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빛 2020.12.20.



말 한 마디는 생각을 담아내는 빛 한 줄기라고 할 만합니다. 우리가 혀에 얹는 말이란, 우리가 살아오며 맞아들인 생각을 고스란히 들려줍니다. 어제까지 보낸 삶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마음에 드나요? 대수롭지 않게 터져나오는 모든 말마디는 언제나 우리 삶을 바탕으로 태어난 생각을 보여줍니다. 가장 쉽고 흔한 낱말부터 가장 쉽고 알맞게 가려서 쓸 줄 안다면, 또는 모른다면, 이 두 갈랫길에 따라 우리 눈빛은 확 다를 테지요.


남·북녘 사전 모두 ‘작파·포기·중단’을 ‘그만두다’나 ‘멈추다’ 같은 낱말로 풀이합니다. 이 대목을 살핀다면 우리말 ‘그만두다·멈추다’를 알맞게 쓰고 ‘작파·포기·중단’을 털어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만두다·그치다’나 ‘멈추다·멎다’ 같은 우리말은 결이 어떻게 다를까요? (73쪽)


말빛을 더 느끼고 싶다면 《말 잘하고 글 잘 쓰게 돕는 읽는 우리말 사전 1》(자연과생태, 2017)를 곁에 두어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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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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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라는 눈을 뜬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보금자리야말로 ‘우리가 날마다 둘러볼(여행할) 가장 아름다운 터전’인 줄 알아챕니다. 생각해 봐요.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이 스스로 가장 사랑스러운 곳이라면, 굳이 ‘멋지거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려고 다른 곳으로 떠나야 할 까닭이 없어요. 다른 곳으로 떠나는 까닭은 오직 하나예요. ‘우리가 스스로 우리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가꾸’듯 ‘스스로 보금자리를 사랑으로 가꾸는 동무나 이웃을 만나서 이야기를 새롭게 펴는 하루’를 마주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골목동네에 태어나 살았으면서도 내 보금자리가 골목동네인 줄을 미처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고향 인천을 멀리한 채 열 해 남짓 다른 동네를 떠돌거나 헤매고 다녔습니다. 고향으로 돌아온 뒤에 하루이틀 천천히 인천 골목동네를 쏘다니면서 내가 발디딘 이곳이 어떤 곳인지 가만히 되새겼고, 그러는 동안 동네에서 만나는 고양이들이 길고양이도 도둑고양이도 아닌 골목고양이임을 깨닫습니다. (20쪽)


골목빛을 더 느끼고 싶다면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꽃》(호미, 2010)을 곁에 두어 보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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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울 수 있기에 밤에 포근히 잠들고, 배운 하루였기에 이튿날 아침에 씩씩하게 깨어나지 싶습니다. 배울 수 없기에 밤에 잠들더라도 포근한 숨결하고 멀어지고, 배운 하루를 바라지 않기에 이튿날 아침을 새날로 여기는 마음하고 동떨어지지 싶습니다. 대단하구나 싶은 길을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즐겁게 노는 마음을 배우면 돼요. 엄청나구나 싶은 책을 읽어서 배워야 하지 않아요. 어린이랑 손잡고 살림을 노래하는 기쁜 하루를 차근차근 배우면 넉넉해요. 삶이란 이런 길 아닐까요?


참말로 일을 안 하는 남녘 어린이는 앞으로 슬기롭거나 씩씩하거나 튼튼하거나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운 마을일꾼·집일꾼·나라일꾼·누리일꾼이 될 수 있을까요? 손에 물을 안 묻히고서 시험공부만 잘 하는 아이들이 앞으로 이 나라에서 어떤 몫을 맡을까요? 밥을 할 줄 모르고, 옷을 기울 줄 모르며, 집을 지을 줄 모르는 아이들이 앞으로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요? 일을 고되게 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참말로 일을 고되게 해서는 안 되지요. 그러나 일을 모르기에 놀이를 모르지 싶습니다. 즐거이 나누는 일하고 멀어지기에 즐거이 나누는 놀이하고도 멀어지는구나 싶습니다. (70∼71쪽)


삶길을 더 느끼고 싶다면 《이오덕 마음 읽기》(자연과생태, 2019)을 곁에 두어 보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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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는 우리 마음씨가 드러나도록 쓰면 될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잘 써야 할 글씨가 아닙니다. 예쁘게 써야 할 글씨도 아닙니다. 마음씨를 즐겁게 펼치는 글씨이면 넉넉합니다. 솜씨가 대단해야 할까요? 마음씨를 담은 솜씨이면 아름답지요. 맵시가 뛰어나야 할까요? 마음씨를 살린 사랑이라면 반갑습니다.


[사랑] 사람답게 살아가는 슬기롭고 상냥하면서 새로운 숨결이 드러나는 길이 사랑이라고 느낀다. (324쪽)


글길을 더 느끼고 싶다면 《우리말 글쓰기 사전》(스토리닷, 2019)을 곁에 두어 보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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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찬바람이 드셌습니다. 그렇다고 고흥까지 얼어붙지는 않았습니다. 다른 고장에서는 첫눈이 온다고 했어도 고흥은 하늘만 파랄 뿐 구름조차 적었어요. 외려 찬바람이 부는 만큼 낮하늘은 더 파랗고 밤하늘은 더 까맣더군요. 읍내마실을 할 적에는 굳이 긴바지를 꿰지만, 집에서는 반바지입니다. 밤에는 집안이 13도까지 내려가던데, 이만 한 날씨는 반바지로 거뜬합니다. 마당에서 이 겨울에 맨발로 나무 곁에 서서 별바라기를 합니다. 숱한 별자리를 읽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동무님’이나 ‘이웃님’이나 ‘손님’처럼 쓰기도 하고, ‘땅님’이나 ‘풀님’이나 ‘바다님’이나 ‘꽃님’처럼 쓰기도 해요. 거룩하면서 예쁘고 반가우면서 사랑스럽기에 붙이는 ‘님’이에요. 옛날 사람들은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한테도 ‘임금+님’처럼 ‘임금님’이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어요. 위아래가 따로 없이, 높낮이가 딱히 없이, 누구한테나 ‘님’이라 했어요. 풀 한 포기하고 임금 한 사람도 똑같다는 마음으로 모두 ‘님’이었지요. 서로서로 아끼는 숨결이기에 상냥하고 즐거이 ‘님’을 붙였답니다. (102쪽)



말길을 더 느끼고 싶다면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철수와영희, 2017)을 곁에 두어 보셔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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