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말을 고이 돌보는 길

[오락가락 국어사전 11] ‘호소 = 하소연’이요 ‘부차적 = 곁딸린’이면



  말을 돌볼 줄 안다면 생각을 돌볼 줄 압니다. 생각을 돌볼 줄 알면서 삶이랑 살림을 돌볼 줄 알아요. 거꾸로 삶이랑 살림을 돌볼 줄 알면서 생각을 돌보고 말을 돌볼 줄 알지요. 곁에 두고 고이 아끼는 마음을 바랍니다. 말을 말답게 다루면서 즐겁게 생각을 꽃피우면 좋겠어요.



부양(扶養) : 생활 능력이 없는 사람의 생활을 돌봄

돌보다 : 관심을 가지고 보살피다 ≒ 돌아보다

보살피다 : 1. 정성을 기울여 보호하며 돕다 2. 이리저리 보아서 살피다 3. 일 따위를 관심을 가지고 관리하거나 맡아서 하다



  돌보는 일을 가리키는 ‘부양’이라는데, ‘돌보다’나 ‘보살피다’ 같은 낱말을 쓰면 됩니다. “부양 → 돌보다. 보살피다”로 다룰 만합니다. 그런데 사전은 ‘돌보다’를 ‘보살피다’로 풀이하니, 말풀이를 고쳐야겠습니다.



불만(不滿) : = 불만족

불만족(不滿足) : 마음에 흡족하지 않음

흡족(洽足) : 조금도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넉넉하여 만족함

만족(滿足) : 1. 마음에 흡족함 2. 모자람이 없이 충분하고 넉넉함



  ‘불만 = 불만족’이요, ‘불만족’은 “‘흡족’하지 않음”이라는데, ‘흡족’은 “넉넉하여 만족함”이라지요. 또 ‘만족 = 흡족’이면서 “충분하고 넉넉함”이라 하고요. 모두 돌림풀이요 겹말풀이입니다. ‘흡족·만족’은 “→ 넉넉하다. 흐뭇하다. 푸지다”로 다루고, ‘불만·불만족’은“→ 넉넉하지 않다. 흐뭇하지 않다. 푸지지 않다”로 다룰 노릇이지 싶습니다.



호소(呼訴) : 억울하거나 딱한 사정을 남에게 하소연함

하소연 : 억울한 일이나 잘못된 일, 딱한 사정 따위를 말함 ≒ 하소

하소 : = 하소연



  한자말 ‘호소 = 하소연’입니다. “호소 → 하소연. 하소”로 다룰 노릇입니다.



제반(諸般) : 어떤 것과 관련된 모든 것 ≒ 각반(各般)

각반(各般) : 모든 범위에 걸쳐 빠짐이 없는 하나하나. ‘여러 가지’로 순화



  ‘제반’하고 비슷한말로 ‘각반’이 있다는데, ‘각반’은 “여러 가지”로 고쳐쓸 낱말이라고 해요. ‘제반’도 “여러 가지”로 고쳐쓸 노릇이겠지요. ‘제반·각반’은 모두 “→ 여러 가지. 모두. 모든. 온갖”으로 다룹니다.



부차적(副次的) : 주된 것이 아니라 그것에 곁딸린

곁따르다 : 1. 어떤 것에 덧붙어서 따르다 2. [북한어] 남이 하는데 옆에서 뒤따라 하다



  ‘-적’을 붙인 일본 말씨인 ‘부차적’은 ‘곁딸린’을 뜻한다고 해요. “부차적 → 곁딸린”으로 다뤄야겠지요. 때로는 ‘덧붙는’이나 ‘곁붙는’으로 고쳐쓸 수 있을 테고요.



장(場) : 1. 많은 사람이 모여 여러 가지 물건을 사고파는 곳. 지역에 따라 다르나 보통 한 달에 여섯 번 선다 2. = 시장

시장(市場) : 1. 여러 가지 상품을 사고파는 일정한 장소 ≒ 시상(市上)·장(場) 2. [경제] 상품으로서의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추상적인 영역

저자 : 1. ‘시장(市場)’을 예스럽게 이르는 말 2.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가게 3. 날마다 아침저녁으로 반찬거리를 파는 작은 규모의 시장



  한국말 ‘저자’는 예스러운 낱말이 아닙니다. 오늘날에는 ‘시장’이란 한자말을 안 쓸 수 없습니다만, ‘시장’이라는 낱말에 “≒ 시상(市上)·장(場)”처럼 한자말만 비슷한말로 붙이지 말고 “≒ 저자”처럼 함께 다루어야지 싶어요. ‘시상’ 같은 한자말은 털어도 되겠지요. 외마디 한자말 ‘장’을 놓고도 “≒ 저자. 저잣마당”으로 다루면 됩니다.



환장(換腸) : 1. 마음이나 행동 따위가 비정상적인 상태로 달라짐 ≒ 환심(換心)·환심장 2. 어떤 것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정신을 못 차리는 지경이 됨을 속되게 이르는 말

미치다 : 1. 정신에 이상이 생겨 말과 행동이 보통 사람과 다르게 되다 2. (낮잡는 뜻으로) 상식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하다 3. 정신이 나갈 정도로 매우 괴로워하다 4.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열중하다



  “미치고 환장한다”라 말하는 분이 제법 있습니다만, ‘환장하다 = 미치다’입니다. ‘환장’은 “→ 미치다”로 다루면 돼요. ‘환심(換心)·환심장’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사용(使用) : 1. 일정한 목적이나 기능에 맞게 씀 2. 사람을 다루어 이용함. ‘부림’, ‘씀’으로 순화

사용하다(使用-) : 1. 일정한 목적이나 기능에 맞게 쓰다 2. 사람을 다루어 이용하다



  ‘사용’이라고만 할 적에는 ‘부림·씀’으로 고쳐쓰라는 풀이를 달지만, ‘사용하다’라고 할 적에는 고쳐쓰라는 풀이가 없습니다. 얄궂어요. ‘사용·사용하다’ 모두 “→ 부리다. 쓰다. 다루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조반(朝飯) : = 아침밥

아침밥 : 아침 끼니로 먹는 밥 ≒ 올밥·조반(朝飯)·조식(早食)·조식(朝食)



  아침에 먹어 ‘아침밥’이에요. ‘조반’은 사전에서 털 노릇입니다. 그런데 ‘아침밥’이라는 낱말에 “조반(朝飯)·조식(早食)·조식(朝食)” 같은 비슷한말을 잇달아 붙이네요.‘조반’도 ‘조식’도 사전에서 털어내기를 바랍니다. 



휴양(休養) : 1. 편안히 쉬면서 몸과 마음을 보양함 2. 조세를 가볍게 하여 민력(民力)을 기름

휴식(休息) : 하던 일을 멈추고 잠깐 쉼 ≒ 휴사(休舍)

쉬다 : 1. 피로를 풀려고 몸을 편안히 두다



  쉰다고 하기에 ‘쉬다’예요. ‘휴양·휴식’이라 하지 않아도 되고 ‘휴사’ 같은 한자말을 사전에 더 실어야 하지 않습니다. ‘휴양·휴식’을 굳이 사전에 실으려 한다면 “→ 쉬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돌림풀이 아닌 제풀이 생각하기

[오락가락 국어사전 10] 으뜸으로 삼을 말이란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막상 이 사전이 한국말을 으뜸으로 안 삼는 얼거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한국말사전이 한국말을 으뜸으로 안 삼으면 어떤 사전이 될까요? 이런 사전이 한국말에 이바지할 수 있을까요? 뜻풀이를 어떻게 붙이고, 비슷한말이나 한자말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를 가누지 못한다면, 한글이 아무리 훌륭한 글이라 하더라도, 이 훌륭한 글에 알맹이인 말을 제대로 싣기 어렵습니다. 돌림풀이 아닌 제풀이를 할 노릇이면서,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살찌우는 길을 함께 찾아야 합니다.



제일(第一) 1. 여럿 가운데서 첫째가는 것 2. 여럿 가운데 가장

가장 : 여럿 가운데 어느 것보다 정도가 높거나 세게

첫째가다 :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꼽히거나 으뜸이 되다

우선적(優先的) : 딴 것에 앞서 특별하게 대우하는

으뜸 : 1. 많은 것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 또는 첫째가는 것 2. 기본이나 근본이 되는 뜻



  한자말 ‘제일’은 “→ 첫째가는. 가장”으로 다루면 좋습니다. ‘우선적’은 “→ 먼저. 맨 먼저”로 다룰 만하고요. 그런데 사전을 살피면 ‘첫째가다’하고 ‘으뜸’이 돌림풀이입니다. 찬찬히 추슬러 줄 노릇입니다.



관목(灌木) : [식물] 키가 작고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으며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 ‘떨기나무’로 순화

떨기나무 : [식물] = 관목



  ‘떨기나무’로 고쳐쓸 ‘관목’이라면, ‘관목’이라는 낱말에 풀이를 달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사전은 이렇게 하지 않고 ‘떨기나무’를 “= 관목”으로 다루고 맙니다. ‘관목’은 “→ 떨기나무”로 다룰 노릇입니다.



대치(對峙) : 서로 맞서서 버팀

맞서다 : 1. 서로 마주 서다 2. 서로 굽히지 아니하고 마주 겨루어 버티다 3. 어떤 상황에 부닥치거나 직면하다

맞붙다 : 1. 서로 마주 닿다 2. 싸움이나 내기 따위에서 서로 상대하여 겨루다 3. 서로 떨어지지 아니하고 함께하다


  ‘맞서다’하고 ‘맞붙다’가 있습니다. 결이 살짝 다르면서 비슷한 낱말입니다. 한자말 ‘대치’를 “서로 맞서서 버팀”으로 풀이하기보다는 “→ 맞서다. 맞붙다”로 다루면 좋겠습니다.



위안(慰安) : 위로하여 마음을 편하게 함. 또는 그렇게 하여 주는 대상

위로(慰勞) :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 주거나 슬픔을 달래 줌

달래다 : 1. 슬퍼하거나 고통스러워하거나 흥분한 사람을 어르거나 타일러 기분을 가라앉히다 2. 슬프거나 고통스럽거나 흥분한 감정 따위를 가라앉게 하다 3. 좋고 옳은 말로 잘 이끌어 꾀다

어르다 : 1. 몸을 움직여 주거나 또는 무엇을 보여 주거나 들려주어서, 어린아이를 달래거나 기쁘게 하여 주다 2. 사람이나 짐승을 놀리며 장난하다 3. 어떤 일을 하도록 사람을 구슬리다

다독이다 : 1. 흩어지기 쉬운 물건을 모아 가볍게 두드려 누르다 2. 아기를 재우거나 달래거나 귀여워할 때 몸을 가만가만 두드리다 3. 남의 약한 점을 따뜻이 어루만져 감싸고 달래다



  ‘위안’은 ‘위로’를 가리키고, ‘위로’는 ‘달래다’를 가리켜요. ‘달래다’하고 비슷한 ‘가라앉히다’나 ‘어르다’나 ‘다독이다’가 있습니다. 이 여러 낱말이 다르면서 비슷한 결을 돌림풀이 아닌 제풀이를 해야겠고, ‘위안·위로’는 “→ 달래다. 다독이다. 어르다”로 다루면 됩니다.



사고하다(思考-) : 생각하고 궁리하다

궁리하다(窮理-) : 1. 사물의 이치를 깊이 연구하다 2. 마음속으로 이리저리 따져 깊이 생각하다



  “생각하고 궁리하다”를 뜻한다는 ‘사고’라는데, ‘궁리’는 ‘생각’을 가리키지요. 그렇다면 ‘사고하다 = 생각하고 생각하다’인 꼴이니 엉성합니다. ‘사고·궁리’는 모두 “→ 생각”으로 다룰 노릇입니다.



맹세(盟誓) : 일정한 약속이나 목표를 꼭 실천하겠다고 다짐함 ≒ 서맹(誓盟)

다짐 : 1. 이미 한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거나 확인함 2. 마음이나 뜻을 굳게 가다듬어 정함

약속(約束) : 다른 사람과 앞으로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여 둠. 또는 그렇게 정한 내용 ≒ 권약



  ‘다짐’하는 일이 바로 ‘맹세’입니다. 어떻게 하기로 할 적에 ‘약속’이라는 한자말도 쓰는데, 이 또한 ‘다짐’이에요. ‘다짐’ 말풀이를 찬찬히 갈무리하면서 쓰임새를 넓혀 주어야지 싶습니다. ‘맹세·약속’은 “→ 다짐”으로 다루면 됩니다.



외면(外面) : 1. 마주치기를 꺼리어 피하거나 얼굴을 돌림 2. 어떤 사상이나 이론, 현실, 사실, 진리 따위를 인정하지 않고 도외시함

꺼리다 : 1. 사물이나 일 따위가 자신에게 해가 될까 하여 피하거나 싫어하다

도외시(度外視) : 상관하지 아니하거나 무시함

무시하다(無視-) : 1. 사물의 존재 의의나 가치를 알아주지 아니하다 2. 사람을 깔보거나 업신여기다



  얼굴을 돌린다는 ‘외면’은 ‘등돌리다’로 손볼 만합니다. ‘꺼리다’하고도 맞물립니다. 사전은 ‘외면’을 ‘도외시’로 풀이하고, ‘도외시’를 ‘무시’로 풀이해요. 이러면서 다른 낱말을 엿볼 수 있으니, ‘외면’은 “→ 등돌리다. 꺼리다”로 다루고, ‘도외시’는 “→ 등돌리다. 업신여기다. 모른 척하다”로 다루며, ‘무시하다’는 “→ 업신여기다. 깔보다. 얕보다. 몰라주다”로 다루면 됩니다.



겉쪽 : = 표면

겉면(-面) : 겉에 있거나 보이는 면 ≒ 외면(外面)

외면(外面) : 1. = 겉면 2. 말이나 하는 짓이 겉에 드러나는 모양

표면(表面) : 1. 사물의 가장 바깥쪽. 또는 가장 윗부분 ≒ 겉쪽 2. 겉으로 나타나거나 눈에 띄는 부분



  ‘겉쪽’을 “= 표면”으로 다뤄야 하지 않습니다. ‘표면’을 “→ 겉쪽”으로 다뤄야지요. ‘겉면·외면’도 “→ 겉쪽”으로 다루면 됩니다. 겉으로 드러나거나 보이는 쪽이니 ‘겉쪽’입니다. ‘겉자리’ 같은 낱말도 함께 쓸 만합니다.



파도(波濤) : 1. 바다에 이는 물결 ≒ 도란(濤瀾)·도파(濤波) 2.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는 어떤 사회적 운동이나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3. 강렬한 심리적 충동이나 움직임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물결 : 1. 물이 움직여 그 표면이 올라갔다 내려왔다 하는 운동. 또는 그 모양 ≒ 수파(水波) 2. 파도처럼 움직이는 어떤 모양이나 현상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파도’를 ‘물결’로 풀이하는 사전인데, ‘물결’ 둘째 뜻을 ‘파도’로 풀이하면서 뜬금없지요. 처음부터 ‘물결’ 한 마디만 쓰면 됩니다. ‘파도’는 “→ 물결”로 다루면 됩니다.



소멸(消滅) 1. 사라져 없어짐 ≒ 소망(消亡)·시멸 2. [물리] 반입자와 소립자가 서로 합체하여 그 정지 에너지를 다른 입자의 형태로 내보냄. 또는 그런 과정

사라지다 : 1. 현상이나 물체의 자취 따위가 없어지다 2. 생각이나 감정 따위가 없어지다 3. ‘죽다’를 달리 이르는 말

없어지다 : 1. 어떤 일이나 현상이나 증상 따위가 나타나지 않게 되다 2. 사람이나 사물 또는 어떤 사실이나 현상 따위가 어떤 곳에 자리나 공간을 차지하고 존재하지 않게 되다 3. 성립되지 않다 4. 그 자리를 떠서 보이지 않게 되다



  ‘사라지다’하고 ‘없어지다’는 비슷한말입니다. 한자말 ‘소멸’을 “사라져 없어짐”이라 풀이하면 엉뚱한 겹말풀이입니다. 그런데 사전은 ‘사라지다’를 ‘없어지다’로 풀이하니 얄궂어요. ‘소멸’은 “→ 사라지다. 없어지다”로 다루고, ‘사라지다·없어지다’ 말풀이를 손질할 노릇입니다. 2018.2.18.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빼앗긴 말을 찾기까지

[오락가락 국어사전 9] ‘때’를 알맞게 살펴서 쓰기



  어느 때에 어느 말을 써야 알맞은가를 잘 다루어야겠습니다. 우리 사전이 제때를 가리는 길을 슬기롭게 밝히지 못하더라도 우리 스스로 말결을 살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말결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말넋을 찬찬히 가꾸면서, 말길을 새로우면서 곱게 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빼앗다 : 1. 남의 것을 억지로 제 것으로 만들다 2. 남의 일이나 시간, 자격 따위를 억지로 차지하다 3. 합법적으로 남이 가지고 있는 자격이나 권리를 잃게 하다 4. 남의 생각이나 마음을 사로잡다 5. 남의 정조 같은 것을 짓밟다

약탈당하다 : x

약탈(掠奪) : 폭력을 써서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음



  빼앗는 일이라면 ‘빼앗다’라 하면 됩니다. ‘약탈’ 같은 한자말은 “→ 배앗다”로 다루고, ‘약탈당하다’는 “→ 배앗기다”로 다루면 됩니다.



색맹(色盲) : [의학] 색채를 식별하는 감각이 불완전하여 빛깔을 가리지 못하거나 다른 빛깔로 잘못 보는 상태 ≒ 색못보기·색소경

색못보기(色-) : = 색명

색소경(色-) : = 색맹



  빛깔을 가리지 못하는 눈을 나타낼 적에 한자말로 ‘색맹’을 쓰곤 하는데, ‘색못보기’라는 비슷한말이 있다지요. 이러한 비슷한말을 헤아린다면 ‘빛못보기’나 ‘빛깔못보기’처럼 새말을 지어서 한결 부드러이 나타내 볼 만합니다. 이 얼거리를 살리면, 글을 못 읽는 이를 두고 ‘문맹’ 아닌 ‘글못보기’처럼 나타낼 수 있어요.



장님 : ‘시각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

시각장애인(視覺障碍人) : [사회]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인 요인으로 시각에 이상이 생겨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 또는 아주 약한 시력만 남아 있어서 앞을 보기 어려운 사람



  사전을 살피면 ‘장님’이라는 한국말을 낮잡는 데에 쓴다고 풀이하지만, 이는 올바르지 않아요. 한국말을 낮추고 한자말을 높이는 이런 얼거리는 바로잡아야 합니다. “눈으로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이름” 같은 수수한 뜻풀이를 붙여야지 싶습니다. ‘색명·문맹’하고 얽혀 ‘눈못보기’라 할 수 있습니다.



녹음 : [화학] = 융해(融解)

용해(溶解) : 1. 녹거나 녹이는 일 2. [화학] 물질이 액체 속에서 균일하게 녹아 용액이 만들어지는 일. 또는 용액을 만드는 일



  녹는다고 하니 말 그대로 ‘녹음’이요, ‘녹기’라 해도 되지요. 굳이 ‘용해’를 화학에서 쓰는 학문말로 삼아야 하지 않습니다. ‘용해’를 “→ 녹음”으로 다루면서 ‘녹음’에 뜻풀이를 제대로 붙일 노릇입니다.



다정(多情) : 정이 많음. 또는 정분이 두터움

정(情) : 1. 느끼어 일어나는 마음 2. 사랑이나 친근감을 느끼는 마음

정분(情分) : 사귀어서 정이 든 정도. 또는 사귀어서 든 정



  ‘다정·정·정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정(情)’은 ‘뜻’을 나타내는 한자요, 이는 ‘마음’하고 이어집니다. ‘정분’은 “→ 마음. 마음이 넉넉함”으로, ‘정’은 “→ 마음. 살가운 마음”으로, ‘정분’은 “→ 마음. 사귄 마음”으로 뜻풀이를 가다듬을 수 있습니다. 때로는 ‘살뜰마음·알뜰마음’이라든지, ‘포근마음·따순마음’이라 할 수 있고, ‘맘’이라는 준말을 새롭게 살려서 써 보는 길을 헤아릴 수 있습니다.



산란(産卵) : 알을 낳음. ‘알 낳기’로 순화

알낳기 : x



  ‘알 낳기’로 고쳐쓸 ‘산란’이라지만 정작 ‘알낳기’는 사전에 없어요. 이래서야 사전이 사전답지 않습니다. ‘알낳기’를 올림말로 실으면서 ‘산란’은 “→ 알낳기”라고만 다루면 됩니다.



때 : 1. 시간의 어떤 순간이나 부분 2. 끼니 또는 식사 시간 3. 좋은 기회나 알맞은 시기 4. 일정한 일이나 현상이 일어나는 시간 5. 어떤 경우 6. 일정한 시기 동안 7. = 계절 8. 끼니를 세는 단위

시기(時期) : 어떤 일이나 현상이 진행되는 시점. ‘때’로 순화

시기(時機) : 1. 적당한 때나 기회 2. [불교] 정법(正法), 상법(像法), 말법(末法) 따위의 시(時)와 각 시에 따른 자질(資質)의 중생

기회(機會) : 1. 어떠한 일을 하는 데 적절한 시기나 경우 2. 겨를이나 짬



  ‘때’로 고쳐쓸 ‘시기(時期)’라지요. 그런데 ‘시기(時機)’도 ‘때’로 손볼 만합니다. ‘기회’라는 한자말은 ‘시기’하고 돌림풀이가 되는데, ‘기회’도 ‘때’로 손질할 만합니다. 두 가지 한자말 ‘시기’는 “→ 때”로, ‘기회’는 “→ 때, 자리”로 손질해 줍니다.



타이밍(timing) : 1. 동작의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순간. 또는 그 순간을 위하여 동작의 속도를 맞춤. ‘때맞춤’으로 순화 2. 주변의 상황을 보아 좋은 시기를 결정함. 또는 그 시기. ‘적기(適期)’로 순화

때맞춤 : x

때맞추다 : 시기에 알맞도록 하다

제때 : 1. 일이 있는 그때 2. 정해 놓은 그 시각 3. 알맞은 때

적기(適期) : 알맞은 시기 ≒ 적시기



  ‘때맞추다’가 사전에 있습니다. ‘때맞춤’도 사전에 실을 만합니다. ‘적기·적시기’는 사전에서 덜어내어도 되고, “→ 제때”로 다루어도 되겠지요. 가만히 보면 영어 ‘타이밍’은 “→ 때맞춤, 제때, 때”로 다루면 되겠습니다.



일람표(一覽表) : 여러 가지 내용을 한 번에 죽 훑어볼 수 있도록 간단명료하게 꾸며 놓은 표 ≒ 보기표

보기표(-表) : = 일람표



  죽 보도록 마련한 표라면 ‘보기표’라 하면 되지요. ‘보기표’라는 낱말을 제대로 풀이한 다음, ‘일람표’는 “→ 보기표”라고만 다루어야겠습니다.



실로(實-) : = 참으로

참으로 : 사실이나 이치에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과연 ≒ 실로·성시(誠是)·참



  ‘참으로’ 한 마디이면 됩니다. ‘실로’를 비롯해 ‘성시’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도 됩니다. 굳이 올림말로 다루려 한다면 “→ 참으로, 참말로, 참”이라고만 다루어 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갖가지 말이 안갯속에 잠겼지만

[오락가락 국어사전 8] 얽히고설킨 말풀이



  우리 사전은 갖가지 말을 알맞게 다루기보다는 가지가지 말을 어지럽게 범벅해 놓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사전이 사전답게 못 섰구나 싶습니다. 사전이 사전으로 힘을 제대로 내려면 온갖 일본 한자말이나 중국 한자말을 되는대로 실으려 하기보다는, 우리가 알맞게 쓰면서 제대로 생각을 밝히도록 이끌 낱말을 슬기롭게 풀어내고 보여주는 몫을 맡아야지 싶어요. 이제는 안갯속에서 빠져나와야지 싶습니다.



각종(各種) : 온갖 종류. 또는 여러 종류 ≒ 각색·각가지

각색(各色) : 1. 갖가지의 빛깔 2. = 각종(各種)

각가지(各-) : 각기 다른 여러 가지 ≒ 각항

각항(各項) : 1. 각각의 항목 2. = 각가지

각기(各其) : 1. 저마다의 사람이나 사물 2. 각각 저마다

각각(各各) 1. 사람이나 물건의 하나하나 2. 사람이나 물건의 하나하나마다. ‘따로따로’로 순화

온갖 : 이런저런 여러 가지의

갖가지 : ‘가지가지’의 준말

가지가지 : 이런저런 여러 가지



  ‘각종’은 ‘각색’이나 ‘각가지’하고 비슷한 한자말이라는데, ‘각색’은 ‘갖가지’ 빛깔을 나타낸대요. ‘각가지’는 ‘각기’ 다른 여러 가지라지요. 이 대목에서 생각해 봐야지 싶습니다. ‘각(各)’을 붙여서 자꾸 온갖 한자말을 짜기보다는 ‘갖(가지)’을 붙여서 ‘갖가지·가지가지’를 쓰면 넉넉하지 않을까요? ‘갖은빛’이라 하면 ‘각색’을 손볼 만하고, ‘갖은갈래’라 하면 ‘각종’을 손볼 수 있습니다. 



사자(使者) : 1. 명령이나 부탁을 받고 심부름하는 사람

심부름꾼 : 심부름을 하는 사람 ≒ 사인(使人)

심부름 : 남이 시키는 일을 하여 주는 일 ≒ 청령(聽令)



  심부름을 하는 사람은 ‘심부름꾼’입니다. 굳이 ‘사자’라는 한자말을 안 써도 됩니다. ‘사자’는 “→ 심부름꾼”으로 적으면 됩니다.




오리무중(五里霧中) : 오리나 되는 짙은 안개 속에 있다는 뜻으로, 무슨 일에 대하여 방향이나 갈피를 잡을 수 없음을 이르는 말

안갯속 : 어떤 일이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짙은 안개가 낀 곳에 있다면 말 그대로 ‘안갯속’이라 하면 됩니다. ‘오리무중’은 “→ 안갯속”으로 적어 주면 됩니다.



상기(上氣) : 흥분이나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붉어짐

흥분(興奮) : 1. 어떤 자극을 받아 감정이 북받쳐 일어남

북받치다 : 감정이나 힘 따위가 속에서 세차게 치밀어 오르다

들뜨다 : 1. 마음이나 분위기가 가라앉지 아니하고 조금 흥분되다



  ‘흥분’해서 얼굴이 붉어질 적에 ‘상기’라 하고, ‘흥분’은 ‘북받치는’을 가리킨대요. 그런데 ‘북받치다’하고 비슷한 ‘들뜨다’는 ‘흥분’으로 풀이하는군요. ‘흥분’은 “→ 북받치다, 들뜨다”로 고치고, ‘상기’는 “→ 붉어지다”로 고치면 됩니다.



결심(決心) : 할 일에 대하여 어떻게 하기로 마음을 굳게 정함 ≒ 결의(決意)

결의(決意) : 뜻을 정하여 굳게 마음을 먹음. 또는 그런 마음 ≒ 결지

결지(決志) : = 결의(決意)

다짐 : 1. 이미 한 일이나 앞으로 할 일에 틀림이 없음을 단단히 강조하거나 확인함 2. 마음이나 뜻을 굳게 가다듬어 정함



  마음을 굳게 먹을 적에는 ‘다짐’이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결심·결의’는 “→ 다짐”으로 다루면 됩니다. 그리고 ‘마음먹다·마음먹기’를 새롭게 써 볼 만합니다. 힘줌말로 ‘한다짐·온다짐’을 지어서 써 보아도 어울립니다.



차원(茶園) : = 다원

다원(茶園) : 차를 재배하는 밭 ≒ 차원

차밭 : x



  ‘차원’은 ‘다원’을 가리킨다는데, ‘다원’은 차를 키우는 밭이라는군요. 그러면 처음부터 ‘차밭’이라 하면 손쉽겠지요. 그렇지만 아직 사전에 ‘차밭’이 올림말로 없군요. 얄궂습니다.



집 : 1. 사람이나 동물이 추위, 더위, 비바람 따위를 막고 그 속에 들어 살기 위하여 지은 건물 ≒ 사옥(舍屋)

사옥(舍屋) : = 집

가옥(家屋) : 사람이 사는 집



  사람이 사는 곳을 두고 ‘집’이라 합니다. 굳이 ‘사옥·가옥’ 같은 한자말을 끌어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사옥·가옥’은 “→ 집”으로 다루면 됩니다.



은지화 : x

은지(銀紙) : = 은종이

은종이(銀-) : 1. 은가루나 은박 따위의 은빛 나는 재료를 입힌 종이 ≒ 은지(銀紙)

-화(畵) : ‘그림’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은종이그림 : x

-그림 : x

그림 : 1. 선이나 색채를 써서 사물의 형상이나 이미지를 평면 위에 나타낸 것



  사전에 ‘은종이’는 오르지만, 정작 은종이로 그리는 그림인 ‘은종이그림’은 없어요. ‘은지화’도 사전에 없습니다만, ‘-화(畵)’라는 한자는 뒷가지로 올림말이에요. 이와 달리 한국말 ‘-그림’은 아직 뒷가지로 못 오릅니다. 그림을 나타내는 모든 낱말을 사전에 올릴 수 없다면, 앞으로는 ‘-그림’이라는 뒷가지를 올림말로 삼아야지 싶습니다.



파악(把握) : 1. 손으로 잡아 쥠 2. 어떤 대상의 내용이나 본질을 확실하게 이해하여 앎

이해하다(理解-) : 1. 깨달아 알다. 또는 잘 알아서 받아들이다

깨닫다 : 1. 사물의 본질이나 이치 따위를 생각하거나 궁리하여 알게 되다 2. 감각 따위를 느끼거나 알게 되다

알다 : 1. 교육이나 경험, 사고 행위를 통하여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갖추다



  “이해하여 알다”를 ‘파악’이라 한다는데, ‘이해’는 “깨달아 알다”를 가리킨다지요. 그런데 ‘깨닫다’는 ‘알다’를 가리켜요. “깨달아 알다” 같은 풀이말은 겹말입니다. ‘파악·이해’는 “→ 알다”로 다루면서 ‘깨닫다’ 뜻풀이를 바로잡아야겠습니다.



복잡미묘 : x

복잡하다(複雜-) : 1. 감정 따위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가 얽혀 있다 2. 복작거리어 혼잡스럽다

미묘하다(微妙-) : 뚜렷하지 않고 야릇하고 묘하다

얽히고설키다 : 1. 가는 것이 이리저리 뒤섞이다 2. 관계, 일, 감정 따위가 이리저리 복잡하게 되다



  여러 가지로 ‘얽힌’다고 할 적에 ‘복잡·복잡미묘’ 같은 말을 쓰는데, ‘얽히고설키다’를 ‘복잡’으로 풀이해요. 돌림풀이입니다. ‘복잡·복잡미묘’는 “→ 얽히다·얽히고설키다”로 다루면서 ‘얽히고설키다’ 뜻풀이를 고쳐야겠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전에 써넣을 말을 살피기

[오락가락 국어사전 7] 제대로 가려서 쓸 말



  말을 제대로 가릴 줄 안다면 생각을 제대로 가릴 수 있습니다. 말 한 마디를 알맞게 가릴 줄 알기에 삶을 슬기롭게 가릴 수 있습니다. 우리 사전은 아직 말을 말답게 가리거나 따지는 구실을 잘 못 맡습니다. 앞으로는 슬기롭게 가다듬고 갈고닦아야지 싶습니다. 무엇을 살피고 어떻게 헤아릴 적에 아름답고 알찬 사전이 될는지 머리를 맞대어 생각을 모아야지 싶습니다.



시비(是非) : 1. 옳음과 그름 ≒ 이비(理非) 2.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말다툼

따지다 : 2. 옳고 그른 것을 밝혀 가리다

가리다 : 3. 잘잘못이나 좋은 것과 나쁜 것 따위를 따져서 분간하다

분간하다(分揀-) : 1. 사물이나 사람의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따위와 그 정체를 구별하거나 가려서 알다 2. 죄지은 형편을 보아서 용서하다 3. 어떤 대상이나 사물을 다른 것과 구별하여 내다

구별하다(區別-) :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갈라놓다



  옳고 그름을 따진다고 할 적에 한자말 ‘시비’를 쓴다지만, ‘따지다’는 ‘가리다’로 풀이하고, ‘가리다’는 “따져서 분간하다”로 풀이하며, ‘분간하다’는 “구별하거나 가려서”로 풀이하는데, ‘구별하다’는 ‘가리다’로 풀이하는 사전입니다. 아주 뒤죽박죽입니다. 가만히 보면 사전은 ‘가리다·따지다’를 제대로 못 가립니다. ‘시비·분간·구별’은 ‘가리다’나 ‘따지다’로 손볼 만하겠지요. 이러한 결을 뜻풀이에 제대로 담아야지 싶어요.



애벌레 : [동물] 알에서 나온 후 아직 다 자라지 아니한 벌레 ≒ 새끼벌레·유충(幼蟲)·자충(仔蟲)

유충(幼蟲) : [동물] = 애벌레 ‘애벌레’로 순화

새끼벌레 : = 애벌레

자충(仔蟲) : [동물] = 애벌레



  ‘애벌레’가 있고 ‘새끼벌레’가 있습니다. ‘유충·자충’은 쓰지 않도록 “→ 애벌레·새끼벌레”로만 다루면 넉넉합니다.



자연(自然) : [어찌씨] 사람의 의도적인 행위 없이 저절로

저절로 : 다른 힘을 빌리지 아니하고 제 스스로. 또는 인공의 힘을 더하지 아니하고 자연적으로

절로 : ‘저절로’의 준말



  ‘저절로’를 뜻한다는 ‘자연·자연히’입니다. 두 낱말은 “→ 저절로·절로”로만 다루면 되겠지요. 그런데 ‘저절로’를 ‘자연적으로’로 풀이하니 얄궂습니다. 이런 풀이는 덜어내야겠습니다.



사찰(寺刹) : = 절

사원(寺院) : 1. 종교의 교당을 통틀어 이르는 말 2. = 절

절 : 승려가 불상을 모시고 불도(佛道)를 닦으며 교법을 펴는 집

절집 : ‘절’을 집으로 생각하여 이르는 말



  한국말 ‘절’하고 ‘절집’이 있습니다. ‘사찰·사원’은 “→ 절·절집”으로만 다루면 되어요.



총명(聰明) : 1. 보거나 들은 것을 오래 기억하는 힘이 있음. 또는 그 힘 2. 썩 영리하고 재주가 있음

영리하다(怜悧-) :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다

똑똑하다 : 1. 또렷하고 분명하다 2. 사리에 밝고 총명하다 3. 셈 따위가 정확하다

분명하다(分明-) : 1. 모습이나 소리 따위가 흐릿함이 없이 똑똑하고 뚜렷하다



  ‘총명하다’는 ‘영리하다’로 풀이하고, ‘영리하다’는 ‘똑똑하다’로 풀이하는데, ‘똑똑하다’는 ‘총명하다’로 풀이하는 돌림풀이입니다. 영 엉뚱합니다. ‘총명·영리’는 “→ 똑똑하다”로 다루면서 ‘똑똑하다’ 뜻풀이를 가다듬어야겠습니다. 그런데 ‘똑똑하다’ 첫째 뜻풀이를 “또렷하고 분명하다”로 풀이하니 겹말풀이로군요. ‘분명하다’라는 한자말은 “→ 또렷하다·뚜렷하다·똑똑하다”로 손질할 노릇입니다.



아이디어(idea) : 어떤 일에 대한 구상. ‘고안’, ‘생각’, ‘착상’으로 순화

생각 : 1.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3.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을 가짐 4.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음 6. 어떤 일에 대한 의견이나 느낌을 가짐

고안(考案) : 연구하여 새로운 안을 생각해 냄. 또는 그 안 ≒ 장심(匠心)

구상(構想) : 1. 앞으로 이루려는 일에 대하여 그 일의 내용이나 규모, 실현 방법 따위를 어떻게 정할 것인지 이리저리 생각함

착상(着想) : 어떤 일이나 창작의 실마리가 되는 생각이나 구상 따위를 잡음



  영어 ‘아이디어’를 ‘구상’으로 풀이하면서 ‘고안·생각·착상’으로 고쳐쓰라 하지만, ‘구상·고안·착상’은 모두 ‘생각’을 가리켜요. ‘아이디어’를 비롯해 ‘구상·고안·착상’을 ‘생각’으로 고쳐쓸 노릇이지 싶어요. ‘생각’ 뜻풀이를 더욱 꼼꼼하게 살피고 갈라서 다룰 수 있어야 할 테고요.



조합(組合) : 1. 여럿을 한데 모아 한 덩어리로 짬

뒤섞다 : 1. 물건 따위를 한데 그러모아 마구 섞다 2. 생각이나 말 따위를 마구 섞어 얼버무리다

섞다 : 1. 두 가지 이상의 것을 한데 합치다 2. 어떤 말이나 행동에 다른 말이나 행동을 함께 나타내다

합치다(合-) : ‘합하다’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합하다(合-) : 1. 여럿이 한데 모이다. 또는 여럿을 한데 모으다

모으다 : 1. 한데 합치다



  한데 모으는 일은 ‘뒤섞다’나 ‘섞다’라 하면 됩니다. ‘조합’은 “→ 섞다·뒤섞다·엮다·묶다·모으다·뭉치다·짜다”로 다룰 만합니다. 그런데 ‘섞다’를 ‘합치다’로 풀이하고, ‘합치다’는 ‘합하다’를 거쳐 ‘모으다’가 되는데, ‘모으다’를 다시 ‘합치다’로 풀이하고 말아요. ‘합치다·합하다’는 “→ 모으다”로 다루고, ‘모으다’ 뜻풀이를 손질해야겠습니다.



외모(外貌) :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

겉모습 :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습 ≒ 외용(外容)

겉보기 :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모양새

외용(外容) : = 겉모습

외양(外樣) : = 겉모양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은 ‘겉모습’이라 하면 되지요. ‘외모·외용·외양’은 모두 “→ 겉모습”으로 다룰 만합니다. 손질할 낱말을 굳이 비슷한말이라고 달아 놓을 까닭이 없습니다.



모친(母親) : ‘어머니’를 정중히 이르는 말

어머니 : 1. 자기를 낳아 준 여자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2. 자녀를 둔 여자를 자식에 대한 관계로 이르거나 부르는 말 3. 자기를 낳아 준 여성처럼 삼은 이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4. 자기의 어머니와 나이가 비슷한 여자를 친근하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 5. 사랑으로써 뒷바라지하여 주고 걱정하여 주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6. ‘시어머니’를 친근하게 이르거나 부르는 말 7. 무엇이 배태되어 생겨나게 된 근본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어머니’라는 오랜 한국말이 안 정중한 말일 수 없습니다. ‘모친’은 그저 ‘어머니’를 가리키는 한자말일 뿐이니 “→ 어머니”로 다루어야겠지요. 이러면서 ‘어머니·어머님’을 어느 자리에 어떻게 쓰는가를 잘 밝혀야겠습니다.



기입(記入) : 수첩이나 문서 따위에 적어 넣음. ‘써넣음’으로 순화

써넣다 : 일정한 자리에 글씨를 써서 채우다



  ‘써넣다(써넣음)’으로 고쳐쓸 낱말인 ‘기입’은 “→ 써넣다”로만 다루면 됩니다. 고쳐쓸 낱말에 뜻풀이를 붙여놓으면 사람들이 이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면서 그냥 쓰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31 | 32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