토목공사)이다. 우리나라에 ‘돈이 없지 않’은 줄 늘 느낀다. 틀림없이 돈은 넉넉하지만, 이 돈을 사람들이 고르게 나누는 길이 막혔다. 《버드홀릭》을 읽었다. 아이들한테 건네어 보는데, 한 벌을 읽고서 더 읽지는 않는다. ‘새바라기’를 하는 분들은 으레 두 가지 말을 쓴다. 하나는 일본 한자말로 ‘탐조’를 쓰고, 둘은 영어로 ‘버드워칭’을 쓴다. 우리말로 ‘새바라기’를 하는 분은 아주 적다. 우리는 스스로 무엇을 보고 듣고 생각하려는가. 하루하루 새롭게 오르는 해를 볼까? 나날이 부푸는 꽃망울·잎망울을 볼까? 별이 돋는 밤하늘빛을 볼까? 하나둘 깨어나는 개구리랑 풀벌레를 볼까? 보려는 마음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진다. 별을 보면서 ‘별바라기’라 안 하고 ‘천체관측’이라고 멋부리는 사람들이다. 글을 읽으면서 ‘글읽기’라 안 하고 ‘독서·문해·탐서·리딩’처럼 잘난척하는 사람들이다. 스스로 수수하게 삶을 사랑하려는 마음눈을 틔우지 않으면, 스스로 숲빛을 품지 못 한다. 숲빛을 못 품는 눈길로 새를 알아보거나 새나 풀꽃나무하고 마음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글쎄.


버드홀릭 → 새사랑 . 새바라기 . 새에 홀리다 . 새가 좋다 . 새가 반갑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3.3.


《세상 모든 유목민 이야기》

 킨츠이 람 글·그림/김미선 옮김, 책과함께어린이, 2022.12.17.



모과잎이 하나둘 나온다. 꽃찔레(장미)나무도 망울이 벌어진다. 앵두나무 꽃망울도 슬슬 올라온다. 아직 찬바람이되 낮에는 햇볕이 더없이 따뜻하다. 나무하고 풀꽃은 언제나 사람 곁에서 사람들 마음을 달래어 주고 씻어 준다. 어린이책 《영리한 공주》나 《산적의 딸 로냐》나 《꽃 피우는 아이 티스투》에 ‘말’이 아이 곁에 나온다. 가만 보면 《삐삐》에서도 늘 말을 탄다. 큰아이하고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곁밥을 차린 뒤에 조용히 앉아서 ‘말’이란 어떤 숨빛인가 생각하면서 노래꽃을 쓴다. 이러고서 곧장 시골버스를 타러 나간다. 우체국을 들르고 커피콩을 장만하고 저잣마실을 조금 하고 돌아오니 졸음이 쏟아져 일찍 눕는다. 《세상 모든 유목민 이야기》를 읽었다. 나그네(유목민)를 돌아보는 책은 반가우면서 아쉽다. 어린이책에 넣을 말씨가 아쉽기도 하지만, 나그네를 ‘나그네’로 바라보기란 어려울까? 어느 모로 보면 ‘들지기’이기도 하다. 마을을 이루며 내내 마을에서만 지낸다면 ‘밭지기’요, 너른들을 헤아리면서 말을 탈 줄 아는 사람이라면 ‘들지기’이다. 논밭지기로 살림을 하는 손길이 들풀을 사랑할 수 있기를 빈다. 들빛지기로 살림을 펴는 발걸음이 별빛을 헤아릴 수 있기를 빈다.



이러한 기후는 점점 더 잦아지고 있는데

→ 자꾸 이런 날씨로 바뀌는데


봄에는 저지대의 초원으로 내려갔다가

→ 봄에는 나즈막한 들판으로 갔다가


게르라 부르는 텐트에서 삽니다

→ 게르라는 천막에서 삽니다

→ 게르라 하는 천막에서 삽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현재와 깊은 관련이 있지요

→ 그 어느 때보다도 오늘과 깊이 얽히지요


지구를 지키는 방법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요

→ 푸른별을 지키는 길에 마음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요

→ 푸른별을 지키도록 마음을 열어야 하지 않을까요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