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헤아리면 슬기롭습니다

[오락가락 국어사전 14] 마무리로 먹는 밥



  한자말이나 영어를 쓰기에 잘못일 수 없습니다. 헤아리지 않고 말하기에 잘못이 되기 마련입니다. 찬찬히 헤아릴 노릇이고, 한 번 더 헤아릴 노릇입니다. 여러 번 헤아렸어도 실마리를 못 푼다면 자꾸자꾸 헤아리거나 오랫동안 헤아려야지요. 고작 몇 번 헤아리고서 실타래를 못 풀었다고 아무 말이나 쓴다면 생각이며 삶이며 사전이 모두 엉망이 됩니다. 느긋하게 더 헤아리면서 말결을 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뭇잎 : 나무의 잎 ≒ 목엽(木葉)·수엽(樹葉)

목엽(木葉) : = 나뭇잎

수엽(樹葉) : = 나뭇잎



  나무가 맺는 잎은 ‘나뭇잎’입니다. 이를 ‘목엽’이나 ‘수엽’으로 적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비슷한말이라고 달아 놓을 까닭이 없이 털어내고, ‘목엽·수엽’은 사전에서 털어야지 싶습니다.



더 : 1. 계속하여. 또는 그 위에 보태어 2. 어떤 기준보다 정도가 심하게. 또는 그 이상으로

심하다(甚-) : 정도가 지나치다

과하다(過-) : 정도가 지나치다

지나치다 : [그림씨] 일정한 한도를 넘어 정도가 심하다



  ‘더’를 ‘심하개’로 풀이하고, ‘심하다·과하다’를 ‘지나치다’로 풀이하다가, ‘지나치다’를 ‘심하다’로 풀이하는 사전입니다. 매우 엉성합니다. ‘심하다·과하다’는 “→ 더. 지나치다”로 다루고, ‘더·지나치다’ 뜻풀이를 손질할 노릇입니다.



선택(選擇) : 여럿 가운데서 필요한 것을 골라 뽑음

고르다 : 여럿 중에서 가려내거나 뽑다

뽑다 : 5. 여럿 가운데에서 골라내다



  한자말 ‘선택’을 “골라 뽑음”으로 풀이하는데 이는 겹말풀이입니다. ‘고르다’하고 ‘뽑다’는 비슷하면서 다른 낱말입니다. 그런데 ‘고르다’는 “가려내거나 뽑다”로 풀이하고 ‘뽑다’는 ‘골라내다(고르다)’로 풀이하니 더 엉성한 뜻풀이입니다. ‘선택’은 “→ 고르다. 뽑다”로 다루고, ‘고르다·뽑다’ 뜻풀이를 손질할 노릇입니다.



잃다 : 1. 가졌던 물건이 자신도 모르게 없어져 그것을 갖지 아니하게 되다 2. 땅이나 자리가 없어져 그것을 갖지 못하게 되거나 거기에서 살지 못하게 되다 3. 가까운 사람이 죽어서 그와 이별하다 4. 어떤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지거나 헤어지게 되다 5. 기회나 때가 사라지다 6. 몸의 일부분이 잘려 나가거나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다 7. 의식이나 감정 따위가 사라지다 8. 어떤 대상이 본디 지녔던 모습이나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게 되다 9. 길을 못 찾거나 방향을 분간 못 하게 되다 10. 같이 있거나 같이 길을 가던 사람을 놓쳐 헤어지게 되다 11. 의미나 의의가 없어지다 12. 경기나 도박에서 져서 돈을 빼앗기거나 손해를 보다 13. 다른 사람에게 신용이나 점수를 깎이다

유실(遺失) : 1. 가지고 있던 돈이나 물건 따위를 부주의로 잃어버림 2. [법률] 동산(動産)을 소유한 사람이 그 동산의 점유(占有)를 잃어버리는 일

분실(紛失) :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물건 따위를 잃어버림

손실(損失) : 잃어버리거나 축가서 손해를 봄. 또는 그 손해 ≒ 휴손



  ‘유실·분실·손실’은 쓰임새가 다릅니다. 그러면 ‘잃다’하고 ‘유실·분실·손실’은 얼마나 다를까요? ‘유실물센터’나 ‘분실물’처럼 흔히 쓰는데 ‘잃은것’이나 ‘잃은것찾기’처럼 ‘잃다’를 바탕으로 쉽고 알맞게 이름을 지어 보도록 생각할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곰곰이 따지면 ‘잃다’는 큰말이고, ‘유실·분실·손실’은 작은말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만, ‘잃다’ 뜻을 조금 더 잘게 나누어 “잃다 : 1. 스스로 모르는 사이에 어디에 두거나 떨어뜨리거나 흘리거나 해서 나한테 없다. 어떤 것이 나한테서 없어지다”하고 “잃다 : 2. 어떤 것이 나한테서 없어지면서 괴롭거나 밑지거나 나쁘거나 힘들다”로 갈라서, ‘유실·분실’은 “→ 잃다 1”로 다루고, ‘손실’은 “→ 잃다 2”로 다룰 만합니다.



최-(最) : ‘가장, 제일’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가장 : 여럿 가운데 어느 것보다 정도가 높거나 세게

제일(第一) : 1. 여럿 가운데서 첫째가는 것 2. 여럿 가운데 가장



  ‘최(最)’를 붙여서 ‘가장’이나 ‘제일’을 뜻한다고 하는데, ‘제일’은 ‘가장’을 뜻한다지요. ‘최’는 “→ 가장”으로 다룰 노릇이요, ‘제일’은 “→ 첫째가다. 가장”으로 다룰 노릇입니다.



승리(勝利) : 겨루어서 이김

이기다 : 1. 기나 시합, 싸움 따위에서 재주나 힘을 겨루어 우위를 차지하다

우위(優位) : 1. 남보다 나은 위치나 수준



  ‘이기다’를 뜻하는 ‘승리’입니다. ‘승리’는 “→ 이기다”로 다루면 됩니다. 그런데 ‘이기다’를 “우위를 차지하다”로 풀이하기에 ‘우위’를 다시 찾아보아야 합니다. ‘이기다’ 뜻풀이를 “겨루어 높거나 나은 자리를 차지하다”로 손질해야지 싶습니다.



금주(禁酒) : 1.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함 2. 술을 마시던 사람이 술을 먹지 않고 끊음

술끊다 : x

술끊기 : x



  술을 끊는다고 할 적에 으레 ‘금주’라 하는데, ‘술끊기’처럼 쓰면 됩니다. 아직 사전에 ‘술끊기·술끊다’가 오르지 않습니다만, ‘-끊기’를 뒷가지로 삼도록 올림말로 다루면 되지요. 이렇게 하면 ‘술끊기’를 올림말로 굳이 안 다루어도 ‘-끊기’가 있기에 ‘술끊기·담배끊기·학벌끊기’처럼 여러 자리에서 알맞게 쓸 수 있습니다. ‘술끊다’를 올림말로 삼아 보아도 되고요.



사지(寺址) : = 절터

절터 : 절을 세울 터. 또는 절이 있었던 터 ≒ 사기(寺基)·사지(寺址)



  ‘절터’를 뜻한다는 ‘사지’인데 학문에서는 ‘미륵사지’처럼 쓸 뿐 ‘미륵절터’로 고쳐쓰지 못합니다. 사전을 살피면 ‘사기(寺基)’라는 비슷한말까지 올림말로 다루지만 ‘사기’는 털어내도 됩니다. 그리고 ‘사기·사지’를 비슷한말로 덧달지 않아도 됩니다.



루트(route) : 1. 물품이나 정보 따위가 전하여지는 경로. ‘통로’로 순화 2. 연계를 맺거나 연락하는 방법

경로(經路) : 1. 지나는 길 2. 일이 진행되는 방법이나 순서

통로(通路) : 1. 통하여 다니는 길 ≒ 통도(通道)·통행로 2. 의사소통이나 거래 따위가 이루어지는 길 3. [물리] 전기나 자기 따위의 일정한 작용이 미치어 통하는 길

길 : 1. 사람이나 동물 또는 자동차 따위가 지나갈 수 있게 땅 위에 낸 일정한 너비의 공간 ≒ 도도(道途)



  ‘경로’를 뜻한다 하고 ‘통로’로 고쳐쓰라는 영어 ‘루트’인데, ‘경로·통로·루트’는 모두 ‘길’을 가리킬 뿐입니다. 이밖에 ‘통도·통행로’도 ‘길’이요, ‘길’이란 낱말에 붙인 비슷한마 ‘도도’도 ‘길’일 뿐이지요. ‘경로·통로·루트·통행로’는 모두 “→ 길”로 다루면 됩니다. ‘통도·도도’는 사전에서 털어냅니다.



디저트(dessert) : 양식에서 식사 끝에 나오는 과자나 과일 따위의 음식. ‘후식(後食)’으로 순화

후식(後食) : 1. 나중에 먹음 2. 식사 뒤에 먹는, 과일이나 아이스크림 따위의 간단한 음식

입가심 : 1. 입 안을 개운하게 가시어 냄 ≒입씻이 2. 더 중요한 일에 앞서 가볍고 산뜻하게 할 수 있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뒷밥 : x



  영어로는 ‘디저트’이고 한자말로는 ‘후식’인데, 한국말로는 ‘입가심·입씻이’입니다. 사전 뜻풀이를 제대로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디저트·후식’은 “→ 입가심. 입씻이”로 다루면 됩니다. 그리고 ‘뒷밥’ 같은 새말을 지어 볼 만합니다. 맨 나중에 먹는다고 해서 ‘뒷밥’이니 ‘끝밥·막밥’이나 ‘마무리밥’이라 해도 어울리겠지요.



실무적(實務的) : 1. 실무와 관계되는 2. 실무에 능숙한

실무(實務) : 실제의 업무나 사무

업무(業務) : 직장 같은 곳에서 맡아서 하는 일

사무(事務) : 자신이 맡은 직책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일



  ‘실무적’이라고 할 적에는 무엇을 나타낼까요? ‘실무’란 무엇일까요? ‘업무·사무’는 모두 ‘일’을 가리킵니다. ‘일’ 하나를 놓고서 여러 한자말을 자꾸 끌어들이다가 어느새 뒤죽박죽이 되는 셈입니다. ‘업무·사무’는 “→ 일”로 다루면 되고, ‘실무’는 “→ 일. 참일. 참으로 하는 일”로 다룰 만하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꼼꼼히 돌아볼 수 있다면
[오락가락 국어사전 13] 나머지가 되는 말


  한국말사전이 사전다우려면 쓸데없이 실은 낱말을 차근차근 털어낼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군말을 털고, 낡은 말을 털 노릇입니다. 군더더기가 너무 많다 보니 정작 사전을 읽으면서 말을 익히기 어려워요. 돌림풀이는 꼼꼼히 살펴서 가다듬고, 군더더기는 빈틈없이 헤아려서 도려내기를 바랍니다.


꼼꼼하다 : 빈틈이 없이 차분하고 조심스럽다
빈틈없다 : 1. 비어 있는 사이가 없다 2. 허술하거나 부족한 점이 없다
주도면밀(周到綿密) : 주의가 두루 미쳐 자세하고 빈틈이 없음


  ‘꼼꼼하다’를 ‘빈틈없다’로 풀이하면 돌림풀이입니다. 뜻풀이를 가다듬어야겠습니다. 그런데 ‘주도면밀’도 ‘빈틈없다’로 풀이하는군요. ‘주도면밀’은 “→ 빈틈없다. 꼼꼼하다”로 다룰 만합니다.


몸소 : 1. 직접 제 몸으로 ≒ 친히 2.‘편지를 받는 사람이 직접 뜯어보라’는 뜻으로 편지 겉봉에 쓰는 말
친히(親-) : = 몸소


  몸으로 하기에 ‘몸소’입니다. 사전에서는 “≒ 친히”처럼 비슷한말을 달지만 이는 털어낼 노릇이고, ‘친히’는 올림말에서 빼거나 “→ 몸소”라고만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이점(利點) : 이로운 점
이롭다(利-) : 1. 이익이 있다
이익(利益) : 1.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보탬이 되는 것 ≒ 길미
길미 : 1. = 이익(利益) 2. 채무자가 화폐 이용의 대상으로서 채권자에게 지급하는 금전


  ‘이점’은 ‘이롭다’로, ‘이롭다’는 ‘이익’으로 가면서 ‘보탬·길미’ 같은 낱말을 만납니다. 한국말 ‘길미’를 “= 이익(利益)”으로 풀이하니 옳지 않습니다. 거꾸로 다뤄야겠지요. ‘이점·이롭다·이익’은 모두 “→ 보탬. 도움. 길미”로 다루면 됩니다.


물보라 : 물결이 바위 따위에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잔물방울 ≒ 수말(水沫)
수말(水沫) : 1. = 물거품 2. = 물보라
비말(飛沫) : 1. 날아 흩어지거나 튀어 오르는 물방울 2. [북한어] 복잡하게 끓어 번지는 감정의 갈피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수말·비말’ 같은 한자말을 쓸 일이나 사람이 있을까요? 모두 털어낼 노릇입니다. ‘물보라’나 ‘물거품’ 두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분무기(噴霧器) : 1. 물이나 약품 따위를 안개처럼 뿜어내는 도구. ‘뿜개’로 순화 ≒ 뿜이개 2. [의학] 물이나 약물을 안개 모양으로 바꾸어 기도(氣道) 안에 습기를 가하거나 약물을 투여하는 데 쓰는 기구
뿜개 : x
뿜이개 : = 분무기


  물을 뿝는 연장을 ‘뿜개’로 고쳐쓰라는 사전이지만, 정작 ‘뿜개’라는 낱말을 사전에 안 싣습니다. ‘분무기’는 “→ 뿜개. 뿜이개”로 다루고, 올림말을 추스를 노릇입니다.


선장(船匠) : 배를 만드는 목수 ≒ 조선장이
조선장이(造船-) : = 선장(船匠)
조선(造船) : 배를 설계하여 만듦
배무이 : [북한어] ‘배뭇기’의 북한어
배뭇기 : 배를 뭇는 일


  배를 ‘만드는’ 일이 아닌 ‘짓는’ 일은 따로 ‘뭇다’라는 낱말로 가리킵니다. ‘배무이’를 북녘말로 삼을 까닭 없이 남·북녘 모두 쓰는 말로 다루어야겠고, ‘선장(船匠)·조선장이(造船-)’는 ‘배무이장이·배뭇기장이’로 고쳐쓰도록 이끌어야지 싶어요. ‘배무이장이·배뭇기장이’는 새로 올림말로 삼을 만합니다.


임자 : 1. 물건을 소유한 사람 2. 물건이나 동물 따위를 잘 다루거나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 3. 부부가 되는 짝
주인(主人) : 1. 대상이나 물건 따위를 소유한 사람. ‘임자’로 순화 2. 집안이나 단체 따위를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는 사람 3. ‘남편’을 간접적으로 이르는 말 4. 손님을 맞아 상대하는 사람 5. 고용 관계에서 고용하는 사람


  ‘임자’로 고쳐쓸 ‘주인’이라지만, 정작 ‘집주인’이나 “가게 주인”처럼 흔히 씁니다. ‘주인 3’ 뜻풀이는 일본사전을 고스란히 베낀 자국입니다. ‘지아비’는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고쳐쓸 낱말인 ‘주인’인 만큼 ‘임자’를 비롯해서 ‘지기·지킴이·돌봄이’로 그때그때 알맞게 다듬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지 싶습니다.


나무껍질 : 나무의 껍질 ≒ 목피
목피(木皮) : = 나무껍질
수피(樹皮) : [식물] 나무의 껍질. 줄기의 코르크 형성층 바깥쪽에 있는 조직이다


  나무에 가지가 있어 ‘나뭇가지’요, 나무에 껍질이 있어 ‘나무껍질’입니다. 이를 굳이 ‘목피·수피’라는 한자말로 덧씌워야 하지 않습니다. ‘목피·수피’는 사전에서 아예 덜어낼 만합니다. ‘나무껍질’ 한 마디만 식물학에서 쓰면 됩니다.


꺾꽂이 : [농업] 식물의 가지, 줄기, 잎 따위를 자르거나 꺾어 흙 속에 꽂아 뿌리 내리게 하는 일 ≒ 삽목(揷木)·삽수(揷樹)·삽식(揷植)·삽지(揷枝)
삽목(揷木) : [농업] = 꺾꽂이. ‘꺾꽂이’로 순화


  사전은 ‘꺾꽂이’라는 올림말에 온갖 한자말을 비슷한말로 달아 놓지만, 모두 털어내야지 싶습니다. ‘삽목’을 “= 꺾꽂이”로 풀이할 까닭도 없이 몽땅 털어내면 됩니다.


나머지 : 1. 어떤 한도에 차고 남은 부분 ≒ 서여(緖餘)·여분(餘分)·여영(餘?)·영여(?餘)·잔(殘) 2. 어떤 일을 하다가 마치지 못한 부분 3. 어떤 일의 결과 4. [수학] 나누어 똑 떨어지지 아니하고 남는 수
잉여(剩餘) : 1. 쓰고 난 후 남은 것. ‘나머지’로 순화 ≒ 여잉(餘剩) 2. [수학] ‘나머지’의 전 용어


  남은 곳이나 것이기에 ‘나머지’입니다. 이를 한자말 ‘잉여’로 써야 하지 않습니다. 사전에 잔뜩 달린 비슷한말이라는 한자말은 모두 털어내 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낱말이 어울리도록 매만지기

[오락가락 국어사전 12] ‘특이·독특·특별’은 ‘다르다’



  낱말마다 어떻게 다른가를 살피지 못할 적에는 뜻풀이가 겹치거나 뒤죽박죽이 됩니다. 쉽게 쓰면 될 말을 젖혀 놓고서 자꾸 한자말로 덧씌우려 할 적에는 엉키거나 엉터리가 되곤 합니다. 낱말이 어울리는 결을 살필 수 있어야 하고, 어떻게 아 다르고 어 다른가를 헤아릴 줄 알아야 합니다. 엉성하게 매만지면 사전이 사전답지 않습니다. 슬기롭게 꾸밀 노릇이요, 말결을 제대로 이끌 일이지 싶습니다.



치장(治粧) : 잘 매만져 곱게 꾸밈

꾸미다 : 1. 모양이 나게 매만져 차리거나 손질하다

매만지다 : 1. 잘 가다듬어 손질하다 2. 부드럽게 어루만지다



  ‘치장’은 ‘매만져’ ‘꾸밈’을 가리킨다고 하지만, ‘매만지다·꾸미다’를 나란히 적는 풀이말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더구나 사전은 ‘꾸미다’를 “매만져 차리거나 손질하다”로 풀이하고, ‘매만지다’를 ‘잘 가다듬어 손질하다’로 풀이하니, 영 뒤죽박죽인 겹말·돌림풀이입니다. ‘치장’은 “→ 매만지다. 꾸미다”로 다룬 뒤, ‘꾸미다·매만지다’ 뜻풀이를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육신(肉身) : 1. = 육체(肉體)

육체(肉體) : 구체적인 물체로서 사람의 몸 ≒ 육(肉)·육신(肉身)

육(肉) : 1. 짐승의 살. ‘고기’, ‘살코기’로 순화 2. = 육체(肉體)

몸 : 1.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이루는 전체. 또는 그것의 활동 기능이나 상태



  사전에 ‘육신·육체·육’ 같은 한자말이 있으나 ‘몸’이나 ‘살’로 고쳐쓸 노릇이지 싶습니다. “→ 몸. 몸뚱이. 살. 살덩이”로 다루면 됩니다.



어울리다 : 4. 여럿이 서로 잘 조화되어 자연스럽게 보이다

조화되다(調和-) : 서로 잘 어울리다



  ‘어울리다’는 “잘 조화되다”로 풀이하고, ‘조화되다’는 “잘 어울리다”로 풀이하는 사전입니다. 무척 뜬금없습니다. ‘어울리다’ 말뜻은 “여럿이 서로 짝을 잘 짓거나, 마음·흐르밍 하나처럼 보이다”로 고치고, ‘조화되다·조화롭다·조화’는 모두 “→ 어울리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미리 : 어떤 일이 생기기 전에. 또는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선점(先占) : 1. 남보다 앞서서 차지함 2. [법률] = 선점 취득

앞서다 : 1. 앞에 서다 2. 동작 따위가 먼저 이루어지다

먼저 : [어찌씨] 시간적으로나 순서상으로 앞서서



  ‘미리’라는 낱말을 제대로 살필 줄 안다면 ‘선점’ 같은 한자말은 “미리 차지”로 고쳐쓸 만합니다. 때로는 “먼저 차지”로 고쳐쓸 수 있어요. 그런데 사전을 살피면 ‘미리’는 ‘앞서’로, ‘앞서다’는 ‘먼저’로, 또 ‘먼저’는 ‘앞서서’로 풀이하면서 엉킵니다. 쉬운 말을 제대로 가누어야지 싶습니다.



실천(實踐) : 1. 생각한 바를 실제로 행함

행하다(行-) : 어떤 일을 실제로 해 나가다

실제로(實際-) : 거짓이나 상상이 아니고 현실적으로

현실적(現實的) : 1. 현재 실제로 존재하거나 실현될 수 있는. 또는 그런 것 2.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이익 따위를 우선시하는. 또는 그런 태도



  한자말 ‘실천’은 “실제로 행함”을 뜻한다는데, ‘행하다’는 “실제로 해 나가다”를 뜻한다니 어리둥절합니다. ‘실제로’는 ‘현실적으로’로 풀이하면서 ‘현실적’은 ‘실제로’ 있거나 이루는 것이라고 풀이하니 더 어리둥절해요. 곰곰이 따지면 ‘실천(실천하다)·행하다’는 “→ 하다. 몸소 하다”로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실제로’는 “→ 참으로. 참말로”로 다루어야지 싶어요. ‘현실적’은 “→ 참으로. 그대로. 삶으로. 돈으로”쯤으로 다룰 만합니다.



한정(限定) : 1. 수량이나 범위 따위를 제한하여 정함 2. [논리] 어떤 개념이나 범위를 명확히 하거나 범위를 확실히 함

제한하다(制限-) : 일정한 한도를 정하거나 그 한도를 넘지 못하게 막다 ≒ 한제하다

한도(限度) : 일정한 정도. 또는 한정된 정도



  한자말 ‘한정’은 ‘제한하여’ 정하는 일이라는데, ‘제한하다’는 바로 ‘한정하는’ 일이라지요. 한자말을 쓰더라도 뜻풀이를 올바로 붙여서 쓸 노릇입니다. “한정 상품” 같은 대목은 “몇 없는 상품”일 테고, “한정 인원”은 “몇 사람까지”일 테지요. ‘한정되다·한정하다’는 ‘뿐이다’나 ‘만이다’로 손보면 어울리니, 이러한 결을 사전에 담을 노릇이고, ‘제한하다’는 ‘막다’나 ‘끊다’ 같은 낱말로 손볼 수 있다는 결을 사전에 담으면 좋겠습니다.



분량(分量) : 수효, 무게 따위의 많고 적음이나 부피의 크고 작은 정도

부피 : 1. 넓이와 높이를 가진 물건이 공간에서 차지하는 크기 ≒ 체적 2. [수학] 입체가 차지하는 공간의 크기 ≒ 입방적·체적

체적(體積) : 1. = 부피 2. [수학] = 부피. ‘부피’로 순화



  ‘분량’은 “→ 부피”로 다룰 노릇입니다. ‘부피’를 풀이하며 덧붙인 ‘체적’도 “→ 부피”로 다루면 됩니다.



특이하다(特異-) : 1. 보통 것이나 보통 상태에 비하여 두드러지게 다르다. ‘훨씬 다르다’로 순화 2. 보통보다 훨씬 뛰어나다. ‘독특하다’로 순화

다르다 : 보통의 것보다 두드러진 데가 있다

독특하다(獨特-) : 1. 특별하게 다르다 2. 다른 것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특별하다(特別-) : 보통과 구별되게 다르다 ≒ 타별하다

뛰어나다 : 남보다 월등히 훌륭하거나 앞서 있다



  한자말 ‘특이하다’는 “두드러지게 다르다”를 뜻한다지만, ‘다르다’라는 낱말이 “두드러진 데가 있다”를 뜻하니, 뜻풀이가 서로 엉성하게 겹칩니다. 다른 한자말 ‘독특하다·특별하다’도 이와 매한가지입니다. ‘특이·독특·특별’은 모두 “→ 다르다”라고만 다룰 노릇입니다. 참말로 ‘다른’ 뜻이 없는 한자말입니다.



의상(衣裳) : 1. 겉에 입는 옷 2. 배우나 무용하는 사람들이 연기할 때 입는 옷 3. 여자들이 입는 겉옷. 저고리와 치마를 이른다

옷 : 몸을 싸서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하여 피륙 따위로 만들어 입는 물건 ≒ 의복(衣服)·의전(衣纏)



  ‘옷’이라는 낱말을 놓고 ‘의상·의복·의전’ 같은 한자말로 덧씌워야 할는지 생각할 노릇입니다. 모두 “→ 옷”으로만 다루면 됩니다. 이러면서 ‘옷’ 풀이를 새로 가다듬고, 쓰임새를 넓혀 주어야지 싶습니다.



리더십(leadership) : 무리를 다스리거나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서의 능력. ‘지도력’으로 순화

지도력(指導力) : 어떤 목적이나 방향으로 남을 가르쳐 이끌 수 있는 능력

이끌다 : 1. 목적하는 곳으로 바로 가도록 같이 가면서 따라오게 하다 ≒ 끌다 2. = 끌다 3. 사람, 단체, 사물, 현상 따위를 인도하여 어떤 방향으로 나가게 하다



  영어 ‘리더십’이 사전에 나오는데 ‘지도력’으로 고쳐쓰라 하면서 ‘이끌어’ 가는 힘이라고 풀이해요. ‘지도력’도 ‘이끄는’ 힘이지요. 그러니까 ‘리더십·지도력’은 모두 “→ 이끌다. 이끎힘”처럼 다룰 만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말을 고이 돌보는 길

[오락가락 국어사전 11] ‘호소 = 하소연’이요 ‘부차적 = 곁딸린’이면



  말을 돌볼 줄 안다면 생각을 돌볼 줄 압니다. 생각을 돌볼 줄 알면서 삶이랑 살림을 돌볼 줄 알아요. 거꾸로 삶이랑 살림을 돌볼 줄 알면서 생각을 돌보고 말을 돌볼 줄 알지요. 곁에 두고 고이 아끼는 마음을 바랍니다. 말을 말답게 다루면서 즐겁게 생각을 꽃피우면 좋겠어요.



부양(扶養) : 생활 능력이 없는 사람의 생활을 돌봄

돌보다 :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 ≒ 돌아보다

보살피다 : 1. 정성을 기울여 보호하며 돕다 2. 이리저리 보아서 살피다 3. 일 따위를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거나 맡아서 하다



  돌보는 일을 가리키는 ‘부양’이라는데, ‘돌보다’나 ‘보살피다’ 같은 낱말을 쓰면 됩니다. “부양 → 돌보다. 보살피다”로 다룰 만합니다. 그런데 사전은 ‘돌보다’를 ‘보살피다’로 풀이하니, 말풀이를 고쳐야겠습니다.



불만(不滿) : = 불만족

불만족(不滿足) : 마음에 흡족하지 않음

흡족(洽足) :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여 만족함

만족(滿足) : 1. 마음에 흡족함 2. 모자람이 없이 충분하고 넉넉함



  ‘불만 = 불만족’이요, ‘불만족’은 “‘흡족’하지 않음”이라는데, ‘흡족’은 “넉넉하여 만족함”이라지요. 또 ‘만족 = 흡족’이면서 “충분하고 넉넉함”이라 하고요. 모두 돌림풀이요 겹말풀이입니다. ‘흡족·만족’은 “→ 넉넉하다. 흐뭇하다. 푸지다”로 다루고, ‘불만·불만족’은“→ 넉넉하지 않다. 흐뭇하지 않다. 푸지지 않다”로 다룰 노릇이지 싶습니다.



호소(呼訴) : 억울하거나 딱한 사정을 남에게 하소연함

하소연 : 억울한 일이나 잘못된 일, 딱한 사정 따위를 말함 ≒ 하소

하소 : = 하소연



  한자말 ‘호소 = 하소연’입니다. “호소 → 하소연. 하소”로 다룰 노릇입니다.



제반(諸般) : 어떤 것과 관련된 모든 것 ≒ 각반(各般)

각반(各般) : 모든 범위에 걸쳐 빠짐이 없는 하나하나. ‘여러 가지’로 순화



  ‘제반’하고 비슷한말로 ‘각반’이 있다는데, ‘각반’은 “여러 가지”로 고쳐쓸 낱말이라고 해요. ‘제반’도 “여러 가지”로 고쳐쓸 노릇이겠지요. ‘제반·각반’은 모두 “→ 여러 가지. 모두. 모든. 온갖”으로 다룹니다.



부차적(副次的) : 주된 것이 아니라 그것에 곁딸린

곁따르다 : 1. 어떤 것에 덧붙어서 따르다 2. [북한어] 남이 하는데 옆에서 뒤따라 하다



  ‘-적’을 붙인 일본 말씨인 ‘부차적’은 ‘곁딸린’을 뜻한다고 해요. “부차적 → 곁딸린”으로 다뤄야겠지요. 때로는 ‘덧붙는’이나 ‘곁붙는’으로 고쳐쓸 수 있을 테고요.



장(場) : 1. 많은 사람이 모여 여러 가지 물건을 사고파는 곳. 지역에 따라 다르나 보통 한 달에 여섯 번 선다 2. = 시장

시장(市場) : 1. 여러 가지 상품을 사고파는 일정한 장소 ≒ 시상(市上)·장(場) 2. [경제] 상품으로서의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추상적인 영역

저자 : 1. ‘시장(市場)’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2.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가게 3.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반찬거리를 파는 작은 규모의 시장



  한국말 ‘저자’는 예스러운 낱말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는 ‘시장’이란 한자말을 안 쓸 수 없습니다만, ‘시장’이라는 낱말에 “≒ 시상(市上)·장(場)”처럼 한자말만 비슷한말로 붙이지 말고 “≒ 저자”처럼 함께 다루어야지 싶어요. ‘시상’ 같은 한자말은 털어도 되겠지요. 외마디 한자말 ‘장’을 놓고도 “≒ 저자. 저잣마당”으로 다루면 됩니다.



환장(換腸) : 1. 마음이나 행동 따위가 비정상적인 상태로 달라짐 ≒ 환심(換心)·환심장 2. 어떤 것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정신을 못 차리는 지경이 됨을 속되게 이르는 말

미치다 : 1.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2. (낮잡는 뜻으로)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다 3. 정신이 나갈 정도로 매우 괴로워하다 4.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열중하다



  “미치고 환장한다”라 말하는 분이 제법 있습니다만, ‘환장하다 = 미치다’입니다. ‘환장’은 “→ 미치다”로 다루면 돼요. ‘환심(換心)·환심장’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사용(使用) : 1. 일정한 목적이나 기능에 맞게 씀 2. 사람을 다루어 이용함. ‘부림’, ‘씀’으로 순화

사용하다(使用-) : 1. 일정한 목적이나 기능에 맞게 쓰다 2. 사람을 다루어 이용하다



  ‘사용’이라고만 할 적에는 ‘부림·씀’으로 고쳐쓰라는 풀이를 달지만, ‘사용하다’라고 할 적에는 고쳐쓰라는 풀이가 없습니다. 얄궂어요. ‘사용·사용하다’ 모두 “→ 부리다. 쓰다. 다루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조반(朝飯) : = 아침밥

아침밥 : 아침 끼니로 먹는 밥 ≒ 올밥·조반(朝飯)·조식(早食)·조식(朝食)



  아침에 먹어 ‘아침밥’이에요. ‘조반’은 사전에서 털 노릇입니다. 그런데 ‘아침밥’이라는 낱말에 “조반(朝飯)·조식(早食)·조식(朝食)” 같은 비슷한말을 잇달아 붙이네요.‘조반’도 ‘조식’도 사전에서 털어내기를 바랍니다. 



휴양(休養) : 1. 편안히 쉬면서 몸과 마음을 보양함 2. 조세를 가볍게 하여 민력(民力)을 기름

휴식(休息) :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쉼 ≒ 휴사(休舍)

쉬다 : 1. 피로를 풀려고 몸을 편안히 두다



  쉰다고 하기에 ‘쉬다’예요. ‘휴양·휴식’이라 하지 않아도 되고 ‘휴사’ 같은 한자말을 사전에 더 실어야 하지 않습니다. ‘휴양·휴식’을 굳이 사전에 실으려 한다면 “→ 쉬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돌림풀이 아닌 제풀이 생각하기

[오락가락 국어사전 10] 으뜸으로 삼을 말이란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막상 이 사전이 한국말을 으뜸으로 안 삼는 얼거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사전이 한국말을 으뜸으로 안 삼으면 어떤 사전이 될까요? 이런 사전이 한국말에 이바지할 수 있을까요? 뜻풀이를 어떻게 붙이고, 비슷한말이나 한자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가누지 못한다면, 한글이 아무리 훌륭한 글이라 하더라도, 이 훌륭한 글에 알맹이인 말을 제대로 싣기 어렵습니다. 돌림풀이 아닌 제풀이를 할 노릇이면서,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살찌우는 길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제일(第一) 1. 여럿 가운데서 첫째가는 것 2. 여럿 가운데 가장

가장 : 여럿 가운데 어느 것보다 정도가 높거나 세게

첫째가다 :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꼽히거나 으뜸이 되다

우선적(優先的) : 딴 것에 앞서 특별하게 대우하는

으뜸 : 1. 많은 것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 또는 첫째가는 것 2. 기본이나 근본이 되는 뜻



  한자말 ‘제일’은 “→ 첫째가는. 가장”으로 다루면 좋습니다. ‘우선적’은 “→ 먼저. 맨 먼저”로 다룰 만하고요. 그런데 사전을 살피면 ‘첫째가다’하고 ‘으뜸’이 돌림풀이입니다. 찬찬히 추슬러 줄 노릇입니다.



관목(灌木) : [식물] 키가 작고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으며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 ‘떨기나무’로 순화

떨기나무 : [식물] = 관목



  ‘떨기나무’로 고쳐쓸 ‘관목’이라면, ‘관목’이라는 낱말에 풀이를 달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사전은 이렇게 하지 않고 ‘떨기나무’를 “= 관목”으로 다루고 맙니다. ‘관목’은 “→ 떨기나무”로 다룰 노릇입니다.



대치(對峙) : 서로 맞서서 버팀

맞서다 : 1. 서로 마주 서다 2. 서로 굽히지 아니하고 마주 겨루어 버티다 3. 어떤 상황에 부닥치거나 직면하다

맞붙다 : 1. 서로 마주 닿다 2. 싸움이나 내기 따위에서 서로 상대하여 겨루다 3. 서로 떨어지지 아니하고 함께하다


  ‘맞서다’하고 ‘맞붙다’가 있습니다. 결이 살짝 다르면서 비슷한 낱말입니다. 한자말 ‘대치’를 “서로 맞서서 버팀”으로 풀이하기보다는 “→ 맞서다. 맞붙다”로 다루면 좋겠습니다.



위안(慰安) : 위로하여 마음을 편하게 함. 또는 그렇게 하여 주는 대상

위로(慰勞) :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

달래다 : 1.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거나 흥분한 사람을 어르거나 타일러 기분을 가라앉히다 2. 슬프거나 고통스럽거나 흥분한 감정 따위를 가라앉게 하다 3. 좋고 옳은 말로 잘 이끌어 꾀다

어르다 : 1. 몸을 움직여 주거나 또는 무엇을 보여 주거나 들려주어서, 어린아이를 달래거나 기쁘게 하여 주다 2. 사람이나 짐승을 놀리며 장난하다 3. 어떤 일을 하도록 사람을 구슬리다

다독이다 : 1. 흩어지기 쉬운 물건을 모아 가볍게 두드려 누르다 2. 아기를 재우거나 달래거나 귀여워할 때 몸을 가만가만 두드리다 3. 남의 약한 점을 따뜻이 어루만져 감싸고 달래다



  ‘위안’은 ‘위로’를 가리키고, ‘위로’는 ‘달래다’를 가리켜요. ‘달래다’하고 비슷한 ‘가라앉히다’나 ‘어르다’나 ‘다독이다’가 있습니다. 이 여러 낱말이 다르면서 비슷한 결을 돌림풀이 아닌 제풀이를 해야겠고, ‘위안·위로’는 “→ 달래다. 다독이다. 어르다”로 다루면 됩니다.



사고하다(思考-) : 생각하고 궁리하다

궁리하다(窮理-) : 1. 사물의 이치를 깊이 연구하다 2. 마음속으로 이리저리 따져 깊이 생각하다



  “생각하고 궁리하다”를 뜻한다는 ‘사고’라는데, ‘궁리’는 ‘생각’을 가리키지요. 그렇다면 ‘사고하다 = 생각하고 생각하다’인 꼴이니 엉성합니다. ‘사고·궁리’는 모두 “→ 생각”으로 다룰 노릇입니다.



맹세(盟誓) : 일정한 약속이나 목표를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함 ≒ 서맹(誓盟)

다짐 : 1. 이미 한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거나 확인함 2. 마음이나 뜻을 굳게 가다듬어 정함

약속(約束) :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 ≒ 권약



  ‘다짐’하는 일이 바로 ‘맹세’입니다. 어떻게 하기로 할 적에 ‘약속’이라는 한자말도 쓰는데, 이 또한 ‘다짐’이에요. ‘다짐’ 말풀이를 찬찬히 갈무리하면서 쓰임새를 넓혀 주어야지 싶습니다. ‘맹세·약속’은 “→ 다짐”으로 다루면 됩니다.



외면(外面) : 1. 마주치기를 꺼리어 피하거나 얼굴을 돌림 2. 어떤 사상이나 이론, 현실, 사실, 진리 따위를 인정하지 않고 도외시함

꺼리다 : 1. 사물이나 일 따위가 자신에게 해가 될까 하여 피하거나 싫어하다

도외시(度外視) : 상관하지 아니하거나 무시함

무시하다(無視-) : 1. 사물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알아주지 아니하다 2. 사람을 깔보거나 업신여기다



  얼굴을 돌린다는 ‘외면’은 ‘등돌리다’로 손볼 만합니다. ‘꺼리다’하고도 맞물립니다. 사전은 ‘외면’을 ‘도외시’로 풀이하고, ‘도외시’를 ‘무시’로 풀이해요. 이러면서 다른 낱말을 엿볼 수 있으니, ‘외면’은 “→ 등돌리다. 꺼리다”로 다루고, ‘도외시’는 “→ 등돌리다. 업신여기다. 모른 척하다”로 다루며, ‘무시하다’는 “→ 업신여기다. 깔보다. 얕보다. 몰라주다”로 다루면 됩니다.



겉쪽 : = 표면

겉면(-面) : 겉에 있거나 보이는 면 ≒ 외면(外面)

외면(外面) : 1. = 겉면 2. 말이나 하는 짓이 겉에 드러나는 모양

표면(表面) : 1. 사물의 가장 바깥쪽. 또는 가장 윗부분 ≒ 겉쪽 2. 겉으로 나타나거나 눈에 띄는 부분



  ‘겉쪽’을 “= 표면”으로 다뤄야 하지 않습니다. ‘표면’을 “→ 겉쪽”으로 다뤄야지요. ‘겉면·외면’도 “→ 겉쪽”으로 다루면 됩니다. 겉으로 드러나거나 보이는 쪽이니 ‘겉쪽’입니다. ‘겉자리’ 같은 낱말도 함께 쓸 만합니다.



파도(波濤) : 1. 바다에 이는 물결 ≒ 도란(濤瀾)·도파(濤波) 2.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는 어떤 사회적 운동이나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강렬한 심리적 충동이나 움직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물결 : 1. 물이 움직여 그 표면이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는 운동. 또는 그 모양 ≒ 수파(水波) 2. 파도처럼 움직이는 어떤 모양이나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파도’를 ‘물결’로 풀이하는 사전인데, ‘물결’ 둘째 뜻을 ‘파도’로 풀이하면서 뜬금없지요. 처음부터 ‘물결’ 한 마디만 쓰면 됩니다. ‘파도’는 “→ 물결”로 다루면 됩니다.



소멸(消滅) 1. 사라져 없어짐 ≒ 소망(消亡)·시멸 2. [물리] 반입자와 소립자가 서로 합체하여 그 정지 에너지를 다른 입자의 형태로 내보냄. 또는 그런 과정

사라지다 : 1. 현상이나 물체의 자취 따위가 없어지다 2. 생각이나 감정 따위가 없어지다 3. ‘죽다’를 달리 이르는 말

없어지다 : 1. 어떤 일이나 현상이나 증상 따위가 나타나지 않게 되다 2.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어떤 곳에 자리나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하지 않게 되다 3. 성립되지 않다 4. 그 자리를 떠서 보이지 않게 되다



  ‘사라지다’하고 ‘없어지다’는 비슷한말입니다. 한자말 ‘소멸’을 “사라져 없어짐”이라 풀이하면 엉뚱한 겹말풀이입니다. 그런데 사전은 ‘사라지다’를 ‘없어지다’로 풀이하니 얄궂어요. ‘소멸’은 “→ 사라지다. 없어지다”로 다루고, ‘사라지다·없어지다’ 말풀이를 손질할 노릇입니다. 2018.2.18.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