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카드 2023.2.19.해.



네가 버스를 타거나 전철을 탈 적에 ‘카드’를 대지. 조그마한 판 하나를 대고서 무엇이든 타고다닐 수 있어. ‘카드’란 무엇일까? ‘교통카드·신용카드·체크카드’가 있고, ‘크리스마스카드·생일카드’가 있어. 돈처럼 다루는 카드에 글·그림을 담는 카드는 다 작아. 작으면서 가벼워. 그런데 이 작으면서 가벼운 카드에 ‘네가 쓰고 싶은 돈’을 넉넉히 담고, ‘네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즐겁게 담는단다. 넌 언제 어디를 가더라도 ‘카드’를 챙기지. 그래, 그러면 “네 몸에 이바지하는 살림”을 ‘카드(신용카드)’에 담는다면 “네 마음을 이루는 살림”을 ‘카드(그림카드)’에 담을 수 있겠지? 네 꿈을, 네 사랑을, 네 뜻을, 네 앞길과 오늘을 ‘카드(그림카드)’에 담을 만해. 다시 말해서 ‘꿈그림’을 아주 조그마한 종이에 글이나 그림으로 가볍게 담고서 늘 품고 다닐 만하지. 알 수 있을까? 네가 깃든 집에는 네가 눈으로 보고 다시 마음에 담도록, ‘꿈그림(그림카드)’을 붙여 보렴. 네가 바라보는 ‘꿈그림 카드’를 언제 어디에서나 떠올릴 수 있도록 마음에 담으렴. ‘카드는 작고 가볍다’는 대목을 되새기기를 바라. 네가 스스로 이루는 꿈은 ‘카드’처럼 언제나 작고 가볍게 그려서 늘 거뜬하고 넉넉하게 품기를 바라. 꿈이 작고 가볍기에 삶을 얼마든지 마음껏 펼치면서 누리지. 꿈그림을 작고 가벼운 ‘쪽(카드)’에 담아서 늘 품을 수 있도록 ‘씨앗’으로 쥐고서 심으렴. 그래, ‘카드 = 꿈그림 = 작고 가벼운 것 = 날개(자유) = 씨앗’이야. ‘말씨·마음씨·글씨’ 같은 ‘씨앗’이야.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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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펼쳐 2022.3.1.불.



펼쳐놓아 봐. 펼친 곳에서 무엇을 할는지 아직 몰라도 돼. 머리가 멍해도 되고, 손이 안 움직여도 돼. 바로 하거나 빨리 해야 하지는 않거든. 그대로 두렴. 뭔가 돕거나 꾸며야 하지 않아. 뭘 더 해놓거나 해줄 일은 없어. 비면 비는 대로, 차면 차는 대로 두렴. 언제나 그대로 어울린단다. 바람은 어느 곳에나 가만히 불면서 모두 어루만지지. 바람을 맞아들이지 않으면 풀꽃나무는 시들어. 잘 보면, 뿌리도 줄기도 잎도 고루고루 바람을 먹는단다. 바람이 들지 않는 곳이면 어느새 시들거나 곪거나 썩어. 바람이 들기에, 이 바람에 햇볕이나 빗물이 감돌면서 사르르 녹으며 스민단다. 기름진 흙도, 메마른 흙도, 잎이 지며 차곡차곡 쌓인 흙도, 풀벌레가 살아가는 흙도, 모두 바람을 같이 머금으면서 푸르지. 네가 무엇을 하려는지 안다면, 네가 아는 만큼 마음을 죽 펼쳐놓으면 돼. 아직 모르겠다면, 모르는 대로 그저 펼쳐놓으면 되지. 펼쳐놓기에 바람이 살살 어루만지면서 군힘을 씻어 준단다. 펼쳐놓으면 바람이 슬슬 토닥여서 울퉁불퉁한 데를 고르게 품지. 네가 받고 싶은 햇빛·별빛·꽃빛·흙빛을 물끄러미 보듯 생각하면서 펼쳐놓아. 네가 짓고 싶은 손빛·얼굴빛·말빛·숨빛을 구름을 보듯 천천히 펼쳐놓아. 바람줄기는 언제나 코끝부터 온몸을 돌고, 살갗부터 온몸을 휘감아. 바람줄기가 몸 구석구석을 돌기에 너는 네 몸을 움직일 수 있어. 바탕이 물이기에 싱그럽고, 이 물은 바람이 흘러서 움직이기에 삶을 누리지. ‘물이 바람을 타고 움직이며 삶을 이루’니, 이 삶은 저마다 다른 ‘별씨앗빛’이 되어 네 모든 곳에 드리운단다. 뜨는 해를 봐. 뜨는 햇빛은 모두 사랑한단다. 지는 해를 봐. 지는 햇살은 모두 생각하지. 사랑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사랑하면서, 하루가 찬찬히 흘러. 하루가 찬찬히 흐르는 길을 바라보기에 너는 늘 너라는 빛을 그대로 돌볼 수 있어.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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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흉 2022.2.28.달.



흉(단점)은 왜 보일까? 모자라거나 못하는 모습은 왜 느낄까? 네 흉을 네가 보기도 하지만, 남 흉을 네가 보기도 하고, 네 흉을 남이 보기도 하지. ‘흉허물없는’ 사이가 있다지? 어버이로서 아이를 보면, 아이한테 흉도 허물도 없어. 아이로서 어버이를 볼 적에도 같아. 사이좋게 지내는 동무일 적에도 흉허물없이 살고, 사랑으로 만난 사이라면, 더더욱 흉허물이 없어. 곰곰이 보렴. 서로 ‘사랑이라는 사이’가 아니기에, 흉을 보고 허물을 본단다. 스스로 ‘사랑이라는 마음’이 아니기에, 네가 너를 보든 네가 남을 보든, 남이 그 남 스스로 보든, 남이 너를 보든, 모두 흉이나 허물을 본단다. 스스로 사랑일 적에는 ‘나무라거나 따지거나 손가락질을 할 흉허물’이 아닌, ‘저마다 다르게 몸을 입고서 살아가는 오늘’을 보게 마련이야. 사랑이기에 포근히 감싸면서 넉넉히 어루만질 숨결을 바라보지. 너한테서든 남한테서든 흉이나 허물이 보인다면 그때마다 스스로 멈추고 생각해 봐. 너는 사랑을 느끼고 누리면서 나누려는 생각이니? 너는 사랑을 잊은 채 헤매고 아프면서 갇히려는 생각이니? 모자라거나 못하는 모습을 느끼기에 갈고닦거나 고치면서 나아갈는지 몰라. 그러나 갈고닦거나 고칠 적에는 ‘그곳이 모자라거나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단다. ‘모자라거나 못하다’라는 생각은 너나 남 모두 ‘모자라거나 못하다’라는 길로 갇히도록 이끌어. 네가 네 삶을 갈고닦거나 고친다면, 너는 늘 네가 사랑으로 나아갈 꿈을 바라보면서 즐겁게 나아간다는 뜻이야. 모자라거나 못하는 데를 네가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기를 바라. 사랑으로 나아가는 길을 그리기를 바라. 모자란 데를 채우지 말고, 사랑이 차오르도록 마음을 가꾸기를 바라. 못하는 데를 고치지 말고, 신나게 노래하는 마음을 돌보기를 바라.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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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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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이다 2023.1.31.불.



옷을 입지 않으면 느낄 일이 없어. 옷을 입기에 무엇이든 느껴서 받아들이고 가만히 헤아리지. 옷을 가볍게 입고서 시원하거나 춥고, 옷을 두껍게 입고서 덥거나 따뜻해. 옷을 곱게 입고서 겉·허울·껍데기를 내세우거나 뽐내거나 자랑하느라 속빛을 잊다가 잃어. 옷을 아무렇게나 입고서 삶을 흘려보내느라 속빛이 헤매고 떠돌아. 너(나)한테 맞는 옷은 무엇일까? 어느 옷을 입으면서 너(나) 스스로 즐겁게 이곳에 있는 이야기를 읽고 이어가겠니? 옷을 입기에 네가 오늘을 살아. 옷(몸)을 입지 않을 적에는 어림·젊음·늙음이 없잖니? 옷을 입으면서, 그러니까 몸을 입으면서 ‘이곳’에 ‘나’지. 이곳에 나기에(태어나기에) ‘나’로서 살아가고 ‘나이’를 먹어. 옷(몸)을 안 입으면 ‘나이’를 안 먹지만 ‘나’도 없단다. 보렴. 물방울은 옷을 안 입어. 바람도 옷을 안 입지. 물방울을 못 쪼개고 바람을 못 가르지? 물방울하고 바람은 “오롯이 오직 옹글게 하나인 알·얼”이야. 너희는 옷(몸)을 입으면서 ‘다 다른 나(남)’로 갈린단다. ‘나’로 이곳에 ‘나니까(나오니까·낳으니까)’ 삶이 생겨. 너희는 ‘나이’를 먹으면서 ‘잇는’ 만큼 삶이 ‘있’고, 이 삶을 ‘이어’서 ‘이야기’로 엮는단다. 너희가 물방울이나 바람처럼 그저 ‘빛’이던 곳에서는 ‘너나없는’ 사이로 ‘때·곳·나이·몸’이 없이 ‘있는 그대로 빛인 알·얼’이었기에 가없이 있으면서 모두 흐르면서 잇는 길이었지. ‘인 짐’처럼 ‘이곳(여기)애 있는’ 몸인 사람이야. 자, 어떻게 살겠니? “나로 있”는 삶으로 가겠니?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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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꽃 . 생색 2023.2.4.흙.



티를 내고 싶으면 내도 되는데, 티를 내다 보면 자꾸 티끌이 되고 티끌로 쌓여. 티를 내는 마음에는 티눈이 생겨서 엉거주춤하거나 나중에는 못 걷기까지 하더라. 티를 내지 않으니 빛이 난단다. 티나게 할수록 빛나지 않을 뿐 아니라, 빛바래고 말더라. 왜 ‘티·티끌’이라고 하겠니? 빛날 적에는 스스로 가볍게 날아오르거나 날아다녀. 빛나지 않을 적에는 스스로 숨결을 갉아먹다가 무너져서 티끌(먼지·부스러기)로 흩어진단다. ‘해가 빛날’ 적에 해를 생각하니? ‘해가 빛날’ 적에는 햇빛을 누리면서 네가 이 삶에 펼 빛그림을 바라본단다. 해는 너더러 “해를 쳐다보거나 올려다보라”는 뜻으로 빛나지 않아. 해는 네가 스스로 빛을 받아들여서 나아갈 삶그림을 펴면서 웃고 노래하기를 바라지. 네가 새벽에는 해를 바라볼 수도 있어. 그러나 너는 ‘해바라기’에 매이려고 태어나지 않았단다. 넌 꿈을 그려서 사랑을 누리고 나누는 하루를 늘 새로운 오늘로 살아가려고 태어났어. 넌 숨을 안 쉬면 죽지만, 넌 숨쉬려고 태어나지 않았어. 네 꿈길을 가려고 태어났지. 무엇이든 다 보아도 돼. 섬기거나 올리거나 기리거나 높이거나 얽매이거나 사로잡히거나 나무라지도 마. 네가 지을 하루를 보면서 살렴. 둘레에서 누가 자꾸 티내려 하면 빙그레 웃어 줘.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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