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6.


《10대와 통하는 영화 이야기》

 이지현, 철수와영희, 2023.4.5.



제물포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로. 들를 책집이 있을까 어림하다가 버스나루까지 간다. 어제 삐끗한 왼무릎을 주무른다. 이레 앞서 삐끗한 등허리는 나았다. 버스나루 찻집에서 코코아물을 시켰더니 밍밍하다. ‘공차’라는 곳에서 다시는 시키지 말자. 아이들한테 건넬 ‘노래꽃종이(노래를 옮겨적은 종이)’를 꾸린다. 시외버스에 타고서 이내 잠든다. 한 시간 반 뒤에 깨어나 책을 읽고 하루글(일기)을 쓴다. 고즈넉한 시골로 돌아왔구나. 바람과 별과 밤과 바람과 풀꽃과 나무와 새와 풀벌레와 개구리가 그림(영화)이지 않을까. 《10대와 통하는 영화 이야기》를 되새긴다. 푸름이한테 영화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을 쓰려고 열 해쯤 앞서부터 생각했지만, 미처 매듭짓지 않았다. 왜 매듭짓지 않았느냐 하면, 어버이요 어른으로서, 어린이랑 푸름이하고 ‘적어도 100판 넘게 볼 만한 영화’ 이야기만 갈무리하고 싶기 때문이다. ‘영화 발자취’를 다루는 글을 써도 되겠지만, 이보다는 ‘열네 살부터 백열네 살에 이르도록 해마다 한 판씩 새롭게 보면서 마음밭에 사랑이 피어나도록 북돋울 영화’를 온(100) 가지 추려서 들려주는 꾸러미를 쓰고 싶다. 그리고 ‘꼰대’ 이현세 씨와 ‘제로센 찬양’ 미야자키 하야오 얘기는 이제 걷어내야지 싶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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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3.


《부처와 테러리스트》

 사티쉬 쿠마르 글/이한중 옮김, 달팽이, 2005.1.21.



아침 일찍 성미산 곁 이웃님 집을 나온다. 햇볕을 듬뿍 쬐며 천천히 걷는다. 가지치기를 모질게 해놓아 굵고 커다란 젓가락이 된 방울나무가 조금씩 잎을 내놓는다. 길나무를 젓가락으로 바꿔버리는 이들은 우두머리뿐 아니라, 이런 일감을 받아서 돈을 버는 사람도 매한가지이다. ‘속빛(진실)’은 늘 드러난 채 있다. 그러나 우리 스스로 얼마나 늘 속낯(진실)을 마주하려 했을까? ‘민낯찾기(진실규명)’란 무엇일까? 전철을 타고서 〈옛따책방〉으로 간다. 고흥으로 돌아갈 시외버스를 타기 앞서까지 깃들며 책내음을 맡는다. 시외버스는 꽉 찬다. 나는 집으로 가는 길인데, 다들 어디로 가는 길일까. 고흥에 닿아 시골버스로 갈아타니 조용하다.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부처와 테러리스트》를 되읽었다. 아이들한테 읽힐 만한 책을 살피다가 문득 보였다. 테즈카 오사무 님이 남긴 《붓다》도 읽을 만하고, 사티쉬 쿠마르 님이 여민 이야기도 읽을 만하구나. 우리는 ‘붓다’를 어떻게 바라보는 눈일까? 아니, 눈이 있기나 한가? ‘불교·종교’가 아닌 ‘사람·사랑’을 ‘숲빛·살림’으로 마주할 수 있는가? ‘교육·학문·철학·지식·과학·스포츠·경제’도 똑같다. ‘사람·사랑’은 어디 있나? ‘숲빛·살림’은 죽었는가? 


#TheBuddhaandtheTerrorist #SatishKumar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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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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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2.


《어느 아이누 이야기》

 오가와 류키치 글·타키자와 타다시 엮음/박상연 옮김, 모시는사람들, 2019.1.25.



서울로 가는 길이다. 새벽바람으로 움직이면서 버스·전철을 갈아타고서 〈악어책방〉에 닿는다. 오늘 잡은 이야기꽃은 다음달부터 하기로 미루었다는데, 미처 못 깨달았다. 그래도 이렇게 서울 강서까지 마실한 김에 〈다시서점〉에 함께 들렀고, 신촌 〈숨어있는 책〉으로 건너가서 책을 잔뜩 살폈다. 저녁에는 커피집 이웃님을 만나서 성미산 밤길을 함께 거닐었다. 서울은 이제 곳곳에서 ‘밤불끄기’를 하는데, 시골은 아직도 ‘밤불켜기’를 하느라 바쁘다. 밤에 밤을 바라보지 못 하면, 낮에 나답게 날갯짓하는 길을 마주할 수 있을까? 《어느 아이누 이야기》를 챙겨서 읽는다. ‘아이누’ 사람으로서 겪은 가싯길을 느끼는데, 적잖은 한겨레가 아이누사람하고 짝을 맺었단다. 우리한테는 ‘일본한겨레(재일조선인)’뿐 아니라 ‘아이누겨레’가 더 있구나. 아기를 낳아 돌보는 대구 이웃님 얘기를 듣다가 ‘앞으로 안기’를 들려주었다. 아기들은 앞을 보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으레 고개를 옆으로 홱홱 돌리느라 목이 떨어질 듯이 머리가 돌아가곤 한다. 어버이가 몇 해쯤 힘을 기울여 ‘앞으로 안기’를 해주면, 아기는 호젓하게 삶을 누릴 만하다. 어버이도 얼결에 팔심을 신나게 기른다. 삶이란, 살림을 지으며 사랑을 배우는 길이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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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1.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

 클라리사 에스테스 글/손영미 옮김, 이루, 2013.9.25.



숲노래 책숲 꽃종이(소식지)가 나왔다. 글자루에 담아서 부치면 되는데, 아침에 빨래하고 밥을 차리니 바쁘다. 이튿날 서울 다녀오고서 꾸리기로 한다. 고흥살이 열 몇 해에 걸쳐 시골버스에 타는 시골 푸른돌이는 시끄럽고 거친말을 자랑한다. 철없는 시골 푸른돌이는 누구한테서 거친말씨를 배웠을까? 이 딱한 시골 푸른돌이가 스스로 갉아먹는 깎음말을 쓰는 바보스러운 모습을 다독이거나 나무라는 어버이나 어른은 아무도 없을까. 이 나라에 돈이 없지 않다. 뒷돈이 춤출 뿐이다. ‘허울만 어른’인 이들은 더는 안 배우고서 ‘스무 살에 푸름배움터를 마친 틀’에서 멈췄기 일쑤이다.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책을 읽고 배움꽃(강의)을 챙겨 들으면서 새로 배울 노릇이다. 《늑대와 함께 달리는 여인들》을 뒤늦게 읽었다. 다만, 매우 아쉬웠다. 참으로 아쉽지만 이야기가 너무 낡았다. 처음부터 ‘옳고그름(선악)’을 세워 놓고서 실마리를 찾으려 하니 실마리를 도무지 못 찾고 헤매다가 끝난다. “늑대와 함께 달리는 우리들”인 줄 느끼지 않는다면 모든 굴레(가부장 권력·집단권력·폭력권력)를 못 치운다. ‘늑대순이’만으로는 무너진다. ‘늑대순이·늑대돌이’가 ‘늑대아이’랑 숲을 함께 달려야지. 오늘도 새·개구리·풀벌레가 구성진다.


#WomenWhoRunWiththeWolves #ClarissaPEs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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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4.20.


《삶을 읽는 사고》

 사토 다쿠 글/이정환 옮김, 안그라픽스, 2018.6.22.



해가 난 하루를 누린다. 아침에 빨래 한 벌, 낮에 빨래 두 벌을 한다. 하루 두벌빨래는 오랜만이다. 큰아이를 갓 낳은 2008∼09년에는 하루 스무벌빨래를 곧잘 했다. 어떻게 하루 스무벌빨래를 하느냐 묻는 분이 많았는데, 그냥 잠을 안 자고서 아이 곁에서 살았다. 오늘 우체국에 다녀올까 하다가 이튿날 몰아서 가기로 한다. 어느덧 멧새·개구리·풀벌레가 우렁차게 함노래를 들려주는 한봄이다. 부슬비가 지나간 하늘도 파랗다. 무화과잎이 옅푸르게 돋는다. 흰민들레 씨앗이 무더기로 맺는다. 올해에도 흰민씨를 잔뜩 훑는다. 우리 집 곳곳에도 심고, 흰민씨를 바라는 이웃한테도 건넨다. 《삶을 읽는 사고》를 읽었다. 잘 쓰고 잘 엮은 책이라고 느끼면서도 ‘옮김말’을 이만큼밖에 가누지 못 하나 싶어 아쉽다. 말을 말답게 바라보면서 가꾸는 어른을 보기가 무척 어렵다. 글을 쓰든 말을 하든, ‘난 이미 우리말을 다 배웠고, 잘 알아!’란 마음을 걷어치울 노릇이다. ‘난 언제나 아이야. 난 언제나 말도 삶도 새로 배워!’란 마음으로 갈 일이다. 글밥을 먹으려면, 마지막숨을 내려놓는 날까지도 ‘말을 새롭게 배우고 마음을 새록새록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옷을 많이 빨고 씻기도 많이 했으니, 빨래도 씻기도 더 안 하면 되는가?


#塑する思考 #佐藤卓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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