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8.


《만화전쟁》

 주호민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2016.6.20.



이 나라가 바로서면서 아름답게 나아가려면 “우리 쪽 감싸기”라고 하는 끼리질(카르텔·팬덤)을 끝장낼 노릇이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만 나무라면 될까? 아니다. ‘안희정·박원순·오거돈’도 똑같이 나무랄 줄 알아야 한다. ‘서정주·박목월·김활란’만 도려내면 될까? 아니다. ‘고은·신경숙·학폭 쌍둥이’도 똑같이 도려낼 노릇이다. ‘이윤택’은 사슬살이를 시켰지만, ‘주호민·임옥상·신학림’은 버젓하다. 왜 이들 모두 털거나 씻지 못 하거나 않을까? 이들은 모두 ‘작은 부스럼’이 아닌 ‘곪아터진 썩다리’이다. 깔끔하게 치우고 어린이·푸름이·젊은이가 새롭게 살림길을 일구도록 자리를 내줄 노릇이다. 《만화전쟁》을 보았다. 그림결(붓터치)이 아주 엉성하더라. 그림을 그리기 싫거나 지겨우면 ‘웹툰작가’란 이름을 치워야지. 썩은물을 치워내면서 아이들이 새빛으로 태어나고 일할 만한 터전을 닦아야, 조금은 우리 스스로 어른스러우면서 이 땅을 가꿀 만하리라 본다. 읍내로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일산 할배가 마감말(유언)을 어떻게 남겨야 스스로 홀가분할 수 있는지 알려주려고 한다. 일산 이모한테 전기밥솥을 장만해 준다. 별이 가득한 밤이다. 별빛을 헤아리며 잠자리에 든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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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7.


《빠담 빠담 1》

 원종우·정경아 글·그림, 시공사, 2000.12.5.



오늘도 포근히 쉬면서 이모저모 일거리를 추스른다. 보름 뒤부터 이웃고을 여수에서 ‘글빛수다(문해력 강의)’를 펴는데, 09시까지 어린배움터에 닿으려면 고흥읍에서 06시 20분 버스를 타고, 집에서 자전거로 미리 05시 30분부터 달려서 나가야 한다. 오가는 길이 하루 8시간이니 거의 서울을 오가는 셈이다. 즐겁게 다니는 길이리라 여긴다. 버스에서만 다섯 시간 즈음 보낼 텐데, 이동안 글꽃(동화)을 느긋이 쓰자고 생각한다. 오늘은 해질녘에 두바퀴를 몰아 얼음(아이스크림)을 장만한다. 씻고 나비를 보고, 또 씻고 빨래를 뒤집고, 다시 씻고 글자락을 여미고, 새로 씻고 밥살림을 돌보노라니 하루가 저문다. 《빠담 빠담》을 뒤늦게 알았다. 2000년 12월은 서울 한켠 적산가옥 삯집에 깃들어 ‘헌책집에 책을 팔며 겨우 입에 풀을 바르던’ 무렵이다. 알뜰히 건사하던 책을 100자락씩 팔며 가장 값싼 라면 다섯쯤 사서 눈물로 라면을 끓였는데, ‘책 판 돈’을 살림돈에 다 안 쓰고 다시 책을 사곤 했다. 이즈음 나온 새책은 하나도 모른다. 어쩜 딱 그무렵 나온 그림꽃(만화)일까. 그무렵 에디트 피아프 노래를 알았다면, 일찌감치 서울살이를 접고, 이듬해 1월에 책마을로 돌아가서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 일을 맡지는 않았으리라.


#죠반나가시옹 #삐아프

#에디트피아프 #EdithPiaf #EdithGiovannaGa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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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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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6.


《선생님, 노동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이승윤 글·소경섭 그림, 철수와영희, 2023.7.12.



집에서 포근히 쉬며 하늘빛을 누린다. 어제 해놓은 빨래를 다시 마당에 내놓아 햇볕을 더 먹인다. 새로 빨래를 해서 해바람에 말린다. 이제 하루 내내 풀벌레노래가 흐른다. 1995년 4월 5일부터 어버이집을 나왔고, 새뜸나름이(신문배달부)를 하면서 손빨래를 했다. 어릴 적에도 신은 손수 빨래했고, 어머니 곁에서 집안을 쓸고닦을 적에 걸레빨기를 도맡았는데, 막상 혼자 살림을 하며 빨래를 하자니 꽤 달랐다. “손수 빨래해서 물을 짜고 말리니까 이렇게 개운하구나!” 2009년에 이르러 큰아이 똥오줌기저귀를 손빨래를 할 적에 비로소 겨울에도 따뜻물을 썼다. 2008년까지는 한겨울에도 찬물로 손빨래를 했다. 《선생님, 노동을 즐겁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를 읽고서 놀랐다. 어린이한테 ‘일’을 들려주는 책을 펴내다니, 엄청나구나 싶었다. 다만, 우리말 ‘일’이 아닌 일본스런 한자말 ‘노동’만 쓰는 대목은 아쉽다. ‘심부름’은 시켜서 하는, 시시하거나 싫은 결을 품는 우리말이다. ‘일’은 ‘일다’하고 한뿌리인 우리말이요, 물결이 춤추듯, 스스로 마음하고 몸을 움직여서 어떤 살림을 펴는 결을 품는 우리말이다. ‘노동’은 ‘품팔이’에 가깝다. 스스로 우러나오면 늘 즐겁게 마련이니, ‘참다운 일’이면 눈이 반짝인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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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22.

《선생님, 유해 물질이 뭐예요?》
 김신범·배성호 글, 홍윤표 그림, 철수와영희, 2022.7.1.


부산·수원에서 찾아온 이웃님하고 우리 책숲에 깃든다. 아침 일찍 움직인다. 낮에 면소재지를 거쳐 발포 바닷가에 가서 ‘헤엄이 폴짝질’을 바라보며 발을 담그다가, 햇볕을 쬐며 바위에 앉았다가, 멧자락을 사납게 파헤친 자리를 걸어오르다가, 우거진 숲을 헤치며 뱃나루로 건너간다. ‘발포역사전시체험관’이라는 데에 처음으로 들어가 본다. 돈(예산)을 이렇게 헤프게 버리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고흥 발포나루에는 ‘왜가리 삶터’가 있고, 이곳에서 퍼지는 새소리가 우렁차다. 철새가 갯벌이나 못이나 바닷가에서 날아오르는 소리도 대단하지만, 한 해 내내 텃새가 머물며 언제나 들려주는 소리도 엄청나다. 우리는 무슨 소리를 듣는 사람일까? 우리는 무슨 빛살을 보는 숨결일까? 《선생님, 유해 물질이 뭐예요?》를 읽었다. ‘사납것(유해물질)’은 우리 곁에 수두룩하다. ‘흰종이’만 해도 ‘형광물질 + 표백제’ 범벅이다. 손전화나 셈틀도 ‘플라스틱’ 덩어리이다. 한낮조차 불을 밝히는 버스나 배움칸(교실)도 아이들 눈을 망가뜨린다. 시골에서 흔히 쓰는 풀죽임물이란, 풀을 비롯해 나비에 새도 죽이고 사람까지 죽인다. 그리고 ‘부릉이(자동차)’야말로 끔찍하게 사납것잔치이다. 더 가까이 보고 짚고 따질 수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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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6.21.

《작은 임금님》
 미우라 타로 글·그림/황진희 옮김, 비룡소, 2023.1.26.


두바퀴를 달려 면소재지 나래터(우체국)로 간다. 들바람이 다르다. 잎빛이 매우 짙다. 여름으로 깊이 스미는구나. 고흥은 유난히 걸개천이 많은데, ‘다도해 국립공원 195만평 해제’ 같은 걸개천까지 본다. 두바퀴를 달리다가 멈춘다. 걸개천을 들여다보니 ‘공원지역 주민의 생활불편 및 재산권 침해 해소’를 내세우네. 시골에서 왜 자꾸 사람이 줄어들까? 서울처럼 으리으리한 잿집이 없기 때문일까? 아니다. 시골에서 자꾸 들숲바다를 밀어내어 잿더미로 바꾸면서 돈을 노리는 탓이다. 시골이 시골스러운 빛을 건사할 적에 다시 올망졸망 두런두런 마을이 살아날 만하다. 햇볕판은 시골이 아닌 서울에 놓아야 맞다. 시골을 구경터(관광지)나 뚝딱터(공장)로 바꾸지 말고, 푸른들에 파란하늘이 넘실거리도록 돌보아야 맞다. 시골에서는 누구나 샘물에 냇물을 두 손으로 떠서 마시도록 보듬어야 맞다. 《작은 임금님》을 읽었다. 아기자기한 그림이 예쁘데, 예쁜 그림에서 멈춘다. ‘서울스런 디자인’에서 끝난달까. 그린이도 펴낸이도 옮긴이도 몽땅 서울사람이니 으레 서울 눈썰미로 그림책을 내놓는다. “작은 흙순이”나 “작은 들돌이”처럼 시골에서 조촐히 살림을 짓는 작은 그림책을 여밀 줄 알아야, 이 나라가 다시 피어날 만하다.

#三浦太郞 #ちいさなおうさ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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